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가타경 제2권
[서원과 찬탄]
그때 약상 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이 모든 중생들이 속히 착한 이익을 얻어 생멸을 그쳤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모든 중생이 나고 죽음을 여의고 10지에 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모든 바라문, 모든 외도, 니건자와 모든 용과 국왕과 악마의 권속이 부처님의 처소에 와서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부처님께 가서 이 법문을 들으면, 저희들도 다 여래의 묘한 색신과 형색과 모습을 얻게 하옵시며, 여래ㆍ응공ㆍ정변지와 같게 하옵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선남자야, 너희들이 부처님 처소에 나아가 이 법문을 듣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겠다는 마음을 낸다면, 오래지 않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될 것이다.”
여래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나자 모든 외도와 니건자 등이 다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고 10지에 안주하였다.
그때 모든 보살이 자기의 신통력으로 일곱 그루 다라나무만큼 뛰어 허공에 올랐다.
허공 가운데서 변화로 7보로 된 집을 만들어 여래께 받들어 보시하였으며, 허공 가운데 있으면서 갖가지 신통을 지어 스스로 변화하였다.
그때 모든 천신이 허공 가운데서 여래 위에다 갖가지 묘한 꽃비를 내리며 부처님 여래를 생각하며 그 자신에서 부처님 몸이라는 생각을 일으켰다.
한량없는 백천의 모든 천자가 꽃을 부처님께 뿌리며 이렇게 말하였다.
“큰 이익을 주시는사문 구담이시여, 참으로 세간의 크고 훌륭하신 복밭입니다.
삼매를 구족하시고 자재한 힘으로 이런 중생들에게 점점 방편을 갖추어 한 가지 착한 말씀을 하시어 생사를 여의게 하십니다.”
그때 약상 보살마하살이 앉은자리에서 일어나 한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이 모든 천자가 무슨 인연 때문에 이렇게 말하며, 모든 신통을 나타내어 훌륭히 여래를 찬탄합니까?”
부처님께서 약상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저 모든 보살은 나를 찬탄한 것이 아니고 스스로 자기 몸을 찬탄한 것이다.
그 자신이 법왕의 지위에 앉았기 때문이며, 그 자신이 법의 좌석에 앉았기 때문이며, 그 자신이 법의 광명을 나타내기 때문에 모든 부처님에게 보호받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바로 깨닫고 법을 설한 것이다.”
[한량없는 중생을 제도하다]
약상 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대덕 세존이시여, 밤낮으로 항상 한량없는 중생을 제도하지만 그러나 모든 중생은 다하지 않습니다.”
세존께서 약상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다, 훌륭하다, 선남자야. 이 뜻을 여래께 묻다니. 선남자야, 비유를 들어 말하겠다.
어떤 큰 부자가 있는데, 그는 재물이 넉넉하고 노비가 많으며, 넓은 토지ㆍ집ㆍ동산 숲ㆍ쌀ㆍ보리ㆍ밀ㆍ꼴ㆍ삼 등의 곡식이 많다.
그는 봄에 때맞춰 모든 씨앗을 심었다가 때가 되면 익고, 익으면 다시 거둬들여 각각 구별해서 담고, 담고 나서는 그것을 먹는다.
그리고 봄이 오면 전과 같이 때맞춰 그것을 심는다.
선남자야, 중생의 본래 업도 이와 같다.
즐거운 과보를 다 받고 나서는 다시 착한 업을 지어 모든 선근을 심으며, 모든 선근을 심고 나서는 착한 법을 늘려 가며, 착한 법을 늘리고 나서는 큰 기쁨을 얻는다.
약상아, 기뻐하는 마음 때문에 백억 겁 동안 즐거운 과보를 잃지 않는다.
선남자야, 초발심한 보살이 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모든 법을 다 아는 것과 같다.”
[초발심 보살이 꿈을 본다는 것]
약상보살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무엇을 초발심 보살이 꿈을 본다고 합니까?”
부처님께서 약상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초발심 보살은 꿈에서 무서운 일을 많이 본다. 왜냐 하면 모든 업을 정화하여 몸으로 뭇 괴로움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 허물 때문에 꿈에서 무서운 일을 본다.”
약상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초발심 보살은 꿈속에서 어떤 공포들을 봅니까?”
부처님께서 약상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그 사람은 꿈에서 활활 타오르는 불덩이를 보고
‘이 불덩이로 나의 모든 번뇌를 태워 주소서’라고 생각한다.
약상아, 이것이 꿈에서 무서운 일을 보는 첫 번째이다.
또 초발심 보살은 더럽고 탁한 물줄기를 꿈에서 보고
‘나의 모든 결박된 번뇌를 씻어 주소서’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초발심 보살이 꿈에서 무서운 일을 보는 두 번째이다.”
약상보살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무엇을 보고 무서워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약상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는 꿈속에서 스스로 머리 깎는 것을 본다.
약상보살아, 보고 나서는 무서워하지 말아야 된다.
어째서 그런가?
‘탐냄ㆍ성냄ㆍ어리석음ㆍ6도(道)에 떨어져 태어남을 깎아 버린다’고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남자야, 이와 같이 보살은 지옥에 떨어지지 않으며, 축생에 떨어지지 않으며, 아귀에 떨어지지 않으며, 용 가운데 떨어지지 않으며, 하늘 가운데 떨어지지 않는다.
약상아, 초발심 보살은 오직청정한 불국토에만 태어난다.”
부처님께서 약상에게 말씀하셨다.
“미래 말세 중 마지막 5백 년에 보살들이 나와서 마음으로 보리를 원하지만 발심을 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비방과 욕을 먹고 맞기도 할 것이다.
약상아, 그들에게는 다만 그들을 위해 법을 설하고, 보살은 성내는 마음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법의 실상을 알다]
부처님께서 약상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한량없는 백천억 겁에 모든 고행을 닦았지만,
선남자야, 나는 국토와 재산을 삶의 바탕으로 삼지는 않았다. 모든 법의 실상을 알았기 때문이다.
약상아, 나는 고행을 닦았지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지는 못했었는데,
선남자야, 나는 이 법을 듣고 그 날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
약상아, 이 법은 매우 깊다. 이런 법문은 이름조차 듣기 어렵다. 만일 이 법문의 이름이라도 얻어듣는다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다.
약상아, 이 사람은 천 겁 동안의 생사를 뛰어넘어 청정한 부처님의 나라에 태어나 멸(滅)과 도(道)를 잘 알며, 첫째가는 도를 알며, 첫째가는 선근을 알며, 비할 데 없는 신통을 성취하고, 비할 데 없는 멸(滅)을 안다.
약상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무엇을 멸이라 하는가?”
약상보살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법이 처하는 곳을 멸이라 하나이다.”
부처님께서 약상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들이 법에 처함인가?”
약상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법이 바로 법에 처함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신 대로 부지런히 정진하며, 부지런히 계율을 지니며, 부지런히 인욕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두고 법을 간직함[法藏]이라 합니다.”
부처님께서 약상보살을 찬탄하셨다.
“훌륭하다, 훌륭하다. 선남자야, 부처가 이 뜻을 물었더니 네가 훌륭히 해설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