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컨트리 클럽 / Suwon CC


편도 2차선이던 경부고속도로가 확장되기 이전서부터,
반포 집이나 역삼동 헬스클럽에서 30-40분이면 도착을 할 정도로,
교통이 편리하여 자주 찾던 골프장이 바로 수원 CC이고,
신 코스가 생기기 이전 서부터 거의 30년간을 라운딩해 오던 곳인데,
그래서 그런지 좁긴 하지만, 나무들이 빽빽한 구 코스에 정이 더 간다.
지금은 아파트 단지로 포위가 되어있을 정도로 금싸라기 땅이 되었지만,
그래도 아파트를 짓지 않고, 그 푸른 초원을 유지시켜주는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내가 딜러로서 거래를 하던 모 외국계 전자회사는 일 년에
두 세 번씩 이곳에서 전국의 딜러(10여명) 친목회를 주최하였는데,
공교롭게도 필자 혼자만 싱글 핸디캡퍼로서, 항상 메달리스트 상을
독점하며, “김 사장은 사업 안하고 골프만 치냐?” 는 소릴 매번 들었었다.
아닌 게 아니라, 사실이 그땐 그랬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너무 몰두한
측면도 없지 않았고, 또 그것이 내 인생에서 후회되는 몇 안 되는 일 중의
하나이다. (아래 사진이 바로 그 전국의 딜러 친목회원들이다.)


언젠가, 일본의 파이오니어 전자업체 본사직원들이 서울에 출장을 오면서,
한 겨울인데도 골프를 꼭 한번 치고 싶다고 연락이 와서, 미리 부킹을
해놓았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그날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5도 정도까지 내려가, 대부분이 부킹을 취소하는 상황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우린 구 코스에서 마치 전세 낸 것처럼 극기훈련 같은 라운딩을
했었고, 그날따라 그 추운 날씨에도 OK가 없는 일본인 방식대로 한 라운딩의
필자 스코어가 7자를 그린 것에 그 일본인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었다.


로타리클럽을 하면서, 클럽 회원 중에 수원CC멤버가 여러 명 있어,
경비도 아낄 겸, 총무로서 이곳에서 월례회를 여러 해 주선했었다.
신 코스로 나간 어느 여름날,
아웃코스에서 노 보기에 두 개의 버디로, 그만 투 언더 파, 34타를 치는
사고를 쳤는데, 그날따라 후반전으로 가는 인코스 입구의 그늘 집
앞에는 5-6대의 카트가 진을 치고 있었고, 그래서 곧장 나가지
못하고 식사를 하면서, 약 40분간을 쉬었더니,
인코스 1번 홀에서 그만 더블을 기록하면서 김이 새기 시작하였고,
후반에 보기를 세 개 더 추가하면서 총 75타를 기록하였다.
이런 언더파는 또 다른 골프장에서도 전반전에 여러 번 기록을
하였었는데, 이상하게도 스코어를 의식하는 후반전에 망가지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바로 쎄 라 뷔?
(아래가 투 언더가 기록 된 그날의 수원CC 스코어 카드이다.)


1997년서부터 약 15년간을 다니던 역삼동 모 호텔의
헬스클럽의 친한 멤버 중에는 이 수원CC의 챔피언도 있었는데,
챔피언이 된 기념으로 탁상시계를 돌리던 그 친구를 비롯하여
여러 클럽 멤버들이 소속되어있던 수원CC 싱글회의 멤버들과도
이곳에서 자주 라운딩을 하였지만, 어쨌든 나의 실력이 그렇게
크게 뒤처지지 않아서 다행이었고, 한때는 프로들과의 돈내기도
이곳과 우정힐스 클럽에서 자주 하기도 했었다.
바라건데, 이 곳이 앞으로도 골프장으로 계속 남았으면 하는
마음, 새삼 간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