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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선계경 제2권
1.6. 불가사의품(不可思議品)
[보살의 불가사의]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의 불가사의라 말하는가?
보살마하살이 자재삼매(自在三昧)를 얻어서 발심(發心)을 하면 이미 무량한 공덕을 얻은 것이며,
업(業)을 짓지 않고도 과보를 얻고, 성도(聖道)를 닦지 않고도 성심(聖心)을 얻는다.
이것을 보살의 불가사의라 한다.
약간의 선업(善業)을 짓고도 큰 과보를 얻으며, 보리를 위하기 때문에 무량한 세월 동안 온갖 고행을 닦는다.
보살이 진실로 중생이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아서 능히 이들을 위하여 부지런히 고행을 닦으며,
짓는 이도 없고 받는 이도 없다는 것을 알아서 능히 받는 이를 짓는 이것을 보살의 불가사의라 한다.
불가사의에 다섯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육통(六通) 불가사의이며,
둘째는 법(法)불가사의이며,
셋째는 공생(共生)불가사의이며,
넷째는 불공생(不共生)불가사의이며,
다섯째는 공불공(共不共)불가사의이다.
[편자 주: 원문은 육통과 법을 간략히 언급하고, 그 다름에 육통과 법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어어진다. 여기서는 위의 순서대로 조정하였다.]
1) 육통불가사의
어떤 것을 육통이라 하는가? 신족(神足)ㆍ천이(天耳)ㆍ천안(天眼)ㆍ타심지(他心智)ㆍ숙명지(宿命智)ㆍ누진지(漏盡智)를 육통불가사의라 한다.
① 신통(神通)
어떤 것을 신통(神通)이라 하는가?
신통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변(變)이고, 둘째는 화(化)이다.
[변신통]
어떤 것을 변이라 하는가? 진동(振動)ㆍ출화(出火)ㆍ광명(光明)ㆍ시현(示現)ㆍ자전기신(自轉其身)ㆍ혹현거래(或現去來)ㆍ현종종색(現種種色)ㆍ대중은현(大衆隱顯)ㆍ장타신통(障他神通)ㆍ언사무애(言辭無恚)ㆍ시타억념(施他憶念)ㆍ시중환락(施衆歡樂)ㆍ방대광명(放大光明)을 말하는 것이니
이것을 변신통(變神通)이라 한다.
어떤 것을 진동이라 하는가?
보살마하살이 자재삼매(自在三昧)를 얻어 능히 사택(舍宅)ㆍ취락(聚落)ㆍ촌읍(村邑)ㆍ성곽ㆍ국토를 움직이되, 사천하(四天下)에서부터 천세계(千世界)ㆍ이천세계ㆍ삼천대천세계ㆍ백 삼천대천세계ㆍ천 삼천대천세계ㆍ천만 삼천대천세계 더 나아가 무량무변세계까지 이르는 것을 진동이라 한다.
어떤 것을 출화(出火)라 하는가?
몸 위에서는 불을 내고 몸 아래서는 물을 내며, 몸 위에서는 물을 내고 몸 아래서는 불을 내며, 혹은 온 몸에 불을 내서 갖가지 색을 만들되, 청ㆍ황ㆍ적ㆍ백ㆍ자ㆍ흑의 파리(頗梨: 수정)를 만드는 것을 출화라 한다.
어떤 것을 광명이라 하는가?
몸에서 광명을 내어 집과 취락ㆍ촌읍에서부터 무량무변의 삼천대천세계에 이르기까지를 가득 채우는 것을 광명이라 한다.
어떤 것을 시현(示現)이라 하는가?
모든 부처님과 보살이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지옥ㆍ축생ㆍ아귀ㆍ천인(天人)ㆍ잡류(雜類)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迦樓羅)ㆍ긴나라(緊那羅)ㆍ마후라가(摩羅伽)를 나타내어 보여주며, 혹은 다시 시방세계의 무량무변한 항하(恒河)의 모래처럼 무수한 모든 국토와 그 불신(佛身) 및 모든 대보살을 나타내어 보여주고, 모든 부처님의 이름을 말하여 모든 중생들이 듣고 알게 하는 것,
이것을 시현이라 한다.
어떤 것을 전(轉)이라 하는가?
모든 불보살이 자재삼매를 얻어 능히 땅을 바꾸어 불을 만들고 불을 바꾸어 물을 만들며 바람도 또한 이와 같이 하고,
색을 바꾸어 향을 만들고 향을 바꾸어 색을 만들며, 색ㆍ향ㆍ미ㆍ촉을 바꾸어 초목ㆍ의식(衣食)ㆍ영락(瓔珞)ㆍ기물(器物)ㆍ석패(石貝)ㆍ유리ㆍ진주ㆍ금은 등의 산을 만들고,
좋은 색을 나쁜 색으로 만들고 나쁜 색을 좋은 색으로 만드는 것,
이것을 전이라 한다.
어떤 것을 거래(去來)라 하는가?
혹은 범처(梵處)에 갔다가 범처에서 다시 돌아오며,
혹은 아가니타천 위에 갔다가 다시 거기서 돌아오며,
혹은 동쪽ㆍ남쪽ㆍ북쪽을 가는 등 사유상하(四維上下)에서부터 나아가 무량무변 세계에 이르기까지를 또한 모두 이와 같이 하며,
먼 것을 가깝게 만들고 가까운 것을 멀게 만들며,
수미산을 작은 먼지로 만들고 작은 먼지를 수미산으로 만드는 것,
이것을 거래라 한다.
어떤 것을 종종색(種種色)이라 하는가?
능히 자신을 나타내어 남녀나 크고 작은 아이들, 수림과 초목을 만드는 것,
이것을 종종색이라 한다.
어떤 것을 대중은현자재(大衆隱顯自在)라 하는가?
대중을 자기 몸 안에 받아들여도 마음이 두렵거나 몸에 지장을 받지 않으며, 이들 대중들이 모두 저마다 내왕한 처소를 모르고,
가끔 바라문 대중[婆羅門衆]에게 가서 그들과 같은 모습을 나타내면,
모습이 같고 옷이 같고 형질(形質)의 장단이 그들과 차이가 없고 음성도 구별이 없으며,
그들이 말하는 것도 말하지만 그들이 말하지 못하는 것도 말하며,
방편을 써서 그들을 잘 인도하고, 자신을 보여주고는 금방 없어져도 그들은 무엇이 나타났다가 없어졌는지, 인(人)인지 천(天)인지 모른다.
이들 바라문 대중처럼 찰리중(刹利衆)ㆍ대회중(大會衆)ㆍ장자중(長者衆)ㆍ사천왕중(四天王衆)ㆍ삼십삼천중(三十三天衆)ㆍ야마천중(夜摩天衆)ㆍ도솔타천중(兜率陀天衆)ㆍ화자재천중(化自在天衆)ㆍ타화자재천중(他化自在天衆)ㆍ범중(梵衆)ㆍ범사천중(梵師天衆)ㆍ대범천중(大梵天衆)ㆍ소광천중(少光天衆)ㆍ무량광천중(無量光天衆)ㆍ정광천중(淨光天衆)ㆍ소선천중(少善天衆)ㆍ대선천중(大善天衆)ㆍ무변선천중(無邊善天衆)ㆍ무운천중(無雲天衆)ㆍ복생천중(福生天衆)ㆍ광과천중(廣果天衆)ㆍ무난천중(無天衆)ㆍ무광천중(無誑天衆)ㆍ선견천중(善見天衆)ㆍ애견천중(愛見天衆)ㆍ아가니타천중(阿迦膩吒天衆)들이 또한 이와 같다.
이와 같은 여러 천중(天衆)들 속에서 잠깐 사이에 백 번을 나타났다가 백 번을 사라지며, 천 번을 나타났다가 천 번을 사라지며, 천만 번을 나타났다가 천만 번을 사라진다.
이런 것을 대중은현자재라 한다.
어떤 것을 장타신통(障他神通)이라 하는가?
보살마하살은 불세존(佛世尊)을 제외하고는 동행(同行)ㆍ동성(同性)ㆍ동정(同定)이다.
후변생(後邊生)보살이 얻은 신통과 승여(勝餘) 내외의 모든 신통을 장타신통이라 한다.
어떤 것을 언사무애(言辭無礙)라 하는가?
보살마하살이 설법을 할 때, 말이 끝이 없으며 의미가 끝이 없으며 요설(樂說)이 끝이 없으니
이것을 언사무애라 한다.
어떤 것을 시타억념(施他憶念)이라 하는가?
보살마하살이 설법을 할 때 무량 중생이 무량세에서 잃어버린 모든 생각들을 모두 다시 기억하게 하는 것을 시타억념이라 한다.
어떤 것을 시타환락(施他歡樂)이라 하는가?
보살마하살이 설법을 할 때 중생들의 신심(身心)을 안락케 해 번뇌장을 깨뜨리게 함으로써 듣는 이가 제삼선(第三禪)처럼 즐거워하고 사대(四大)의 모든 악이 일시에 소멸하여 모든 악귀들이 그들의 편익을 얻지 못하는 것을 시중환락(施衆歡樂)이라 한다.
어떤 것을 방대광명(放大光明)이라 하는가?
보살마하살이 큰 광명을 방출하여 시방의 무량세계를 두루 비추고,
지옥에 가서 지옥의 고통을 깨뜨리고,
방일천(放逸天)에 가서 인법(人法)을 교수(敎修)하여 인신(人身)을 얻어서 부처님이 계신 곳으로 오도록 하며,
시방세계의 무량 보살을 불러서 부처님께서 계신 곳에 모아 중생을 가르치는 것을 방대광명이라 한다.
이런 것들을 변신통이라 하는데 법성(法性)을 회전시키기 때문에 변신통이라 하는 것이다.
[화신통]
어떤 것을 화신통(化神通)이라 하는가?
사물이 없는데 사물을 만들어 내므로 화신통이라 한다.
몸으로 화하기도 하며 소리로 화하기도 한다.
화신(化身)은 자기몸을 닮기도 하고 다른 이의 몸을 닮기도 하는데 제근(諸根)이 구족한 경우도 있고 구족하지 않은 경우도 있으며 나머지는 전(轉) 속에서 다시 또 변화하여 무량한 몸이 된다.
제불보살이 중생을 위하기 때문에 무량한 몸으로 화하여 무량한 세계를 두루 비추는 것이다.
부처님이나 보살이 화신(化身)으로 두루 나타나는데 환(幻)인 경우도 있고 진실인 경우도 있다.
의식(衣食)ㆍ금은ㆍ유리ㆍ진주ㆍ파리(頗梨)ㆍ가패(珂貝)의 경우 또한 이와 같으니, 중생의 가난과 고통을 깨뜨리기 때문에 화신이라 한다.
화성(化聲)이란 모든 부처님과 보살이 호성(好聲)ㆍ질성(疾聲)ㆍ묘성(妙聲)ㆍ자설의성(自說義聲)ㆍ타설의성(他說義聲)ㆍ무의성(無義聲)ㆍ설법성(說法聲)ㆍ교화성(敎化聲)으로 화하여 나타나는 이들 여러 소리가 중생들의 방일(放逸)한 마음을 깨뜨릴 수 있기 때문에 화성이라 한다.
부처님과 보살의 소리는 심원(深遠)하기가 천둥과 같으며,
가릉빈가(迦陵頻伽)새의 소리나 사람이 사랑하고 즐거워하는 소리, 변만성(遍滿聲)ㆍ사유성(思惟聲)ㆍ요료성(了了聲)ㆍ이해성(易解聲)ㆍ희문성(喜聞聲)ㆍ무소착성(無所箚聲)ㆍ무가가성(無可呵聲)ㆍ무진성(無盡聲)과 같다.
보살마하살의 이와 같은 여러 소리들은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천중(天衆)ㆍ인중(人衆)ㆍ성문중(聲聞衆)ㆍ벽지불중(辟支佛衆)ㆍ보살중이 가깝거나 멀거나 간에 빠짐없이 얻어 듣는다.
이러한 소리들에서 갖가지 법이 나와서 중생을 이익되게 한다.
자화성(自化聲)은 자설법(自說法)과 같은데 방일한 중생을 위하기 때문이며,
타화성(他化聲)은 부처님의 화신이 남을 위하여 설법하는 것과 같은데 방일한 중생을 위하기 때문이다.
무의성(無義聲)은 허공에서 나오는 소리와 같으며, 설법성(說法聲)은 어리석은 중생을 위한 것이며, 교화성은 방일한 자를 위하여 방일하지 않는 일을 증장(增長)하는 것이다.
모든 부처님과 보살이 이처럼 신통한 일들을 화출(化出)하여 그 전전(展轉)이 무량하므로 이를 헤아려 칭할 수는 없다.
이처럼 무량하여 칭계할 수 없는 신통과 변화는 두 가지 일을 위한 것이다.
그 첫째는 중생에게 신심(信心)이 생기게 하여 불법을 지향하게 하는 것이며,
둘째는 가난하고 고통스러운 중생에게 무상복전(無上福田)을 보여주는 것이다.
② 숙명지통
어떤 것이 숙명지(宿命智)인가?
보살마하살이 숙세(宿世)로부터 이들 중생과 함께 공주공행(共住共行)함을 스스로 알며,
명자(名字) 및 타명자(他名字)를 스스로 알며, 자기 종성(種姓)과 다른 종성을 알며,
스스로 먹고 마시는 것과 다른 이가 먹고 마시는 것을 알며,
고락(苦樂)과 다른 이의 고락을 스스로 아는 것이다.
보살이 이러한 숙세를 스스로 알고, 또한 그들을 교화하여 숙세를 알게 하고,
무량한 세간의 일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알게 하며, 또한 그들을 교화하여 무량세의 거친 것이나 미세한 것이나 모든 것을 알게 하니,
이것을 숙명지라 한다.
이 숙명지의 세력(勢力)을 쓰기 때문에 능히 본석(本昔)의 보살인연을 말해서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불법에 대해 현재에 신심(信心)이 생기도록 한다.
모든 보살의 본인연경(本因緣經)ㆍ사타가경ㆍ아부타나경(阿浮陀那經)을 말하고, 업인연(業因緣)의 악업과 선업을 말하여 중생의 상견(常見)과 무상견(無常見)을 깨뜨리므로 보살의 숙명지라 한다.
③ 천안통
어떤 것을 천안(天眼)이라 하는가?
보살마하살이 청정한 천안으로 인안(人眼)을 넘어서서 모든 중생이 이승에서 죽어서 저승에 태어남을 보며,
좋은 모습이든 나쁜 모습이든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간에 중생의 선업ㆍ악업 등과 선악과를 분명히 보며,
늙든 젊든, 스스로 짓든 남을 시켜 짓든, 거칠든 가늘든, 인천의 모습[人天色]이든, 삼악도의 모습이든, 나아가 무량한 시방세계의 무량한 불토(佛土) 중생의 모습이든 간에 무량한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의 연설법시(演說法時)를 분명히 안다.
이것을 천안통(天眼通)이라 한다.
④ 천이통
어떤 것을 천이(天耳)라 하는가?
보살마하살이 듣는 소리는 하늘 소리 같고 사람 소리 같고,
거룩한 소리 같고 거룩하지 않은 소리 같고,
거친 소리 같고 미세한 소리 같고 화성(化聲) 같고 실성(實聲) 같고,
먼 소리 같고 가까운 소리 같다.
하늘 소리란 욕천(欲天)으로부터 아가니타와 나아가 상방(上方) 무량세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하늘의 음성을 모두 다 듣기 때문에 하늘 소리라 한다.
사람 소리란 시방 무량세계의 것이며,
거룩한 소리란 모든 부처님과 보살ㆍ성문ㆍ연각이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 불법을 선설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가령 보시ㆍ지계의 선업을 찬탄해서 악업을 깨뜨리며, 불경을 독송하고 해설하며 베껴 쓴다면, 이것을 거룩한 소리라 한다.
거룩하지 않은 소리란, 이른바 거짓말ㆍ이간질하는 말ㆍ험악한 말ㆍ내용 없는 말 등의 말과,
아래로 삼악도에 이르고 위로 욕계(欲界)에 이르기까지에 있는 모든 하늘의 시방 중생들이 가지고 있는 이와 같은 네 가지 험악한 말을 거룩하지 않은 소리라 한다.
어떤 것이 조잡한 소리인가?
대중이 내는 소리[大衆聲]를 말한다. 대중이 내는 소리가 지옥성ㆍ뇌진성(雷震聲)ㆍ패성(貝聲)ㆍ고성(鼓聲)인 바, 이것이 조잡한 소리이다.
미세한 소리란 속삭거리는 소리ㆍ분명하지 않은 소리ㆍ타비라국성(陀毘羅國聲)ㆍ속특성(粟特聲)ㆍ월지성(月支聲)ㆍ대진성(大秦聲)ㆍ안식성(安息聲)ㆍ진단성(眞丹聲)ㆍ법사성(法沙聲)[법(法)은 거란본에서는 거(佉)로 되어 있다.]ㆍ나형성(裸形聲)ㆍ선비성(鮮卑聲)을 말하는 이와 같은 변지(邊地)의 소리를 미세한 소리라 한다.
어째서인가? 질투와 번뇌의 인연으로 얻은 것이기 때문이다.
보살이 이와 같이 천이(天耳)를 성취하여 모든 중생들이 내는 선성(善聲)ㆍ찬탄ㆍ공경을 듣고, 불법을 가르쳐 안주케 해서 신심(信心)이 생기도록 하며, 널리 십이부경과 보살의 비장(秘藏)을 분별한다.
만일 나쁜 소리를 들으면 즉시 가책(呵責)하고 악업의 허물을 말해서 대치문(對治門)을 연다.
이것을 천이통(天耳通)이라 한다.
⑤ 타심지통
어떤 것을 타심지통(他心智通)이라 하는가?
보살이 시방세계에 있는 중생들의 공번뇌심(共煩惱心)과 불공번뇌심, 번뇌계심(煩惱繫心) 및 불계심(不繫心), 선원심(善願心)과 악원심, 의심과 무의심(無疑心), 상심(上心)과 하심, 탐ㆍ에ㆍ치심, 욕계심ㆍ색계심과 무색계심, 나아가 모든 축생의 중생이 받는 고락심(苦樂心)과 무고무락심(無苦無樂心), 일심(一心)으로 한 중생을 보는 마음 및 일심으로 무량한 중생을 보는 마음을 타심지통이라 한다.
모든 부처님과 보살의 타심지통이 중생의 근기의 예리하고 둔함을 알고 중생의 모든 종성(種性)을 알기 때문에 이 중생이 선심이 있다는 것을 알면 곧 십이부경과 보살장을 연설(演說)하고, 악심이 있음을 알면 곧 가책하고 악업의 허물을 말한다.
이것을 보살의 타심지통이라 한다.
⑥ 누진지통
누진지통(漏盡智通)이란, 보살마하살이 번뇌를 끊기 위해 도를 수집(修集)하며, 스스로 번뇌를 깨뜨리기 위해 도를 수집하며, 중생들의 모든 번뇌를 깨뜨리기 위해 법을 말하는 것이다.
이는 유루(有漏)의 교만한 중생을 깨뜨리고 비도(非道)로 도(道)를 가늠하는 중생을 깨뜨리기 위한 것이다.
보살마하살이 비록 중생을 위해 누(漏)가 다하는 법을 말해도 스스로는 누가 다한다고 하지 않으며, 비록 누가 다하지 않아도 물들어 더럽혀지지 않는다.
보살마하살의 누진지통은 불가사의하니, 누진통을 닦아서 중생을 교화하여 교만을 깨뜨리기 때문에 누진통이라 한다.
2) 법불가사의
어떤 것을 법불가사의라 하는가?
법이란 단바라밀ㆍ시바라밀ㆍ찬제바라밀ㆍ비리야바라밀ㆍ선바라밀ㆍ반야바라밀을 말하는 것이니 이것을 법불가사의라 한다.
[법]
무엇을 법(法)이라 하는가?
단바라밀에서부터 반야바라밀에 이르기까지의 과(果)를 법이라 한다.
이 여섯 가지의 과에는 모두 네 가지 일이 있다.
첫째는 도를 수집(修集)하는 것이며,
둘째는 보리를 장엄하는 것이며,
셋째는 자타를 이익되게 하는 것이며,
넷째는 후세의 대선과(大善果)를 얻는 것이다.
보살은 보시를 행하여 간탐을 깨뜨리고,
보리의 도를 장엄해서 중생을 섭취하고,
보리의 도를 위하여 보시를 행하게 한다.
보시를 할 때 하고 싶어하고 보시를 한 뒤에는 기뻐하는 것을 자리(自利)라 하며,
중생의 기갈ㆍ고뇌ㆍ한열ㆍ공포를 끊어 없애는 것을 이타(利他)라 하며,
이 몸을 버리고 커다란 자재(自在)를 획득하여 재물이 넉넉하고 존귀한 것을 대과(大果)라 한다.
이상을 보살 보시의 네 가지 일이라 한다.
보살마하살은 금계를 수지하여 악계(惡戒)를 제멸(除滅)하고, 보리의 도를 장엄하여 중생을 섭취하고, 보리의 도를 위해 금계를 수지하게 한다.
계에 대한 두려움을 깨뜨려 벗어남으로써 누워도 안락하고 깨어나도 안락하여 마음에 회한이 없이 기쁘고 즐거운 것을 자리(自利)라 하며,
모든 중생에 대하여 해치려는 마음이 없고 중생들에게 무외(無畏)를 베푸는 것을 이타(利他)라 한다.
계(戒)를 지키는 것으로 인해 인천(人天)의 즐거움을 받아서 도를 얻어 열반하는 것을 대과(大果)라 하며,
이상을 보살의 계를 지키는 네 가지 일이라 한다.
보살마하살은 인욕(忍辱)을 닦아 불인(不忍)을 깨뜨리고, 보리의 도를 장엄하여 중생을 섭취하고, 보리의 도를 위해 인욕을 닦게 한다.
자신과 남을 포외(怖畏)로부터 멀리 떠나게 하면 이것을 자리이타(自利利他)라 한다.
인욕의 인연으로 진심(瞋心)이 없고 권속(眷屬)이 무너지지 않고 고뇌를 받지 않고, 마음에 회한이 없으니 이 육신을 버리고 나서 인천(人天)의 즐거움을 받아 도를 얻어 열반하면, 이를 대과(大果)라 한다.
이상을 보살 인욕의 네 가지 일이라 한다.
보살마하살은 열심히 닦고 정진해서 게으름을 깨뜨리고, 보리의 도를 장엄하여 중생을 섭취하고, 보리의 도를 위해 닦아 정진하게 한다.
누워도 편안하고 깨어나도 편안해서 모든 번뇌를 떠나 선법을 증장(增長)하여 몸이 안락함을 받으면, 이것을 자리(自利)라 한다.
보살이 정진하여 중생을 번뇌하지 않게 하고 가매(呵罵)를 던져버리면 이것을 이타(利他)라 한다.
이 육신을 버리고 나서 인천(人天)의 즐거움을 받아 몸이 대력(大力)을 얻어 보리의 도를 획득하면, 이것을 대과(大果)라 하며,
이상을 보살이 정진하는 네 가지 일이라고 한다.
보살은 선정을 닦아 난심(亂心)을 깨뜨리고, 보리의 도를 장엄해서 중생을 섭취하고, 보리의 도를 위하여 선정을 닦게 한다.
현세에 낙을 받아 신심(身心)이 적정(寂靜)하면 이를 자리라 하며, 신심이 적정해서 중생을 번뇌하지 않게 하면 이것을 이타라 한다.
이 육신을 버리고 청정한 몸을 받아 안온(安隱)하고 쾌락하여 도를 얻어 열반하면 이것을 대과라 하며,
이상을 보살 선정의 네 가지 일이라 한다.
보살마하살은 지혜를 성취하여 무명(無明)을 깨뜨리고, 보리의 도를 장엄해서 사섭법(四攝法)으로써 중생을 섭취하고, 보리의 도를 위해 지혜를 수행하게 한다.
법계를 알아 몸이 안락을 받으면 이를 자리라 하며,
중생에게 능히 세간의 일과 출세간의 일을 가르치면 이를 이타라 한다.
능히 지혜와 번뇌의 두 장애를 깨뜨리면 이를 대과라 하며,
이상을 보살 지혜의 네 가지 일이라 한다.
3) 공생불가사의
공생불가사의(共生不可思議)란 보살마하살이 숙명지(宿命智)가 아닌 것으로 숙세(宿世)의 일을 기억하여 중생의 선업과 악업 등을 관찰함으로써 고통받는 자와 함께 하며 이익되게 하려는 것이다.
보살마하살이 도솔천에 처하여 수명을 성취한 데는 세 가지의 뛰어남이 있다.
첫째는 수승(壽勝)이며, 둘째는 색승(色勝)이며, 셋째는 명칭승(名稱勝)이다.
처음 내려온 때 큰 광명을 놓아 시방을 두루 비추어서 처음으로 모태(母胎)에 들어갈 때와 머물 때와 나올 때를 스스로 분명히 알았으며,
열 방면(方面)을 향하여 일곱 걸음을 걸을 때도 아무도 붙들어주는 사람이 없이 이렇게 말하였다.
“나의 지금 이 몸은 최후변(最後邊)의 몸이다.”
그리하여 여러 하늘의 귀신과 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가 온갖 꽃과 향과 미묘한 기악(伎樂)과 깃발과 덮개로써 공양을 드렸다.
삼십이상(三十二相)이 그 몸을 장엄하여 능승(能勝)할 자가 없고, 자선(慈善)의 힘으로 마병(魔兵)의 무리를 깨뜨리니, 몸 하나하나의 지절(支節)이 나라연이 얻은 대력(大力)과 같았다.
어린 나이에 세간의 일을 배우지 않고도 잘 알았으며, 스승 없이 배워도 저절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
범천(梵天)이 중생들을 위해 바른 법륜(法輪)을 굴릴 것을 권청(勸請)하였고, 삼매(三昧)를 바로 받아들여서 천둥 소리를 진동하지 못하게 했다. 온갖 짐승들이 부모처럼 사랑하며 친부(親附)하였으며, 축생(畜生)이 부처님의 마음을 알아서 음식을 봉양하였다.
운신(雲神)이 비를 내려 그 몸을 씻기고, 나무들이 가지를 늘여뜨려 그 몸을 가려주었다.
도를 성취하는 육 년 동안에 악마가 항상 엿보고 노렸으나 그 헛점[短處]을 찾지 못했다.
언제나 선정에 들어 염심(念心)을 이루었으며, 각관(覺觀)의 일어남과 멸함을 잘 요지(了知)하였다.
이것을 보살의 공생불가사의라 한다.
4) 불공생불가사의
불공생(不共生)은 모든 중생을 이익되게 하려는 것인 바,
마치 미친 사람이 여래를 보는 것으로 인해 다시 본심(本心)을 찾고, 소경이 눈을 뜨며, 도산(倒産)이 순산(順産)으로 바뀌고, 귀머거리가 소리를 듣고, 탐ㆍ진ㆍ치를 모두 멸하여 없애는 것과 같다.
이것을 불공생불가사의라 한다.
5) 공생과 불공생
또 공생(共生)이란 여래가 행한 불가사의이니,
항상 사자왕(師子王)처럼 오른쪽 옆구리를 대고 누웠으나 풀이나 잎이 어지러이 움직이는 것이 없었고 수람(隨藍)의 강한 바람도 옷자락을 흔들지 못했다.
발을 옮기어 걷는 모습이 사자왕이나 백아왕(白鵝王) 등과 같았으며, 걸으려고 할 때는 오른발을 먼저 떼었고, 가는 곳에는 언덕이나 웅덩이가 모두 평지가 되었다.
식사는 배를 가득 채우거나 지나침이 없이 밥알을 남겨 입에 두었다.
이것을 공생불가사의라 한다.
여래세존께서 열반하실 때는 땅이 진동하고 큰 광명을 놓아 시방세계를 두루 비추었으며, 모두가 다 기악(伎樂)의 소리를 들었다.
이것을 공생불가사의라 한다.
무엇을 공(共)이라 하는가?
성문이나 연각은 불공(不共)이다.
성문과 연각의 불공에 세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세(細)이며, 둘째는 행(行)이며, 셋째는 계(界)이다.
여래께서 모든 중생의 무량한 번뇌를 다 알아서 무량하게 대치(對治)하는데, 이를 세라 한다.
행이란 육통(六通)ㆍ육바라밀ㆍ법성(法性)ㆍ자생(自生)불가사의라고도 한다.
계란 모든 세간의 걸림없는 지혜인 이것이 계이다.
이상을 불공불가사의라 한다.
성문 신통(神通)은 이천세계와 가지런하며 연각 신통은 삼천대천세계와 가지런하다. 모든 부처님과 보살은 무량무변의 세계에 통하니,
이것을 불공(不共)이라 한다.
공(共)이란 위의 세 가지를 제외한 나머지 일체의 법을 말하는데, 이것을 공이라 한다.
이 때문에 성문과 벽지불 등이 아직도 부처님이나 보살과 함께 공하지 못할 것이니, 더구나 범부(凡夫)ㆍ인천(人天)ㆍ외도(外道)의 사견(邪見)이겠는가?
보살마하살의 육바라밀의 법성은 공생(共生)과 불공생(不共生)이며, 성문과 연각은 공법(共法)과 불공법이다.
이것을 불가사의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