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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보요의론 제2권
[큰 보리심, 크게 가엾어 하는 마음]
[문] 어떻게 해서 보살은 능히 앞에서의 보시를 한껏 뛰어넘는가?
[답] 일체지에 회향하기 때문이다.
『반야바라밀다경(般若波羅蜜多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사리자여, 보살마하살이 만약 일체의 성문과 연각이 닦는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선정ㆍ지혜를 한껏 뛰어넘기를 바란다면,
반드시 한 번은 일체지에 서로 응하여 함께 기뻐하는 마음을 발해야 하며,
반야바라밀다를 배우고 닦을 때는 크게 가엾어 하는 마음으로 앞잡이를 삼아야 한다.
모든 보살은 그러한 뒤에라야 보리심을 발한다.”
이러한 까닭에 반드시 알아야 한다.
큰 보리심은 크게 가엾어 함을 앞잡이로 삼는다.
이것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보살장경(菩薩藏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만약 모든 보살이 보리를 구하기를 바란다면 마땅히 크게 가엾어 함을 앞잡이로 삼아야 한다.
비유하자면, 일반 사람들에게 있는 목숨의 뿌리가 들고 나는 숨으로 앞잡이를 삼는 것과 같다.
모든 보살마하살도 역시 이와 같아서 모아 놓은 대승의 가르침 가운데 크게 가엾어 하는 마음으로 앞잡이를 삼는다.
또한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모든 보배 가운데 그 보배바퀴로 앞잡이를 삼는 것처럼 모든 보살마하살도 역시 이와 같아서 모든 불법 가운데 크게 가엾어 하는 마음으로 앞잡이를 삼는다.”
또 말하였다.
“모든 보살은 자신의 잘못은 항상 찾아 살피고 남의 잘못은 가엾어 하는 마음으로 보살피고 헤아려 준다.”
『무외수소문대승경(無畏授所問大乘經)』에서 말하였다.
“장자(長者)여, 만약 모든 보살이 큰 보리를 성취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일체 유정들에 대해 크게 가엾어 하는 마음을 일으키되, 자신의 목숨에 대해서는 사랑하여 집착하는 마음을 내지 말아야 한다.
나아가 일체의 재물ㆍ곡식ㆍ건물ㆍ처자ㆍ음식ㆍ의복ㆍ수레ㆍ가마ㆍ침상ㆍ의자ㆍ향ㆍ꽃ㆍ바르는 향 등의 좋아하는 모든 대상들에 대해 한결같이 응하여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장자여, 모든 수많은 유정들은 육신이나 목숨 등에 대해 한결같이 사랑하고 집착함을 내며 사랑하고 집착하기 때문에 널리 죄업을 짓고 악한 세계에 떨어진다.
만약 유정들이 다시 크게 가엾어 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육신과 목숨에 대해 사랑하고 집착함을 내지 않는다면, 사랑하고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선한 세계에 태어나며, 다시 저 유정들에 대해 능히 마음을 옮겨 널리 보시 등을 행하고 일체의 선한 법을 서로 응하여 짓는다.”
보살을 닦는 이는 크게 가엾어 하는 마음으로 그 몸을 이룬다는 것을 어떻게 아는가?
『보운경(寶雲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만약 모든 보살이 열 가지 법을 갖춘다면 이것을 가리켜 크게 가엾어 함으로 그 몸을 이룬다고 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첫째는 일체의 유정들은 고통으로 인하여 몰리고 쫓겨서 구제받음도 없고 의지할 것도 없고 돌아갈 곳도 없다고 알고서, 큰 보리심을 일으켜 믿고 의지하게 한다.
둘째는 바로 보리심을 발하여 유정들로 하여금 법의 성취를 얻도록 한다.
셋째는 얻은 법에 따라 유정들을 위해 큰 이익을 짓는다.
넷째는 인색한 유정들을 보시에 머무르도록 한다.
다섯째는 만약 금하는 계율을 허물면 청정한 계율을 닦도록 한다.
여섯째는 만약 자주 분노하고 성내면 인욕을 닦도록 한다.
일곱째는 만약 많이 게으르면 정진을 발하도록 한다.
여덟째는 만약 많이 산란하면 선정을 닦도록 한다.
아홉째는 만약 모든 것에 지혜가 없으면 훌륭한 지혜를 얻도록 한다.
열째는 일체 유정들이 더없는 고통에 시달리고 있으니, 보살은 널리 쉬게 하고 덜어 주어 보리에 대해 가로막혀 어렵지 않도록 한다.
이와 같은 것을 일컬어 열 가지 법이라고 한다.”
『총지자재왕문경(總持自在王問經)』에서 말하였다.
“보살이 혹시 유정들 가운데 탐욕과 애욕에 얽혀 자기 처자(妻子)를 비롯한 여러 피붙이들에 빠지고 물드는 일을 낳으며 애욕에 뒤얽힘으로써 자재(自在)함을 얻지 못하는 부류를 보거든,
보살은 있는 그대로 응하여 법의 요체[要]를 설해서 애욕에의 얽힘을 풀고 자재를 얻도록 한다.
보살은 유정들을 위해 크게 가엾어 하는 마음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보살이 혹시 유정들 가운데 분노하고 성내는 마음을 일으켜 서로 거스르고 허물어뜨려 많은 잘못을 낳는 부류를 보거든,
보살은 있는 그대로 응하여 법의 요체를 설해서 분노하고 성내는 잘못을 끊어버리게 한다.
보살은 유정들을 위해 크게 가엾어 하는 마음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보살이 혹시 유정들 가운데 악한 벗을 받아들이는 까닭에 선한 벗을 멀리하고 항상 죄악을 짓는 부류를 보거든,
보살은 있는 그대로 응하여 법의 요체를 설해서 항상 선한 벗을 친하여 가까이하고 악한 벗은 멀리 여의도록 한다.
보살은 유정들을 위해 크게 가엾어 하는 마음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보살이 혹시 유정들 가운데 더없이 탐욕스럽고 애착하여 만족하고 싫어할 줄 모르며 훌륭한 지혜를 멀리 여의는 부류를 보거든,
보살은 있는 그대로 응하여 법의 요체를 설해서 탐욕과 애착을 끊고 훌륭한 지혜를 낳도록 한다.
보살은 유정들을 위해 크게 가엾어 하는 마음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보살이 혹시 유정들 가운데 업의 과보도 없고 모든 것은 영원하다거나 영원하지 않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부류를 보거든,
보살은 있는 그대로 응하여 법의 요체를 설해서 깊고 깊은 연기(緣起)의 도리로 들어가 모든 업의 움직임을 알도록 한다.
보살은 유정들을 위해 크게 가엾어 하는 마음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보살이 혹시 유정들 가운데 무명(無明)의 어둠에 뒤덮여 나라느니 인간이라느니 중생이라느니 목숨에 일정한 길이가 있다느니 하여 집착하는 부류를 보거든,
보살은 있는 그대로 응하여 법의 요체를 설해서 지혜의 눈을 청정히 하여 모든 집착을 끊도록 한다.
보살은 유정들을 위해 크게 가엾어 하는 마음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보살이 혹시 유정들 가운데 삶과 죽음에 빠져들거나 오온(五蘊)에 집착하기를 마치 살인자(殺人者)처럼 하는 부류를 보거든,
보살은 있는 그대로 응하여 법의 요체를 설해서 일체의 삼계(三界)를 멀리 여의도록 한다.
보살은 유정들을 위해 크게 가엾어 하는 마음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보살이 혹시 유정들 가운데 저 악마에게 묶여 얽히고 갇혀서 애욕이든 악행이든 한결같이 집착하여 머무르는 부류를 보거든,
보살은 있는 그대로 응하여 법의 요체를 설해서 악마에의 묶임과 얽힘과 갇힘에서 벗어나고 애욕과 악행에 집착하는 마음을 끊어 없애도록 한다.
보살은 유정들을 위해 크게 가엾어 하는 마음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보살이 혹시 유정들 가운데 열반의 문을 닫고 악으로 나아가는 문을 여는 부류를 보거든,
보살은 있는 그대로 응하여 법의 요체를 설해서 저들로 하여금 열반의 문을 열고 악으로 나아가는 문을 닫도록 한다.
보살은 유정들을 위해 크게 가엾어 하는 마음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보리심을 발하고 나서 혹시 보살이 법에 인욕하는 일을 헐뜯고 욕하는 이가 있다면,
그는 속이고 으스대는 마음을 내어 법을 가로막고 어렵게 하여 보살이 법에 인욕하는 일을 멀리 여의도록 하려고 하는 것이니,
보살은 이것이 악마가 일으킨 일이라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선근을 가로막고 어렵게 하는 죄]
『신력입인법문경(信力入印法門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묘길상아, 설령 어떤 사람이 일체 세계의 더없이 미세한 먼지 수와 같은 유정들이 가진 선근을 한결같이 가로막고 어렵게 하더라도,
다시 만약 하나의 우바새로서 특별한 스승도 없이 열 가지 선한 일을 갖추어 닦는 이의 그 자그마한 선근을 가로막고 어렵게 한다면,
이와 같은 죄는 앞의 아승기의 수보다 그 배(倍)를 뛰어넘는다.
설령 어떤 사람이 일체 세계의 더없이 미세한 먼지 수와 같은 우바새들이 가진 선근을 한결같이 가로막고 어렵게 하더라도
다시 만약 어떤 사람이 한 비구의 그 자그마한 선근을 가로막고 어렵게 한다면,
이와 같은 죄는 앞의 아승기의 수보다 그 배를 뛰어넘는다.
이와 같이 하여 다음으로, 설령 믿음을 따라 행하는 사람과, 법을 따라 행하는 사람과, 수다원ㆍ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과, 팔인지(八人地:通敎十地의 第三位)와 연각에 오른 사람과, 양이 끄는 수레를 타고 다니는 보살과, 코끼리가 끄는 수레를 타고 다니는 보살과, 해와 달의 신통력으로 다니는 보살과, 성문의 신통력으로 다니는 보살에 대해,
만약 어떤 사람이 더없이 미세한 먼지 수와 같은 이 일체 세계의 성문의 신통력으로 다니는 모든 보살들이 가진 모든 선근을 가로막고 어렵게 하더라도,
만약 어떤 사람이 여래의 신통력으로 다니는 모든 보살들이 가진 저 선근을 가로막고 어렵게 하며 속이고 으스대는 마음으로 분노하고 성내면,
이와 같은 죄는 앞의 아승기의 수보다 그 배를 뛰어넘는다.
설령 어떤 사람이 시방 일체 세계의 더없이 미세한 먼지 수와 같은 유정들의 눈을 후비어 빼내고 나서 다시 유정들이 소유하고 있는 그 재물과 밑천마저 얕잡아 빼앗더라도,
만약 어떤 사람이 한 보살을 속이고 으스대는 마음으로 분노하고 성내면서 욕설로 짓밟고 흠잡아 헐뜯으며 다시 더하여 만져서 어지럽힌다면,
이와 같은 죄는 앞의 아승기의 수보다 배(倍)를 뛰어 넘는다.
설령 어떤 사람이 보살을 어떤 인연을 따라서 속이고 으스대는 마음으로 분노하고 성내면, 이 죄업으로부터 크게 울부짖는 지옥에 떨어진다.
몸의 크기가 5백 유순(由旬)에 5백 개의 머리가 있고 하나하나의 머리에는 5백 개의 혀가 있으며 하나하나의 혀에는 5백 개의 쟁기가 있어서 그 혀를 쟁기질하면 큰 불길이 치솟는다.
설령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의 유정들에 대해 한결같이 자루가 기다란 칼로 찌르고 때리며 다시 더하여 가지고 있는 일체의 재물과 밑천을 쳐들어와 빼앗더라도,
만약 어떤 사람이 보살을 속이고 으스대는 마음으로 분노하고 성내면서 괴롭히면 이와 같은 죄는 앞의 아승기의수보다 배를 뛰어넘는다.
설령 어떤 사람이 더없이 악한 마음과 유정들에 이익이 되지 않는 마음을 내어 긍가의 모래알 수와 같은 세계 가운데 하나하나의 세계마다 그 안에 있는 긍가의 모래알 수와 같은 아라한들을 모두 죽이고,
다시 긍가의 모래알 수와 같은 모든 부처님들의 사리탑에 있는 온갖 보배붙이와 보배 난간과 단단히 서 있는 깃발과 특이하고 미묘한 장식을 모두 파괴하더라도,
만약 어떤 사람이 대승을 믿고 이해하는 보살에 대해 함께 대승의 씨앗을 이미 심어 놓고도 어떤 인연을 따라서 속이고 으스대는 마음으로 분노하고 성내면서 욕설로 짓밟고 흠잡아 헐뜯고 다시 더하여 만져서 어지럽히면,
이와 같은 죄는 앞의 아승기의 수보다 배를 뛰어넘는다.
왜냐하면 보살로 인하여 능히 모든 여래께서 생겨나기 때문이며, 부처의 씨앗이 끊어지지 않도록 하기 때문이다.
만약 보살을 흠잡아 헐뜯는 사람이 있다면 이것은 곧 정법을 흠잡아 헐뜯는 것이며,
만약 보살을 흠잡아 헐뜯는 사람이라면 그는 다른 법으로는 가히 거두어 받아들일 수 없고 오로지 보살의 법만이 능히 거두어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설령 어떤 사람이 시방의 모든 세계의 모든 규정들을 성내고 외면하더라도,
다시 만약 어떤 사람이 보살에 대해 이미 성내고 외면하여 등을 돌려 기꺼이 바라보지 않는다면,
이와 같은 죄는 앞의 아승기의 수보다 배를 뛰어넘는다.
설령 어떤 사람이 염부제에서 유정들을 남김없이 죽이고 다시 더하여 그들이 가진 일체의 것들을 침범하여 빼앗더라도,
만약 어떤 사람이 한 보살에 대해 흠잡고 헐뜯으면,
이와 같은 죄는 앞의 아승기의 수보다 배를 뛰어 넘는다.’”
『자씨사자후경(慈氏師子吼經)』에서 말하였다.
“설령 보살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찬 유정들 자리에 대해 한결같이 분노하고 욕하고 무시하고 때리더라도 그 보살은 역시 무너지고 잃어버리고 괴로워하지 않지만,
만약이 보살이 혹시 한 보살에 대해 비록 더없이 작더라도 한 번 화를 낸다면 이 보살은 그 자리를 잃어버리고 괴로움에 빠진다.
왜냐하면 저 한 보살은 현재의 겁(劫)이 다 지나도록 인욕의 갑옷을 입고 항상 일체지의 마음을 버리거나 여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까닭에 이 보살은 잠시 동안의 저 화풀이에 대해 꿈쩍도 하지 않는다.”
『묘길상신통유희경(妙吉祥神通游戱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묘길상이여, 너는 이제 반드시 알라.
온갖 말로 손해를 끼친 사람들은 백 겁에 걸쳐 닦아 쌓은 선근을 속속들이 무너뜨리고 잃어버린다. 이것을 일컬어 손해(損害)라고 한다.
보살행을 닦는 사람들은 마땅히 이와 같이 알아야 한다.
만약에 불세존께서 지어놓은 일에 대해 넉넉하게 더하지 못하면 커다란 죄의 과보를 얻지만,
넉넉하게 더하여 이루는 사람은 커다란 복덩어리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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