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고개~매방채산~자주봉산~솔고개~
~햇골산~평풍산~송수산~킹스데일
설을 쇠고 이틀이 지났으니 음력으로 따지면 금년들어 첫 번째의 산행이라고 할 수 있겠다.
봄의 문턱이라는 입춘이 사흘 전에 지났으면 봄의 냄새라도 풍길만한데 꼭두새벽의 바깥은
흰 부나방처럼 싸래기눈이 건들거리고 옷깃을 파고드는 바람은 찬기운이 여전하다.밤을
꼬박 지키고 있는 편의점의 뜨거운 커피로 몸을 덮힌 뒤 매양 참석하는 산악회 버스의 중간
기착지인 죽전의 고속도로 간이 정거장으로 향한다.수많은 출근 인파와 나처럼 할 일 없이
배낭을 멘 백수들이 언제나 이 시간 때면 북적인다(동남아에나 갈 것이지...). 버스에 오른지
불과 한 시간남짓이면 오늘 산행의 들머리 덕고개에 닿게 된다.
고속도로를 비롯한 여러 가닥의 신설 도로 등으로 인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이젠 이면 도로
신세로 전락이 된 빛바랜 왕복 2차선의 도로가 한가롭게 넘나드는 고개인 덕고개에서 꼬리를
잇는 지맥의 산길은 고갯마루 동편으로 뻗은 산줄기다.도로 절개지 바로 곁의 산비탈을 의지
하고 있는,높직한 석축에 격자무늬의 울타리를 두른 농가의 울타리를 좌측에 바짝 끼고 돌아
나가면 어렵사리 지맥의 잔등으로 붙게 된다.지맥의 등성이 우측 골짜기는 공장 건물이 차지
하고 있다(8시25분).
산길은 다갈색의 가랑잎이 수북하고,비교적 울창한 숲을 영위하고 있는 소나무와 참나무 등은
대체로 멀쑥하다.그들이 헐겁고 성글게 차지하고 있는 봉긋한 멧부리를 첫고등으로 오르게
되는 데,이 봉우리가 해발375.4m의 매방채산 정상이다.봉긋한 정수리는 감시카메라용의
철탑이 차지하고 있다.매방채산 정상에서 지맥은 우측 3시 방향의 완만한 내리받잇길이다.
산길은 비교적 널찍하고 밋밋하고 가지런하다.지맥의 등성이 좌측의 완만한 산사면을 따라
산책로로 여겨지는 양회임도가 보이고,지맥의 잔등 곁에는 데크전망대도 마련이 되어 있다.
지맥의 좌측 산기슭을 터전삼은 문성자연휴양림이다.
데크전망대를 뒤로하면 지맥의 산길은 휴양림의 양회임도를 잠시잠깐 이용을 했다가 다시
숲길로 접어들기도 한다.휴양림이 자리하고 있는 골짜기 건너 편으로 거무스름한 실루엣의,
자주봉산의 전모가 한눈에 들어온다.자욱한 운무인지,아니면 불쾌한 미세먼지인지 산객으로
서는 알 수 없는 박무(薄霧)가 온 숲에 드리워져 있다.휴양림의 양회임도를 잠시 이용했다가
다시 숲으로 기어든지 얼마 안 되어 다시 지맥을 가로지르는 휴양림의 양회임도를 곧바로
가로지르게 된다.
자주봉산 정상의 여러 시그널들
부드럽게 꼬리를 잇는 치받잇길은 해발367m봉을 거쳐 거푸 오르막 비탈로 꼬리를 잇는다.
그런 뒤에 오르게 되는 봉긋한 봉우리가 해발410m봉이다.'옹달샘 산행코스 정상입니다'라고
써 있는 작으마한 입간판이 세워져 있는 멧부리다.이 410m봉에서 우측 방면으로 600여 미터
쯤 발품을 더 보태면 해발404.1m의 남산 정상에 닿을 수 있는 산길이 나 있으며,404.1m봉에서
지맥의 방향은 좌측 9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꼬리를 잇는다. 404.1m봉을 뒤로하면
곧바로 두 기의 작으마한 돌무더기 모양의 돌탑을 만나게 되고 꺽다리 아름드리 노송 가지
위에 마련해 놓은 아담한 새집도 만날 수가 있다.'옹달샘으로 되돌아 내려가는 길'이라고 써
있는 작으마한 입간판이 세워져 있는 지점이다.
수북한 다갈색의 가랑잎을 비집고 나온 울퉁불퉁한 바위들의 산길은 그와 같은 행색의 붕긋한
해발358m봉으로 이어진다.저멀리 햇골산과 송전철탑의 351m봉이 거무스름한 행색으로 눈에
들어온다.수북한 가랑잎의 완만한 참나무 오르막 숲길은 손등 같은 붕긋한 멧부리로 산객을
안내하는 데,이 멧부리가 해발438m의 자주봉산 정상이다.신갈나무와 소나무 등이 헐겁고
성글게 자리하고 있는 붕긋한 자주봉산 정상에서 지맥은 우측의 3시 방향의 가파른 내리막
이다.가파른 내리막은 이내 험상궂은 너덜길로 이어지고 너덜길을 조심스레 벗어나면 수렛길
처럼 널찍한 산길이 산객을 기다린다.
덕련재(솔고개)
솔고개(덕련재)
수렛길처럼 널찍한 산길은 머지않아 지맥의 등성이 절반의 벌목지대로 꼬리를 잇는다.지맥의
등성이 좌측의 벌목지는 광범위하게 이루어져 있다.그리고 지맥의 줄기를 따라 세워져 있는
골리앗 허우대의 송전철탑도 여전하게 지맥과 궤적을 함께 하고 있다. 반쯤의 벌목지대를
한동안 따르다가 신갈나무를 비롯한 참나무들이 헐겁게 자리하고 있으며,송전철탑도 곁에
거느리고 있는 넙데데한 해발226m봉을 넘어서면 온갖 석물로 치장을 한 성주이가의 묘지를
가로지르게 되고,곧바로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 2차선의 도로로 지맥은 슬며시 꼬리를 드리
운다.충주시 노은면과 주덕읍 사이를 잇는 525번 지방도로가 넘나드는 고개,솔고개다.
노은면과 주덕읍의 지경이기도 하고, '덕련재'라고 하는 또 다른 이름으로 일컫기도 하는 이
고개에서 지맥은 고갯마루를 곧장 가로질러 꼬리를 잇는다. 고갯마루를 곧장 가로지르면
지맥의 산등성이 가까이까지 차지하고 있는 공장의 진출입로를 이용해야 한다.그리고 공장
정문 앞에서 우측의 오르막 숲길로 접어들어야 한다.공장 건물이 지맥의 등성이 거의 절반쯤을
차지하고 있는 까닭에 지맥의 좌측 편은 벼랑이다.반쯤 남은 해발258m봉을 넘어서면 숲은
엄부렁하다.무슨 까닭으로 이러한 행색으로 변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어린 잣나무들만이
엄부렁한 숲을 메우느라 안간힘이고 싸리나무를 비롯한 덩치 작은 잡목들도 한몫을 거들고
있다.
지맥의 등성이 좌측 골짜기 쪽으로 누릿누릿한,늙은 오이 모양의 골프장 필드가 마른 나무가지
사이로 부감이 된다.금강센테리움 컨트리클럽이다.아름드리 상수리나무가 밑동이 부러져
넉장거리로 누워있는 손등 같은 봉우리를 넘어서면 산길은 다시 수렛길과 궤적을 함께하게
된다.그런데 이 수렛길은 맞은 쪽의 불끈 솟구쳐 있는 햇골산 정수리 쪽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우측의 산허리를 따라 밋밋하게 꼬리를 잇는다.이러한 행색의 수렛길을 벗어나 좌측의 오르막
숲길로 접어든다.오르막 숲길은 거의 '길없는 길'이나 다를 게 없다.잡목들이 마른 가지들의
이악스러움을 헤치고 비탈을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해발320.5m의 햇골산 정상이다.
해발320.5m의 햇골산 정상을 뒤로하고 이어지는 수렛길 같은 산길은 머지않아 삼거리 갈림길
을 내놓는다.이 갈림길에서 지맥은 좌측의 9시 방향이고 우측의 산길은 지맥에서 100여 미터쯤
떨어져 솟구쳐 있는 해발350.8m봉으로의 산길이다.해발350.8m봉은 엄장한 덩치의 송전철탑이
차지하고 있는 봉우리에 불과하다.350.8m봉을 뒤로하면 머지않아 또 다른 송전철탑을 곁에
두고 있는 해발386.6m봉을 넘어서게 된다.지맥은 이렇게 송전철탑과 여전하게 어깨동무를 하며
꼬리를 잇는다.
송전철탑들은 마치 난바다의 선박들을 위한 등대처럼,산줄기의 가이드처럼 줄을 잇는다.
고만고만한 높낮이의,행색도 어금버금한 봉우리 두엇을 넘어선다.그리고 부드럽고 밋밋하게
꼬리를 잇는 지맥은 끼끗하고 끌밋한 노송들이 울창하고 베개처럼 기름한 해발386m봉으로
산객을 안내한다.누런 솔가리가 마춤맞게 내려앉아 있는 붕긋한 정수리 한복판에는 1976년에
건설부가 재설한 오래 묵은 삼각점이 자리하고 있는 삼각점봉이기도 하다.386m의 삼각점봉
을 뒤로하고 거대한 덩치의 송전철탑의 안내를 받아가며 고만고만한 멧부리 두엇을 더 넘어
서면 잘록한 한부 사거리가 기다린다.질마루재다.
아름드리 해묵은 상수리나무 한그루가 당산목처럼 서 있는 질마루재 사거리 안부의 좌측은
금강센테리움C.C구역이고, 우측은 주덕읍 방면이다.질마루재를 지나서 꺽다리 노송들의 오르막
비탈을 올려치면 역시 노송들이 헐겁게 자리하고 있는 봉긋한 해발290m봉이다.290m봉에서
지맥은 좌측의 10시 방향으로 이어지고 골프장을 좌측으로 끼고 이어지는 산길이 되겠다.
그런데 조금 전부터 개짖는 소리가 저 앞 쪽에서 들려오곤 했는 데,개짖는 소리가 가깝다고
여길 무렵, 산길 앞 쪽에서 흰둥이 두 마리가 악다구니로 짖어대고 있는 거다.산객들이 한떼를
이루며 다가오고 있으니 꼬리를 감추고 도망칠 수밖에는 별 도리가 없었을 게다.
밤나무밭 사잇길을 따라서
골프장의 모습이 시야를 벗어날쯤이면 기름한 행색의 해발290m봉을 오르게 된다.290m봉에서
지맥은 우측의 2시 방향으로 이어지는데,주능선 좌측의 산비탈은 온통 밤나무밭이 차지하고
있다.광범위한 밤나무밭 사잇길을 따라 지맥의 산길은 구불거리며 꼬리를 잇는다.송전철탑도
다를 게 없다.10분쯤 밤나무밭 사이의 양회임도와 비포장 임도를 줄곧 따르다가 우측의 숲으
로 지맥은 슬며시 기어든다.한차례 손등 같은 해발343m봉을 거치면 곧바로 오르게 되는 멧부
리가 해발395.5m의 평풍산 정상이다.신갈나무를 비롯한 참나무들이 소나무들과 한데 어우러
진 붕긋한 정수리 한복판에는 1976년 건설부가 재설한 해묵은 삼각점이 자리하고 있기도 하다.
해발395.5m의 평풍산 정수리까지 저멀리 도로에서 들여오는 차량들의 숨가뿐 굉음이 들려
온다.평택-충주간의 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국도,그리고 82번 도로 등의 자동차들만의 도로
가 아스라하게 부감이 된다.평풍산 정상을 뒤로하는 내리막 비탈은 그야말로 급경사의 벼랑
길이다.절벽 같은 내리막 비탈에는 PE로프를 이용한 고정로프가 안전한 이동을 거들고 있긴
하다.그러나 매사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벼랑의 내리막이다.구르듯이 벼랑 같은 내리막을
내려서고 한차례 오르막을 올려치면 해발350m봉이다.
누런 솔가리가 카펫처럼 푹신한 꺽다리 소나무 숲은 말안장을 닮은 넉넉한 안부 사거리 송사
재로 이어지고 송사재를 거쳐 한차례 더 오르막 비탈을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꺽다리 소나무
들이 지키고 있는, 붕긋한 봉우리가 해발 403m의 송수산 정상이다.다갈색의 솔가리가 마춤
맞게 내려앉아 있는 붕긋한 정수리 한복판에는 충주시 가금면의 매봉산악회 빗돌이 차지하고
있다.얼핏 송수산 정상 빗돌인줄 알았는데, 빌어먹을! 정상 빗돌은 커녕,산악회 이름만 덩그
런게 아닌가(나중 확인한 결과,송수산 정상임을 알리는 이름은 상대적으로 비좁은 빗돌의
옆 면에 새겨져 있음).
송수산 정상을 뒤로하면 산줄기 좌측으로 고층 아파트 등으로 대표되는 가금면 일대의 시가지
가 차츰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그리고 발걸음을 더하면 산줄기 우측으로는 골프장의 누런 필
드가 또한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주중의 여가를 즐기고 있는 한 팀의 골퍼들이 바로 저만치의
그린에서 얼쩡거린다.킹스데일골프장이다.차량 등의 엔진소리를 비롯한 도시의 소음이 귓전
에서 속살거린다.오늘의 날머리인 킹스데일 골프장 입구의 사거리에 득달한 것이다.킹스데일
골프장의 진출입로는 지맥의 산줄기를 가로지르는 데,생태이동통로가 끊어진 산줄기의 이음새
노릇을 하고 있는 거다(12시).
송수산 정상
한낮의 볕은 따사롭기만 하다.그렇지만 아직도 동장군의 여세는 수그러들 기미가 없어 보인다.
그닥 거세게 불어오는 기색은 아니지만 맞바람을 잠시라도 맞는다면 몸은 으레 으슬거리게
마련이다.비교적 일찌감치 산행을 시작하였으니 마무리도 이른 시간에 마치게 되는 건 순리다.
평소라면 한창 산행에 땀을 쏟을 시간에 산행을 마무리 했으니 산객이라면 다소 시원섭섭할
법도 하다.그리고 벌건 대낮에 배낭을 메고 집을 들어서는 게 아직도 어색하긴 하다.(2019,2/7)
부용지맥 3구간[ 덕고개(49도로)-솔고개-병풍산(395.6m-하구암리(82도로)].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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