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암~신선대~백운산상봉/지맥분기점~
~억불봉~노랭이봉~포스코수련원
억불지맥의 분기점이 되는 백운산 정상으로의 접근이 비교적 수월한 곳은 광양시 옥룡면 동
곡리 병암계곡이다.호남정맥상의 한재를 3.1km남겨둔 지점의 병암부락 갈림길 어귀에 산행
안내를 맡고 있는 이정표가 병암부락 쪽으로 이어지는 아스콘 포장도로를 가리키며 백운산
정상은 예서 3.3km라고 귀띔한다(10시37분).호남의 전 지역을 뒤덮고 있는 자욱한 안개는
이곳 병암계곡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을 터,병암부락으로 이어지는 마을길도 한차례 비라도
내린 것처럼 안개에 젖어 축축하고 숲의 나목들도 빗물에 젖은 것처럼 후줄근하다.
마을길을 따라 산기슭에는 군데군데 펜션건물 등이 자리를 잡고 있고,계곡 주변은 입산객들을
위한 식당들이 똬리를 틀고 있다.그러한 행색의 병암계곡 진출입로를 10여 분 따르면 계곡가
에 방갈로까지 마련이 되어 있는 '병암산장'이라는 간판의 식당 앞에 이르게 되고, 거기에서
부터 본격적인 산행은 시작이 된다.산길은 초장부터 크고 작은 바위들의 울퉁불퉁한 오르막
이다.울퉁불퉁한 너덜의 오르막은 한눈을 팔 겨를도 없이 줄창 꼬리를 잇는다.거개의 크고
작은 바위들은 물기로 축축하고 다소 미끄럽다.한눈을 팔다가 자칫 발디딤이라도 어설프다면
곤두박질을 각오해야 한다.
숯가마터
5분여 그러한 행색의 오르막을 올려치면 '숯가마터'가 기다린다.10여 평의 터에는 1.2m쯤
되는 높이에 두께도 1m쯤 되는 둥그스름한 석축을 두르고, 1m 폭의 통로를 낸,1920~1970년
대까지 50여 년간의 숯가마터다.이곳 숯가마터 어름에서 산길은 두 갈래로 갈린다.진틀
삼거리다.우측의 오르막 산길은 곧바로 백운산 정상으로 치닫는 산길이고,그 반대 쪽인 좌측
의 산길은 신선대를 거쳐 백운산 정상을 오르게 되는 오르막이다.신선대 방향의 오르막 비탈
은 이내 데크계단으로 이어진다.숯가마터 주변으로부터 눈에 띠기 시작하는 떡가루 같은 흰
눈이 차츰 두께를 더해 나가기 시작한다.
데크계단의 도움으로 가파른 비탈을 오르면 PE로프와 통나무 말뚝을 이용한 고정로프겸
난간의 침목계단이 뒤를 잇는다.숲은 떡가루를 뿌려 놓은 듯이 한겨울의 풍광을 연출하고
있는 데,다소 푸근한 날씨 탓에 팥죽땀은 봄날의 등산 때처럼 거침 없이 흘러내린다.한겨울
에 시원한 바람을 기대하다니! 침목계단을 다 오르고 나면 가뿐 숨을 가다듬을 수 있는 완만한
오르막이 기다린다.이쯤에서 산길은 우측의 3시 방향으로 꼬리를 잇는다.신선대를 1km쯤
남겨둔 지점이다.자우룩한 운무로 사위는 다소 어둑신하고 흰 것과 검은 것의 명암만이 뚜렷
이 갈린다.
진틀삼거리
암회색은 신갈나무를 비롯한 나목들의 거죽이고 그보다 검은 축으로 여겨지는 다면체의 육덕
들은 크고 작은 바윗덩이들이다.이 오르막 비탈에도 PE로프와 통나무 말뚝,그리고 침목계단의
안전시설이 마련이 되어 있으며,산길은 크고 작은 바위들과 돌들,그리고 돌니의 울퉁불퉁한
오르막은 여전하다.그리고 내려앉아 있는 흰눈의 두께도 사뭇 두툼해졌다.오르막은 점차 가파
르게 이어지고 울멍줄멍 줄을 잇는 엄장한 허우대의 바윗덩이들도 숫자가 꽤 늘어났다.오르막
산길은 그들을 곧장 거스르지 못하고 미로처럼 이리구불 저리구불거리면서 꼬리를 잇는다.
산길은 머지않아 삼거리 갈림길에 이른다.호남정맥의 주능선에 다다른 것이다.좌측 방향은
한재(2.1km)와 신선대(0.18km) 방면이고,우측은 신선대를 거치지 않고 곧장 백운산 정상으
로의 산길이다.오늘 산행의 들머리에서 3.0km쯤 지난 지점이다.신선대로의 산길은 깎아지른
바위봉을 우측에 끼고 내려섰다가 올려치는 흰눈이 덮혀 있는 다소 험준한 산길이다.그러한
행색의 산길은 다시 삼거리 갈림길을 맞닥드리게 된다.좌측 방향은 한재(2km) 쪽이고,우측은
신선대(70m) 쪽이다.이젠 신선대 턱밑이다.
엄장한 허우대의 다양한 형태의 바윗덩이들이 아무렇게나 자리하고 있는 바위 오르막에는
흰눈의 두께가 한층 더 두껍다.그러한 상태의 거대한 너덜겅은 데크계단의 도움을 받고서야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거대한 바윗덩이봉의 끄트머리에 득달하게 된다.해발1198m의 신선대
정상이다.신선대 정상에서는 정수리 바위덩이의 우듬지를 제외하고는 아무 것도 눈에 들어
오지 않는다.사방팔방 거침이 없는 조망의 멧부리임에도 불구하고 사위를 뒤덮고 있는 운무의
난바다 때문이다.흰눈이 두툼하게 덮혀 있는 신선대의 우듬지를 조심스레 다시 되내려와
거대한 암봉을 좌측으로 끼고 돌며 백운산 정상인 상봉으로의 발걸음을 재우친다.
거대한 암봉을 좌측으로 끼고 비탈을 내려서고 데크계단의 도움으로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서면 맞은 편 저만치 백운산 정상이 모습을 드러내는 데,거무스름한 실루엣에 불과할 뿐이다.
운무가 더욱 두터워졌고 짙어진 탓이다.백운산 정상으로의 오르막은 거지반 데크계단이
안내하는 오르막이다.이리저리 구불거리며 꼬리를 잇는 데크계단을 모두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바윗덩이 멧부리가 해발1228m의 백운산 상봉(白雲山上峰)이다.억불지맥 분기점이기도
한 백운산 상봉에서의 조망도 조금 전의 신선대에서의 상황과 별반 다를 게 없다.온 산하를
두툼하게 뒤덮고 있는 자욱한 운무의 행티 탓이다.
억불지맥 분기점
다소 비좁은 백운산 상봉의 바위봉 우듬지를 뒤로하면 곧바로 삼거리 갈림길이 기다린다.
좌측의 9시 방향의 산길은 매봉을 거쳐 쫓비산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의 남진방향 산줄기
이고 억불지맥의 산길은 맞은 쪽이다.이곳 호남정맥 갈림길을 뒤로하고 5분여 발걸음을
보태면 삼거리 갈림길을 또 만나게 된다.이번에는 우측으로 나 있는 등하행 산길인데,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병암계곡으로의 등하행 산길이며,숯가마터가 있는 진틀삼거리 방향이다.
산행안내를 맡고 있는 이정표는 이곳에서 억불봉까지의 거리를 5.6km라고 적바림하고 있다.
진틀삼거리로의 갈림길을 뒤로하는 산길은 다소 밋밋하고 널찍하고 부드럽게 꼬리를 잇는다.
허우대가 크지 않은 다소 어린 나목들의 마른 나무가지마다 흰눈이 붙어 있다.자우룩한 운무와
그보다 한결 희디 흰 눈은 좀 닮은 구석이 있고,본디보다 더 어둡고 거뭇한 거죽의 나목들의
행색과 명암이 뚜렷한 대조를 이루는 숲이다.밋밋한 산길은 손등이나 언덕 같은,봉우리라고
일컫기도 어색한 멧부리를 슬며시 넘어서며 꼬리를 잇는다.병암계곡 갈림길을 뒤로하고 10여
분 발걸음을 재우치면 백운사(우측방면 1.0km)로의 갈림길을 거푸 만나게 되는 데,널찍한
헬기장이 닦여 있는 만경대다.
호남정맥/억불지맥 갈림길
백운사 갈림길이 있는 헬기장의 만경대를 뒤로하고 100여 미터쯤 발걸음을 하면 손등 같은
붕긋한 해발111.1m의 봉우리에 오르게 된다.억새를 비롯한 누런 잡풀 등의 붕긋한 멧부리는
진양정가의 묘지임을 알리는 비석만이 잡풀 속을 비집고 가까스로 고개를 쳐들고 있는 잡풀
더미 같은 묵묘가 차지하고 있다.널찍하고 가지런하며 부드럽기까지한 산길은 진달래 철쭉
등의 관목들의 숲길이고 허우대가 비교적 큰 수목들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백운산 등산
안내도와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 포스코 수련원으로의 등하행 산길(우측)이 나 있는 갈림길을
지난다.
진달래 철쭉 등의 키작은 관목들만의 붕긋한 멧부리를 넘어선다.잠시잠깐 자우룩한 운무가
엷은 기색을 보이는 틈새로 사위가 다소 밝은 기색을 띄기도 한다.그렇지만 흰바탕은 운무와
흰눈의 차지이고 꺼뭇꺼뭇한 것은 나목들이다.이렇게 명암이 대조를 이루는 숲길은 마냥
부드럽고 밋밋하게 꼬리를 잇는다.한차례 '길없는 길' 행색의 완만한 오르막을 거쳐 손등 같은
멧부리를 오르내린 것을 제외하고는 그냥 백두대간 급의 밋밋한 산길을 줄곧 좇는다.사위는
좀 더 어둑해졌고 시야는 더욱 답답하기만 하다.
억불봉 전경
어둑신한 산길은 머지않아 널찍한 헬기장으로 산객을 안내한다.해발920m의 헬기장이다.
이 널찍한 헬기장 한구석에는 맷돌처럼 동그란,크기가 다른 쇳덩어리 세 개를 큰 것부터
차례로 3층으로 쌓은 구조물이 자리하고 있고,쉼터용의 평상 두 개와 백운산 등산안내도
등도 헬기장 한켠을 차지하고 있다.이곳 해발920m의 헬기장봉에서 억불봉은 좌측의 10시
방향이고 노랭이재는 우측의 2시 방향이다.헬기장봉에서 0.7km의 거리에 솟구쳐 있는
억불봉을 올랐다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노랭이재로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명색이 억불지맥의 간판 봉우리인데 아니 오를 수는 없는 일 아닌가.억불봉으로의 산길은
엄청난 허우대의 바위덩이들이 울멍줄멍한 산길이다.그러나 거지반 산길은 그들을 곧장
거스르지 못하고 우회하는 식으로 산길은 꼬리를 잇는다.한차례 바위봉을 우회하고 불쑥
솟구쳐 있는 서로 다른 생김새의 바위봉 사이를 지나면 가파른 내리막의 데크계단이 급경사
의 내리막을 돕는다.데크계단의 도움으로 안부에 이르면 다시 가파른 치받잇길을 이끄는
계단이 산객을 기다린다.
이리저리 구불거리며 엄장한 바위사이로 계단은 이어지고 잘록한 안부는 데크다리를 걸쳐
건너 뛰도록 하였다.어둑신한 숲은 마치 비라도 뿌려댈 것처럼 여겨지고 배낭은 우중산행
이라도 겪은 것처럼 후줄근하게 젖어 있다.다시 급경사의 비탈을 안내하는 데크계단이 산객
을 기다린다.데크계단은 가파른 바위 오르막으로 이어지고,가풀막진 오르막은 크고 작은 돌
들과 돌니의 험준한 행색의 비탈이다.매듭이 아금받게 묶여 있는 고정로프가 안전하게 산객
을 안내한다.그런 뒤에 오르게 되는 둥긋한 봉우리가 해발997m의 억불봉(億佛峰) 정상이다.
억불봉 정상에 오르니 사위를 두텁게 뒤덮고 있는 운무가 서서히 벗겨지기 시작한다.파란
하늘이 샐쭉 얼굴을 내밀고 인근의 멧부리들도 슬그머니 고개를 쳐든다.운무는 바람결을
타고 산등성이를 휘감으며 골짜기 속으로 숨어든다.그 틈을 비집고 축축한 나목의 숲이
민낯을 드러낸다.그동안 자욱한 운무로 인하여 답답하던 속내가 한꺼번에 사라지는 듯하다.
해발920m의 헬기장봉에서 불과 0.7km 거리의 억불봉을 왕복하는 데, 30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헬기장봉에서 지맥의 산길은 이정표가 가리키는 노랭이재 쪽이다.
헬기장봉을 뒤로하고 10여 분 발걸음을 보태면 쉼터용의 널찍한 평상이 두 개씩이나 마련이
되어 있는 쉼터 사거리에 닿게 된다.우측은 포스코수련원 쪽이고,좌측은 광양시 진상면
황죽리 구황부락 방면의 등하행 산길이다.지맥은 맞은 쪽이다.산길은 코코넛 껍질이나
야자수 열매를 이용한 누런 거적 페트가 깔려 있는 산길이다.그러한 행색의 부드럽고 밋밋한
산길을 5분여 발걸음을 재우치면 오르게 되는 붕긋한 봉우리가 해발804m의 노랭이봉이다.
노랭이봉 정수리 한켠에는 산불감시카메라 철탑이 우뚝하고,정상임을 알리는 아담한 빗돌도
두 개씩이나 세워져 있다.
노랭이봉 정상까지가 오늘의 지맥 산행의 몫이다.이제 남은 여정은 하산의 굴레에 속한다.
노랭이봉에서 우측의 2시 방향으로 하산길은 이어지는 데,그 쪽은 포스코 수련원과 광양시
옥룡면 동곡리 동동부락 쪽이다.산길은 완만한 내리받잇길이다.한차례 언덕 같은 614.1m을
넘는 것 이외에는 오를 만한 멧부리는 거의 없다.614.1m봉을 넘어서 200여 미터쯤 발걸음을
한 뒤에 우측의 3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하면 곧바로 아스콘 포장도로를 만나게 된다.포스코
수련원 구역으로 접어든 것이다.이 아스콘 포장도로를 따라 우측으로 20여 분 발걸음을 하면
약수터와 화장실을 갖춘 널찍한 주차장을 만날 수 있다.그곳이 오늘의 베이스캠프가 차려진
날머리가 되겠다(15시10분).
고산준봉의 산줄기가 삼면을 두르고 빼꼼히 서남 쪽으로만 문을 낸 깊숙한 골짜기는 아늑하다.
이른 봄날의 산행처럼 푸근한 날씨라고는 해도 명색이 겨울 산행이다.고산준봉을 오르내리느라
그동안 후끈 달아올랐던 육신은 움직임이 멈추고 나면 머지않아 체온은 시나브로 가라앉게
되고, 외려 체온은 정상을 밑돌게 마련이다.산행이 끝날 때까지 내동 얼굴을 내밀지 않았던
태양도 햇살을 쏟아내고,자욱한 운무를 걷어낼 만한 바람도 여전히 뒷짐을 지고 있건만,깊은
골짜기의 기색은 역시 겨울임을 실감케한다. (2019,1/12)
(아래)억불지맥 지도1 백운산-영세공원(지도를 클릭하면 확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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