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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을 어떻게 쓸 것인가
이원규/소설가․ 동국대 국문학과 교수
1.들어가는 말
급변하는 매체환경 현실에서 독자의 지적 수평은 높아지고 요구가 다양해지고 있다. 미국의 방송앵커 애시부룩(Tom Ashbrook)의 지적처럼 자칭 전문가들이 난무하고 있다. 콜롬비아 대학의 멘처(Melvin Menchor) 교수는, 저널리스트들은 그것을 뛰어넘는 기사를 쓰려고 내용과 형식 양면에서 고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럼 어떤 태도로 어떤 내용을 써야 할까. 언론학적 입장에서 그 지향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것은 언론학 전공자나 언론에 종사하는 분들의 몫이다. 여기서는 독자를 만족시키는 좋은 글을 쓰기 위한 언어·문장론적 접근을 하기로 한다. 먼저 좋은 기사문을 쓰기 위한 일반적 유의점을 생각해보고 저지르기 쉬운 비문의 유형을 살피기로 한다.
2.좋은 기사문 쓰기
1)좋은 문장을 쓸 수 있어야 한다.
왜 사람들은 말은 쉽게 하면서도 글 쓰는 것은 어려워할까. 글은 말처럼 저절로 배워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추사 김정희(金正喜)는 ‘사란유법불가무법역불가(寫蘭有法不可無法亦不可)’라고 했다. 난초를 그림에 법이 있어도 안 되고 법이 없어도 또한 안 된다는 말이다. 글에는 일정한 체제가 있고 그것을 배워야 한다, 형언할 수 없는 것을 형언하는 사람이 문장가다. 끊임없는 수련 외에 왕도는 없다
2)시사문의 일반적 유의성
좋은 기사문은 명쾌하고, 적절한 리드를 갖추고, 모든 감각을 활용하여 잘 조직화한 것으로 적합한 정보를 소화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보도하고 자연스럽게 흐름이 이어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글쓰기의 중요성을 확실하게 알고 글쓰기에 대한 훈련을 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기사의 조직화할 수 있어야 하며, 문장이 정확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기자가 좋은 기사를 선보이려면 다음과 같은 글쓰기 법칙을 지키도록 한다.
3)이태준,『문장강화』기사문의 8가지 방향
(1)정확성 : 독자에게 옳은 정보를 제공한다.
(2)명확성 : 독자를 헷갈리게 하지 않는다.
(3)적합성 : 가장 알맞은 말로 전하라.
(4)간결성 : 독자의 숨을 가쁘게 하지 말라.
(5)담백성 : 독자의 속을 느끼하게 하지 말라.
(6)신속성 : 당신의 독자를 뒤처지지 않게 하라.
(7)논리성 : 독자에게 매끄러운 흐름을 즐기게 하라.
(8)감동성 : 눈에만 보여주지 말고 귀로도 들려주고 가슴에도 닿게 하라.
4)마크 트웨인, 기사문의 4원칙(2A+2C)
(1) 정확성(accurate): 언어는 상황에 맞게 정확히 구사.
(2) 적절성(appropriate): 문장형식이 자유롭고 속박을 받지 않아야 한다.
(3)명료성(clean): 애매하거나 모호하지 않도록 한다.
(4)확실성(covincing): 독자가 진실이라고 믿을 수 있는 확신감을 주어야 한다.
5)M. 멘처의 이론
(1) 기사 속에서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구체적으로 보여줄 것
(2) 기사 속에서 사람들이 이야기하도록 할 것
(3) 사람들의 행동과 대화를 기사 속에 담도록 할 것
(4) 기사의 첫 부분과 중간부분 그리고 마지막 부분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할 것
(5) 과도한 기사 쓰기--취재 내용을 지나치게 확대하지 말 것
(6) 지나친 보도--핵심 내용 입증을 위한 일화나 인용의 적확한 것만 소개
(7) 주제에 대한 관심 --기획기사의 주제는 여러 개가 될 수도 있다.
(8) 배경에 대한 천착--인물의 일상이 반복될 때 독자는 실증 낸다.
(9) 핵심의 부족--기사의 주제가 뚜렷하고 매력적이어도 핵심이 빠지면 안 된다.
6)기사문의 유형에 따른 유의점
(1) 스트레이트 기사: 뉴스를 문장으로 작성한 것으로서 기자의 의견이나 해석이 배제된 기사이다. 스트레이트는 사건이나 현상에 대한 사실을 가감 없이 실제 사실대로만 쓰는 기사 형식으로 6하원칙에 의거 작성하게 된다.
보통 '제목-리드-본문'의 구성으로 짜이며, 역피라미드형이 일반적으로 쓰이게 된다. 특히 1단 기사는 스트레이트 기사의 특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기사이다. 그러나, 보도기사를 작성할 때 취재원의 이름과 직책을 밝힌 말은 인용부호를 써서 쓰고, 사실로 간주한다.
(2) 피처 기사: 넓게는 스트레이트 뉴스를 제외한 모든 기사를 말하기도 한다. 좁은 의미로는 줄거리 구조를 가지면서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기사이다. 그렇지만 픽션이 아니라 사실을 토대로 하고 있어 스트레이트 기사와 비슷한 면을 드러내기도 한다.
일정한 형식이 없다. 다만 사실들에 색깔과 배경, 해석, 인간적 관심 등이 배어나며 창의적인 기술 방법도 필요하게 된다. 역피라미드형의 기사형식은 필요가 없다. 대신에 드라마나 소설에서 사용하는 서사구조와 흥미성이 요구된다. 보도 기사와 달리 시의성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지면이 부족할 때는 언제나 뺄 수 있는 기사다. 피처는 아주 다양하며, 뉴스피처, 프로필 기사, 미담 기사 등이 있다.
(3) 시리즈 기사: 탐사기사를 작성하는 기자들은 무엇인가를 폭로할 때, 자주 시리즈 기사를 이용한다. 첫 회 기사가 나가면 독자들이 사건과 관련 있는 정보를 전화나 편지로 제공한다. 독자들의 정보를 바탕으로 사건이 점차 확대되고 심화되게 된다.
(4) 논설: 의견기사의 한 형태로 그날의 사건에 대해 신문사의 견해를 밝히는 글이다. 문학장르 가운데서 에세이에 가깝다. 그러나 간결함과 내용의 시의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에세이와 다르다.
좋은 논설은 뉴스가 갖는 의미를 설명해주고 사건의 배경 정보를 제공하며 분석을 근거로 미래에 대한 예측과 대안을 제시하고 도덕적 판단의 전파기능을 가진다. 신문의 계도성은 이 논설에 잘 나타난다.
좋은 논설의 형식은 제목 또는 캡션, 사설이 근거를 두고 있는 의견, 작성자의 의견, 그런 의견을 갖게 된 이유의 제시 순서로 나아가는 게 좋다.
(5) 만평: 만화라는 그래픽의 형태로 표현한 '사설'이다. 독자들이 많이 보는 기사일 뿐 아니라 짧은 시간에 주장을 전달할 수 있어 여론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퓰리처상 만화부문 심사기준은 이렇다. ‘사상을 뚜렷이 드러나도록 구체화시킨 것이어야 하며, 뛰어난 그림과 시각적 효과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하며, 공적인 중요성을 갖는 훌륭한 대의를 전파하는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
(6) 칼럼: 논설처럼 의견기사의 한 형태다. 논설과 달리 칼럼은 이름을 밝힐 뿐 아니라 개인적 스타일로 작성된다. 독자들의 흥미를 끄는 인간적인 냄새가 있으며 집필자의 개인 의견 반영하므로 신문사의 공식 의견과 다를 수 있다. 그래서 본 칼럼은 본사의 공식적인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라는 안내를 붙인다. 그리고 분석적, 비판적이면서도 흥미 중심이다. 재치와 논리성이 확보될 수 있어야 한다.
(7) 비평기사: 책이나 영화, 음악, 연극 등도 취재 영역이 된다. 이럴 때, 주로 문화비평, 예술비평, 연극비평, 서평 등이 쓰여지게 된다. 비평기사는 스트레이트 기사와 마찬가지로 취재한 사실들이 포함되며, 기자의 평가가 덧붙여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8) 독자를 넘어서기 위해 사전들을 사전이 가까이 하자. 스트레이트 기사 외에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국문화상징사전(동아출판사)
*상징의 비밀(문학동네) *꿈의 비밀 *별들의 비밀 *마음의 비밀 *영혼의 비밀
*우리말 갈래사전(한길사) *민족생활어사전(이훈종. 한길사)
*우리 속담사전(원영섭. 세창출판사) *상말 속담사전(송재선. 동문선)
*유의어 반의어 사전 *우리말 역순사전 *문장대백과사전(이어령, 어문각)
3. 비문의 유형
기사문은 '쿵'하면 도둑이 들어 온 소리인지, 신문이 떨어진 소리인지, 담이 무너진 소리인지를 예측할 수 있도록 정확히 기록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기자는 현상을 정확히 기록할 필요가 있고, 정확한 기록만이 바른 해석과 예측을 낳는다. 다음에서 오류를 찾아보자
1) 주어를 부당하게 빠뜨린 경우
(1) 아버님과 어머님은, 살아 계셨을 때처럼 시골 집 문 밖에 나와 동구를 바라보시며 지금도 나를 기다리고 계실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생각이 든다'의 주어가 없다)→나는 아버님과 어머님이
(2) 그러나 다행한 것은, 그의 불타는 창작 의욕이 그를 죽음에서 구해 내었으며, 인류를 위해 훌륭히 예술을 창작할 것을 결심했던 것이다. ('결심했던'의 주어가 없다)→그는 인류를 위해
(3) 우리가 한글과 세계의 여러 문자들을 비교해 볼 때, 매우 조직적이며 과학적이고 독창적인 문자라고 하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조직적이며 과학적이고 독창적인 문자'의 주어가 부당하게 생략됨)→한글이 매우 조직적이며
(4) 과학적 인간관과 인식론에 있어서는 인간과 인식에 관한 유일한 가정처럼 받아들여지는 데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받아들여지는'과 '낳고 있다'의 주어를 넣어야 한다.)→인간관과 인식론이, 혹은 그것이 인간과 인식에 관한
(5) R 씨는 B 산업사의 기술자로 있으면서 카메라로 기계시설 전부를 촬영, 기술을 습득한 뒤 서울에서 같은 종목을 공장을 차린 데서 발단되고 있었다.-동아일보 기사 (주어의 잘못된 생략)→그 사건은 발단되었다
2) 주어와 서술어 간의 호응이 이루어지지 못한 경우
(1) 죽어가는 남해를 살리는 길은 어민만의 일이 아니라 산업 쓰레기와 생활하수를 마구 버리는 공장과 주민, 그리고 당국간의 유기적 협조가 없이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동아일보] 기사 (죽어가는 남해를 살리기 위해서는 어민과 공장과 주민, 그리고 당국간의 유기적 협조가 있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한다는 뜻)→‘길은’ 이라는 주어가 나왔으므로 서술어는 ‘남해를 살리는 방법’에 대해 말해야 한다. 그런데 ‘남해를 살리는 길은 어려울 것이다’ 라고 해서 호응이 안 된다.
(2) 우리 대학교는 안타 수에서 7대 5로 앞서면서도 수비수의 실책과 투수, 포수의 호흡이 맞지 않아 끝내 역전의 기회에서 패하고 말았다.-[연세춘추] 기사(‘역전의 기회에서’ 라는 부사어로 말미암아 생긴 오류)→‘역전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혹은 ‘역전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패하고 말았다’ 라고 해야 한다
(3) 구태의연한 구시대의 보수적인 틀에서 벗어나 위원회의 신성한 본래 모습으로 개혁되고 반성하길 촉구한다-[서울신문] 기사(‘개혁되고’와 ‘반성하길’은 한 자리에 같이 쓰일 수 없다.
(4) 한데 주목할 사실은 그렇게 약간 냉소적으로 말하는 그 억양들 속에는 하나같이 지나간 세월의 상흔이 담겨져 있었다.-[동아일보] 기사(‘담겨져 있다’의 주어는 ‘상흔’이므로 상위문의 주어인 사실에 연결되는 서술어가 없다)→상흔이 담겨져 있다는 것이다.
(5) 행복은 얼마나 어려운가, 많은 사람들은 포기하고 말지만 그래도 다수는 얻기도 한다. (행복은→ 행복하기란, '얻기도 한다'의 목적어를 넣어야 한다.→그것을 얻기도 한다)
(6) 한 나라의 영화 정책은 당연히 자기 나라 영화의 보호와 진흥을 목적으로 그 방향에 따라 정책을 수행한다. ('영화 정책은'의 주어에 호응하여 뒷부분을 '진흥이란 목적에 따라 수행된다' 로 고친다.)
(7) 한 가지 더 첨가하고자 하는 것은 <용비어천가>와 같은 귀중한 책이 세종 27년에 이미 완성되었음을 보아서도 가히 알 수 있다. (서술부 '가히 알 수 있다'와 호응하는 주어가 없어서 의미가 모호함)→한글의 우수성을
(8)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인간이 문명의 이기(利器)를 사용할 때 그것이 인간 자신을 위하여 슬기롭게 사용되어야 한다. (것이→것은, 사용되어야 한다.→사용되는 것이다.)
(9) 이 같은 오염 실태에 따라 강원도 보건 환경 연구소는 이미 지난 89, 90년 용대리 일대를 하천 수질 2등급과 3등급으로 각각 판정했으며, 지난 3월 27일 실시한 수질 검사에서는 이 일대 거의 전 구간에 하천 부패의 주요 원인인 질소와 인 성분이 처음으로 검출되기도 하였다. (검출되기도 하였다→검출되었다고 발표하였다/주어가 환경연구소이고 대등절이므로 서술어는 판정하다와 발표하였다 2개이다)
(10) 철수의 이날 첫 골은 역대 첫 골 중, 가장 빠른 골로 지금까지는 86년 포철의 조긍연이 기록한 전반 11분이 가장 빨랐다. (빨랐다→빠른 것이었다)
(11) 확실한 것은 그들이 이제까지의 잘못을 반성하고 앞으로 진실한 국민으로 살아갈 것은 틀림없습니다. ('확실한 것은~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로 하거나, '확실한 것은'을 없애면 자연스러운 문장이 됨.)
3) 문장 도중에 주어가 바뀌는 경우
(1) 소련은 당초 7일로 예정된 세바르드나제 외무장관 간의 방북을 연기해 달라는 평양의 요청을 묵살하고, 오히려 남북 총리 회담의 북측 대표단이 출발하기 하루 앞서 평양을 방문했다.-[조선일보] 기사 ('방문했다'의 주어가 '소련은'이 될 수 없으므로 그 주체인 '세바르드나제 장관이'를 명시해 주어야 한다.→레하브드나제 장관이 평양을)
(2) 제롬의 노력의 목표는 오로지 알리사의 덕에 견줄 만한 청년이 되는 것뿐이었고, 그러기 위해서 속세의 온갖 즐거움을 내버리고 성서에서 가르치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괴로움을 따르지 않으면 안 되었다. 소설 [좁은 문](쉼표를 경계로 앞 절과 뒷 절의 주어가 바뀌고 있어서 좋지 않은 문장이 되었다. 뒷 절의 주어인 '제롬은'을 명시해 주어야 한다.→그러기 위해서 그는 혹은 제롬은 속세의)
(3) 쿠릴 열도 4개 도서의 반환문제는 노르웨이, 스웨덴, 중국과의 국경 문제회담이 20여 년 간 계속된 점을 상기시키면서 반환문제를 둘러싼 회담을 서두르는 것은 유익하지 못하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민주일보] 기사(3개의 주어-‘문제는, 회담이, 서두르는 것은’이 나왔다. 그런데 서술어는 계속된, 상기시키면서, 둘러싼, 서두르는, 유익하지 못하다, 명확히 했다‘ 등 6개이다.)→쿠릴 열도 4개 도서의 반환문제는 복잡하다. 그것은 노르웨이, 스웨덴, 중국과의 국경 문제회담이 20여 년 간 계속된 점을 상기시킨다. 그리고 영토 반환 문제를 둘러싼 회담을 서두르는 것은 유익하지 못하다는 것을 명확히 알게 한다.)
4) 구조어의 호응이 이루어지지 못한 경우
문장을 이루는 단어를 사물이나 개념을 나타내는 단어와 이들을 통합된 한 덩이로 엮는 데 쓰이는 단어로 나눌 때, 전자를 내용어, 후자를 구조어라 한다.
이 구조어들 가운데는 서로 호응 관계에 있는 단어들이 있다. '비록 -도, -ㄹ지라도 -라도, -지만, -어도', '결코 -지 않겠다, 아니다', '하물며 -랴, ᄂ가', '왜냐 하면 -때문, -까닭이다', '아무리 -해도', '만약-이면', '그다지 -하지 않은', 등이 그 예이다. 다음은 이러한 구조어가 호응을 이루지 못한 비문들이다.
(1) 이런 무료한 시간에 그런 회상의 유혹을 물리치기란 좀체로 어려운 일이었다. ('좀체로'는 부정어와 호응해야 함.)→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or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2) 현대사회와 현대 인간을 자주 논하는 사회학자라면 소외 현상에 주목하지 않고서는 그들의 지적 작업을 난관에 봉착시킨다. ('주목하지 않고서는'과 호응해야 하므로 '지적 작업을 진전시킬 수 없을 것이다'로 고친다.)
(3) 그도 인간이기에 감정이 이끌리고 말았지만 이성적으로 행동해야 했다. ('이끌리다'는 '에'와 호응됨→감정에 이끌리고)
5) 높임법의 호응이 이루어지지 못한 경우
(1) 저 학생의 부모님이 서울에 있으신가? (있으신가→계신가?)
(2) 선생님이 돌 지난 손자가 계시지? (계시지?→있으시지?)
(3) 우리 할아버지께서는 귀가 참 밝아요. (밝아요→밝으셔요)
(4) 할머니께서는 이빨이 좋으시다. (이빨→치아)
(5) 주례 선생님의 주례사가 있으시겠습니다.(주례사를 해주시겠습니다.)
(6) 날씨도 춥고 집안일도 바쁘신데 이렇게 만사 제쳐 두시고 참석해 주신 여러분에게 충심으로 감사드립니다.→여러분께
6) 시제의 호응이 이루어지지 못한 경우
(1) 전직 은행원이 가스총과 흉기를 들고 자신들이 근무했던 은행을 털려다 미수에 그치는 사건이 발생했다.-[동아일보] 98.7.29→그친
(2) 우리가 흔히 젊은 날에 경험하게 되는 이성간의 애정으로서의 사랑은 진실로 불완전하기 그지없었던 상대를 대상으로 하여 끝없이 아름답고 순수하고 영원한 것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다.(그지없었던→그지없는)
(3) 그의 선생님에 대한 존경과 그도 선생님과 같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싹트기 시작한다.(시작한다→시작했다/문맥상 과거의 일이므로)
(4) 16일 새벽부터 내린 봄 시샘 눈으로 강원도 영동 산간 지방은 기막히는 설경을 이루었다. (기막히는→기막힌)
▶ 기막히다는 형용사. 형용사에는 '-는' 어미가 올 수 없다. 동사에만 붙는다. ‘알맞은’은 가장 많은 오류로 나타난다→‘다음중에서 알맞는 답을 고르시오’는 비문이다
7) 조사를 잘못 선택하거나 부당하게 생략한 경우
국어에서의 조사는 독립성이 약하여 혼자 쓰이지는 못하지만, 많은 문법적 사항이 이들에 의해 결정된다.
(1) 아이스하키 특기생 선발 비리를 수사중인 서울지검 북부지청 형사5부는 13일 체육특기생 부정입학과 청소년 대표 선발을 대가로 학부형한테서 6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한계레신문] 기사 99.10.14)→으로부터
(2) 재해대책본부는 이번 중부지방 홍수로 현재까지 재산피해가 569억 원으로 집계되고 있으나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국민일보] 기사→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3) 오는 4월25일로 예정된 전당대회가 짤 지도체계는 노대통령을 명목상의 대표로 선출하고-[민주일보] 기사(전당대회가 지도체계를 짜는 것으로 되어 있다.)→전당대회에서
(4) 김창엽은 서울의 동관이라 불리던 지금의 종로4가 단성사 근처가 어릴 적 놀이터였다.-[일간스포츠] 기사→김창엽에게는
(5) 박찬종 의원과 민주당 운동원들에 대한 민자당의원들의 집단폭행은 경위야 어떻든 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중앙일보] 기사→폭력을 휘둘렀다는 점에서
(6) 홍콩에 취업하면 한 달에 200만 원을 벌 수 있다고 꾀어 홍콩 구룡반도 소제ㅐ ‘마쓰’ 주점에 취업시킨 뒤-[서울신문] 90.3.19→홍콩에 가면/홍콩에 가서 취업하면
#'은/는'의 용법
(1) 원시 시대부터 인간은 끊임없는 발전을 거듭해 온 것은 우리가 인정해야 하는 사실이다. (인간은 →인간이)
(2) 옛날 옛적에 마음씨 착한 총각은 있었습니다.(총각이)
#'에게', '에게서'와 '에'
(1) 정부는 이 문제를 일본에게 강력히 항의하였다. (일본에게 → 일본에)
(2) 버릇없고 참을성 없는 요즘 어린이들에 국민학교에서 생활 습관 교육을 실시한다고 한다. (어린이들에→어린이들에게) ▶ '에'는 무정물에 쓰이는 조사이다.
(2) 그렇다고 해서 나에게서 불만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나에게서→나에게)
▶ '있다, 없다'에 호응되는 조사는 '에게'이지 '에게서'가 아니다.
#조사의 부당한 생략
(1) 비루스와 같은 미생물은 보통 현미경으로 볼 수 없다. (보통→보통의)
▶ 조사를 생략하여 중의적인 문장이 되었다. 즉 대개는 현미경으로 혹은 보통 수준의 현미경으로 그런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2) 가평 일대 특산물인 잣 따기 작업 일부를 원숭이에게 -한국일보 기사(밑줄은 명사 4개가 이어지는데 조사는 1개이다.)→잣을 따는 작업의 일부를
8) 인용법에서의 잘못된 조사의 사용
남의 말을 인용하는 방법에는 직접 인용과 간접 인용이 있는데, 간접 인용을 직접 인용처럼 잘못 쓰는 일이 종종 있다. '-라고'의 '-라-'는 간접 인용에는 불필요한 요소이다.
(1) 가장 괴로웠던 것은 친한 친구와 헤어져 있어야 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라는→는)
(2) 신기록 제조기다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라는→는)
(3) 무슨 일을 해야겠다라고 생각해요? (라고→고)
(4) 삼촌은 나만 보면 커서 뭐가 되겠느냐라고 묻곤 하셨다. (라고→고)
(5) 사람들은, 그것은 선수들보다 관중의 책임이다라고 지적하였다. (라고→고)
9) 문장 접속시 조응 규칙을 어긴 경우
문장을 접속 방식으로 결합할 때에는 특히 조응(照應, parallelism) 규칙을 지켜야 한다. 조응 규칙이란 접속한 두 문장의 구조가 문법적으로 대등한 관계를 나타내어야 함을 말한다.
(1) 기재 사항의 정정 또는 금융 기관의 수납인 및 취급자인이 없으면 무효입니다. (정정→정정이 있거나)
(2) 그가 오락에 몰두하는 것은 단순히 즐기기 위해서보다는 현재의 괴로움을 잠시나마 잊어 보려는 행동에 불과하다. ('잊어 보려는 행동에 불과하다'는 '즐기기 위해서'에 호응해야 하므로 '잊기 위해서이다'로 고쳐야 한다.)
10) 문장 접속시 공통되지 않는 요소를 생략한 경우
홑문장을 몇 개 모아 겹문장을 만들 때, 공통되는 요소는 하나만 남기고 생략하며 공통되지 않는 요소는 생략하지 말아야 하는데, 이 규칙을 어길 때에는 비문이 된다.
(1) 일 동포들은, 일본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모든 의무를 다하고 있으면서도 차별과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차별과 합당한 대우를'의 서술어는 각각 달라야 한다.→차별을 당하고 합당한 대우를 )
(2) 인간은 자연을 지배하기도 하고 복종하기도 한다. ('복종하기도'앞에 '자연에'를 넣어야 함.)
11) 문장 접속시 두 절의 관계가 논리적으로 호응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
(1) 누나는 모범이며, 형은 냉면을 좋아한다.(누나는 모범이며, 형은 비범하다/누나는 모범이나 형은 열등하다)
(2) 한 달 동안 아무 생각 없이 왔다갔다 한 것은 지금 와서 아무 쓸 데 없는 일이 되었고 시간의 허송을 안타깝게 생각한다.(시간만 허송한 일이 되었다.)
(3) 대학은 현대 교육제도의 최고학부이며 서울대학교의 교육 목표는 서울대학교 학칙 중, 총칙 제 1 조에 다음과 같이 명시되어 있습니다.(-이며 앞뒤의 대등절이 호응하지 못한다.
12) 피동문의 과용(過用)
외국어의 영향을 받아 문장을 만들 때 피동형을 잘못 쓰는 일이 많다. 근래에 와서는 능동문으로 표현해야 옳은 것을 피동문으로 표현하기를 즐기는 경향이 늘었고, 경우에 따라서는 이중 피동문까지 만들고 있다.
(1) 이러한 성격 때문에 당해지는 손해가 여간 크지 않았다. (당하는)
(2) 내일 아침이면 또 마음이 변해지겠구나. (변하겠구나)
(3) 나도 그렇게 생각되어지더라. (생각되더라)
(4) 열차가 곧 도착됩니다. (도착합니다)
(5) 현대는 과학이 대단히 발달해져 있다.(발달했다)
(6) 그것이 요즈음 학생들에게 많이 읽혀지는 책이다. (읽히는)
(7) 그러나 이상의 문제들이 지금껏 민주적 방법으로 해결되어지지 못했기 때문에 갈등과 불만이 싹텄다. (문제들을, 해결하지)
13) 서술어의 어색한 사용 - 외국어식 표현들
잘못된 관용 어구가 쓰이는 경우도 많은데, 대부분 외국어식 표현이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1) 너의 행동은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나에게는 이해가 가지를 않는다. (이해되지 않는다)
(2) 그 사람은 참 훌륭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생각됩니다)
(3) 다라니경의 발견은 세계의 과학자들의 주목에 값하는 사건이다. (주목에 값하는→주목할 만한)․자연 환경의 오염은 인간의 죄악에 다름 아니다. (-에 다름 아니다, -과(와) 다름이 없다)
(4) 오는 토요일 설악산으로 여행 갈 계획이 있습니다. (계획입니다)
14) 중의적 문장
수식어와 피수식어 사이의 거리가 멀거나 피수식어가 둘일 수 있으면 뜻이 모호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는 어순(語順)을 바꾸거나, 쉼표( , )를 붙이거나, 말을 첨가하면 해결할 수 있다.
(1) 사람들이 많은 도시를 다녀보면 재미있는 일이 많을 것이다. ('사람들이 많이 사는 도시를 우리가 다녀보면'인지, '사람들이 여러 도시를 다녀 보면'인지 알 수 없다.→사람들이, 많은~)
(2) 맑은 물과 흰 구름이 감도는 봉우리를 바라보며 우리는 한 걸음 한 걸음 비경(秘境)으로 들어갔다.
(3) 끝까지 신문사에 남아 언론 자유를 지키겠습니다. ('끝까지'가 한정하는 것이 '신문사에 남아'인지 '자유를 지키겠습니다'인지 분명하지 않다.)
(4) 내가 사랑하는 영희의 언니 영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영희인지 영자인지 분명하지 않다.)
(5) 합창반에서 다듬어 놓았던 성대에도 녹이 슨 듯하고, 건반 위를 누비던 피아노 칠 때의 내 손가락도 이젠 뻣뻣하게 늘어진 듯하다. ('누비던' 다음에 쉼표를 찍어 '누비던'이 '피아노'가 아니라 '손가락'을 수식함을 명확히 해야 함.)
15) 어순을 바르게 배열하지 않거나 수식 관계를 명확히 하지 않아서 어색한 경우
(1) 나는 훔볼트의 언어는 유한한 수단을 무한하게 부려 쓰는 것이라는 언어관에 공감하게 되었다. → 나는, 언어는 유한한 수단을 무한하게 부려 쓰는 것이라는 훔볼트의 언어관에 공감하게 되었다.
(2) 그의 나에 대한 평가는 참으로 어떠한지 궁금하다. → 나에 대한 그의 평가는 참으로 어떠한 지 궁금하다.(명료한 문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순을 바르게 배열해야 한다.)
16) 동어(同語)의 반복 사용
(1) 인심이 야박해져서 조그만 일에도 재빨리 이해타산을 계산하는 요즘 세상이 서글프다. ('타산'과 '계산하는'이 중복됨.)
(2) 우리는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 제각기 다르게 살고 있다. → 우리는 제각기 다른 삶의 방식을 가지고 있다.
(3)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의미 있는 판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의미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4) 싱싱한 물고기는 물속에서 헤엄칠 때만 그 싱싱한 물고기의 은빛 지느러미가 빛난다. → 싱싱한 물고기는 물속에서 헤엄칠 때만 은빛 지느러미가 빛난다.
(5) 차량 소지자로서 의욕적이고 활동적인 자로서 무경험자도 월150만 원 이상 수입이 됨-동아일보 기사→활동적인 사람, 무경험자도
17) 장황하고 복잡한 문장
장황하게 늘어놓으면 글의 뜻이 모호하게 된다. 간결한 문장을 쓰기 위해서는 의미의 중복을 피하고, 불필요한 성분을 빼어 될수록 짧은 문장을 쓰는 연습이 필요하다.
(1) 돌이켜 회고해 보건대 형극의 가시밭길을 우리는 걸어 왔습니다. ('돌이켜'와 '회고해', '형극'과 '가시밭길'이 중복)
(2) 순간 그의 머릿속에는 뇌리 속을 스치는 기억 하나가 있었다. ('머릿속'과 '뇌리'가 중복)
(3) 도저히 수용하지 못해 용납할 수 없는 경우가 허다히 많습니다. ('수용하지 못해'와 '용납할 수 없는'이 중복)
(4) 미리 자료를 예비한 분은 별도의 자료를 따로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별도'와 '따로'가 중복)
18)수동태와 능동태의 오류
(1) 지구온난화 현상은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이 연소될 때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량이 불어나면서 지구의 온도가 높아진데서 온다.-[동아일보] 98.8.17
→소비할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지구의 온도를 높임으로써 나타났다.
19)기타
내가 총리에게 질의를 한 것은 미문화원 농성학생들을 어째서 무슨 이득이 있다고 용공적으로 반미적인 그러한 분자들같이 몰려고 하느냐 하는 것입니다-[125회 국회속기록](‘용공적으로’라는 부사어가 잘못 사용되었다. ‘몰려고 하는’의 주체가 정부인데, 정부가 용공적인 의미가 되기도 한다.)→내가 총리에게 질문한 것은, 내가 총리에게 질의를 한 것은 미문화원 농성학생들을 어째서, 무슨 이득이 있다고 용공적이고 반미적인 분자들로 몰려고 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원규/소설가 · 동국대 문예창작창과 겸임교수 · 이메일 leewk33@hanmail.net․다음카페 '소설가 이원규와 푸른 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