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깅 day 3" "고소적응일 1"
오늘의 암호는 6, 7, 8:30.
06시 똑똑... 모닝콜 따뜻한 차가 배달된다.
창밖으로 꽁데 산군을 감상하며 뜨끈하게 속을 뎁힌다.
지난밤은 침낭을 안펴서 짐정리와 준비가 수월하다.
자외선이 강해 썬크림 안바르면 금새 피부가 빨갛게 익고 껍질이 벗겨진다.
듬뿍 바른다.
7시에 아침식사를 한다. 무국이 시원하다. 계란말이, 햄구이, 된장박이 깻잎 등 반찬도 맛있다.
오늘은 3,000m 고소적응일(고소적응일은 고도가1,000m씩 바뀔 때마다 한 번씩 쉬어 가는 날로 EBC 등정 까지 총 두 번이다)이다.
많이 걷지도 고도를 많이 높이지도 않는다. 롯지 주변 마을을 산책하며 고도에 적응해서 고산증을 예방하려는 것이 목적이다.
3,000m 진입하였기에 오늘부턴 더 천천히 움직이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보온에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머리를 따뜻하게 해야하기 때문에 보온용 모자를 써야한다.
루클라에서 구입한 알록달록 야크털 모자를 쓴다. 흠~~ 쫌 간지난다^^
6km를 4시간만 걸으면 되니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다. 8시30분에 출발한다.
남체에서 에베레스트 뷰 호텔까지는 짧지만 가파른 오르막이다.
좁은 골목 돌길을 따라 올라간다.
마을을 벗어나기 시작한다.
급경사 돌길, 숨을 고르면서 오른다.
앞에는 하얀 봉우리 꽁데가, 뒤돌아보면 거대한 설산 탐세루크가 파노라마로 펼쳐져 있다.
천천히 걸어도 숨이 찬다. 쉬고 싶을 때 쯤 꽁데를 배경으로 멋진 사진 포인트가 나타난다.
숨도 채 못고르고 얼른 폰을 일행에게 맡기고 헥헥 뛰어가 폼을 잡는다.
서로 서로 바꿔가며 사진을 찍는다.
꽁데를 일행들이 자꾸 꼰대 꼰대 그러신다.
그러다가 일행중 불평 불만 많고 말같잖은 말로 우리의 기피 대상이 된 ㅇㅇㅇ님이 거론되고
이제부터 우리 끼리는 꽁데=꼰대 는 ㅇㅇㅇ봉이라고 부르기로 한다(소심한 응징이다).^^
가파른 오르막이 끝나면, 에베레스트 뷰 호텔 까지 편안한 길을 걷는다.
아!! 아마 다블람이 보이기 시작한다.[세계 3대 미봉의 하나. '어머니(Ama)의 목걸이(Dablam))'라는 뜻으로, 주봉(6,812m)과 서쪽의 부봉(6,170m)의 모습이 마치 아이를 안고 있는 '어머니'를 연상케 하며, 주변에 흐르는 빙하가 현지인들이 착용하는 '목걸이'와 같다 하여 붙여진 명칭이다 ]
아마 다블람은 알프스의 마터호른, 안나푸르의 마차푸차레 와 함께 '세계 3대 미봉'으로 꼽힌다. 아마다블람은 에베레스트 뷰 호텔에서 부터 잘 보인다.
사진으론 표현이 안된다. 너무나 아름답고 감동이다.
드디어 3,880m 에베레스트 뷰 호텔 정문에 도착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에베레스트 뷰 호텔'은 에베레스트 산맥이 내려다 보이는 산등성이에 위치한 객실 수 12개의 아담한 호텔로 1968년 일본인에 의해 공사를 시작하여 1971년에 오픈하였다. 2004년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호텔로 기네스북에 올랐으며, 발코니에서 보이는 쿰부 히말라야 뷰 하나만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숙박을 하지 않는 트레커들도 멋진 파노라마를 감상하기 위해 방문하는 곳이다. 다양한 차와 음식을 판매하는데 좋은 경관으로 인한 이점으로 다른 롯지보다 가격이 많이 높다.
야외 테라스에서 레몬 진저 허니티를 마시며 에베레스트, 로체, 아마다블람 등 파노라마 뷰를 감상한다
맥주를 드시는 분들도 계신다.
3.550m에 위치한 캉중마가 오늘 최종 목적지다. 편안한 길을 걷다 내리막길 내려가 오후1시 덜 되어 캉중마(아마 다블람 롯지)에 도착한다.
점심식사는 김치볶음밥이다.
우리 방 오르내리는 옆쪽에 우리 쿡팀 조리장이 있어 조리하는 모습이 보인다.
손도 빠르고 부지런하다.
점심 식사 후 나중에 하산길이 될 하이웨이길을 고소적응을 위해 운동 겸 걸어본다.
테라스에 앉아 아마 다블람 멍도 때리고
결국은 모두 폰 삼매경에 빠진다.
국내 가이드가 넘 웃겨서 찰칵 찍어 단톡방에 올린다.^^
낮잠은 절대 자면 안된다.
밤에 제시간에 푹 자야한다.
저녁식사는 불고기에 상추쌈과 마늘 고추 쌈장 김치찌개랑 여러가지 반찬들 너무 맛있다. 내일부턴 고생할거니 많이 먹어두라는 건가! 고마워서 셰프에게 큰절이라도 하고 싶다. 저 다채로운 식재료와 식기들은 쿡팀과 야크가 이고 지고 온 거다. 셰프와 보조 도우미가 다듬고 조리해서 이리도 맛나고 풍성한 요리를 제공하니, 그저 감사하고 감사할 뿐이다. 정신없이 맛있게 고기를 쌈 싸 먹는 모습을 메인 셰프가 흐믓하게 바라본다. 다들 엄지 척 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요리 반찬 더 달라고 하면 너무나 좋아한다. 지켜보다가 떨어지기도 전에 분주히 다니며 채워준다.
혜초여행사 다른 운용도 좋지만 한식쿡팀은 정말 최고다.
그런데 두분(회사 사장님과 부하직원 사이란다)이 두통이 심한지 힘들어 하신다. 사장님은 지난해 EBC 도전했다가 고산증 때문에 EBC 거의 다가서 포기하고 헬기로 하산 했었다는데 이번에는 부하직원까지 같이 와서 두분 다 상태가 안좋으니 안타깝다. 식사를 잘 못하신다.
그리고 또 한분 룸메이트 룸메 언니 초등 동창 정서님이 설사를 계속하시다가 어찌어찌 약 먹고 설사는 괜찮은데 이후 아무것도 드시질 못하신다. 식사 끝에 나오는 물누룽지만 조금 드신다. 다 고산증의 일종이란다. 고산증 약도 드신다는데... 큰일이다.
난 타이레놀 먹으니 괜찮아서 고산증 약은 아직 안먹는다.
오늘부터 정식으로 모든 팀원에게 뜨거운 물주머니를 나눠준다. 뜨거운 물주머니와
뜨거운 보리차 넣은 날진 물병을 가지고
침낭속으로 들어간다.
침낭밖은 거의 바깥온도랑 비슷하다.
뜨거운 물주머니와 물병을 꼭 안고 잠을 청한다.
-24.10.8.화-
첫댓글 해바라기와 데이지가 피어있는 담장 아래로 아마 다블람을 향하는 구도자들...
갑자기 울컥하는 감동이 .. ㅜㅜ
고산증 증세가 수십가지라 하는데, 벌써 다양하게 발생하네요.
산과 사람이 동화되는 기적의 하루라 짐작됩니다.
집에 가만히 앉아 귀하고 아름다운 간접경험을 하게 해준 릴리님 감사드립니다_()_
언니
후기 쓰며
다시금 그 길 위에 있습니다
그리워요~
사진 하나 하나가
그림엽서 같네요.
저런 풍경을 보고 오셨으니..
우리나라 산이 좀 시시해
보이는 부작용이 생기시지
않을까 걱정 됩니다..ㅎㅎ
시도 때도 없이
그곳이 떠오르네요
우리나라 산도 좋아요
그런데
제 마음은 또 다른 히말라야를
꿈꾸고 있네요
좀 수월하고 멋진 코스
찾아
같이 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