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쓰는 사람의 유형은 크게 4가지다.
1.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
2. 인생의 곡절이 있는 사람
3. 대단히 유명한 사람
4. 나와 같은 일반인
과거에는 1~3번이 주를 이루었으나, 이제는 4번이 대세다.
누구나 쓸 수 있다.
글은 누구나 쓴다. 회사에서 작성하는 기획서나 시말서, 경위서, 학교에서 쓰는 반성문, 친구들과 대화하는 SNS나 메신저 역시 모두 글쓰기다. 우리는 늘 글을 쓰고 살고 있으며, 거기서 벗어날 수 없다.
글을 쓰는 사람이 특별히 정해져있거나, 작가라고 해서 하늘로부터 선택받은 자는 결코 아니다. 쓰다 보면 글쓰기를 좋아하게 되고, 좋아하게 되면 자주 하게 되고, 자주 하게 되면 익숙해져서 잘 쓰게 된다. 글쓰기 실력은 자주 할수록 조금씩 늘게 마련이다.
문제는 쓰기에 그치느냐,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느냐이다. 글쓰기에 그치지 말고 책을 써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송숙희 작가는 ‘글쓰기의 궁극은 책 쓰기’라고 이야기한다. 이왕 글을 쓸 작정이라면 꾸준히 쓰고, 그걸 모아서 책으로 출간해야 한다. 그래야 쓰기의 진정한 세계를 맛볼 수 있다.
그럼 글을 쓰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꾸준히 쓰고 그걸 모아서 책으로 내는 사람의 유형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일전에 한 글쓰기 강연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들었다.
책을 쓰는 사람은 대한민국 상위 1%다. 책 쓰기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상위 20%이며, 나머지 80%는 책 쓰기에 전혀 관심이 없다.
즉 글쓰기는 누구나 하지만 그걸 엮어서 책으로 출간하는 일은 또 다른 일이다. 글쓰기는 쉽게 할 수 있지만, 그걸 모아서 책으로 출간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책을 쓰려고 하면 이미 상위 20%에 속한 것이고, 실제 책을 출간한 사람은 상위 1%란 이야기다. 여러분은 어디에 속하고 싶으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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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쓴 사람을 유심히 관찰해보면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 ▲ 눈물 없이 듣지 못할 인생의 곡절이 있는 사람, ▲ 아주 유명한 사람, ▲ 나머지 기타(일반인)가 있다.
첫째는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다. 특정 분야에서 꾸준히 하다 보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 우리가 소위 이야기하는 ‘사(士)’자 직종이다. 전문자격증 소지자나 학위를 가진 사람이다. 연구자나 교수가 여기에 포함되겠다. 이런 분들은 특정 분야를 집중적으로 오랜 기간 공부하고 연구하기 때문에 일반인보다 훨씬 뛰어난 지적 역량과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분들은 책 쓰기가 무척이나 수월하다.
본인이 평생 공부하거나 연구한 전문 분야에 대해 일반인이 알기 쉽도록 안내하는 책을 쓰거나 관련 동종 분야의 사람들이 읽을 만한 전문서를 쓰면 된다. 가령 정신과 의사를 수십 년 한 의사라면 자기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관련 분야의 책을 쓰면 된다. 대표적인 예가 윤홍균 저자의 <자존감 수업>이다. 윤저자는 의사로서, 심리 상담가로서 오랜 기간 환자를 대하며 연구한 자료를 바탕으로 자존감에 대한 책을 썼다. 그가 상담한 환자 중 자존감과 관련한 상담 일지만 적당히 정리해도 책 한 권 분량은 차고도 넘칠 것이다. 이런 분들은 책을 씀으로써 더욱더 유명인이 되고 방송출연을 하거나 강연을 꾸준히 하는 경우가 많다.
또 한 예를 들자면 <온천, 천탕천색의 매력에 몸을 담그다>의 이은주 저자를 들 수 있다. 이은주 작가는 오랜 기간 온천 소믈리애로서 온천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전국 각 지의 온천을 직접 체험함으로써 본인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책을 출간했다.
둘째는 눈물 없이 듣지 못할 인생의 굴곡이 있는 사람이다. 이런 분들의 스토리는 일반인들은 도저히 겪어볼 수 없는 것들이라 책으로 출간하면 반응이 아주 좋다. 우리 인간은 자신이 해보지 못한 것을 경험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대리만족을 한다. 정작 나는 하지 못할 것 같아도 혹은 하고 싶지 않아도 그 세계만은 경험해보고 싶은 일종의 엿보기 심리다. 완전히 망했다가 역경을 딛고 불굴의 의지로 다시 일어선 사람의 스토리라면 특히 더 좋다.
<계단을 닦는 CEO>를 쓴 임희성 대표가 대표적 예다. 그녀는 지적 장애 및 언어장애가 있던 부모님 밑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부터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일을 해야 했다. 22살의 어린 나이에 원치 않는 출산을 하고 군대로 끌려간 남편은 우울증으로 자살을 하고 만다.
먹고살기 위해 남대문에서 옷을 팔며 13년간 갖은 고생을 했다. 이렇게 모은 돈으로 청소 용역회사를 차렸다.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할 때 청천벽력과도 같은 병마가 찾아왔다. 뇌종양에 걸리고 말았다. 우여곡절 끝에 병마와의 싸움에서 이겼지만 사업에서 실패하여 수십억 원의 빚을 지고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이 엄청난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그녀는 회사를 정상화시켜 지금에 이르렀다.
<나는 사업이 가장 쉬웠어요>의 최인규 대표는 매출 100억 원이 넘는 중견기업의 CEO이지만 그의 인생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종교단체에 빠져 10년간을 허송세월을 하다가 27살에 종교단체에서 쫓겨나 노숙자 신세가 되었다. 우연찮게 복사용지 사업이 전망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같이 종교단체에서 쫓겨난 여자 친구를 찾아 200만 원을 빌린다. 그리고 그 돈으로 사업을 시작해 지금의 회사를 일구어 냈다.
이런 분들을 ‘N자형 인간’이라고 한다. 평범하거나 무난하게 잘 살다가 갑자기 추락을 맛보고, 다시 역경을 딛고 일어났다는 점이 알파벳 N자와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런 분들의 스토리는 책을 출간하기 매우 수월하다.
셋째는 아주 유명한 사람이다. 이런 분들은 유명세 자체가 무기다. 워낙 인지도가 있어서 무슨 내용의 책을 써도 화제가 된다. 가수 양준일이 19년 만에 복귀하여 쓴 책, <양준일 Maybe>가 대표적인 예다. 이 책은 출시되자마자 전 서점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사람들은 양준일이란 가수가 왜 19년 만에 나타나 활동을 재개하게 되었는지, 그가 지금까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무척이나 궁금해한다.
<조국의 시간>도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조국이 2019년 8월 법무부장관으로 지목되고 벌어진 일련의 사태에 대해 정리하고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드러낸 책이다.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역임한 조국 사태에 대한 회고록이다. 한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사건인 만큼 책이 출시되자 그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넷째, 이도 저도 아닌 일반인이다. 아주 유명하지도 않고, 전문가도 아니면서 인생은 평범함 그 자체인 사람도 책을 쓴다. 내가 여기에 해당한다. 나는 전문가도 아니고, 유명하지도 않으며, 인생의 곡절도 없다.
과거에 책을 쓰는 사람은 지극히 한정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책 쓰기가 대중화되고 글쓰기 플랫폼이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다양화되면서 누구나 책을 낼 수 있다. 책을 출간하는 방식도 과거의 기획출판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법으로 출간이 가능하다. 심지어 글쓰기가 어려워도 대필 작가를 활용해 책을 만들어낼 수 있다.
최근에는 이런 유형의 작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작가가 <꿈꾸는 다락방>, <리딩으로 리드하라>, <에이트>의 이지성이다. 이지성 작가는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선생님을 하다가 뜻한 바 있어 전문 작가가 되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작가로, 교과서에도 이름이 실릴 정도고, 그의 책은 수백만 부가 팔렸다. 지금도 출간만 하면 기본으로 20~30만 부 이상 팔리는 유명 작가가 되었다.
‘지대엷얕’의 채사장 작가도 마찬가지다. 그는 대중하게 교양 지식을 전달하는 팟캐스트를 운영하며 해당 내용을 정리해 책을 출간했다. 베스트셀러가 된 <지적 대화를 위한 엷고 얕은 지식>이다. 다양한 주제로 여러 권이 출간되어 ‘지식에 목마른’ 수많은 젊은이들의 갈증을 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