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말놀이 규칙’은 사전에 없는 말이어도 되고 새로운 말이어도 된다. 이기고 지는 것도 없다. 쓰디쓴, 얇디얇은, 봄디봄, 몰래디몰래, 미끄럽디미끄러운, 둥글디둥근, 괜찮디괜찮은, 무섭디무서운, 잠깐디잠깐, 정이디정이, 오빠디오빠, 육아디육아……. 다양한 신조어를 만드는 놀이가 연상된다. 마지막에 엄마의 괴로움이 벌러덩 단어에 다 담겨 웃게 된다. 정이의 시점에서 유쾌하다.
<첫 사랑은 쓰디 써>
“서운하네. 우리 정이를 잊어버리다니.”
엄마가 말했다.
“기억이 안 나도, 인사는 하고 가야지. 예의가 없네.”
아빠가 말했다. 내 첫사랑은 예의가 없다.
실패한 첫사랑이다.
“드디어 인생의 쓴맛을 보는구나.”
엄마가 내 눈물을 닦아 주었다. 속상하다. 오빠는 인생의 단맛을 보고 있다. 나는 쓴맛을 본다.(50)
그래도 잊기는 싫다. 나는 기억할 거다. 오하를 좋아했으니까. 내 마음은 행복했으니까.(57)
---‘행복한 실패’라는 말이 재미있다. 예전에도 이 시리즈를 단숨에 읽었는데 또 봐도 유쾌하게 잘 썼다. 저학년에 맞게 단문으로 쓴 것이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