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도덕경 제2장
1 [원문]
“천하개지미지위미 사악이 개지선지위선 사불선이 고유무상생
天下皆知美之爲美 斯惡已 皆知善之爲善 斯不善已 故有無相生
난이상성 장단상형 고하상경 음문상화 전후상수
難易相成 長短相形 高下相傾 音聞相和 前後相隨”
“세상사람들은 모두 아름다운 것이 아름다운 것이 된다고 알고 있는데,
아름다운 것이 아름다운 것이 됨은 추한 것 때문일 뿐이다.
세상사람들은 모두 선한 것이 선한 것이 된다고 알고 있는데,
선한 것이 선한 것이 됨은 선하지 않은 것 때문일 뿐이다.
그러므로 있음과 없음은 서로를 낳고, 어려움과 쉬움은 서로를 이루어주며,
길고 짧은 것은 서로가 비교하고, 높음과 낮음은 서로 차이가 생기며,
가락과 음률은 서로 반응하고, 앞과 뒤는 서로가 따른다.”
[왕필주]
“美者人心之所進樂也 惡者人心之所惡疾也 美惡猶喜怒也 善不善猶是非也 喜怒同根 是非同門
故不可得而偏擧也 此六者皆陳自然不可偏擧之明數也”
“아름다운 것이란 사람들의 마음이 따르고 즐거워하는 것이다.
추한 것이란 사람들의 마음이 미워하고 싫어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은 기뻐하는 것과 노하는 것과 같고,
선한 것과 선하지 않은 것은 옳은 것과 그른 것과 같다.
기뻐하는 것과 노하는 것은 근원이 같고,
옳은 것과 그른 것은 문호(門)가 같다.
그러므로 한쪽만을 거론해서는 안 된다.
본문의 여섯 가지(유무, 난이, 장단, 고하, 음성, 전후)는
모두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것(自然)’들을 진술했으니,
한쪽만을 거론해서는 안 되는 ‘분명한 이치(明數)’이다.”
2 [원문]
“시이성인처무위지사
是以聖人處無爲之事”
“이 때문에 성인은 무위사에 처해있고”
[왕필주]
“自然已足 爲則敗也”
“저절로 그렇게 되어서 이미 충분하니, 무엇인가를 이루려고 하면 실패한다.”
3 [원문]
“행불언지교 만물작언 이불사 생이불유 위이불시
行不言之敎 萬物作焉 而不辭 生而不有 爲而不恃”
“말없는 교화를 행한다.
그러니 만물이 이로부터 일어날지라도
(성인은)사절하지 않고 (만물이 이로부터) 나올지라도
(성인은) 공이 있다고 여기지 않고,
(만물이 이로부터) 무엇인가 함이 있을지라도
(성인은) 내세우지 않고,”
[왕필주]
“智慧自備 爲則僞也”
“지혜가 저절로 갖추어졌는데 무엇인가를 아루려고 하면 작위이다.”
4 [원문]
“공성이불거
功成而弗居”
“(만물이 이로부터)공을 이루어 놓을지라도 자처하지 않는다.”
[왕필주]
“因物而用 功自彼成 故不居也”
“사물에 말미암아서 사용하니 공이 저절로 이루어졌다.
그러므로 자처하지 않는다.”
5 [원문]
“부유불거 시이불거
夫惟弗居 是以不居”
“단지 자처하지 않을 뿐이다. 이 때문에 공이 떠나가지 않는다.”
[왕필주]
“使功在己 則功不可久也”
“공을 자신에게 있게 하면 공이 오래갈 수 없다.”
해석]
세인들은 누구나 미가 美인 것은 알고 있지만,
동시에 美가 醜의 상대적개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에는 느끼지 못한다.
또, 세인들은 善이 선인 것은 알고 있지만,
동시에 선이 불선의 상대적개념에 지나지 않는 것에 눈뜨고 있지 않다.
유와 무, 난과 이, 장단, 고하, 악기 소리와 육성, 전후,
이것들은 다 마찬가지로 상대적인 개념이다.
이런 고로 무위자연의 도를 체득한 성인은,
무위자연의 경지에 몸을 두고 말이라고 하는 허무한 것으로 가르침치지 않고,
불언이라고 하는 방법으로 가르치는 것이다.
도는 만물을 생하게 해도 一言도 하지 않는다.
또 생한 것을 자신의 소유물로 하지 않는다.
무언가를 이루어도 그것을 의지로 하지 않는다.
공적을 이루어도 그것에 수반하는 높은 지위에 居座하려고 하지 않는다.
거좌하는 일이 없기 때문에, 언제나 공적이 들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