불설무외수소문대승경 중권
[몸의 44가지 모양]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무외수 등 5백 장자들에게 또 말씀하셨다.
“장자여, 마땅히 알라. 보살마하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고자 할진댄
이 몸에 44가지 모양이 있음을 관할 것이니, 무엇이 44가지인가.
말하자면 보살마하살이
‘이 몸은 진실로 싫어하고 버려야 할 것’으로 관찰함이요,
보살이 ‘몸은 가히 좋아하고 아껴서는 안될 것’으로 관찰하나니 이롭지 못한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극히 냄새나고 더러운 것’으로 관찰하나니 피 고름이 충만한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심히 견고하지 못한 것’으로 관찰하나니 근골(筋骨)이 서로 연해 있는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부정한 것’으로 관찰하나니 더럽고 나쁜 것이 항상 흐르는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환(幻)과 같은 것’으로 관찰하나니 어리석은 사람과 이생(異生)이 굳이 허망 동란(動亂)의 형상을 일으키는 까닭이다.
보살이 ‘몸은 새어 나오는 것이 많은 것’으로 관찰하나니 아홉 구멍에서 항상 흐르는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치성하게 불타는 것’으로 관찰하나니 말하자면 탐욕의 불이 태우는 바와, 진애의 불이 맹렬히 모임과, 어리석은 불이 어둡게 하는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의 그물인 것’으로 관찰하나니 항상 덮여 있는 애정의 그물이 계속되는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구멍이 의지한 바인 것’으로 관찰하나니 아홉 구멍과 및 모든 털구멍에 두루 흘러내리는 더러운 것이 충만한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여러 가지로 핍박하고 괴롭히는 것’으로 관찰하나니, 404병(病)이 항상 해롭게 하는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이 굴택(窟宅)인 것’으로 관찰하나니 8만 4천 호충(戶蟲)이 모여 있는 것인 까닭이다.
보살이 ‘몸은 무상(無常)한 것’으로 관찰하나니 마침내 죽음에 돌아가는 법인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무지(無知)인 것’으로 관찰하나니 법을 알지 못하는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쓰는 그릇과 같은 것’으로 관찰하나니 뭇 인연으로 합하여 이루어졌다가 마침내 파괴되는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핍박이 심한 것’으로 관찰하나니 근심과 괴로움이 많은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귀취(歸趣)가 없는 것’으로 관찰하나니 필경 늙고 죽는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엉큼한 것’으로 관찰하나니 아첨과 속임을 행하는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땅과 같은 것’으로 관찰하나니 평탄하기 어려운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불과 같은 것’으로 관찰하나니 사랑하는 바 색(色)에 따라 얽매이는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염족(厭足)이 없는 것’으로 관찰하나니 5욕(欲)을 따르는 까닭이다.
보살은 ‘몸은 파괴인 것’으로 관찰하나니 번뇌가 장애하는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일정한 분위(分位)가 없는 것’으로 관찰하나니 그 이쇠(利衰)가 수용하는 바에 나타나는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자타(自他)의 인연이 없는 것’으로 관찰하나니 근원과 지류를 얻을 수 없는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마음과 뜻이 달리고 흐르는 것’으로 관찰하나니 가지가지 인연으로 뜻을 지어 사찰(伺察)하는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버리고 등지는 것’으로 관찰하나니 필경 시림(尸林)에 버리는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다른 것의 먹이가 되는 것’으로 관찰하나니 독수리와 새와 사람들이 먹는 까닭이다.
보살이 ‘몸은 윤반(輪盤)에 그림자가 나타나는 것’으로 관찰하나니 근골이 연접한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돌보아 아낄 바가 없고 쇠하면 버리고 누락되는 것’으로 관찰하나니 피 고름이 충만한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맛에 탐착한 것’으로 관찰하나니 음식으로 이루는 바인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근고(勤苦)하여도 이익이 없는 것’으로 관찰하나니 무상생멸(無常生滅)법인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나쁜 벗과 같은 것’으로 관찰하나니 모든 삿됨과 허망을 일으키는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죽이는 자와 같은 것’으로 관찰하나니 거듭 거듭 고통이 증가되는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고통의 기구인 것’으로 관찰하나니 3고(苦)가 핍박하여 괴롭게 하는 까닭이요 [이른바 행고(行苦)와 괴고(壞苦)와 고고(苦苦)이다.],
보살이 ‘몸은 고(苦)의 무더기인 것’으로 관찰하나니 5온(蘊)에 따라 유전하며 주재가 없는 까닭이다.
보살이 ‘몸은 극히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관찰하나니 갖가지 인연으로 이루어진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수자(壽者)가 없는 것’으로 관찰하나니 남녀상을 떠난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공적(空寂)한 것’으로 관찰하나니 모든 온(薀)과 처(處)와 계(界)가 합성한 바인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허가(虛假)인 것’으로 관찰하나니 꿈과 같은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진실치 못한 것’으로 관찰하나니 환(幻)과 같은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움직이고 산란한 것’으로 관찰하나니 아지랑이와 같은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달리며 흐르는 것’으로 관찰하나니 메아리가 응하는 것과 같은 까닭이요,
보살이 ‘몸은 허망으로 생긴 바인 것’으로 관찰하나니 그림자 나타남과 같은 까닭이니라.
장자여, 보살마하살이 이 44가지 관찰을 지을 때엔
있는 몸의 낙욕(樂欲)과, 몸을 돌보고 아끼는 것과, 몸에서 ‘나’라고 집착한 것과, 몸에 애염(愛染)함과, 몸의 적집(積集)과, 몸의 계착(繫着)인 일체를 모두 끊나니,
그러므로 목숨의 낙욕과, 목숨을 돌보고 아끼는 것과, 목숨에서 ‘나’라고 집착한 것과, 목숨에 애염함과, 목숨의 적집과, 목숨의 계착과, 내지 사택과 처자, 권속, 음식, 의복, 수레, 평상, 자리, 보물, 재물, 곡식, 향화, 등촉과 일체 수용하는 오락기구[樂具]와, 낙욕과, 돌보고 아낌과, 아소(我所)에 집착함과, 애염함과, 적집과, 계착인 일체를 또한 끊는다.
몸과 목숨을 능히 버리므로 말미암아 내지 일체 수용하는 오락기구도 또한 모두 버리며, 이와 같이하여 능히 6바라밀다를 원만히 구족하느니라.
장자여, 보살마하살이 능히 바라밀다를 원만 구족하므로 곧 능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빨리 증득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