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인터뷰 인도네시아 밴드 'Bnoid Band'
인터뷰 및 정리 - 김기돈
인천 서구지역의 인도네시아 공동체에서 얼마 전 록밴드 ‘Bnoid Band'를 결성하였다.
밴드의 결성동기와 앞으로의 계획과 희망에 대해 인도네시아 공동체 사무국장이자
'Bnoid Band'의 보컬을 맡고 있는 방방씨에게 들어보았다.
인터뷰를 하자니 갑자기 어색하다. 아무튼 시작해보자. 밴드는 언제 만들었나?
-2009년 1월에 만들어졌다. 아직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았다. 다 알지 않냐?
<열창 중인 '방방'>
인터뷰가 원래 그런 거다. 어떤 계기로 밴드를 만들게 되었나?
-일을 하다보면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다. 그래서 맨날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돈이 많이 들더라.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는데,
주변에 기타치는 친구가 많았다. 그 친구들이 밴드 한번 만들고 싶다고 해서 시작
하게 되었다. 밴드를 만들려면 장비가 필요하니까 장비 살 돈부터 모으기 시작했다.
밴드이름이 'Bnoid'인데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었고, 이름의 뜻은 무엇인가?
- 밴드 구성원들의 이름 앞 글자를 따서 지었다. 별다른 뜻은 없다.
이름이 매우 단순하다. 그럼 밴드구성원을 어떠한가?
-현재는 5명이 밴드를 함께하고 있다. 원래를 4명 이었는데, 1명이 늘었다.
기타는 ‘도요’, 베이스는 ‘다니’, 드럼은 ‘와완’, 리듬기타는 ‘스텦’ 그리고 보컬은
나, ‘방방’이다. 모두들 인도네시아 커뮤니티 회원들이고 인천 서구지역에 살고
있다. 가장 멀리 사는 사람은 주물공단에 살고 있고...
‘스텦’씨는 원래 이름이 ‘스텦’인가?
- 그렇다. 원래 ‘스텦’이다.
밴드 구성원 어떻게 모이게 되었나? 악기를 다루는 사람을 찾기가 힘들었을텐데
-기타를 치는 ‘도요’와 드럼을 치는 ‘와완’은 원래 커뮤니티에서 오래전부터 활동했던
친구들이라 잘 아는 친구들이었고, 베이스 치는 ‘다니’와 ‘스텦’은 ‘도요’와 아는 사이라
소개 받아 밴드에 함께하게 되었다. 밴드를 함께 하면서 커뮤니티에도 들어오게 되었다.
어떤 노래들을 주로 연주하나?
-인도네시아 노래 ‘쁠랑히’라는 노래를 좋아한다. ‘쁠랑히’는 ‘무지개’라는 뜻이다.
그리고 ‘무나자진다’라는 노래도 연주한다. ‘무나자진다’는 ‘하고 싶은 사랑’이라는
뜻이다. 인도네시아 노래 중 ‘신데렐라’라는 노래도 연주곡 중에 하나다. 한국노래는
윤밴의 ‘사랑할꺼야’, 노브레인의 ‘비와 당신’ 등을 연주한다.
밴드가 만들어진지 얼마 안 되었는데 공연을 한 적은 있나?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에서 한국어교실 졸업식이 있었다. 한국이주노동자센터의
Mr. Lee(이상재 팀장)가 공연을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6곡정도 연주했다.
반응은 어땠나?
-좋았던 것 같다(웃음) 많은 사람들과 앞에서 연주를 하는 것이 즐거웠다.
다음 공연을 예정되어 있나?
-인도네시아 공동체 회장인 ‘유디 조코’씨가 얼마 후면 인도네시아로 돌아간다.
3월 중순에 환송회를 할 예정인데, 그때 커뮤니티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공연을
하려고 한다. 그리고 악기를 사러 갔다가 동인천악기사에서 ‘아줌마밴드’를 만났다.
그 밴드에서 함께 공연하고 싶다고 해서 4월 중에 함께 공연을 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아줌마 밴드’면 밴드이름이 ‘아줌마밴드’인가? 아니면 아주머니들께서
만든 밴드라서 ‘아줌마밴드’인가?
- 아주머니들이 만든 밴드라서 ‘아줌마 밴드’다. 그리고 한국에는 인도네시아 밴드가
여러 개가 있다. 남동공단에도 밴드가 1개 있고, 안산에서 4개 밴드가 있다. 함께 모여서
공연을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좀 더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고 싶다.
연습은 어떻게 하고 있나? 시간 내기가 쉽지 않을 텐데
-매주 수요일하고 토요일, 일요일에 연습을 한다. 그런데 수요일 연습은 쉽지가 않다.
밴드 멤버 중에 갑자기 공장에서 잔업을 하는 사람이 생기면 연습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토요일, 일요일에는 꼭 연습을 한다. 연습은 센터 소극장에서 하고 있다.
<일요일에 연습 중인 'Bnoid Band'>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밴드 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힘이 드나?
-아직 만든 지 얼마 안 되서 힘든 일이 별로 없지만, 일하면서 밴드를 하는 게 힘든 것
같다. 오래 일하고 피곤하지만 밴드 연습도 해야 하는 게 힘들다. 그래도 마음먹으면
할 수 있다. 좋아하는 일이니까.
한국의 이주노동자 밴드 중에는 ‘스탑크랙다운’ 이라는 밴드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그 밴드는 이주노동자 관련 집회 현장에서 공연을 하면서 이주노동자현실에 대한
노래를 많이 불렀다. 밴드에서는 그런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나?
-아직 만들어진지 얼마 안 되서 그런 이야기들을 해본 적은 없다. 나중에 시간이 허락하면
인천에서 진행되는 이주노동자 캠페인에서 공연할 수 있을 거란 생각도 한다. 하지만 평일에
공연을 하는 것은 아직은 힘든 일이다.
음반을 발표하고 싶은 욕심은 없나? 너무 앞서나갔나?
-우리도 음악을 만들어서 하고 싶다. 밴드 사람들이 마음이 맞으니까. 아직은 한 두달 밖에
되지 않아서 우리가 만든 곡은 없다. 하지만 대충 만든 노래는 있다. 내가 노래를 부르면
기타가 대충 맞추고 프리스타일로 흥얼거리며 노래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주노동자 밴드가 만들어지면 여러 곳에서 많은 기대를 하게 된다. 이주노동자의
어려움을 노래로 알려주는 일을 해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집회나 시위현장에서
그런 노래를 불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기대들로 여러 곳에서
인터뷰 요청하고 있기도 하다. 지금 하고 있는 인터뷰도 그중 하나일 수도 있고...
사람들이 인도네시아 밴드를 어떻게 보아주었으면 좋겠는지 알고 싶다.
-우리 밴드는 여러 사람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싶다. 그리고 우리 노래를 듣는 사람들이 우리의
노래로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우리 밴드의 음악으로 행복해 할 수 있는 밴드로
보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밴드가 사람들한테 어떻게 생각되고 싶은지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어떤가?
-우리 밴드는 ‘행복’이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 내줘서 고맙다. 행복한 활동들을 기대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