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벽의 종류
순수한 황토로서만은 벽을 구성하기가 어렵습니다.
1. 외엮고 흙벽치기
우리가 흔하게 접하는 조선반가나 서민가옥은 대부분 외를 엮고 그것에 의지해 흙을 쳐서 붙이는 방식입니다. 지기의 현장탐방에 가면 이와 관련된 내용은 상당부분 올려져 있습니다.
2. 흙블록 또는 흙벽돌 쌓기
일정한 틀에 물과 배합(꾸덕꾸덕한 습윤상태 배합)한 황토를 담아 찍어낸 블록이나 벽돌을 말려 조적식으로 쌓는 방식입니다. 일일이 흙벽돌을 찍어 말려야 하는 수고로움이 따릅니다. 요즘은 기성품도 많이 생산되고 있는데 대부분 순수 황토가 아닌 시멘트류가 혼합되어 있어 황토의 효과를 누리기가 어렵습니다.
3. 담틀집(토벽집, 흙집)
원래 담장을 쌓을때 적용했던 방식인데 콘크리트 거푸집처럼 미리 틀을 만들어 고정한 상태에서 황토와 모래, 생석회를 적당히 배합하여 (이때도 약간의 습윤정도의 물기) 틀 속에 붇고 다저서 쌓는 것입니다. 담틀집의 관건은 재료에 거의 물을 사용하지 않기때문에 얼만큼 성실하게 다져 넣었는가와 재료를 어떤비율로 배합하였는가에 따라 완성도가 달라집니다. 그러나 제대로된 담틀집은 생각보다 매우 견고합니다. 중국에 가면 이런 방식의 담틀식 쌓기로 원형의 외피를 갖는 아파트형 전통가옥을 볼 수 있습니다.
4. 토담집(토석담집)
집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자연석을 흙과 함께 쌓아 올라가는 방식입니다.
쌓는 사람의 정성에 따라 벽의 수직정도가 결정 됨으로 수직의 미려한 벽면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5. 와편벽집
와편벽집(와편쌓기)은 주택에 적용한 방식이기 보다는 주로 꽃담장(영롱담)등에 사용한 방식입니다.와편이란 말 그대로 기와의 파편을 쌓는 것으로 헌기와(해체되어 버리는 기와)를 사용합니다. 흙 한켜( 이때 흙은 질척하게 그러나 너무 질지않게)채우고 와편 한켜 쌓는 방식으로 마치 시루떡을 만들듯이 겹겹이 쌓는 방식입니다. 지기가 짓는 황토서실이 이 방법을 적용한 것입니다.
5. 통나무 흙벽집
요즘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보는 것으로 통나무를 가로로 뉘어놓고 흙을 채워 가며 쌓아 올라가는 방식입니다. 대부분 원형의 평면을 갖는데 이는 통나무의 둥근 외형과 흙의 접착력(물기가 있는 흙과 둥근 통나무 사이는 마르기 전엔 평평한 돌이나 와편에 비해 접착력이 약함)과의 불안정한 관계로 일반적인 방형의 집을 지을 경우 코너부분에 크랙(굳기 전)이 가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원형의 집은 돔형의 내력벽이 되기 때문에 벽면에 균등한 힘이 가해져 모멘트가 적게 발생하여 이런 형식의 건물에 매우 적합한 구조형식이 됩니다. 그러나 원형의 가옥은 보기엔 좋을지 몰라도 내부의 공간이 상당히 크지 않으면 가구라든지 창호의 설치가 불합리합니다. 또한 짜투리 공간이 많이 남게 되는 약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와편벽은 양측에서 동시에 쌓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담장에는 적합하나 내벽을 의지해 생활해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곤란하다. 그래서 지기는 고민 끝에 내벽 마감면에 미리 가벽(거푸집)을 설치해 의지하는 방식으로 채택했습니다.
와편을 쌓기 위해 일일이 수평실을 띄워가며 작업한다는 것은 매우 번거롭습니다.
그렇다고 눈대중으로 작업을 할 수는 더더군다나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기왕에 설치된 가벽면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으로 물수평으로 기준을 잡아 와편이 쌓일 높이의 일정한 간격으로 먹줄을 메겼습니다. 내밀기만 중간중간 확인하면서 작업하면 되기 때문에 기준선이 걸리적거리지 않아 작업이 매우 효율적입니다. 보기엔 매우 단순한 발상같지만 이런 발상을 하기 위해 며칠을 고민했습니다.
특히 미리 전기, 통신, 인터넷 등 각종 배선을 흙벽에 묻을 수 있도록 가벽을 의지해 와편벽 쌓기에 앞서 반드시 선행작업을 해야 합니다. 충분한 시간이 없는 저로선 시간이 허락되는대로 전기와 통신에 대한 배선 방식을 어께넘어로 배워야 했습니다. 가장 헷갈리는 것은 스위치를 만드는 것인데 생각처럼 쉽지가 않더군요. 결국 설치하고 전기가 통하는지 실험을 해야만 했습니다.
주로 작업은 현장업무가 끝난 오후에 두세시간씩 합니다.
전적으로 저 혼자서 작업을 하다보니 여간 고역이 아닙니다.
그래서 작업이 더딥니다. 그만큼 점검할 기회가 많아 시행착오를 제거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첫댓글 대단 하시군요,,, 존경스럽습니다..
정말 부럽습니다.저도 언젠가는 지기님처럼 저 만의 공간을..... 현장에 한번 가보고 싶네요..^^
저도 이런집을 한번 짖고 싶네요.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