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야초 이야기] 눈개승마
봄맛이 어떻습니까?
눈부신 이 봄, 제대로 즐기시길.산과 들이 온통 연두색입니다.춘흥에 겨워 온 몸으로 나부끼는
뭇 생명들.그러나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생명체입니다.땅에 뿌리를 박고 사는 식물일수록
더욱 더! 이즈음, 식물이 자신의 유전자를 잘 갈무리하게 하는 것 또한 사람의 일입니다.그러니
먹고 보는 것이 예사롭지 않습니다.허투루 지나칠 일이 아닙니다.고통의 흔적조차도.
▲ 눈개승마
박덕선 시인은 시 ‘꽃 도둑’에서
“우리는 모두 꽃들의 자손
꽃을 훔친 뭇 생명들…
우리는 모두 꽃 도둑
대지의 살림에서 훔친 꽃들로
날마다 풍성한 식탁”이라고 노래했습니다.
‘꽃의 힘’에서는 “…
꽃봉오리 속에는 세상을
들어 올릴 힘이 들어 있다네
꽃술이 뜨거운 숨결로
꽃잎을 밀어 올리고
꽃받침 푸른 띠 툭 터뜨리면
분수처럼 생명이 솟는다네” 라고 읊었지요.
시인은 꽃과 식물을 ‘세상을 세상답게 만드는 생명의 근원’이라고 여긴 듯합니다.
시인은 시로 그치지 않고, 산문집 ‘풀꽃과 함께 하는 건강약초 126선’을 펴내 자연에 목마른 독자들의
갈증을 시원하게 풀었습니다.시인의 시를 읽다가 ‘눈개승마(삼나물)’를 떠올린 이유입니다.울릉도가
원산인 눈개승마는 왕성한 번식력과 질긴 생명력, 서로 다른 삼색 풍미로 입맛을 사로잡습니다.
식재료는 물론 약초, 산사태 방지 식물로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쓰임새가 많다보니 농가소득작물로
귀한 대접을 받습니다.
울릉도에서 강원도로 삶의 터전을 넓힌 눈개승마는 사포닌이 풍부하지요.콜레스테롤을 낮춰 뇌경색,
심근경색 예방에 도움을 주고, 베타카로틴과 칼륨 함량이 많아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습니다.육개장을
끓일 때 고사리 대체 재료로 쓰이거나 무침 나물 요리로 각광받습니다.그 어떤 식물보다 자신의 삶에
치열한 눈개승마를 통해 대지의 힘을 듬뿍 받아보시길.
강병로 전략국장, 강원도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