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여환삼마지무량인법문경 하권
[관자재보살과 대세지보살의 전생 인연(2)]
[서원]
“또한 승화장이여, 그때 저 두 동자가 부처님 세존께 다시 게송으로 아뢰었다.
능인(能仁)께서 대사자후 하시니
천ㆍ인이 모든 곳에서 널리 들을 수 있네.
저희들은 지금 세존 앞에서
각기 진실한 최상의 원을 내겠나이다.
저희들은 미래제에 이르기까지
저희들의 수행이 많은 겁 지나도록
생사윤회 가운데 따라 들어가
무수한 중생들을 구제하고 제도하겠나이다.
저희들은 지금 이 인연으로
미래제가 다하도록 다 사념하여
모든 중생들을 널리 이롭게 하기 위해서
가없는 겁 동안 수행하여 게으르지 않겠나이다.
저희들은 오늘 이후로
탐ㆍ진ㆍ치 등의 때를 영원히 멸하겠나니
시방에 계시는 부처님 세존께서는
저희가 말한 것이 진실로 망령되지 않음을 증명하소서.
저희들은 지금 보리심 내어
성문ㆍ연각의 과(果)를 좋아하지 않겠나니
저희들이 만일 조금이라도 좋아하는 마음 있으면
결정코 망어(妄語)의 과보를 초래할 것입니다.
저희가 2승(乘)의 과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다만 자비로운 마음으로 중생을 위하기 때문이니,
비록 구지(俱胝)의 많은 겁을 지나더라도
저희는 항상 수행하여 게으르지 않겠나이다.
부처님 세존께서 성취하신 것처럼
응하는 데 맞추어 불국토를 널리 장엄하겠나니
저희가 미래에 부처가 될 때에는
불국토가 구지 수보다 배나 많기를 발원합니다.
또 미래의 불국토 가운데에는
성문ㆍ연각의 대중이 없어서
순일하게 보살로만 장엄되고
한량없는 모든 지혜 모으기를 원하옵니다.
저희가 이러한 장엄 얻고 나서
중생들이 번뇌 여읠 수 있게 하고
모든 불법에서 출생한 것인
부처님의 법장(法藏)을 널리 지니게 하겠습니다.
만일 저희가 지금 말한 모든 것이
진실하여 망령되거나 다름없다면
이 큰 바다와 산과 강과
대지가 모두 진동하기 원하나이다.
이와 같이 발원하여 말할 때에
대지가 즉시 모두 진동하였고,
연주하지 않아도 음악이 저절로 울려
미묘한 소리 내어 시방에 두루합니다.
하늘에서는 온갖 꽃과 묘한 향을 비처럼 내리고
수려한 장엄은 훌륭하여 지극히 사랑스러웠으며
백천 구지의 묘한 천계의 옷이
두루 찬란하게 널려 있습니다.
이때에 저 두 동자가 각기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느니라.
승화장이여,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그때의 승위왕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는가?
바로 지금의 무량광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이 이분이시다.
그때의 보엄 동자는 지금의 관자재 보살마하살이며, 보상 동자는 지금의 대세지 보살마하살이다.
이 두 보살은 저 사자유희금광왕여래의 처소에서 제일 먼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다.”
다시 승화장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두 보살은 매우 희유합니다.
이와 같은 이름은 듣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깊고 깊은 신해(信解)를 구족하였으며, 보리심을 발한 것은 견줄 데가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두 보살은 사자유희금광왕여래 뒤에 또다시 얼마나 많은 부처님께 공양하였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긍가(殑伽)의 모래수만큼 많은 것도 오히려 수량을 다 알 수 있지만 이 두 보살이 저 부처님 다음으로 공양한 모든 부처님 여래는 나도 그 끝을 알지 못한다.
왜냐하면 이 두 보살이 다 이미 부사의한 갑옷을 입고 한량없고 뛰어난 공덕을 구족하였기 때문에 그 끝을 알 수 없다.”
[무량공덕보장엄보현묘락세계]
그때 승화장 보살마하살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 무량공덕보장엄보현묘락세계는 어디에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지금 이 서방의 극락세계가 그대로 저 옛적의 무량공덕보장엄보현묘락세계이다.”
승화장이 여쭈었다.
“이 두 보살은 언제 아뇩다라삼먁삼보리과를 성취하였으며, 어떤 불국토를 공덕으로 장엄하였습니까?
또 부처님의 수명은 얼마이며, 보살의 대중은 얼마나 됩니까?
오직 원하오니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서 모든 세간의 천(天)과 사람을 널리 가엾게 여기고 이롭게 하기 위하여 두 보살이 미래에 성불하는 일을 말씀해 주셔서 다른 보살들로 하여금 듣고 나서 모두 대원(大願)이 원만하게 되도록 하여 주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승화장이여, 그대는 잘 듣고 지극히 잘 생각하여라. 그대를 위하여 말하리라.”
이때 승화장보살이 가르침을 받아들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반드시 알아야 한다.
서방의 무량광여래의 수명은 한량이 없어서 다 헤아리지 못하나니, 가령 구지 나유다 백천 겁 동안이라도 그 끝을 말할 수 없다.
그 부처님의 정법이 세상에 머무는 것은 8만 4천 나유다 겁이고,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에는 모든 중생의 선근력(善根力) 때문에 또한 다른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셔서 만날 수 있으며,
모든 보살은 염불삼매에 안주하여 항상 부처님을 친견할 수 있고 뵙는 도중에 끊어짐도 잘못됨도 없을 것이다.
선남자여, 또 무량광여래께서 열반하신 뒤에는 그 설법한 장소에 7보로 장엄된 묘한 연화수(蓮華樹)가 저절로 미묘한 법음을 내는데 하룻밤이 지나고 이튿날 아침이 될 때 관자재 보살마하살이 온갖 보배로 장엄된 보리수 아래에 편안히 앉아 등정각을 이룰 것이다.
정각을 이루고 나서는 보명고현길상봉왕(普明高顯吉祥峰王)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라 불릴 것이다.
승화장이여, 저 불국토의 공덕장엄 등의 일은, 가령 내가 긍가의 모래수만큼 많은 겁 동안 교묘한 비유와 언사로 설명하더라도 조금도 말할 수 없다.
또 선남자야, 이와 같은 불국토의 공덕장엄을 만일 사자유희금광왕여래의 국토의 공덕장엄과 비교하여 헤아려 보면 앞의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천분ㆍ백천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수분(數分)ㆍ유분(喩分)과 나아가 오파니살담분(烏波尼殺曇分)의 일에도 미치지 못한다.
또 저 국토 가운데에는 성문ㆍ연각의 이름도 없으며, 순일하게 청정한 대보살 대중뿐이다.
또 선남자여, 총괄적으로 무량광여래 모임 가운데의 모든 성문ㆍ연각ㆍ보살을 합하여 비교해 보면, 보명고현길상봉왕여래 모임 가운데의 보살 대중이 다시 배나 많다.
그 부처님의 수명은 96구지 나유다 백천 겁이며, 정법이 세간에 머무는 기간은 60구지 겁이다.”
[중보보엄]
승화장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 부처님의 세계를 어찌하여 극락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지 않다, 선남자여. 저 세계를 중보보엄(衆寶普嚴)이라고 한다.
저 부처님 여래께서는 응하는 바에 따라 모든 이익과 즐거움을 주신다.
그리고 이 대세지 보살마하살이 저 법 가운데에서 부처님의 수명에 따라 세간에 오래 머물면서 섬기고 공양하며,
나아가서 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는 불법을 받들어 수지하고 법을 오래 머물게 하며,
최후에 법이 멸하려고 할 때에 대세지보살이 그 국토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과를 얻을 것이다.
정각을 이루고 나서는 선주공덕보봉왕(善住功德寶峰王)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라 불릴 것이다.
그 불국토의 모든 공덕장엄 등의 일은 보살 대중이 모두 다 구족한다.
부처님의 수명과 정법이 세간에 머무는 기간은 보명고현길상봉왕여래와 모두 다 동일하고 모든 것이 원만하여 늘지도 줄지도 않을 것이다.”
[수기]
부처님께서 다시 승화장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알아야 한다. 보명고현길상봉왕여래와 선주공덕보봉왕여래의 이러한 이름을 만약 선남자ㆍ선여인이 잠시라도 들으면, 이 사람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또 승화장이여, 만약 선남자ㆍ선여인이 과거의 사자유희금광왕여래와 저 미래의 보명고현길상봉왕여래ㆍ선주공덕보봉왕여래의 이름을 들으면 저 취락의 족성의 모든 여인이 다 여인의 몸을 바꾸어 남자가 되고,
40구지 겁 동안에 생사를 등지고 생이 바뀌면 반드시 청정한 출가를 할 수 있으며,
항상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들을 수 있고, 승가를 받들어 섬길 것이다.
세세에 태어날 때마다 숙명지를 구족하고 다라니[總持]와 걸림이 없는 말솜씨를 얻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이런 말씀을 하실 때에 모임 가운데에 있던 96구지의 천ㆍ인이 이구동음으로 이와 같이 말하였다.
“시방 3세의 모든 부처님과 미래세의 보명고현길상봉왕여래ㆍ선주공덕보봉왕여래와 널리 모이신 모든 부처님의 모든 선리(善利)에 귀의합니다.
저희들은 모두 따라 기뻐하면서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습니다.”
그때 곧 모든 부처님께서 함께 수기를 주시며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게 될 것이다.”
이때에 모임 가운데 있던 7천 보살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고, 84나유다 중생이 번뇌를 멀리 여의어 법안이 청정해졌으며, 8천의 비구는 모든 번뇌가 없어져 마음의 해탈을 얻었다.
그때 관자재 보살마하살과 대세지 보살마하살이 이 모임 가운데에서 응하는 바에 따라 모든 색상과 신통을 나타내자 모임에 있던 대중이 모두 다 볼 수 있었다.
이때 시방의 한량없는 아승기 일체 부처님 세존께서 이러한 모습을 보시고, 저 두 보살이 오는 세상에 성불한다는 일을 말하는 것을 들으시고 함께 한가지로 찬탄하셨다.
“희유합니다, 세존이신 석가모니여래시여. 이 두 보살을 잘 호념(護念)하면 우리들 모든 부처들도 함께 칭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