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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째지만, 알프스 산하에서는 첫 아침이다. 오늘의 날씨도 구름 한점 없는 파란 하늘 청명 그자체다. 이렇게 날씨가 도와 준다면 TMB 종주 전선에 이상 없이 완주를 할것이라 예감해 본다.
텐트를 빠져 나온 연화는 세면 준비를 하고, ek와 원삼이는 언제 산책을 나갔는지 캠프장으로 돌아오고 있다. 벌써 적응 단계인가? 한결 여유로워 진것 같다. 어제 시장 바닥 같은 샤모니 아롤레스 캠핑장에서의 첫1泊은 불안, 불편한 밤이였지만, 어제 밤에는 편하고 여유로운 캠핑장에서 잘 잔것 같다. 그래서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부터 상쾌하고 기분이 좋다.
캠핑장의 아침
아침식사를 준비하며 주변 풍광을 둘러보며 여유를 즐긴다.
해뜨기 전의 아침은 제법 쌀쌀하여 다운을 걸치고...
알프스에서 연화와 첫 커플 샷을 산책을 다녀온 ek가 ...
아침 식사를 마치고, 밤새 내린 서리에 눅눅해진 텐트를 말린 다음 여유롭게 철수를 하여 출발 지점에 배낭을 내려놓고 또 다시 물난리를 겪지 않으려고 각자 물통을 채운다. 출발지점 삼거리에서 우측의 차량 통행이 가능한 임도는 레 콩따민 몽주아라는 스키 휴양지 마을로 내려가는 길이고, 좌측 잔디 오르막으로 오르는 길은 트획산장으로 가는 길이다. 고도 160m를 치고 올라야 하는 길이다.
우리는 트휙산장으로 가는 경사진 잔디 길을 올라 숲속으로 들어가 가파르게 땀샘을 자극하며 지그 재그로 한참을 올라 오름길 막바지 둔덕에서 짧은 휴식을 취한다.
미아주 산장 앞 다리 출발지점 삼거리
트휙산장 250m 전방을 알리는 이정표
가능하였다면 어제 밤 계획대로 풍광이 확 트이는 트휙산장 평원에서 와일드 캠핑을 하였을 것이나, 산장 외에는 물 확보도 할수없고 화장실도 없을뿐 아니라 제일 큰 문제는 단속을 당할수도 있다는 것이였다.
이렇게 좋은 평원지역을 그냥 지날수가 없어 배낭을 내려 놓고 팀원들을 향해 카메라 앵글을 맞춰 본다.
수림대 둔덕 휴식지에서 막 올라오면 펼쳐지는 트휙산장 주변 평원지대
트휙 산장으로 가는 임도 작은 습지 옆 외딴 곳 바위에 석굴 마리아 石象이 세워저 있다. 무슨 이유가 있어 이곳에 세워 놓았는지 이해 할 수없다. 밤새 작은 동물들이 습지에 물을 먹으러 다녀간 흔적이 있으나 비상시가 아니면 사람은 먹을 수가 없을것 같다.
작은 석상이라 조금 줌인하여 석굴 마리아 象을 담아본다.
바위 위에 작은 마리아 石象
팀원들과 간격을 조정하기 위하여 트휙산장을 지나 갈림길에서 기다리다 도착 순으로 사진을 남긴다.
트휙산장(Auberge de Truc 1,720m)을 막 지나서.-연화-
트휙산장(Auberge de Truc 1,720m)을 막 지나서.-노짱-
트휙산장(Auberge de Truc 1,720m)을 막 지나서. -원삼-
트휙산장(Auberge de Truc 1,720m)을 막 지나서.-ek-
트휙산장(Auberge de Truc 1,720m)을 막 지나서. -ek 와 연화-
트휙산장(Auberge de Truc 1,720m)을 막 지나서. -노짱 커플-
트휙산장을 지나 두갈래 길에서 오른쪽 임도길로 접어든다. 걷기 편한 임도길을 30분 정도 내려오면 임도길을 버리고 좌측 숲속으로 난 길을 따른다. 나중에 숲속길과 임도길이 만나게 된다. 어떤 한국의 백팩 팀들은 트휙산장 주변에서 야영을 못하고, 이 숲속길을 가다가 야영을 했다는 기록도 있었지만 아무리 가면서 보아도 그럴만한 장소는 나타나지 않는다. 우리도 여차하면 선행자들의 말을 믿고 야영을 위해 이길을 선택할 수 있었을거라 생각하니 끔찍하다.
임도 길 옆 수림지역
숲속길을구불 구불 한참 내려가면 다시 임도길과 합류를 한다. 나무뿌리와 돌들이 울퉁 불퉁 얽혀있는 길을 걷다가 편한 임도길 만나니 마음이 편해 진다. 이어 임도 삼거리에 의자가 있어 뒤에 오고있는 팀원들과 보조를 맞추기 위하여 휴식을 취한다. 이 삼거리에서 라 프하스 마을로 내려가지 않고, 좌측 임도로 진행을 하면, 트렐 라 떼뜨산장을 경유하여 랑보랑 산장 까지 이어지는 또 다른 TMB 길이다.
또 다른 TMB 길로 갈 수있는 임도 삼거리
라 프하스 마을을 경유하여 레 콩따민 몽주아로 가는길.
라 프하스 마을 주차장 공간 옆에 휴식처 & 대피소가 있고 건물옆에 노천 수도전이 있는데, 물도 나오지 않고 나무 물통이 바짝 말라 비틀어져 있다. 여기에는 1시간에 한대씩 올까 말까한 버스 정류장도 있다.
라 프하스 마을의 트레커 휴게소 & 대피소.
고도차가 있어서인지 라 프하(1,201m) 마을 초입에서 부터 레 콩따민 몽주아(1167m)상가 지역까지 아스팔트 차도가 스위치 백 형식의 도로로 되어 있다. 이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가면 거리가 멀기 때문에 우리는 도상 공부를 한 대로 마을 가운데 샛길로 직진을 한다.
마을 가운데 직진 길로 내려가니 사진에서 많이 본 성당이 나온다. 이 성당을 만나면 제대로 길을 걸은 것이다.
18세기에 세워 졌다는 성당 「쌍트 트리니띠」
레 콩따민 몽주아 시내 중심 상가지역 까르프가 있어 먼저 시장을 보기로 되어 있다. 나는 시장을 보기전에 등산화 밑창이 문제가 있어 혹시 수리가 가능한 곳이 있는지 스포츠 매장을 찾아간다. 스포츠 매장에 들어가 신발을 보여주며 수리 하는 곳이 있나 물어 보니, 아예 등산화를 내 놓고 사라고 한다. 결과적으로 스포츠 매장을 찾아 간것이 멍청한 바보짓이 되 버리고 만다.
외국인에게 등산화를 팔아 먹을 수 있는 챤스를 버리고 수리하는 곳이 있다고 가르쳐 주겠는가? 나의 생각은 꾸루마이예르 까지만 등산화 밑창을 붙여 갈수있는 강력 본드를 찾으려는 계산이였는데...
멍청한 짓을 포기를 하고 팀원들과 카르프 매장에 가서 이틀분의 식재료와 쌀, 과일 등을 구입하고 시내 한가운데 있는 관광 안내센타 앞에서 프리(무료) 버스를 타고 노틀 담 드라 고르쥬 성당까지 가야하는 일정이다. 이 구간을 걸어간다면 1시간, 버스는 약 10분정도 걸린다. 별 의미없는 구간을 걸어간다는 것은 여러모로 체력을 소모하고 시간을 낭비를 하는것이다. 시장을 보고 나오니 13:15 버스가 방금 갔다고 한다. 다음 버스는 45분을 기다려야 한다. 하는 수 없이 기다리는 동안 점심 대용으로 빵과 음료수를 먹는다.
시간 맞춰 프리버스가 왔는데, 큰 버스가 아니고 미니버스다. 버스가 정차하고 문이 열리는데 우리팀 전원이 탈수 있는 공간이 없다. 어쩌나~ 그렇다고 걸어 갈수는 없다. 무작정 밀치고 들어간다. 밀치다 보니, 다행히 우리 팀원 전원이 승차를 하였다. 안도에 한숨을 쉬고 둘러보니 버스 내에는 어린 학생들이 만원이다. 여기 학교도 여름 방학일테고 더구나 일요일에 단체로 어딜 가는 모양이다. 몇군데 정류장에 버스를 세워 보지만 그냥 통과를 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난 어느 정류장에 학생들이 우르르 내리고 나니 버스 내부에 숨구멍이 트인다.
한숨을 쉬고나니 얼마 지나지 않아 버스가 종점에 도착하여 모든 승객들을 내리게 한다. 우리도 버스에서 내려 어떻든 여기까지 계획대로 왔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배낭을 추스리는데, 버스에서 같이 내린 승객들 중에 우리말 소리가 들린다. 돌아보니 한국에서 TMB 트레킹을 하러 온 트레커들이다. 현지인 남자 가이드 팩 팀으로 남여 6명이 따르고 있다.
간단히 수 인사를 하고 물어보니 오늘 어디서 여기까지 왔는지, 오늘 어디까지 갈것인 조차 모른단다. 우리의 배낭으로 보고
놀란 눈으로 자기네들 처럼 산장에서 먹고 자고 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우리는 전 일정 캠핑장에서 야영을 할것이라고 하니 믿을 수 없다는듯 한동안 말이 없다. 그렇게 헤여지고 급한 화장실 볼일을 해결하고, 어디쯤에 물이 있을지 모르니 화장실에 있는 물을 비상용으로 수통에 반씩만 채운다. 자라보고 놀란 토끼가 솥 투껑보고 놀란다고...
발머 산장 방향을 가르키는 이정표를 확인하고 TMB 트레커들의 이정표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유명(?)한 노틀담 성당을 둘러보기로 한다.
우리가 가야 할 랑보랑 산장, 발머산장, 본옴무 산장의 방향 표시가 있는 노틀 담 성당 앞 이정표
그리 크지도 않고 아담한 노틀 담 드 라 고르쥬(Notre Dame de la Gorge 1,210m)성당 전경
노틀 담 성당 내부에 일요일이라 미사를 보고있는 사람들
오후 2시 50분이다. 휴식 겸 성당 구경을 마치고, 또 다시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길을 나선다. 한 낮이라 그런지 몸이 묵직하게 움직임이 가볍지 않다. 로만 로드라 불리는 수림대 짚 로드는 그리 급한 경사는 아닌데도 힘들다. 로만 로드란 그 옛날 로마군이 프랑스를 침공할때 이용하던 군사도로로 지금은 목장용 도로 또는 산장의 필요 용품을 운반하는 도로로 이용하고 있다. 가이드 팩 팀들은 TMB 트레킹 곳곳에 있는 짚 로드를 이용 짐을 운반하고 있다. 오늘 노틀담 성당까지 버스를 같이 타고온 가이드 팩 한국인 트레킹팀도 발머산장까지 짐운반을 하며 진행하는 팀이다. 낭보랑 산장(Chalet de Nant Borrant 1,459m)을 지날때까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사진 한장이 없다. 낭보랑 산장을 지나 S자로 된 울창한 수림지대의 급경사 오르막을 오른 후, 언덕 마루에 서면 시원하게 좌우로 펼쳐지는 고산 목초지대와 몽블랑 침봉 풍경이 멋지게 다가온다.
내일 걸어야 할 본 옴무 고개 옆에 우뚣 솟은 뻬나침봉(Aiguille de la Pennaz 2,684m)이 보이는 곳에서 휴식을 취한다.
라 홀라즈(La Rollaz /고산 목초지대)에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내 팽겨진체 나딩구는 배낭들.
여기서부터 발머산장까지는 카렌다 화폭에 나올만한 아름다운 오솔길이 시작되며 멀리 희미하게 발머산장까지 눈안에 들어온다. 이 길은 TMB길 중에 아름다운 길로 손에 꼽히는 길로 소문난 길이다. TMB 트레킹 계획을 세우면서 연화에게 많이 보여 주었던 길이다. 그때마다 연화는 이런 길이라면 얼마든지라고 말을 했으나, 막상 걸어 보고는 이게 아니다는 듯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이런 길을 보고 TMB 트레킹 꿈을 꾸는것은 큰 착각일 것이다. 그래도 그 길 끝 부분에 발머산장과 산장 옆에 오늘밤 우리가 머물게 될 야영장이 있다는 안도감에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뻬나 침봉 아래 발머산장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목초지대 초원의 오솔길이 뱀처럼 구불 구불 이어져 있다.
소들을 평화롭게 방목하는 목초지 뒤로 위압적으로 내려다 보고있는 검은 돌산 뻬나침봉까지는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노폭이 넓고 평탄하다. 산책 길이나 다름없다.
뻬나 침봉 아래 발머산장이 있는 곳을 바라보며...
멀리 뒤 따라오고 있는연화.
데이 백 트레커들에겐 편안하게 산책을 하듯 걸을 수 있겠지만, 무거운 배낭을 짊어진 팀원들에게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힘들게 올라오고 있는 팀원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라고 오늘밤 야영지인 발머산장이 저기 보인다고 희망을 갖도록 알려준다.
뒤이어 올라오고 있는 원삼이와 ek.
먼저 온 연화에게 발머산장 방향의 아름다운 초원의 길을 배경으로.
원삼이가 뻬나 침봉(Aiguille de la Pennaz /2,684m)을 가르키며...
저 먼 길을 언제가나? ek.
TMB 트레킹 중, 지근거리에서 처음 본 방목 소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목에는 왕방울 만한 워낭을 달고서 알프스의 정취어린 워낭소리를 들려준다. 도살장 갈때는 똑 같은 방법으로 가겠지만, 살아있는 동안에는 우리나라 소에 비하면 참! 행복한 소 들이다.
오던 길을 뒤 돌아 보며, 목초지에서 한가로히 풀을 뜯고 있는 행복한(?) 소 들.
뒤 돌아 보니 걸어왔던 광활한 목초지대의 구불구불한 초원의 길이 아스라이 펼쳐저 있다.
목초지대를 지나고 다시 수림지대로 들어서자 오르막길로 바뀐다. 하지만, 조금만 힘을 내서 올라치면 발머산장과 야영장이 있다는 희망이 있어서인지 올라 갈만하다.
바로 뛰따라 올라 오는 연화.
뒤 이어 올라 오는 원삼, ek.
오후 5시 40분쯤 오늘의 종착지인 발머산장에 당도한다. 야영장은 산장으로 부터 100m정도 떨어져 있다. 야영장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텐트가 설치되어 있어 텐트 2동을 붙여서 나란히 칠만한 마땅한 자리가 없다. 우리가 너무 늦게 도착을 한것인가. 생각해 보니 오늘이 일요일이다. 텐트를 펼칠만한 자리는 드나 드는 입구라고 비워둔 곳밖에 없다. 이리 저리 맴돌다 하는 수 없이 최소한의 입구만 남기고 입구쪽에다 텐트를 친다. 편의 시설로는 거리는 좀 되지만, 화장실과 물이 펑펑 쏫아져 나오는 수도전이 있으니, 무료 야영지 치고는 유료 1급 야영지보다 별 손색이 없다. 게다가 쓰레기통도 야영장 바로 옆에 준비되어 있으니...
텐트 설치를 끝내고 민생고를 해결 하기로 한다. 우선 레콩따민 카르프에서 사 온, 양념 닭 날개와 돼지고기를 구워 참 이슬로, 오늘 하루도 예정된 일정을 무사히 마쳤음을 자축하는 의미의 건배를 시작으로 맛있게 저녁 식사를 한다.
뻬나 침봉이 내려다 보고 있는 발머산장 옆, 무료 야영장에서 참이슬과 함께 입이 즐거운 한때.
맛있는(무언들 맛있지 않으리 마는) 술 안주에 시작한 참이슬 한잔 두잔이 많지도 않은 술병을 축내기 시작한다. 앗뿔사!!! 이게 무슨일... 두번째 병을 따니 술이 아니고 맹물이네. 우찌 이런일이~~ 또 한병을 다시 따도 또 맹물일세.
인천공항의 면세점에서 사 온 참이슬이 이럴수가... 그런데 총 10병을 사가지고 와서, 분명히 다섯병은 샤모니 아롤레스 캠핑장 카고백에 보관 해 놓았고, 다섯병을 가지고 왔는데, 어젯 밤 미아주 야영장에서 두병을 마시고, 빈병은 쓰레기로 버리고 왔다는데, 여기 술병이 다섯병이나 있으니, 아무리 생각해도 계산이 맞지 않는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의혹은 의혹을 낳고 재미있는 소란속에 야영장은 저물어 간다.
야영장의 한때.
편안한 휴식과 함께 TMB 트레킹 둘째날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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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귀신이 쏘주를 다 마셔버렸나? 허 그것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