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보살경 제2권
[살인자가 불여래의 큰 신통력을 보다(2)]
“세존이시여, 제가 그때 또 저 법을 듣는 대중을 보니 천인(天人)의 꽃과 온갖 보물로서 부처님과 모든 보살들에게 뿌리고, 법을 다 듣고 나서는 다시 온갖 음악과 빛깔의 옷을 생겨나게 하여 세존을 공양하며 온갖 옷으로 세존의 위를 덮고 다시 제자리에 앉아 함께 법을 들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때 또
‘오호, 모든 부처님의 신통은 막힘이 없구나. 사유(思惟)하며 믿고 들어가 수순(隨順))하여 실행하리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 막힘없는 법의 소리를 말씀하는 것을 다 듣고 곧 각지(覺知)에 들어 게송을 읊었습니다.
나 지극히 고요한 경지를 깨달았을 때
막히거나 거리끼는 곳은 전혀 없었네.
곧바로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나
흔들림이 없는 즐거움을 얻었노라.
세존이시여, 저는 그때 다시 공중에 있는 여래의 몸을 보았으며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그대 선남자여, 그대는 뜻을 버리지 말거라. 그대는 마땅히 모든 부처님의 신통을 믿고 부지런히 구하고 믿어야 한다.
그대 선남자여, 그대는 기나긴 밤중에 무지(無智)하고 어리석어 항상 거짓과 속임수 때문에 고뇌를 받았던 것이니라.’
세존이시여, 저는 그때 이 말을 듣고 다시 두려움이 생겨 몸의 털이 모두 곤두섰으며, 한 마음으로 생각하며 부처님의 신통을 구하였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 곧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를 보았으며 모든 풀과 나무와 숲과 꽃과 과일이 곳곳에 널려 있는데, 그 빛깔은 아름답고 향기는 깨끗하여 너무나 사랑스럽고 즐거웠습니다.
세간(世間)과 하늘 사람과 아수라 등 모두가 꽃을 부처님께 뿌려 공양하기를 마치고는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또 온갖 과일의 향기는 깨끗하여 비할 데가 없었습니다.
또 세존을 보니 왼손에 발우(鉢盂)를 들었고 온갖 과일을 따서 발우를 가득 채웠으며,
또 세존을 보니 배꼽 가운데서 온갖 화현(化現) 보살을 내었습니다.
발우에서 과일을 꺼내 시방의 아승기(阿僧祇) 등 모든 세계에 남김없이 이르러 한량없이 많은 부처님에게 주었습니다. 그 부처님들의 발우는 모두가 남김없이 가득 차 넘쳤습니다.
제가 그 부처님들을 보니 잡숫는 가운데서 또 배꼽에서 화현의 보살을 내었습니다. 몸은 모두가 금빛으로서 그들의 형상은 장엄하였습니다. 몸에서 나와 제가 다시 온갖 세계를 보니 온갖 보살과 온갖 중생이 있었고, 그들은 온갖 과일을 가져 봉헌하는 것을 마치고 그들이 먹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먹기를 마치고 모두가 남김없이 여래의 형상을 이루었으며 다른 세계인 부처님이 계시지 않은 곳에 이르러 그곳에서 반야바라밀의 법요(法要)를 연설하여 한량없는 중생을 교화하여 성숙케 하여 보리에 머물게 하였고 모든 부처님의 법 가운데서 부지런히 닦아 끊이지 않고 설법하는 까닭에 그들은 그곳에서 사라져 다시 여래의 발우 속에 과일을 가득 채웠습니다.
또 이 과일을 보니 발우에서 나와 모든 세간의 중생을 공양하고 자신을 충만케 하고 윤택하게 하여 모두 부처님 계시는 곳에 이르렀습니다.
그는 부처님의 발에 정례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을 돌고 합장하여 공경하고서 돌아와 한쪽에 멈추었다.
세존에게서 들은 바에 따라 무소유는 법상(法相)을 해석하고 일심으로 듣고 받아서 다시는 보는 바가 없으며 다시는 아는 바도 없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또 이와 같이 듣고 수순하여 말씀하신 것처럼 실천합니다.
저는 이렇게 알고 있습니다.
‘내 몸은 부처님과 이 대중과 같이 공하여 말할 것이 없다.’고 이렇게 생각할 때
불상(佛像) 하나가 일어나서 저에게 말하였습니다.
‘그대 선남자여, 이것이 바로 모든 부처님의 대덕(大德)의 신통이니라.’
저는 그때 가졌던 온갖 생각과 나 자신의 존재가 있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으며 환희도 없었고 겁약(怯弱)함도 없이 오직 모든 부처님의 신통을 믿고 귀의하며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원컨대 여러 중생들에게 아직 귀의하지 않은 자는 들게 하고, 아직 제도 받지 않은 자는 건지리라.’
저는 이 마음을 내었습니다.
‘원컨대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부처님의 신통으로 원만하고 빠짐이 없게 하리라.’
저는 그때 역시 중생의 상념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부처님과 대덕(大德)의 신통은 깨뜨릴 수 없으며, 모든 중생과 이 대중이 성숙(成熟)하게 되기 위한 까닭으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오호라, 모든 부처님과 대덕의 신통은 이와 같이 희유(稀有)한 것을 나는 지금 보았구나. 그러나 부처님의 신통은 역시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일이 없다.’
그때 또 공중에 부처님이 계셔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대 선남자여, 다시 모든 부처님의 신통을 믿고 귀의하기를 구하라.’
세존이시여, 저는 그때 한마음으로 모든 부처님의 신통을 믿고 귀의하였으며 한마음으로 생각할 때, 곧 모든 부처님의 신통력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일체 중생은 곧 하나의 중생이고, 한 중생은 곧 일체 중생입니다. 그러나 그 일체를 저는 또한 보지 못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때 이 같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모든 부처님의 신통은 불가사의하구나.’
만약 제가 부처님의 큰 신통들을 보고, 제가 그때 다시 모든 부처님과 대덕의 신통을 구하여 물리거나 만족함이 없고, 그를 구할 때 저는 더 나아가 귀의하여 또다시 오로지 생각합니다.
사유하고 접촉하여 증명하는 것들로 하여금 더하고 넓게 하기 위한 까닭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때 이 삼천대천세계 사방에 비부라산(毘富羅山)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부처님과 사부대중과 천인(天人)과 아수라와 온갖 세계들이 모두 큰 바다를 이루고 맑고 깨끗하여 흐림이 없어 다시 남은 상(相)이 없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때 또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오호, 모든 부처님의 신통은 이와 같구나.’
세존이시여, 저는 부처님의 신통을 생각하면 곧 세존을 봅니다. 그는 물속에 앉아 계시지만 물에 젖지 않습니다.
저는 또 암마라(菴摩羅)의 과일과 보리(菩提)의 과일이 있어 모자라거나 부서짐이 없는 것을 봅니다.
부처님의 주위를 세 번 돌고 부처님 앞에 머물러 있는 것을 봅니다.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하여 설법하시며, 또 모든 부처님께서 큰 신통을 설하심에 설법할 때 보살의 형상을 이루고 부처님께 정례한 다음에는 곧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또 세존을 보니 비부라산에서 우리를 위하여 설법하시는데, 이렇게 간략하게 말씀하시는데도 불을 이루고 또는 반딧불을 이루며 또다시 바람을 이루고 큰 비라과(毘羅果)를 이루었습니다.
이는 곧 땅을 이룸이 큰 엄지손가락과 같습니다.
일체의 세간은 곧 하나의 세간이며, 하나의 세간은 곧 일체의 세간입니다. 그 모든 세간은 또한 무지(無智)를 이루나 그것은 곧 진체(眞體)입니다.
저는 그때 부처님의 신통에 대해 이렇게 체험적으로 실증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곰곰이 생각해도 의혹을 낳지 않고, 또 두려워하지 않으며 심려(心慮)하지도 않는구나.’
이때 한 여래의 형상이 있어 제 앞에 머무르며 저에게 말하였습니다.
‘그대 선남자여, 어느 때든 6바라밀을 행하여 능히 이 부처님의 큰 신통을 믿고 널리 증득할 것을 생각하여라.’
세존이시여, 저는 그때 그 부처님께 여쭈었습니다.
‘말씀하신 6바라밀이란 무엇을 일컫는 것입니까?’
그는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보시(布施)바라밀과 지계(持戒)바라밀과 인욕(忍辱)바라밀과 정진(精進)바라밀과 선정(禪定)바라밀과 반야지혜(般若智慧)바라밀을 말하느니라.
선남자여, 이것을 이름하여 6바라밀이라 하노라. 실천하기를 다하여 마땅히 모든 부처님의 큰 신통 안에서 증입(證入)함을 얻어라. 그대는 이미 부처님의 큰 신통을 이루어 마치었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