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덕고개~광덕산/지맥분기점~자등현~각흘봉~
~약사령~명성산~삼각봉~여우봉~여우고개
도상거리 52.2km의 명성지맥 상에는 분기점인 광덕산을 비롯하여 궁예의 전설이 담겨 있는
명성산(鳴聲山)과 사향산,관음산,불무산,보장산 등 어지간한 이력의 산객들이라면 한두 번씩
은 올랐을 걸출한 멧덩이들이 줄을 잇는 지맥 중의 지맥이라고 할 수 있는 화려한 산줄기다.
여러 차례의 인연으로 낯이 익은 그러한 산줄기를 '지맥 산행'의 동기부여로 세 차례로 나누어
종주를 하게 되었다.계절의 여왕이라고 불리우는 오월의 하늘은 티없이 파랗고 연두색 새순의
숲은 상큼하고 발랄하며 일렁이는 바람은 부드럽기가 비단결 같다.
한반도 남한의 최북단 쪽의 지형적 영향 탓인지 중부 이남 지역은 이미 초여름이나 다를 게
없는 날씨인 데, 이곳은 이제 봄의 한가운데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다.동서울 터미널에서
다목리 행(7시30분) 버스에 몸을 실은지 꼬박 2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도착한 광덕고개,
예전에는 허름한 점포 두어 군데와 가근방의 할머니들이 산나물과 버섯,그리고 산약초 등
으로 좌판을 벌였던 난전의 행색은 사라지고,이제는 땟국물을 벗긴 상가건물이 번듯하게
자리하고 있어서 여느 관광지의 시설지구를 방불케 한다.
광덕고개1
이러한 행색으로 탈바꿈이 된 광덕고개는 캬라멜 고개라는 이국적인 이름을 하나 더 갖고
있는 데,과거 6.25 전쟁 당시 이 지역을 관활하던 사단장이 급경사의 구절양장 굽이도는
고개를 넘나들 때면 당시 차량 운전병들에게 졸지 말라고 캬라멜을 주었다고 해서 붙여
졌다고도 하고,굽이굽이 돌아 넘는 고개의 생김새가 낙타의 등을 연상케 한다고 하여
미군들이 낙타의 케멀(Camel)이라 불렀는 데,음이 비슷한 캬라멜로 변하게 되었다는
유래다.아무튼 6.25전쟁 당시 미군들에 의해 유래한 지명이름이 '캬라멜고개'다.
관광지의 시설지구나 다를 게 없는 행색의 상가들이 번듯하게 터전을 삼은 광덕고개 고갯
마루 도로 건너 길섶에는 강원도의 상징 동물인 반달곰이 하얀 이를 드러내고 포효하는 상징
물이 우뚝하고, 그 좌측의 가파른 오르막 비탈 어귀에는 광덕산등산안내도가 담겨 있는
입간판이 하나 세워져 있는 데,그곳이 광덕산 정상으로의 들머리다(9시34분).해발625m의
광덕고개 언덕배기의 가파른 절개지 오르막은 상큼한 숲향의 잣나무 숲으로 이어지고
깊숙한 그늘의 잣나무 숲으로 자맥질을 하는 바람에는 서늘한 기운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
광덕고개2
광덕산 정상으로의 산길 곳곳의 산길안내이정표가 반갑게 맞이하는 산길은 울창한 잣나무
숲길이고, 이따금 군사시설물인 진지가 군사지역임을 웅변한다.오르막 비탈은 오르락
내리락을 거듭하며 차츰 고도를 높여 나간다.울멍줄멍한 크고 작은 각양각색의 바위들이
줄을 잇고, 고도가 시나브로 높아지면서 온갖 수목들의 이파리들은 이제 막 새순을 내밀고
있는 이른 봄의 모습이다.'위험!,추락주의'를 경고하는 동그란 위험 경고판이 세워져 있는
엄장한 허우대의 바위봉을 지나고, PE로프와 쇠말뚝을 이용한 고정로프의 가파른 바위
비탈을 올려치면 우측 저멀리 광덕산기상레이더관측소의 탁구공만 한 동그란 기상레이더가
한눈에 들어온다.
오르막은 여전하고 길섶에는 연보라색 꽃잎의 얼레지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연보라색
꽃잎의 얼레지 군락지는 한동안 이어지고 샛노란 꽃잎의 양지꽃도 한몫을 거들고 있는
오르막 비탈은 엄장한 덩치의 바위덩이들이 간간히 허우대를 자랑하는 비탈이기도 하다.
우측 저만치의 광덕산기상레이더관측소의 하얀색 기상레이더의 크기가 이제는 농구공
만큼이나 커다란 모습으로 산객의 눈에 들어온다.연분홍색 진달래가 만발한 비탈을 좀 더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헬기장처럼 널찍하고 붕긋한 멧부리가 해발1046m의 광덕산 정상
이다(10시24분).
헬기장처럼 널찍한 정수리 한켠에는 포천시에서 세워놓은 대리석의 정상빗돌이 우뚝하고
한북정맥등산안내도가 담겨 있는 입간판과 삼각점이 그 곁을 지키고 있다.그리고 그들이
서 있는 곳의 땅 밑으로는 감시와 총안의 구실을 하는 네모난 두어 개의 구멍이 눈동자처럼
번뜩이는 군사용의 벙커가 은신을 하고 있다.명성지맥의 분기점이기도 한 광덕산 정상에서
지맥의 방향은 좌측의 9시 방향이고, 그 반대 쪽인 우측 방면은 광덕산기상관측소를 거쳐
상해봉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의 산길이다.
이제 막 꽃잎을 자랑하기 시작하는 철쭉의 비탈을 내려서면 군데군데는 바위비탈이고
드문드문 군사용의 벙커가 눈에 띠는 산길이다.산길은 머지않아 간벌이 이루어진 것처럼
헐겁고 성기며 산길은 여기저기 움푹움푹 구덩이 흔적이 널려 있다.6.25전사자 유해발굴
지역인 것이다.좌측으로 큰골(2.1km)로의 등하행 갈림길이 나 있는 삼거리,지맥의 방향은
산길안내이정표가 가리키는 백운계곡주차장 방면인 맞은 쪽이다. 유해발굴지역은 여전
하게 이어지고, 숲은 성기고 헐겁기만 하다.
6.25전사자 유해발굴지역
해발968.6m봉을 뒤로하고, 119구급함이 마련이 되어 있는 멧부리를 차례로 넘어서 두어
차례 더 유해발굴지역의 봉우리를 지나면 잡목들이 울을 친 작은 공터의 해발833.8m봉에
오르고 좀 더 발걸음을 재우치면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해발824m봉이다.824m봉 정수리
한복판에는 2007년에 재설된 삼각점이 뚜렷하다.이 삼각점봉에서 맞은 쪽은 백운계곡
주차장 방면의 산길이고 지맥의 방향은 우측의 내리막이다.내리받잇길은 신갈나무 등의
붕긋한 해발691.6m봉으로 이어지고, 전망바위에는 제격인 너럭바위들이 심심찮게 모습을
드러내는 산길이 뒤를 잇는다.
녹이 벌겋게 슨 철계단이 걸쳐 있고, PE로프를 이용한 고정로프의 너럭바위를 넘어서면
아직도 끝나지 않은 유해발굴지역이 간간히 모습을 드러낸다.연분홍의 꽃잎을 터뜨린
철쭉의 숲을 지나고 헬기장 용도의 공터의 곁을 지나면 폐타이어를 이용한 군사용의
진지의 곁으로 이어지고 콘크리트 재질의 벙커가 은신하고 있는 으슥한 비탈을 내려서면
산길은 널찍한 임도와 한데 어우러진다.널찍한 임도는 헬기장의 곁을 거치면 울창한
잣나무 숲으로 이어지고, 잣나무 숲은 곧바로 이동통신 철탑의 곁으로 꼬리를 잇는다.
자등현
내리받이 좌측으로 한가로운 행색의 대현암이 부감이 된다. 지맥의 산길은 이내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2차선의 차도로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경기도와 강원도의 도계이고
포천시와 철원군의 지경이 되는 고개인 자등현이다(11시41분).왕복2차선의 차도가 넘나
드는 고갯마루 양 측에는 강원도의 상징동물인 반달곰이 수문장처럼 우뚝하고 고갯마루
서편 길섶에는 주차장 공간이 넉넉하다.해발427.3m의 자등현에서 지맥의 방향은 주차장
을 곧장 가로질러 각흘봉 정상으로 치닫는 들머리 산길이다.
널찍한 주차장의 한구석에는 간이화장실과 각흘산 등산안내도 등이 고루 마련이 되어 있는
주차장을 뒤로하면 그윽한 숲길이 기다린다.잣나무 숲으로 시작이 되는 산길에는 드문드문
군사시설물인 진지와 벙커 등이 눈에 띠고 인근의 중화기 훈련부대에서 세워놓은 경고의
입간판이 눈에 띈다.울창한 잣나무 숲의 시원한 그늘의 산길은 부드럽게 꼬리를 잇는다.
신산한 느낌의 바람은 마춤맞게 불어오고 파란 하늘에서 눈부시게 부서져 내리는 햇살은
산길 바닥으로 다양한 기하학적 무늬를 무수히 선보인다.
서너 차례 언덕 같은 부드러운 멧부리를 넘어서면 좀 더 가파른 비탈이 산객을 기다린다.
통나무 계단이 도움을 주고, PE로프를 이용한 고정로프가 한몫 거드는 오르막 비탈이다.
오르막은 아름드리 노송 두 그루가 한 몸처럼 우뚝하고 쉼터용의 긴 의자가 마련이 되어
있는 쉼터봉으로 이어진다. 쉼터봉에서 마른 목을 축이고 발걸음을 하면 이내 헬기장이고,
헬기장을 지나고부터는 간간히 경고의 입간판이 산객을 긴장시킨다.입간판의 내용은
이곳에서 500미터 앞이 포탄낙하지점이니 절대 출입을 금지한다는 경고의 내용이다.
경고의 입간판은 각흘봉 정상 직전의 헬기장 어름까지 서너 군데 세워져 있는 데,500미터는
300미터로,300미터는 100미터로,100미터는 종당에는 50미터 앞까지의 내용을 각각 담고
있는 입간판들이 줄을 잇고 있다.그러한 행색의 입간판들이 세워져 있는 산길의 도중(途中)
은 크고 작은 바위들이 울멍줄멍하고, PE로프를 이용한 고정로프의 도움이 필요한 가파른
오르막 비탈이다.50미터 앞이 포탄낙화지점이라고 경고하는 경고의 입간판을 뒤로하고
가파른 비탈을 올려치면 널찍한 헬기장이다.
뒤 돌아본 각흘봉
사방팔방 거침이 없는 조망이 시원스럽다.이곳에서 우측 방면으로 뻗어 있는 산줄기는 대득
지맥이고 명성지맥은 그 반대 쪽인 좌측이다.좌측으로 발걸을 돌리면 저만치 불끈한 멧부리
가 산객을 기다린다.바위들의 울퉁불퉁한 비탈을 올려치면 곧바로 올게 되는 봉우리가 해발
836.8m의 각흘봉 정상이다912시38분).각흘봉 정상 한복판에는 2007년에 재설된 삼각점이
뚜렷하고 정상 주변에는 수목들이 없는 까닭에 사방의 거침이 없다.저멀리 북쪽으로 하늘금을
긋고 있는 금학산이 조망이 되고, 동송의 기름지고 드넓은 들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조금 후에 오르게 될 명성산의 병풍 같은 흑록의 주능선도 한눈에 들어온다. 각흘봉
정상을 뒤로하는 울퉁불퉁한 바위 비탈에는 PE로프와 쇠말뚝을 이용한 고정로프가 도움을
주고 있다.가파른 바위비탈은 나무 하나 풀 한포기 없는 맨 땅의 능선으로 이어진다.인근의
포격훈련장을 곁에 두고 있는 지리적인 악조건으로 그들의 훈련타격의 타겟이라는 숙명적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이다.한동안 꼬리를 잇는 이러한 행색의 산줄기는 세 갈래의
민둥의 산줄기가 갈래지는 멧부리에서 지맥의 산길은 좌측으로 이어지고 우측 방면으로는
'진입금지'라고 산행안내를 위한 이정표는 귀띔한다.
이렇게 포격훈련의 타격으로 맨 땅이 고스란히 드러난 민둥의 산줄기는 세 갈래의 산줄기가
분기가 되고, 그 밑에는 벙커가 은신하고 있는 민둥의 봉우리를 뒤로하면 머지않아 숲으로
의 산길이 기다린다.그런데 또 다시 포격낙하지점임을 경고하는 입간판이 모습을 드러낸다.
50미터 앞이 포탄 낙하 지점이란다.50미터 앞 포탄 낙하지점을 알리는 경고의 입간판을
뒤로하고 10분여 발걸음을 재촉하면 이번에는 100미터 앞으로 포탄 낙하지점은 물러나
있음을 알리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13시8분).
포탄낙하지점을 알리는 경고입간판을 뒤로하면 지맥의 줄기는 사뭇 유선형의 날렵한 몸매를
띠며 꼬리를 잇는다.잔등은 바위들이 들쭉날쭉하고 산길은 그러한 잔등을 곧이곧대로 따르지
않고 8부능선쯤의 허리를 감돌며 이어진다.그러한 도중의 산길에도 군사용의 시설물들인
진지나 벙커,그리고 교통호 등이 눈에 띈다.그런 뒤 지맥을 가로지르는 임도로 지맥의 산길
은 꼬리를 드리운다.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용화저수지 방면과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도평리
사이를 잇는 임도가 넘나드는 고개, 약사령(藥寺嶺)이다(13시38분).
약사령
약사령을 곧장 가로지르며 지맥의 산길은 이어지는 데,가파른 오르막 어귀에 흰바탕의
경고 입간판이 산객을 움츠러들게 한다.인근부대장 명의의 이 입간판의 내용은 이 지역은
군사격장으로 민간인 출입을 제한하고 있으며 어길시에는 법적으로 어찌해보겠다는
상투적인 내용이 담겨 있는 입간판이다.다갈색의 가랑잎이 수북한 가파른 오르막 비탈을
헐떡이며 올려치면 군사용의 진지가 기다리고, 그곳에서 한차례 더 가풀막진 오르막은
PE로프의 고정로프와 가랑잎이 반쯤은 덮혀 있는 침목계단의 도움을 받게 된다.
오르막은 잠시 가뿐 숨을 고를 여유를 주는 듯 하더니 다시 가플막진 오르막을 내놓으며
산객을 시험에 들게 한다.가파른 바위비탈에는 어김없이 PE로프를 이용한 고정로프가
도움을 주고 있다.그런 뒤에 오르게 되는 붕긋한 봉우리가 해발724.3m봉이다.724.3m
봉에는 헬기장이 닦여 있는 헬기장봉이다.조금 후면 오르게 되는 명성산과 병풍 같은
그 연봉들이 한눈에 들어온다.그런데 명성산 주능선으로의 산줄기 중간쯤의 일대가
온통 시커멓다.포탄사격 훈련과정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하여 산불피해를 입은 모양이다.
우측 저멀리 포탄사격훈련장의 중화기들의 이동통로가 마치 거미줄처럼 보인다.
산불피해지역
산길은 머지않아 산불피해지역으로 접어들어 용화저수지 쪽으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갈림길을 지나가면 아직도 화기의 냄새가 가득하고 화기의 기운이 느껴진다.쉼터용의
긴 의자가 두어 개 마련이 되어 있고,명성산 등산 안내도가 담겨 있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는
안부의 쉼터를 뒤로하는 오르막의 침목계단에도 군데군데 불에타서 훼손이 되어 있다.
용화저수지 쪽으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갈림길을 또 만나게 되고 포탄의 세례를 받아
맨 땅으로 변한 오르막을 침목계단의 도움을 받아 오르면 널찍한 헬기장이고, 명성산의
주능선이다(14시28분).
우측은 이곳에서 300미터쯤 떨어져 솟구쳐 있는 명성산 정상으로의 산길이고,좌측은
지맥의 방향이다.명성산 정상으로의 산길은 울퉁불퉁한 바윗길이 태반이다.길섶에는
연분홍색 진달래가 흐드러지고 일렁이는 바람은 눈부시게 부서져 내리는 햇볕을 다소
무색하게 만든다.두어 번 언덕 같은 붕긋한 봉우리를 넘어서 한차례 슬랩구간 행색의
너럭바위 비탈을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명성지맥의 간판인 해발923m의 명성산
(鳴聲山) 정상이다(14시36분).
명성산 정수리에서 우측은 용화저수지 방면이고, 맞은 쪽의 산줄기는 궁예봉과 약물계곡
으로의 등하행 산길이다.그리고 정수리 한복판에는 삼각점도 의젓하다.정수리 주변의
쉼터용의 긴 의자에서 마른 목과 허기를 다스리고 명성산 정상을 뒤로한다.명성산 정상을
뒤로하고 10분여 발걸음을 재우치면 삼각뿔 모양의 해발906.6m의 삼각봉을 오르게 된다.
삼각봉 정수리 한복판에는 포천시가 세워놓은 해태석상을 얹은 직사각의 큼지막한 정상빗돌
이 우뚝하다.
삼각봉을 넘어서는 지맥의 주능선은 온통 바위능선이다.우측의 해가 저무는 쪽 깊숙한
골짝에 자리하고 있는 산정호수가 아스라하게 부감이 된다.다소 유선형의 날렵한 바위의
등성이는 바위잔등을 곧이곧대로 거스르지 못하고 좌측의 8부능선으로 우회하며 꼬리를
잇는다. 그 우회하는 바위산길도 PE로프를 이용한 고정로프의 도움을 받아가며 꼬리를
잇는다.PE로프의 도움으로 우횟길을 벗어나면 돌탑 1기가 차지하고 있는 붕긋한 멧부리에
이르고, 연분홍색 진달래꽃과 다면체의 크고 작은 바위들이 얼기설기 멧부리를 이루고 있는
둥긋한 봉우리를 거푸 넘어선다.
바위들의 어상반한 높이와 어금지금한 행색의 멧부리 두 곳을 넘어서면 지맥은 좌측의
9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꼬리를 잇는다.완만한 내리막은 머지않아 인근 부대장 명의
의 경고 입간판과 맞닥드리게 된다.흰바탕의 사각의 경고 입간판에는 이 지역은 군 사격장
으로 민간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는 것과 허가를 받지 않고 출입을 하면 법적으로 어찌
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경고의 입간판이다.입간판 뒤쪽으로는 철조망이 막아서고
있다(15시34분).
녹슬은 철조망을 넘어서면 산길은 더욱 희미하다.완만한 내리막이 시작되부터는 희미하던
산길은 아예 모습을 감추고 만다.그 흔한 지맥의 선답자들의 시그널조차 눈에 띠지 않는다.
방향을 가늠하고 잡목들과 넝쿨 등의 '길없는 길'을 애면글면 헤치며 비탈을 내려서면 지맥
을 가로지르는 임도가 기다린다.지맥의 방향은 좌측의 10시 방향이다.그러나 마땅한 산길의
흔적은 나타나지 않는다.트랙을 연신 들여다보며 지맥의 방향으로 어림하여 오르막 비탈을
올려치면 누런 잡풀과 신갈나무 등이 엄부렁하고 기름한 해발645.2m의 멧부리이고, 맞은
쪽의 우묵한 축구장 10여 개쯤의 분지 같은 지역의 군 포격훈련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중화기들의 이동통로로 여겨지는 맨 땅의 임도가 마치 거미줄 같다.지맥은 이 포격훈련장의
가장자리를 따라 시계방향으로 반원을 그리며 꼬리를 잇는다.그러나 그 루트를 곧이곧대로
잇는 일이 간단치 않다.주변을 감시하는 초병들은 제쳐두고라도 바깥덕재 바로 곁에 자리
하고 있는 부대의 본부건물을 어떤 수단으로 지날 수 있겠는가의 여부가 관건이 아닌가.
허가를 받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검문에 걸리면 오늘 산행은 거기에서 끝이 나고 어떠한
불이익이 기다릴 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거다.
궁여지책으로 645.2m봉에서 곧바로 우측의 능선을 거치는 여정을 밟기로 한다.포격훈련장을
우측으로 끼고 반원을 그리며 잇는 지맥의 산길 대신에 이제는 포격훈련장을 좌측으로 끼고
반원의 지맥을 건너 뛰는 여정으로 바뀌게 되는 셈이다.훈련장을 좌측으로 끼고 이어지는
산줄기에는 희미하게나마 선답자들의 흔적인지 산나물 채취자들의 족적인지 알 수는 없지만
'길없는 길'의 행색은 아니다.이러구러 그러한 행색의 산길은 포격훈련장의 안덕재 어름에서
발원이 되어 등룡폭포와 비선폭포를 낳은 계곡 최상단부를 가로질러 지맥의 주능선으로
가까스로 붙게 되는 우여곡절을 겪게 된다.그러나 이와같은 여정도 군부대장의 허가가 전제
되어야 하는 구간임에는 틀림없다.
계곡 최상단부를 가로질러 오르막 비탈을 짓쳐 올려치면 포천 명성산 공용기지국의 통신
철탑의 곁이고, 곧바로 널찍한 헬기장이다.산줄기를 따라 '군사보호구역'이라고 새겨진 콘
크리트 재질의 사각기둥이 간간히 눈에 띈다.발목이 푹푹 빠져드는 가랑잎의 산길은 신갈
나무를 비롯한 참나무들의 산길이다.'군사보호구역'의 경계석이 차지하고 있는 고만고만한
높이에 생김새도 어금지금한 멧부리 두엇을 넘어서고 한차례 비탈을 더 올려치면 총안과
감시구에서 날카로운 눈길을 번득이고 있는 벙커가 자리하고 있는 봉긋한 멧부리에 오르게
되는 데,이 봉우리가 해발741m의 여우봉 정상이다(17시20분).
땅 밑에는 벙커가 차지하고 있는 여우봉 정수리에는 예전의 사각의 나무기둥을 이용한 정상
목은 썩어서 제 역활을 못하는 비루먹은 행색이고, 왕수산악회에서 세워놓은 대리석 빗돌만이
아담하다.여우봉 정상을 뒤로하는 산길도 다갈색의 가랑잎이 수북하다.생김새도 어금지금
하고 높이도 어상반한 납데데한 멧부리를 두엇 넘어서면 가랑잎이 수북한 내리받이가 기다
리고 내리받이는 울창한 잣나무 숲을 거치면 산기슭의 자드락밭을 거쳐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2차선의 차도로 지친 꼬리를 슬며시 내려 놓는다.포천시 이동면 쪽과 영북면 운천리 방면
사이를 잇는 78번 지방도로가 무시로 넘나드는 고개,오늘의 날머리 여우고개다(17시50분).
-오늘의 실제 산행거리는 22km쯤이었고 산행시간은 8시간20분 가량이 소모가 되었다.
포격훈련장을 시계방향으로 반원을 그리며 이었다면 2,3km는 더 거리가 불어났을 것이고
산행시간도 9시간은 걸렸을 거다.그러나 이쯤에서 포격훈련장을 반원을 그리며 지맥을
잇는 불법적이고 우격다짐 방식의 산행은 당국의 시원한 개방이 없다면 오늘의 산행방식을
따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다.기실 이것도 군부대의 시원한 허락은 없는 상황이지만 말이다.
어쨌든 허락을 받지 않고 그나마의 산줄기를 이은 점은 부끄러운 일이고,바람직스러운 일은
더욱 아니다.
그러니 관계 군부대의 넉넉한 해량을 기대하며,이 사실을 밝히는 점을 용서하기 바란다.
어쨌든 당일 산행으로는 버거운 여정을 마무리하고 상현과 나는 택시를 불러 운천으로,운천
에서 귀경의 찻편(오후7시30분)을 비교적 느직하게 잡은 뒤,두어 차례 들려 낯이 익은 운천
시장 안의 안동식당에서 얼큰하고 푸짐한 소내장탕에 탁주 두 병으로 허기와 갈증을 한꺼번
에 다스리고 동서울행 무정차 버스에 지친 몸을 실었다. (2019,5/7)
(아래)명성지맥 지도1 광덕산-여우고개(지도를 클릭하면 확대됨)
로딩중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