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광초와 대신고
강헌모
어렸을 때 자라난 곳인 보은읍에 간다. 그곳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녔었는데, 오늘은 나의 모교인 보은 동광초등학교를 간다. 오래간만에 간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지 43년 만에 간다. 중간에 한 번 동광 초 총동문회에 참석한 때는 있었지만 참으로 오래간만에 간다. 생활 중에 모교를 가고 싶었다. 평일에는 배움터 지킴이 선생님이 있어서 자유롭게 방문하기 어려워 일요일을 이용해서 간다. 대체로 일요일에는 여행을 안 가는 편인 나는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가기로 결정해서 가는데 약간은 설레 인다. 내가 다녔던 학교라 정이 가서 마음이 편안하다. 학교가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했다. 보은 사거리에서 내려 동광 초 후문으로 들어갔다. 학교는 앞 건물 3층으로 되어 있고, 뒤 건물은 2층으로 되어 있었다. 앞 건물은 리모델링해서 깨끗했고, 뒤 건물은 낡았다. 나는 오래전에 동광 초를 다녔기에 옛 기억을 떠올려 생각하니 뒤 건물 1층에서 졸업식을 한 것 같다. 오래전의 일이라 기억이 흐리지만 아무튼 그렇다. 지금은 콘크리트 건물이지만 예전에는 나무로 되어 있었다. 교실 두 칸을 터서 졸업식을 했다. 그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1학년 때 담임이셨던 이 응분 선생님을 비롯해 2학년 때 조 철래 선생님, 3학년 때 윤 경숙 선생님, 4학년 때 윤 병훈 선생님, 5학년 때 박 선생님(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성만 적었다), 6학년 때 양승학 선생님이 생각난다. 세월이 흘렀어도 담임 선생님을 기억하고 있으니 나는 행복하다.
운동회 때 기마전을 하고, 줄다리기를 하며 달리기를 했던 곳은 인조잔디장으로 되어 있었다. 예전의 흙으로 된 운동장은 사라졌다. 내가 동광 초 5회 졸업생인데, 학교 안에는 2016년 6월 3일 개교 50주년 기념 나무를 심은 곳이 있었다. 십 몇 년 전에 동광 초 총동문회에 갔었을 때가 있었는데, 그때는 흙으로 된 운동장이었다. 그 새 인조잔디로 해 놓았는데, 보기에는 깔끔해서 좋다. 하지만 옛 향수를 떠올리기에는 역부족이다. 내가 학교 다녔을 때는 개교한 지 몇 년 안 되어서인지 건물도 변변치 않았고, 오전, 오후반을 운영했던 것 같다. 어렴풋한 기억이지만 맞는지 모르겠다. 가난한 시절이라 밀가루 빵도 학교에서 나누어 주었다. 내가 졸업할 때는 강당이 없었는데, 지금은 다목적으로 쓰일 큰 건물을 지어 놓았다. 체육, 졸업, 강의 등 행사가 있을 때 적절하게 쓰여 지지 않을까 싶다. 예전에 학교 다녔을 때 정문 앞에 구멍가게가 있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있어서 반가웠다. 하지만 가게 터는 그 자리이지만 건물은 신식으로 지어 놓았다. 그래도 옛 기억을 더듬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래서 그곳에서 과자와 박카스를 샀다. 학교를 둘러보다 돌에 글자가 새겨져 있는 곳에 머물렀다.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 져 있었다. 사랑하자. 효도하자. 더불어 살자. 그걸 보고 느낀 것은 나는 부모님께 효도를 못해서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학교에서 나와 대전으로 가기 위해 시외버스 터미널로 가는 도중에 어렸을 때 생활했던 완행주차장은 다양한 건물로 들어서서 옛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 와중에 보은교회라는 건물을 보니 이성호 친구가 생각났다. 그는 목사님의 아들이다.
보은에서 대전가는 시외버스를 타고 가는데, 안내면에서 옥천 가는 다리에 비가 많이 내리면 물이 넘칠 것 같이 다리에 찰랑찰랑 차서 위험했었다. 그래서 버스들은 아슬아슬하게 다리를 지나가곤했었는데, 아직도 그 생각이 난다. 이제 예전의 다리는 없어졌으니 안전하게 차들은 운행 할 수 있고, 금강을 바라보며 갈 수 있어서 좋다.
대전에 도착해서 오늘의 두 번째 목적지인 대전 대신고등학교에 갔다. 학교에 들어설 때 인상적인 것 중의 하나가 계단이다. 예전에 내가 학교 다녔을 때는 계단을 쭉 따라 올라갔었는데, 오늘 가보니까 원형으로 만들어 놓아 돌면서 올라갔다. 어차피 그 아래로는 기차철로가 있는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사십 여년 만에 학교에 가니 감개무량했다. 나는 걸으면서 성호경을 그으며 감탄해했다. 고등학교는 잘 들어갔다는 생각이다. 학교가 발전하여 좋은 잔디가 깔린 드넓은 운동장이 탄생 되었다. 그것은 마치 대학의 캠퍼스처럼 잘해 놓아 눈에 띄었다. 예전에 내가 학교 다닐 때 그곳에는 수목으로 가득 차 있었다. 고등학교 건물 아래로 있는 운동장은 예전 그대로 흙이 대부분인데, 트랙선과 농구장, 배구장, 족구장은 흙으로 되어있지 않아 개조 되었다.
예전에 돌아가신 아버님과 함께 입학식에 참석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그때 대신고등학교 대운동장을 밟았었다. 그게 그리웠다. 세월이 많이 흘러서 모교에 왔지만 그래도 옛 생각이 나서 좋다. 늦게라도 가기를 잘했다. 대신고등학교는 4층 건물이고, 대신중학교는 5층 건물이다. 학교법인 대전 대신 학원 재단이며, 건학이념은 기독교 정신을 바탕삼아 정직한 마음으로 밝은 사회를 건설하고 근면한 생활로 풍요로운 삶의 터전을 이룩하며 협동하는 자세로 정다운 풍토를 조성하여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참되고 유능한 인재를 기른다. 이다. 학교에 가보니 향나무가 많았고, 좋은 잔디가 잘 다듬어져 있었다. 또 아름다운 조각품이 있어 내 마음을 좋게 했다.
학교가 발전해서 기숙사가 들어서 있었고, 튼튼한 큰 건물도 생겼다. 그런 나의 모교가 자랑스럽다. 학교건물과 잔디, 소나무, 단풍나무, 은행나무, 운동장등만 바라봐도 나는 즐겁고, 소중했다.
웬 지 모르게 대전하면 내가 다녔던 대전 대신고등학교가 있으니 생활에서 친근감이 더 도는 건 왜일까.
2017. 10. 9.
첫댓글 초등학교 때의 은사님 성함을 기억하시는 걸 보니 대단하십니다. 그 분들도 행복하실 거 같습니다. 밀가루 빵을 얻어먹던, 콜타르 입힌 옛 건물이 떠올라 고개를 끄덕이며 잘 읽었습니다~^^*
초등학교때 공부를 잘하여 우등상을 타곤했습니다. 그때 한 반에 60명정도였는데 그중에서 우등상 타는 사람은 몇명 안되었는데, 나를 교사로 생각하는 동창들이 있었습니다. 수학은 못해도 산수는 잘하였고 사람이름을 잘 기억했나봅니다. 국어문화학교에 가니 수학이 국어보다 쉽다고 교수님이 말하네요. 국어는 어렵다네요. 감사합니다.
대전, 하면 모교인 대전여고가 생각납니다. 시궁창이라 불렀던 작은 연못도 없어지고 커다란 강당이 들어섰던데. 학교 앞 분식점 쫄면도 떠오르고 좋아했던 국어선생님도 영어선생님도 떠오릅니다. 친구와 가보아야겠습니다.^^
대전여고 나오셨군요? 아름다웠던 추억이 많이 있었겠군요. 감사합니다.즐거운 생활 되세요.^^
동광초등학교7회졸옵생이 여기 또하나있습니다.
반갑습니다.^^
반가워요. 대전대신고등학교 졸업생이군요. 다음에 만나서 더 좋은 시간 함께 나누도록 해요.
반갑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