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서스 여행 6일차이다.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시그나기로 이동한다.
우리 가이드는 노래를 좋아하고 재미있는 퀴즈로 긴장을 풀어준다.
아몬드가 죽으면? 다이아몬드 뭐 이런 것들이다.
시그나기는 트빌리시에서 2시간 이내로 갈 수 있는 곳으로 해발 800m정도 되는 절벽 위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옅은 붉은색을 띤 벽돌로 지은 집들이 절벽 위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에 환호성을 지르게 된다.
푸른 사이프러스와 플라타너스가 우거진 숲속에 은은한 자태를 지닌 붉은 집들이 꽃처럼 박혀있다.
시그나기를 조지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손꼽아 조지아의 보석이라고도 한다.
먼저 보드베 수도원을 방문한다.
초기에 조지아에 기독교를 전파한 성녀 니노의 유해가 묻혀있는 곳으로 유명한 수도원이다.
성녀 니노는 조지아 여행시 많이 듣게되는 인물이다.
4세기경 지금의 터키 지역인 카파토키아에서 태어나 조지아로 건너가 기독교를 전파하였다.
조지아 왕비의 병을 치유하고 미리안3세를 개종시켰다고 한다.
니노의 머리카락으로 포도나무를 엮어만든 포도나무 십자가의 형상이 많은 조지아의 성당에 걸려있다.
이곳 보드베 수도원도 성녀 니노가 거처하였고 성녀 니노의 유해가 묻혀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어서 시그나기 와이너리를 방문한다.
이 곳에서는 와인을 만들 때 포도 과육은 물론 줄기, 씨, 껍질을 모두 이용한다.
크베브리라 불리는 달걀모양의 항아리에 모두 넣도 밀봉한다.
5,6개월 정도이 숙성과정을 거쳐 빛어내는 조지아 전통 와이너리이다.
현지식으로 점심을 먹는다. 이어 시그나기 성벽 투어를 한다.
시그나기를 둘러싸고 있는 성곽은 18세기 들어 외부의 침입이 심해져서 만들었다고 한다.
멀리서 보면 성곽이 마을을 둥지처럼 감싸 안고 있어 무척 평화로워 보인다.
이 성곽의 길이가 자그마치 5km에 달하며 성곽에는 23개의 타워가 있다.
우리는 70달러를 지불하고 오픈카를 이용한다.
시그나기는 사랑의 도시이기도 하다.
피카소에게 깊은 영향을 준 니코 피로스마니라는 가난한 화가가 있었다.
상가 간판을 그리며 하루하루를 생활하던 그는 평소 짝사랑하던 아름다운 여배우 마르가리타가 공연하러 온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는 집과 그림을 팔아서 그녀가 묵는 호텔 앞 광장을 백만 송이 장미로 온통 꽃밭을 만들어 연모의 마음을 표현했다.
화가의 사랑 표현에 감동한 마르가리타는 그와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그녀는 다음 공연장으로 떠나가 버린다.
잠시 화려하게 피었다가 시들어 버리는 꽃만큼이나 허무한 사랑이지만,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정열적인 화가로 푸른색으로 그린 여인처럼 순수한 사람이었다.
훗날, 이 이야기를 모티브로 해서 러시아 시인 '안드레이 보즈넨센스키'가 시를 쓰고 노래를 만들었다.
러시아 국민 가수 '알라푸카초바'가 '백만 송이 장미'로 불러 유명해졌다.
이후 우리나라의 유명한 가수 심수봉이 개사하여 많은 사랑을 받으며 히트했다.
시그나기에서 트빌리시로 돌아온다.
밤에 출발하는 예레반 행 비행기를 타기위해 공항으로 가야한다.
한식으로 저녁을 먹는다.
충분하게 휴식을 취한 뒤 트빌리시 공항으로 이동하여 출국수속을 밟는다.
22시 30분 항공편으로 트빌리시를 출발하여 예레반으로 향한다.
약 30분 정도걸쳐서 아르메니아의 예레반 공항에 도착한다.
조지아에서부터 우리와 함께한 현지가이드도 함께 이동한다.
공항에서 아르메니아 입국 수속을 밟는데 여기 저기서 혼란이 있다.
내 차례가 되었는데 군복 복장을 한 여직원이 내여권을 계속 뒤지더니 아제르바이잔 공항 도장을 찾아낸다.
계속 질문을 하는데 우리 가이드와 이부장이 여러명을 커버하느라 정신이 없다.
가만히 듣자하니 아젠, 아젠 소리가 계속나와 아제르바이잔을 왜 갔느냐는 뜻인 것 같다.
"for travle" 전화번호까지 기재하고 간신히 통과가 되었다.
조지아에서 보틍은 버스를 타고 육로로 들어오느데 입국수속이 길어서 줄이 200m는 된다고 한다.
여기서도 아제르바이잔을 갔다온 것이 들키면 계속 질문을 해댄단다.
두나라가 서로 적대국이라 상대국을 간 것이 못마땅한 것 같았다.
그래도 아르메니아는 조금 낫다고 한다.
아르메니아를 먼저 들르고 조지아를 거쳐 아제르바이잔을 들어가면 더 심하다고 한다.
아예 캐리어를 포함한 짐을 모두 풀게하고 아르메니아에서 구매한 것이 나오면 모조리 압수처리 한단다.
처음에 멋 모르고 당했던 우리 여행사들이 이젠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아르메니아 순서로 일정을 짠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입국수속을 끝내고 공항을 나와 호텔로 이동한다.
가나 출신 벨보이가 짐을 모두 챙겨주어서 10달러를 팁으로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