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선학회 학술대회에서 조명

[만불]

통도사, 선학회 학술대회에서 조명
종정예하 “사부대중 관심 가져야”





종정예하 중봉성파 대종사, 통도사 주지 현문스님, 전 동국대 이사장 법산스님 등 등 학술대회 참석자들이 해장보각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조선 영조 5년(1729) 제주에서 순교(殉敎)한 환성지안(喚醒志安) 스님이 영축총림 통도사에 주석하며 정진한 사실이 주목받고 있다. 영축총림 통도사(주지 현문스님)이 1377주년 개산대재의 일환으로 한국선학회(회장 정도스님)와 함께 개최한 학술대회에서 이같은 사실(史實)이 집중 조명됐다.

통도사 해장보각에서 9월30일 오후 1시에 열린 학술대회에는 종정예하 중봉성파 대종사, 통도사 주지 현문스님, 전 동국대 이사장 법산스님을 비롯한 200여 명의 사부대중이 동참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역사, 사상, 한시(漢詩) 등을 통해 환성지안 스님을 종합적으로 규명했다.

이날 학술대회서 종정예하 중봉성파 대종사는 기조강연을 통해 “환성지안 스님은 억불로 희생된 순교승(殉敎僧)으로, 철저하게 스님의 사상을 연구해 이후 사람들에게도 숭고한 뜻을 전해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환성스님이 통도사에 주석하셨다는 사실이 발표된 적이 없다”고 설했다.

이어 종정예하는 “통도사에 출가할 때부터 노스님들에게 들었고, (환성지안 스님이 통도사에 주석한) 증거가 많이 있다”면서 “앞으로 비구 비구니 신남신녀(信男信女) 등 사부대중이 환성지안 스님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 주기를 갈망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종정예하는 “통도사가 지금까지 폐사 되지 않고 (이어지는 것은) 선대 스님들의 노력과 신심과 불력(佛力) 때문”이라며 “숭고한 사상을 연구하는 좋은 씨앗을 심으면 다음 세대에서 수확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술대회에서 기조강연을 하는 종정예하 중봉성파 대종사.



통도사 주지 현문스님 등 200여명 동참

황인규 교수 등 논문 발표와 열띤 토론

개회식에서 영축총림 통도사 주지 현문스님은 “평소 종정예하께서 환성지안 스님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셨으며, 세미나를 통해 통도사 역사를 확인하는 것이 ‘큰 불사’라고 말씀하셨다”면서 “사중(寺中)에서는 종정예하의 뜻을 받들어 이러한 자리를 마련하게 됐으며, 발표자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인사했다.

한국선학회장 정도스님은 “불지종가 국지대찰 영축총림 통도사에서 학회를 열게 돼서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오랫동안 발표를 준비해왔기에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조선 후기 불보사찰 통도사와 순교승 환성지안(황인규 동국대 교수), △환성지안의 선리이해와 그 전승(김호귀 동국대 불교학술원 김호귀 HK교수) △환성지안의 선시(禪詩) 연구(운문사 승가대학 교수 원법스님) 등 논문이 발표됐다. 논평은 오경후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 오용석 원광대 마음인문학연구소 연구교수, 전 교육원 불학연구소장 정운스님이 맡았다.

황인규 동국대 교수는 “통도사 관련 기록이나 유산에서 환성스님이 통도사에 주석했다는 것은 명확하다”면서 “(세수) 55세 때인 1719년 3월 경에 통도사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근거로는 환성스님이 지은 시(詩) 2편이 통도사 백련암 강설루(講說樓) 현판에 기록돼 있는데, 말미에 적힌 ‘己亥暮春喚惺題(기해모춘환성제)’를 제시했다. 기해년은 숙종 45년(1719)이기 때문이다. 또한 대한제국 광무 3년(1899) 간행된 <양산군지>에 “이 현판은 280년 전 환성대화상이 친히 쓴 필적인 즉, 진실로 보배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와 함께 환성스님이 영조 4년(1728) 통도사 부역의 견감(蠲減, 세금의 일부를 줄여 줌)에 고마움을 표시해 쓴 <通度寺蠲役復舊碑書(통도사견역복구비서)>도 또 하나의 근거이다. 이와 더불어 양산시 <토지대장>에 ‘釋喚醒(석환성)’ 소유로 기록된 유지(溜地)가 있는 것이다. 황인규 교수는 “이 유지는 환성 종계가 통도사 경영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인근의 토지를 매입한 흔적”이라며 “이상의 사실로 환성스님이 통도사에 주석했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환성지안(1664~1729) 스님은 정원(淨源, 1627~1709)스님을 은사로 모시고 출가해 17세에서 설제(雪霽)스님의 법맥을 계승했다. 영축산 통도사 외에도 황악산 직지사, 금강산 정양사, 모악산 금산사, 두륜산 대흥사 등에서 수행했는데, 영조 4년(1728) 이인좌의 난에 연루됐다는 모함으로 제주에 유배된 지 일주일 만에 세수 65세, 법랍 51세로 입적했다. 이때가 영조 5년(1729)이다. 조선 후기 화엄사상과 참선을 함께하는 환성문(門)의 비조(鼻祖)이자 대흥사 13대종사의 한 분으로 숭봉(崇奉)되고 있다.

한편 조선 후기 문신 공조정랑과 통천군수를 지낸 김도수(金道洙?~1742)의 <남유기(南遊記)>에도 환성지안 스님에 대해 “지안스님은 지금 남중(南中)의 종장(宗匠)인데, 모임에 항상 1000여 명의 사람이 모인다”면서 “모습이 크고 빼어나, 위엄이 있는 사대부가 그를 만나도 또한 공경함을 표시한다”고 서술할 정도로 유자(儒者)들도 흠모한 선지식이었다.

영축총림 통도사와 한국선학회가 마련한 이번 학술대회를 계기로 환성지안 스님에 대한 불교계와 학계의 관심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도사=이성수 기자, 이천운 경남지사장





영축총림 통도사 주지 현문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사부대중 200여 명이 동참해 환성지안 스님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출처 : 불교신문(http://www.ibulgy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