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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석 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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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석 장
사진2-다목적테이블
사진3-강대상 24년 전, 화정교회에 부임하였을 때 사택 지하의 너 다섯 평 쯤 되는 자그마한 방에는 나왕나무를 켜서 만든 소박한 강대상이 하나 있었습니다. 원래는 강단 밑 정면에 놓고 성찬상, 또는 사회대로 쓰던 것이었다고 합니다. 앞면에는 십자가가 달려 있고, 밑에는 검은색으로 “1972년 0월 0일, 종교교회여선교회 증”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아마 당시 화정교회 담임자였던 이현덕목사님이 종교교회 여선교회로부터 기증받은 것 같습니다. 지하실에는 습기가 많았습니다. 어느 날 강대상을 보니 다리 부분이 일부 썩기 시작하였고 윗판도 뒤틀어져 있었고, 수납을 위하여 만든 문도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2004년, 100주년 기념예배당을 짓기 위해 사택을 헐 때 이 강대상이 다시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무리 보아도 쓸 수 없을 만큼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당연히 태워버려야 할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나 왠지 그것을 버리거나 불태워버릴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 강대상이 소중히 느껴졌습니다. 1972년이면 지금으로부터 41년 전입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 그 강대상이 우리교회에 오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41년 전의 화정교회는 외진 농촌마을의 작은 교회였다는 것, 그리고 종로지방의 종교교회여선교회가 기증한 강대상이라는 것입니다. 강대상을 구입하여 농촌교회에 기증한 한 도시교회 여선교회의 헌신이 담긴 것이라 생각하니 헌신짝 버리듯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강대상은 예배시간에 잘 쓰임 받았던 물건 아닙니까? 어느 날, 교회를 이전하면서 예배당에 놓을 의자를 주문하러 가시는 이웃교회 목사님을 따라 성애성구사에 갔습니다. 승합차 뒤에 그 강대상을 싣고 말입니다. 어렵사리 성구사 사장이신 임선재장로님께 강대상을 보여주며 사정을 말씀드렸습니다. “비록 넝마 같은 모양이지만 이 강대상을 수리하고 싶습니다. 그냥 버리자니 옛날, 작은 농촌교회에 강대상을 기증한 도시교회 여선교회의 정성을 없애버리는 것 같고, 한 때 화정교회에서 잘 쓰던 것인데...어떻게 리폼 좀 안 될까요?” 강대상을 보시는 장로님은 잠깐 난감해 하는 표정을 지으셨지만, 제 말을 다 듣고 나서는 “대책이 안서는 것 같은 데, 제가 직원들과 상의해서 한 번 해 보겠습니다.”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마음이 한 편으로는 찜찜하였습니다. 성구사 운영하시느라 바쁘시고 신경 쓰실 일도 많은 장로님에게 너무나 하찮은 일을 해 달라고 한 것 같은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몇 달이 흘러, 임장로님으로부터 문자가 왔습니다. “목사님이 부탁하신 강대상 대충 수리했습니다. 내일 보내 드리겠습니다.” 그 다음날, 교회에 도착한 강대상의 포장을 뜯으며 놀랐습니다. 한 마디로 Amazing!이었습니다. 본래의 나무를 살리면서, 없어진 문은 새로 만들어 끼운 강대상은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훌륭한 모습이었습니다. 요즘 강대상처럼 화려하거나 거창하지 않은 단순하고 소박하기 그지없는 강대상이지만, 우리 화정교회 역사의 한 부분을 두고두고 말해줄 유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그냥 태워버린다 해도 누구도 신경 쓰지 않을 강대상이었습니다. 성도들이 “왜 저걸 버리지 않느냐?”며 묻던 것이었습니다. 목공이 취미이긴 하지만, 제 실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낡은 강대상이었습니다. 그러나 허접한 것을 가지고 온 시골교회 목사의 마음을 헤아려 주신 임선재장로님의 손길로 인하여 그 강대상은 세상에 둘도 없는 멋진 강대상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스스로 만들었던 저의 숙제 중 하나를 멋지게 풀어주신 임장로님께 감사하며, 비용도 받지 않고 베푸신 봉사와 헌신 이상으로 하나님께서 좋은 것으로 채워주시기를 기도합니다. |
첫댓글 목사님의 눈에 띄거나 손을 거친 목재와 가구가 요긴한 물건으로 탈바꿈 되듯이
우리도 주님의 손에 들려져 주님의 마음을 기쁘고 시원케 하는 모두가 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