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31일 육군소장 5명을 중장으로 진급시키고, 육군과 해군의 중장급 중요 부서장·사령관 직위에 대한 보직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2012년 후반기 장성 진급·보직 인사를 통해 신원식(육사37기) 육군소장을 중장 진급과 함께 수도방위사령관에 임명했다. 또 김유근(육사36기)·양종수(육사37기)·이순진(3사14기) 육군소장 등 3명을 중장으로 진급시켜 군단장에 보임했다. 또 박삼득(육사36기) 육군소장은 중장으로 진급시켜 국방대 총장에 임명했다.
황인무(육사35기·중장) 육군교육사령관을 육군참모차장에 임명하는 보직 인사도 이뤄졌다. 또 손정목(해사32기·중장) 해군사관학교장을 해군참모차장에, 정호섭(해사34기·중장) 해군교육사령관을 해군작전사령관에 각각 보직했다.
아울러 이번 인사에서는 육군준장 이재형 등 11명, 해군준장 이병권 등 4명, 공군준장 이건완 등 4명, 해병준장 김시록 등 총 20명을 소장으로 진급시켰다. 이 밖에 육군대령 박주성 등 58명, 해군대령 최명한 등 10명, 해병대령 이승도 등 3명, 공군대령 송택환 등 13명을 비롯해 총 84명을 준장으로 진급시켜 주요 직위에 임명할 계획이다.
소말리아 해적을 소탕하고 우리 선박의 선원을 구출한 ‘아덴만 여명작전’에서 큰 활약을 보인 조영주 해군대령도 이번에 준장으로 진급하는 영광을 안았다. 또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때 연평부대장으로 부대를 지휘해 K-9 자주포로 응사하는 등 북한의 추가도발을 막은 이승도 해병대령도 준장으로 진급해 눈길을 끌었다.
국방부는 이날 이같이 장성 진급자를 발표하면서 “아덴만 여명작전의 주역 조영주 해군대령을 비롯해 군단 참모와 야전지휘관 중에서 야전성과 능력이 우수한 인재를 다수 발탁해 전투형 강군 육성 여건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인사를 계기로 엄정한 군 기강과 지휘권을 확립한 가운데, 강한 정신무장과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확립해 싸워 이길 수 있는 강군 육성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장성 진급 인사는 4차 이후 진급자가 20여 명이 넘을 정도로 기존 기수별로 3차까지 진급 기회를 줬던 관행을 벗어난 것이 특징이다.
또 국방부가 지난해부터 전문인력 활용을 위해 시행 중인 분야별 ‘우수 군사전문가’ 제도에 따른 진급 인원을 다수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관은 이번 인사의 기준에 대해 “국가관·안보관이 투철하고 정도를 걸으며, 국방개혁과 전투형 강군 육성을 추진할 수 있는 개혁성과 합동·연합작전 역량, 전략적 리더십, 야전성 등을 갖춘 인재를 엄선하는 데 주안을 뒀다”고 밝혔다.
이 관계관은 “특히 선진 강군 육성을 위해 야전성이 충만하고, 군사대비태세 완비와 전투력 발전에 진력한 사람을 최우선적으로 발탁했다”며 “출신·지역과 무관하게 오로지 개인의 능력과 전문성, 인품과 차기 활용성을 고려해 적임자를 선발했다”고 덧붙였다.
장성급 인사… 수방사령관 신원식
육참차장 황인무·해참차장 손정목
비리 은폐 기무사령관 유임 ‘옥에 티’
정부가
동부전선 ‘노크 귀순’ 사건으로 미뤄진 장성급 군인사를 31일 단행했다.
‘노크 귀순’ 사건의 중심에 섰던 정승조 합참의장의 입김이 작용한 데다 기무사령부 간부들의 비리를 덮었던 배득식 기무사령관이 유임돼 인사를 둘러싼 뒷말이 무성하다.
다만 ‘장포대’(장군 진급을 포기한 대령)에 속했을 고참 대령이 28명이나 별을 단 것이 눈에 띈다.
국방부 관계자는 “그동안 3차 진급심사까지의 장성 진출 관행과 출신, 기수를 배제하고 능력과 전문성에
기초한 자유경쟁을 통해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온 인재를 선발했다”면서 “(장성 진급이 쉽지 않은) 진급심사 4차 이후의 준장 진급자가 28명으로 예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통상 군에서는 세 차례 정기인사에서 진급을 못 하면 이후로는 사실상 진급이 어려웠고, 이런 식으로 장성 진급을 ‘물먹은’ 대령 가운데 자리만 지키는 대령은 ‘장포대’로 불린다.
지난해 4차 이상 진급심사에서 별을 단 대령은 15명이었다. 올해는 육군의 준장 진급자 58명 가운데 무려 23명이 4차 이상 진급심사 대상자였다. 육군 준장 진급자의 40%에 이른다. 이 가운데는 무려 7번째 진급심사를 받고 별을 단 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과 공군에서도 각각 2명과 3명이 4차 이상 진급심사를 받았다. 군 관계자는 “군이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며 “장포대는 이제 옛말이 됐다”고 말했다.
반면 기무사령관의 유임은 이번 인사에서 옥에 티로 거론된다.
노크 귀순으로 경질위기에 놓였던 정 합참의장을 살린 것이나 기무사령관 모두 정권 말에 군의 요직을 바꾸기 부담스럽다는 정부 내 기류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군 소식통은 “기무사령관을 바꿔도 다음 정권에서 새로 인사를 해야 하는데 몇 개월짜리 사령관 인사를 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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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식 수방사령관 손정목 해군참모차장 |
이날 인사에서 육군 참모차장은 황인무 교육사령관(중장·육사 35기)이, 해군 참모차장에는 손정목 해군사관학교장(〃·
해사 32기)이 각각 발탁됐다. 정호섭 해군 교육사령관(중장·해사 34기)은 작전사령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원식 국방부 정책기획관(육사 37기)은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해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으로 발령났다.
중장 진급자는 육군에서만 5명이 나왔다. 신원식 수방사령관 외에 김유근(육사 36기), 양종수(육사 37기), 이순진(3사 14기) 등 3명이 군단장으로 발령났고, 박삼득 중장(육사 36기)은 국방
대학교 총장에 임명됐다.
준장에서 소장 진급자는 육군 11명, 해군 5명, 공군 4명이다. 대령에서 준장으로 진급해 처음 별을 단 인사는 육군 58명, 해군 18명, 공군 17명이다. 소말리아 해역에서 ‘아덴만 여명’ 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끈 조영주 해군 대령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때 연평부대장을 맡아 적극적으로 대응한 이승도 해병 대령도 별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