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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장지맥(食藏支脈)은 금남정맥에서 분기가 되는 도상거리 56.1km의 산줄기로써
금남정맥상의 인대산 정상에서 남쪽으로 1.5km쯤 떨어져 있는 해발610m봉이 식장
지맥의 분기점이다.분기점으로의 접근 거점으로 간택이 된 곳은 금산군 진산면 삼가
리 건지실이다.여섯(상현,산정,위치로,차복희,김문자,로마)은 진산면 소재지인 읍내리
에서 두 대의 택시에 분승을 하여 부암리를 거쳐 삼가리 건지실의 직전 마을인 청동
부락 동구 삼거리로 줄달음을 놓는다.
청동부락 동구에서는 동쪽의 긴 골짜기로 양회임도가 계류의 곁을 따라 구불거리며
꼬리를 잇는데, 산 아래 첫동네 건지실로 이어지는 진출입로인 거다. 이 임도를 따라
1km쯤 택시를 몰아부치면 머지않아 삼거리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 이 갈림길에서
우측의 도로가 건지실 방향이다.그러나 건지실 방향의 임도는 차량들의 진입을 제한
하려는 쇠사슬을 이용한 금줄이 외지인 차량들의 접근을 거부하고 있는 거다.
건지실 가는 길
그러므로 이곳에서 택시를 돌려보내고 본격적인 산행이 바야흐로 시작이 된다.행장
을 갖추고 임도를 따라 발걸음을 옮긴다.임도 좌측으로는 맑은 계류가 지절거리고,
숲에서는 다양한 목청의 매미들이 요란스럽다.그런데 아마 10분쯤 흘렀을까? 갑자기
뒷쪽에서 검은 색 SUV차량 한 대가 우리 뒤를 쫓아 오더니 더 이상의 골짜기 진입을
하지말라고 언성을 높이는게 아닌가.이 일대는 사유지로써 산약초 재배지이기 때문에
외지인의 접근을 적극 막고 있다는 거였다.
시각은 이미 반나절이 훨씬 지난 싯점인데, 이 시간에 어느 곳으로 우회를 하여 분기점
으로의 산행을 할 수 있겠는가.사정에 사정을 덧붙이고 애걸복걸의 심정까지 얹은 끝에
어렵사리 허락을 받게 된다.늑대처럼 생긴 송아지 만한 경비견 두 마리가 악다구니를
부리는 곁을 지나면 만나게 되는 임도 삼거리에서 우측의 임도로 접어들면 이곳이
건지실인데,지금은 이름만 간신히 지도에 남아있는 심산유곡의 잊혀진 산협이다.
건지실의 폐농가
아직도 형체가 분명한 빈 농가 한 채가 산객들을 맞이한다.두 칸은 방을 잇대서 꾸몄고
맨 우측의 한칸은 부엌과 작은 헛간을 달았으며, 두 칸 넓이의 댓돌 벽면 가운데에는
5시40분에서 시간이 멎어버린 시계가 우두커니 금빛햇살이 노드리듯 부서져 내리는
뜨락을 굽어보고 있다.그러한 행색의 빈 농가를 뒤로하고 나면 이제 좌측의 오르막 숲
으로 눈길을 돌려야 한다.
처음에는 칡넝쿨을 비롯한 넝쿨식물들과 잡목들의 저항이 거칠지만 이동이 가능한
틈을 찾아 사브작사브작 발걸음을 옮기고 나면 온전한 오르막 숲이 기다리고 있는데,
기실 뚜렷한 산길은 되지 못하지만 오를 만한 수준의 가풀막진 산비탈이다.그러한
행색의 가풀막진 오르막을 25분쯤 헐떡헐떡 올려치면 금남정맥의 주능선에 닿게
된다.금남정맥의 주능선에서 분기점으로의 산길은 당연히 좌측 방향이다.
초장부터 가풀막진 오르막을 올려치느라 후끈 달아오른 열기를 식혀주려는가,건듯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그저 고맙기만 하다.언덕 같은 등성이를 한 차례 넘어서고
나면 저만치 삿갓모양의 멧부리가 산객을 기다리고 있다.붕긋한 해발610m의 식장
지맥 분기봉이다(11시24분).건지실 폐농가를 뒤로한지 40분쯤이 흐르고 난 뒤에
비로소 오르게 되는 식장지맥의 분기점인 거다.
잠시 땀을 식히고 마른 목도 축이고 난 뒤 분기점을 뒤로한다.지맥의 첫 걸음을 떼기
시작하는 지맥의 산길은 분기점에서 북쪽 방향인 좌측 9시 방향이다.산길은 금남정맥
의 산길보다는 비교할 수 없지만 뚜렷하고 밋밋하게 꼬리를 잇는다.그러나 조금 전에
겪었던 그나마의 바람은 온데간데 없고 후텁지근함만 가득한 산길이 아닌가.언덕 같은
등성이 두어 곳을 편안하고 기분좋게 넘어서고 나면 바위절벽을 좌측으로 끼고 이어
지는 오르막이다.
비교적 시야가 터져 있는 붕긋한 멧부리를 넘어서고 나면 지맥의 산길은 우측 3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산객을 안내한다.뜨거운 햇살이 습도를 어느 정도 가셔
주었는지 비록 그늘이 없는 곳을 지날 때에는 숨이 막힐 것처럼 무덥게 느껴지지만
나무 그늘에 이르면 상대적으로 시원함을 느낄 수가 있겠다.가을이 멀지 않은 곳에서
다가오고 있음을 증거하는 건 아닌지 모른다.
키작은 수목들만이 엄부렁한 까닭에 한낮의 불볕이 쏟아져 내리는 붕긋한 멧부리를
넘어서고, 평지나 다를 게 없는 납작스레한 흙무더기 행색의 묵묘가 차지하고 있는
넙데데한 멧부리를 차례로 넘어서고 나면 잣나무들이 차지하고 있는 걀쭉한 꼴의
멧부리에 오르게 되는 데, 이 봉우리가 해발513.9m봉이다(12시45분).513.9m봉에서
지맥의 산길은 다시 좌측 9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꼬리를 잇는다.
진산면 엄정리~남이면 상금리 사이의 임도
내리받잇길은 매우 가파르다.가파른 내리받이를 구르듯이 내려서면 고사리밭이나
다를 게 없는 행색의 나주임가의 묵묘의 곁으로 이어지고,그 묵묘를 뒤로하고 나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양회임도로 지맥의 산길은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이 임도는
진산면 엄정리 쪽과 그 반대 쪽인 남쪽의 남이면 삼금리 방면 사이를 잇는 임도다.
한낮의 불볕 햇살로 열기가 굼실거리는 양회임도를 가로질러 맞은 쪽 오르막 숲으로
재빨리 몸을 숨긴다.
소나무들과 신갈나무 등이 엄부렁하고 기름한 꼴의 멧부리를 첫고등으로 넘어서고
나면 사거리 안부가 기다린다.금산읍 양지리(우측) 방면과 진산면 엄정리(좌측) 쪽
사이를 잇는 등하행 산길이 넘나드는 고갯길 열두봉재다(13시9분).열두봉재를 뒤로
하고 나면 지맥의 등성이는 온통 산불피해지역이다.우측의 골짜기를 비롯하여 지맥
의 등성이 주변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이 산불피해를 입은 거다.
불에 그을려 숯검댕이가 된 수목들이 그대로 남아 있고,고사목처럼 잿빛의 뼈대만
앙상한 수목들이 널려있는가 하면 숯검댕이 몸피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간신히 부지한
수목들도 여럿 눈에 띈다.그러한 행색의 산불피해지역의 등성이를 뒤로하고 한 차례
가파른 오르막을 짓쳐 올려치면 베개처럼 기름한 꼴의 멧부리로 산객은 안내가 된다.
해발542.4m의 월봉산(月峰山) 정상이다(13시26분).
3,4십 미터쯤의 평평하고 기름한 꼴의 멧부리이기에 어느 지점이 월봉산 정수리인지
헷갈리는 모양이다.3,4십 미터 간격을 두고 두 군데에 정상 시그널이 모두 걸려 있다.
이러한 행색의 월봉산 정상을 뒤로하고 붕긋한 멧부리를 거푸 넘어서고 나면 저만치
봉긋 솟구쳐 있는 멧부리가 한눈에 들어온다.넉넉한 여유공터를 간직하고 있는 넙데데
한 멧부리, 해발498.7m의 월봉(月峰) 정상이다(13시57분).넉넉한 공터 한켠에는 1980년
에 재설한 삼각점이 아직도 기능을 발휘하고 있는 삼각점봉이기도 하다.
498.7m의 월봉 정상을 넘어서고 나면 가랑잎들 차지의 구덩이를 간직하고 있는 멧부리
에 이르고,구덩이봉을 뒤로하고 나면 넉넉하고 수더분한 사거리 안부가 기다린다.진산면
엄정리(좌측) 쪽과 금성면 화림리(우측) 방면 사이를 잇는 산길이 넘나드는 서낭당 고갯길,
월봉재다(14시18분).사거리 안부 한켠에 서낭당 돌탑이 번듯하다.월봉재를 뒤로하고부터
의 산길은 이전의 산길에 비하면 다소 거칠은 편이다.
잡풀더미나 다를 게 없는 묵묘가 차지하고 잇는 납데데한 봉우리를 넘어서고 나면 보호수
(지정번호 금산군-137)로 지정을 받은 수령 2백년의 왕돌배나무로도 일컬어지는 문배나무
의 곁으로 이어지고,공동묘지처럼 여러 기의 묘지들이 차지하고 있는 내리받이 등성이를
벗어나면 화림리 마을로 들어서게 된다.마침 처음으로 맞닥드리는 농가에서 푸근한 인심
이 담뿍 담겨 있는 식수를 보충받는다.
후덕한 인심의 식수를 보충하고 나니 발걸음이 사뭇 가볍다.지맥의 산길은 곧바로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 2차선의 차도 고갯마루로 산객을 안내한다.복수면 부암리 부암삼거리
쪽과 금성면 소재지인 상가리 방면 사이를 잇는 2십릿길인 4번 군도가 연락부절인 고갯길,
화림재다.고갯마루를 곧장 가로질러 오르막을 올려치면 등성이 주변은 온통 벌목지대로
한길 높이에 불과한 잡목들만이 엄부렁하다.
지맥의 산길은 뚜렷하지 못하고 한길 높이의 아카시아와 산초나무 등의 가시나무들 그리고
찔레넝쿨을 비롯하여 칡넝쿨,한삼넝쿨 등이 서로 얽혀 있는, 그야말로 가시밭길이나 다를 게
없는 허섭하기 이를 데 없는 행색이다.산길은 보이지 않고 지맥의 방향만을 잃지 않으며
기신기신 발걸음을 옮긴다.애면글면 형극의 가시밭길을 가까스로 벗어나면 민둥의 등성이
로 지맥의 산길은 꼬리를 잇는다.
월봉재
등성이 좌측 저 아랫쯤의 산중턱에는 새로 지은 것으로 보이는 길쭉한 건물 너덧 채가
보이는데,아마 축사용인 모양이다.민둥의 등성이는 잠시잠깐이고 다시 허섭한 산길이
앞을 가로 막아선다.애면글면 허섭한 '길없는 길'은 우측 3시 방향으로 연신 꼬리를 잇는다.
그러한 '길없는 길'은 지맥을 가로지르는 비포장 임도로 산객을 안내한다.진산면 만악리
쪽과 금성면 상가리 방면 사이를 잇는 임도가 넘나드는 고갯길,띄울재다(15시29분).
띄울재를 뒤로하고 납데데하고 잡목들의 등쌀로 발걸음을 거부당하고 있는 해발324.8m봉
의 곁을 지나고 나면 한길 높이로 차오른 개망초들이 차지하고 있는 묵밭으로 이어지고,
묵밭을 가로지르면 잠시잠깐이지만 잡풀이 무성한 수렛길이 기다린다.수렛길은 이내 칡넝쿨
과 한삼넝쿨 등이 짜깁기처럼 등성이를 차지하고 있는 곳으로 이어지고 억지춘향으로 그곳
을 벗어나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비포장 임도로 지맥의 산길은 다시 꼬리를 드리운다.
지맥의 산길은 임도를 곧장 가로지르며 꼬리를 잇는데, 산길은 수렛길처럼 널찍하다.그러나
그러한 산길을 마냥 따르도록 지맥의 산길은 고분고분하지 못하다.허섭한 산길을 한 차례
더 거치고 나면 지맥의 산길은 좌측 9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산객을 안내한다.산길은
다시 웬일인가 싶게 널찍한 수렛길이다.
언덕 같은 해발305.7m봉을 구름에 달 가듯이 넘어서고 무릎께까지 차오른 잡풀의 수렛길과
칡넝쿨과 한삼넝쿨 등이 짜깁기처럼 얽혀 있는 수렛길 행색의 등성잇길을 거치고 나면 지맥의
산길은 우측 3시 방향의 완만한 내리받이 수렛길로 급커브를 그리며 꼬리를 잇는다.내리받이
수렛길 바로 우측은 완만한 산비탈을 차지하고 있는 농장인데 호두나무가 그들먹하다.
소리니재/68번 지방도로
농장 곁의 내리막 수렛길은 머지않아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 2차선의 차도 고갯마루로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금산읍 방면과 진산면 쪽 사이를 잇는 68번 지방도로가 연락부절인
고갯길,오늘 산행의 날머리인 소리니재다(16시15분).산행거리로 보면 대수롭지 않은 거리인
데,월봉재 어름을 지나고 부터의 산길은 너무 거칠어 속도내기는 물론이고 짜증까지 유발
하는 허섭하기 이를 데 없는 산길이 갈마들며 이어진 구간이었다.
금산과 진산면 사이를 운행하는 버스로 진산면으로,진산면 소재지에 있는 식당들은 거지반
개문휴업 상태인지라 물어물어 진산면 외곽의 '메밀막국수'집을 찾아들어 머슴밥처럼 양이
많은 막국수로 늦은 점심과 갈증을 해결하고,배티재와 서대전 사이를 왕복 운행하는 34번 버스
와 택시로 열찻편이 들어맞는 대전역으로,대전역에 득달하고 나니 서울행 무궁화호 완행열차
(20시24분)가 여섯의 귀갓길을 책임지겠다고 나선다. (산행거리;13km.소요시간;6시간)
(2020,8/25)
식장지맥 (食藏枝脈)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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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장지맥 1구간[간운리-분기점(610m)-월봉산(543m)-화림재-소리니재].지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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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더운 날씨에 수고 많이 하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