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하나씩 보따리를 풀어헤쳐 볼까 나.
아직 연수의 후유증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고 남들 보다 두배쯤 우울한 주말을 혼자서 보내려는데, 집사람과 아이들이 주말이니 예전처럼 뭔가를 기대하는 눈치입니다. 그래도 모른척하고 그냥 멍청한 생각에 잠겨 보내려는데 결국 딸내미가 "아빠 뭐 맛있는거 해주라"라고 합니다. 만사 귀찮고 잠이와서 죽을 지경인데 ... 잠시 생각좀 하다가 잔머리를 좀 굴립니다. 가장 쉽고 빨리 할 수 있는 것. 김치찜!!! 재료는 거의 집에 다 있고.... 마트에 가서 고기와 두부만 사오면 오케이... 고기사러 마트 가기전 아래 사진처럼 먼저 육수를 준비합니다. 그냥 맹물로도 훌륭한 김찌찜이 나오지만 음식을 만들때 저의 지론은 "만드는 음식은 무조건 맛있어야 한다"입니다. 그래서 육수를 따로 준비합니다. 육수재료는 멸치, 다시마, 파, 양파, 무를 냄비에 넣고 끓입니다. 아주 쉽습니다. 이건 혹시 많이 끓이면 따로 받아 두었다 냉장고에 넣어 각종 국물요리에 넣으주면 딱 입니다.
육수가 끓는 동안 마트에 가서 김찌찜에 들어갈 삼겹살 덩어리와 두부를 사가지고 왔습니다. 내가 땀뻘뻘흘리고 혼자 준비하는 동안 저 웬수들은 TV를 보면서 낄낄거립니다. TV폭파 시켜버리고 싶다.....
평소에는 무쇠솥(무쇠남비-- 엘리 누님이 탐을 내는 물건임)을 사용해서 김치찜을 하는데 산청에 시골집에 두고 와서 오늘은 WMF 스텐레스 삼중바닥 냄비에 김찌찜을 할 준비를 합니다. 이제부터 맛있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메모를 하세요..... 먼저 남비바닥에 무를 깔아 줍니다. 이것은 안해도 하나도 문제 없습니다. 그냥 제가 자주 김치찜을 하다보니 고기가 냄비나 솥 바닥에 자주 달라 붙기도 하고해서 무를 사용하니 그것이 해결되고, 무란 놈이 국물을 시원하게 만들기도 해서 그냥 자주 이렇게 밑에 깔아 줍니다....
그 담에는 고기를 깔아둔 무위에 준비합니다. 제가 사용한 부위는 삼겹입니다. 삼겹을 사용하는 이유는 맛있기 때문입니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마음은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음식은 무조건 맛있게 만들어야 된다는 것이 기본 적인 마음자세이지 싶습니다. 아니면 말고....저는 이렇게 항상 덩어리채로 사용합니다. 왜냐고 물으시면 할 말이 없습니다. 그냥...^^
그담 재료가 제일 중요한 거죠.. 바로 김치!!! 김치찜의 맛은 거의 김치가 좌우합니다.... 이 김치는 사연이 많습니다. 사실 제가 요리에 관심을 두고부터 제일 괴로운 것이 우리 어머니 입니다. 된장, 간장, 김치 전부 담아 주시는데 제가 음식을 요리하면서 부터 간섭을 심하게 하니까 이제는 담기 며칠전에 저를 불러서 같이 2~3일 연구를 합니다. 특히 김치는 제가 하도 많이 사용하고 실험을 해서 어머니께서 김치 냉장고를 하나 더 사서 다른 집보다 두배쯤 김장을 담그십니다. 그래도 항상 모자라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아래 사진에 보는 김치는 어머니와 저의 작품입니다. 항상 담그시기 전에 저를 부르셔서 같이 토론을 합니다. 가끔씩 말다툼도 하면서. 그래서 우리집 김치는 저는 자신있게 그 누구에게도 맛을 보여도 자신있습니다. 제가 만든 김치찜을 우리 연수팀들 중 몇 분은 이미 맛을 보셨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김치도 준비를 해서....
깔아 놓은 고기위에 꼭지만 따고 통채로 얹습니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지 않으세요?
김치를 준비한 다음 다른 재료들을 미리 준비해 둡니다. 파, 양파, 두부, 빨간고추 등등
김치찌개나 김치찜에 두부는 필수적인 재료죠. 저는 김치찜할때 두부는 숭덩숭덩 큼직하게 썰어 넣습니다.
그런 다음 육수를 위에 붓고 끓여 줍니다. 센불로 먼저 끓이다가 끓어 오르기 시작하면 중불로 뭉근하게 끓여 줍니다. 김치가 무르지도 않고 사각거리지도 않을 적당한 정도까지....
끓고 있는 동안 빨간 고추와 기타 파, 양파 등을 준비합니다. 저 가지런한 칼 솜씨 ㅋㅋㅋㅋㅋ, 이 칼은 St. Louis근처 쇼핑몰 갔을 때 사온 칼입니다. 칼 욕심이 많아서 좋은 칼만 보면 저는 환장을 합니다. 칼에 혹시 조금이라도 관심이 계시면 칼표면의 무늬를 보고 "아 !! 다마스커스 강이구나"라고 느끼실 것입니다. 인터넷으로 제가 구매할 때는 이십몇만원씩 주고 구입하는데 그 쇼핑몰에서 80달러 정도 주고 샀습니다. 앞치마와 함께.. 저의 정체성이 심히 의심되는 부분입니다.
이제 김치찜이 완성이 되어 접시에 담아 봤습니다. 김치도 통째로 이고 고기도 덩어리째입니다. 이것을 먹기전에 찢거나 잘라서 먹으면 훨씬 더 맛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때요? 군침이 좀 넘어 가나요?
먼저 숟가락에 김치를 한점 얹습니다.
그 위에 고기를 잘라서 얹습니다. ㅎㅎㅎ
그런 다음 소주 한잔과 먹으면 "캬'" 바로 쥬금입니다. (쥬금이 혹시 뭔지 모르신다면 ---> 쥬금=죽음) 저는 다이어트 중이라 밥은 그냥 생략하고 김치와 고기 몇점 소주 반병으로 저녁을 때우고 우리집 물건들은 밥을 두 그릇씩 비웁니다. 이 놈의 요리를 때려치우든지 해야지..
몸이 피곤하고 잠은 오지만 애들이 잘 먹어주니 그것이 행복이라 생각하고 기운을 차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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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 맛있겠다. 시원한 쇠주랑... 언제 한번 바베큐 맛볼 기회 주삼. 항상 건강하고^^
누님이 소집하시면 언제든....
기대됨. 김치찜....
와 죽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