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수행보살행문제경요집 상권
5. 승의제품경(勝義諦品經)
실천해야 할 두 가지 조목을 드러내어 설명했다.
수행하는 보살이 열 가지 행원(行願)을 일으키면 빨리 불도(佛道)를 성취하며,
수행하는 보살이 열 가지 계행(戒行)으로 6바라밀을 성취하는 것을 해설하였다.
이때 보현(普賢)보살이 보지(普智)보살에게 말했다.
“불자여, 수행하는 보살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기 위한 까닭에 응당 열 가지 행원(行願)을 일으켜야 합니다.
어떤 것이 그 열 가지인가?
첫째는 일체 중생들을 제도하겠다는 서원이요,
둘째는 중생들로 하여금 일체 번뇌를 멀리 여의게 하려는 서원이며,
셋째는 상속(相續)되는 습기를 제거하여 없애 주려는 서원이요,
넷째는 일체의 불법에 대하여 의혹이 없게 하려는 서원이며,
다섯째는 중생들의 일체 괴로움 덩어리를 제거하고 구원해 주려는 서원이다.
여섯째는 중생들을 3도(途)와 여덟 가지 재난[八難]에서 구제해 주려는 서원이요,
일곱째는 일체 모든 부처님께 귀의하고 친히 모시겠다는 서원이며,
여덟째는 보살의 일체 계행을 배우겠다고 하는 서원이요,
아홉째는 공중에 올라가서 털끝에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불사(佛事)를 나타내어 보이겠다고 하는 서원이며,
열째는 큰 법의 북을 크게 쳐서 모든 부처님 국토의 중생들이 듣는다면, 근기를 따라 속히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들게 하겠다는 서원이다.
마땅히 알아야만 한다. 처음 배우는 보살들은 이와 같이 수행하고 만약 이러한 지위에 머물면 오래지 않아서 여래의 행원을 일으킬 것이다.
또한 불자야, 수행하는 보살에게는 다시 열 가지 계행이 있다.
어떤 것이 그 열 가지인가?
첫째는 구경에는 보리(菩提)에서 물러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그 계행이요,
둘째는 성문(聲聞)과 벽지불(辟支佛)의 지위를 멀리 여의는 것이며,
셋째는 항상 일체 중생들의 몸과 마음을 이롭게 하는 것이요,
넷째는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부처님의 행에 머물게 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보살의 계율을 받아 행하되 중생들로 하여금 조금도 범함이 없게 하는 것이다.
여섯째는 일체 모든 법을 깨달아 알게 하려는 것이요,
일곱째는 닦은 바의 공덕을 시방에 회향하고 보시하여 불도(佛道)를 이루게 되기를 서원하는 것이며,
여덟째는 여래의 법체(法體)를 마땅히 분별하지 아니함이요,
아홉째는 일체 세간의 법에 탐욕과 집착하는 것이 없는 것이며,
열째는 6근(根)을 방어하고 보호하여 물들거나 집착함이 없게 하는 것이다.
불자야, 이것이 수행하는 보살의 열 가지 계행이니,
만약 보살이 능히 이 지위에 머문다면 오래지 않아 계행과 6바라밀을 원만하게 하여 위없는 보리를 성취하리라.
또한 수행하는 보살에게는 도에서 물러나 길을 헤매는 열 가지가 있으니, 항상 스스로의 마음을 살펴 반드시 멀리 여의어야 한다.
어떤 것이 그 열 가지인가?
첫째는 자기의 스승[師僧]과 화상(和尙)과 선지식(善知識)을 공경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이요,
둘째는 세간의 괴로움을 무서워하고 두려워하는 것이니, 이것이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이며,
셋째는 닦는 바의 계행에서 홀연히 후회하는 마음을 내는 것이니, 이것이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이요,
넷째는 모든 부처님의 세계에 머무는 것을 즐거워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이며,
다섯째는 삼마발저(三摩鉢低)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이다.
여섯째는 조그마한 공덕을 닦고 문득 만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니, 이것이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이요,
일곱째는 대승(大乘)을 비방하는 것이니, 이것이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이며,
여덟째 보살의 계행을 멀리 여의는 것이니, 이것이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이요,
아홉째는 아라한도(阿羅漢道)와 벽지불도(辟支佛道)를 좋아하는 것이니, 이것이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이며,
열째는 또 수행하는 보살을 보고 증오하거나 질투하는 것이니, 이것이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이다.
불자야, 이와 같은 열 가지가 보살이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이니,
이런 것들을 멀리 여읠 능력만 있다면 오래지 않아 틀림없이 해탈의 법문(法門)에 들어가리라.
또한 수행하는 보살은 반드시 열 가지 행원(行願)이 있어야 한다.
어떤 것이 그 열 가지인가?
첫째는 나는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미래의 겁(劫:아주 오랜 시간)이 다하도록 세간에 머물기를 서원하는 것이니, 이와 같이 서원하는 것이 넓고 좋은 행원이며,
둘째는 나는 최후까지 일체 모든 부처님께 친히 공양 올리기를 서원하는 것이니, 이와 같이 서원하는 것이 넓고 좋은 행원이다.
셋째는 나는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보현보살의 행원에 머물게 하기를 서원하는 것이니, 이와 같이 서원하는 것이 넓고 좋은 행원이며,
넷째는 나는 일체 계행의 공덕을 쌓고 모으기를 서원하는 것이니, 이와 같이 서원하는 것이 넓고 좋은 행원이다.
다섯째는 나는 널리 6바라밀 닦기를 서원하는 것이니, 이와 같이 서원하는 것이 넓고 좋은 행원이며,
여섯째는 나는 보리의 계행에 만족하기를 서원하는 것이니, 이와 같이 서원하는 것이 넓고 좋은 행원이다.
일곱째는 일체 부처님 세계를 장엄하고 청정하게 하기를 서원하는 것이니, 이와 같이 서원하는 것이 넓고 좋은 행원이며,
여덟째는 나는 시방의 부처님 세계에 태어나기를 서원하는 것이니, 이와 같이 서원하는 것이 넓고 좋은 행원이다.
아홉째는 나는 일체 부처님의 법을 깊이 구하여 스스로 잘 알기를 서원하는 것이니, 이와 같이 서원하는 것이 넓고 좋은 행원이며,
열째는 모든 부처님의 세계에서 등정각(等正覺)을 성취하기를 서원하는 것이니, 이와 같이 서원하는 것이 넓고 좋은 행원이다.
불자야, 마땅히 알아야만 한다. 이것을 수행하는 보살의 열 가지 큰 행원이라고 하나니, 원력(願力)의 힘 때문에 속히 보살이 되고 행원을 구족하느니라.
또한 수행하는 보살에게는 다시 열 가지 마장(魔障:악마의 장애)이 있다.
어떤 것이 그 열 가지인가?
첫째는 홀연히 물러나는 마음을 내어 ‘나는 부처를 성취하지 못한다’고 하는 것이니, 이것이 악마의 장애이고,
둘째는 부지런히 수행함을 올바르게 일으켰다가 홀연히 버리는 것이니, 이것이 악마의 장애이며,
셋째는 조그마한 공덕으로 싫어하고 만족하는 마음을 내는 것이니, 이것이 악마의 장애이고,
넷째는 세상에서 은둔하여 후미진 데 머물기를 좋아하고 선행(善行)을 함께 버리는 것이니, 이것이 악마의 장애이며,
다섯째는 일체 좋은 행원을 버리는 것이니, 이것이 악마의 장애이다.
여섯째는 번뇌를 끊어버리고 멸정(滅定) 닦기를 좋아하는 것이니, 이것이 악마의 장애이고,
일곱째는 세간법(世間法)을 끊어버리는 것이니, 이것이 악마의 장애이며,
여덟째는 보살의 도행(道行)을 버리고 물러나는 것이니, 이것이 악마의 장애이고,
아홉째는 중생들에게 권유하여 교화하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악마의 장애이며,
열째는 부처님의 법을 비방하는 것이니, 이것이 열 번째의 마장이다.
불자야, 마땅히 알아야만 한다. 이것이 수행하는 보살의 열 가지 마장(魔障)이니,
만약 보살이 이런 마장을 멀리 여의면, 오래지 않아 속히 여래의 열 가지 기별(記別)의 지위를 얻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