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시불경 하권
[6만 2천 필추를 여러 곳으로 보내 수행하게 하다]
그때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설해 마치시고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비바시불께서는 이렇게 생각하셨다.
‘이 큰 필추 무리들이 만도마성에 산다.
마땅히 이들을 6만 2천 필추로 줄여 여러 곳으로 보내어 부락으로 유행(遊行)하면서 뜻대로 수행하고
6년을 지낸 뒤에 만도마성으로 돌아와 바라제목차(波羅提目叉)를 받아 가지게 하리라.’
이렇게 생각할 때에 허공 중에 한 천자(天子)가 있어 부처님의 마음속 생각을 알고 비바시불에게 말했다.
‘훌륭합니다. 만일 6만 2천 필추로 하여금 모든 부락으로 유행하면서 뜻대로 수행하다가
6년을 지낸 뒤에 다시 본국으로 돌아와서 바라제목차를 받게 하려고 한다면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부처님께서는 곧 말씀하셨다.
‘너희들 필추 무리 중에서 6만 2천 인으로 하여금 모든 부락으로 돌아다니면서 뜻대로 수행하다가
6년을 지낸 뒤에는 다시 본국으로 돌아와 바라제목차를 받아 가지게 하리라.’
이때에 6만 2천 인은 이 말을 듣고 만도마성을 나가 처소를 따라 노닐고 그쳤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누(漏) 없는 무등등(無等等)
조어대장부(調御大丈夫)
모든 중생을 인도하고 이끌어
적정(寂靜)의 도(道)에 이르게 한다.
이제 필추의 무리를 보내나니
최상의 부처님의 성문(聲聞)이다.
6만 2천의 무리들은
저 만도마성을 나가는구나.
모든 부락 돌아다닐 때
마치 용(龍)의 큰 위세 같아라.
뜻대로 스스로 행을 닦다가
6년 뒤엔 다시 본국으로 돌아오네.
그때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마치시고 모든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저 6만 2천 인은 곧 성을 나가 모든 부락으로 가서 뜻대로 행을 닦았다.
이와 같이 1년, 2년을 지나 6년째에 이르러 저 모든 필추들은 서로 말했다.
‘6년이 이미 찼으니 마땅히 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렇게 말할 때 공중의 하늘 사람도 다시 그들에게 말했다.
‘지금이 바로 그 때다. 만도마성으로 돌아가 바라제목차를 받아 가져라.’
이에 6만 2천 필추는 자기들의 신통력과 하늘의 위덕으로써 잠깐 동안에 만도마성에 이르렀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저 부처의 큰 필추들
6만 2천 무리는
모든 부락을 뜻대로
유행하다 어느새 6년이 찼네.
스스로 돌아가고자 생각할 때에
하늘 사람도 널리 고해 알렸네.
이제 만도마성으로 돌아가
맑고 시원한 계 받아 가져라.
그 소리 듣고 크게 기뻐해
몸의 털이 모두 기뻐 일어섰네.
곧 신통의 힘을 운전해
큰 용과 코끼리 탄 것과 같아
잠깐 사이에 본성(本城)에 돌아오니
자재하여 걸림 없었네.
위없는 양족존(兩足尊)
세간에 나와
온갖 계율을 잘 말씀해
모든 중생을 제도하나니
이제 마땅히 그들을 위하여
바라제목차를 연설하리라.
[바라제목차[계율]]
그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설해 마치시고 다시 모든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저 6만 2천 인은 만도마성에 이르러 비바시불 앞에 나아가 머리를 숙여 그 발에 절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자세히 들으라. 나는 이제 바라제목차를 연설하리라.
인욕(忍辱)이 가장 위가 되나니
능히 참으면 열반 얻네.
과거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네.
집을 떠나와 사문이 되면
살생과 또 몸과 입과의
일곱 가지 허물을 멀리 떠나라.
이 계를 지녀 구족하면
큰 지혜가 발생하고
부처님의 청정한 몸을 얻으리라.
세간에 그 위가 없을 것이요
무루(無漏)의 지혜를 내어
괴롭고 괴로운 생사를 다하리라.’
그때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실 때에 다시 모든 천자가 하늘의 위력으로써 천궁(天宮)에서 내려와 비바시불 앞에 나아가 예배하고 합장하며 바라제목차를 듣고 받았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무루(無漏)의 부사의(不思議)는
어두움을 부수고 저 언덕에 이르네.
제석과 범천의 모든 하늘은
부처님의 계를 함께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