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고삐엣유웨 아흐닛꼬샤친(껍데기는 버리고 알맹이를 찾아서)』
난다말라비왐사 큰스님
Ashin Nandamālābhivaṁ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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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현인들의 예
1) 부리닷따 용왕
보디삿따이신 ‘부리닷따bhūridatta’ 용왕을 보십시오. 그는 용왕으로 태어나 금은보화로 가득한 용궁에서 매우 부유하고 호사스럽게 향락을 누리며 살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향락을 만끽하며 사는 삶에 점점 흥미를 잃어 갑니다. 가치 있는 핵심이 무엇인가 고민하면서, ‘실라(지계)’라는 알맹이를 반드시 얻겠다고 결심합니다. 그리곤 용궁에서 나와 인간계로 와 계를 받습니다. 용궁에서는 8계를 완벽하게 지키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홀로 나와서 숲에서 8계를 지키며 삽니다. 계를 지킬 때 외부의 재물과 물건의 손해를 감수하며 지키는 것을 ‘실라 빠라미’라고 부릅니다. 몸이나 신체의 일부가 훼손되는 것을 감수하며 지키는 계를 ‘실라 우빠빠라미’라고 부릅니다. 목숨과 바꾸어서 지키는 계를 ‘실라 빠라맛타빠라미’라고 합니다.
땅꾼이 용왕을 잡아서 괴롭힐 때, 다들 알다시피 용왕이 그 땅꾼을 죽이기는 쉬운 일입니다. 용왕의 독은 매우 강력하지 않습니까? ‘흥’ 하고 콧방귀만 뀌어도 그 사람을 재로 만들어 버릴 수 있었습니다. 용왕에게는 그럴 만한 힘이 있었지만 자신이 결심한 지계에 흠이 생길까 봐 하지 않았습니다. 죽음을 감수하겠다고 결심하고 계를 어기지 않고 엄수했습니다.
용왕이 왜 이렇게 할 수 있느냐 하면 알맹이와 껍데기를 정확히 알기 때문입니다. ‘몸은 껍데기일 뿐. 때가 오면 마땅히 쇠락해 갈 뿐. 그때가 되면 누구도 손쓸 수 없다.’ 이것을 알아서, 몸에 의지해 생겨나는 정신의 부산물인 지계와 수행만이 가치 있음을 알기에 이 핵심을 흠내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지키는 겁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다른 가치 있는 것들도 지켜나가야 하는 겁니다.
다시 요약하자면, 자신의 생에서 무엇이 껍데기인지 무엇이 알맹이인지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껍데기를 줍느라고 알맹이를 지나치면 안 됩니다. 알맹이의 특성은 희귀합니다. 오래갑니다. 결과가 훌륭합니다. 이런 특성을 가진 것들이 바로 알맹이(핵심)입니다.
몸이라는 것은 단명합니다. 그런 만큼 가치도 적습니다. 중생은 자신의 수명만큼만 이 몸을 가지고 삽니다. 그 뒤에는 버려야 합니다. 평균수명이 다하지 않아도 큰 병이 생기면 몸이 점점 아파집니다. 고통스럽습니다. 이 몸은 항상 불편함을 수반합니다. 이 몸에서 알맹이란 찾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현인들은 ‘핵심이란 무엇인가?’라고 숙고해서 이 핵심을 반드시 찾아내고 얻어냅니다. 빠라미를 닦는 이들은 생을 살면서 이런 알맹이들을 반드시 챙겨서 다음 생으로 건너갑니다.
* 용왕이라 번역한 존재는 나가 Nāga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