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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다이어트 약초차 ~ 상지차 달이기
정월 대보름이 지난지 얼마 안되는 지금의 절기는 우수(雨水)로, 남쪽 지방에서는 고로쇠 수액 채취가 한창인 모양이다. 입춘이 지났으니 봄은 봄이되 꽃피는 춘삼월 까지는 아직 요원하지만, 땅속에서는 식물들의 물 끌어 당기기가 이미 본격화 되는 시기 이다.
이때쯤 주변의 겨울산에서 채취하기 좋은 약초는 뽕나무 가지인 상지(桑枝)와 청미래 덩굴의 뿌리인 토복령, 두릅나무 가지인 총목, 겨울 칡 등이 있다.
< 뽕나무 가지를 끓인 상지차로 대추절편을 조금 넣어 마시면 좋다>
뽕나무는 우리가 아는 이상으로 쓰임새가 많은 약목으로, 신선목(神仙木)이라고도 불려 왔으며 본초서에는 170여군데에서 뽕나무를 논하고 있을 정도 이다.
요즘에는 상지차가 다이어트 차로 각광 받으며 이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데, 정작 만족하거나 피부로 느낄 만한 효과를 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것 같기도 하다. 보통 2달 정도는 꾸준히 마셔야 되지만 길어야 한달 정도 마시다가 그만두는 사람도 많고, 사용법이 적절치 않은 이유도 있을 것이다. 반면 효과를 제대로 본 사람은 살이 너무 빠져 다른 사람이 알아 보지 못할 지경이 되어 걱정스럽다는 사람도 있다.
옛날의 관점으로 본다면 차(茶)는 가장 기본적인 약(藥)으로 , 병이 생기면 증상에 맞는 약초를 한가지 달여 먹고, 차도가 없으면 몇가지 약재를 섞어 달여 마시고 안되면 뜸(灸)과 침(針)을 치료의 순서로 삼았다. 일약 이구삼침(一藥二灸三針) 이란 말이 그것 이다.
방제(方劑)란 여러가지 약을 조합하거나 또는 그 약 을 말함인데, 1가지 약재를 쓰면 단방(單方)이고 두가지 이상은 복방(複方)으로 4가지를 섞어 쓰면 사물(四物), 10가지를 쓰면 십전(十全)이라 불렀다. 이렇듯 한두가지 약재로 만든 단방차나 복방차는 기초적인 약의 역할도 있으므로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그냥 끓여 먹기 보다는, 자신의 증상에 맞는 약재를 고르고 수치법에 따라 법제(法製)를 하는 등의 정성이 필요하다.
<잎이 떨어질 무렵의 늦가을 뽕나무 가지 모습으로 성장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다>
똑같은 뽕나무 가지라도 위와 같이 잎이 달려 있을때 채취한 가지는 약초차로서의 가치는 떨어지고, 기호적인 차 재료로 쓰면 좋다. 약으로 쓰는 뽕나무 가지는 잎이 떨어 진 후 봄에 새 잎이 돋기전의 잔가지를 말하고, 그것도 새끼 손가락 이하의 잔가지라야 약초차로서 상지차의 제대로 된 효력을 기대 할 수 있다.
<우수 무렵인 2월 중순의 산뽕나무 모습>
< 상지차 재료로 쓰는 뽕가지는 잎이 돋기전의 가지로 새끼 손가락 굵기 이하의 잔가지가 좋다>
뽕나무는 집근처에서 키우는 가상(家桑)과 산에서 자생하는 산뽕나무인 산상(山桑)이 있는데, 산뽕나무와 집 근처의 뽕나무는 가지 모습이 조금 다르다. 집 뽕나무는 가지가 미끈 하지만 산뽕나무는 가지에 굵은 가시 모습의 잔가지가 많이 나 있다. 집근처의 뽕나무라도 농약은 대개 쓰지 않지만, 논밭 근처의 뽕나무는 쓰지 않음이 이롭고 가능 하다면 산뽕나무를 쓰면 제일 좋다.
< 볶기 전의 뽕나무 가지>
채취한 뽕나무 가지는 잘게 썰어 충분히 말린 후 볶아서 사용하면 된다. 볶는 것도 제대로 된 약효를 얻기 위한 법제법으로 초법(炒法)이라 한다. 초(炒)는 <볶을 초>이다.
< 볶은 후의 뽕나무 가지 절편으로 색이 갈색으로 변했다>
뽕나무 가지를 볶으면 은근하게 구수한 냄새가 온 집안에 퍼진다. 먼저 달구지 않은 후라이팬 바닥에 고루 펼쳐 넣고 약한 불로 서서히 가열 하는것이 맛있는 상지차를 만들 수 있다.
볶는 중간에 필요 이상으로 자주 뒤섞지 말고, 어느 정도 열받아 곧 탈것 같은 느낌이 들때 부터 뒤섞어가며 약간 태우는 듯이 볶으면 좋은데, 이 때는 약한 연기가 피어 오를 때 이다. 너무 태우면 상지차의 맛에 쓴맛이 감돌아 풍미가 떨어지게 된다.
다 볶은 후에 후라이팬 밑바닥에는 작은 재료가 타 버린 재도 생기는데, 재도 버리지 말고 약으로 이용해도 된다. 뽕나무 재는 상회(桑灰)라 하여 일부러 태워 재를 만들어 이용하기 때문에 버리지 않고 차 재료로 같이 사용 한다.
상지차의 효능은 두통, 고혈압, 현기증, 피부가 메말라 거칠어진 경우, 부종이 생겨 아침이면 붓는 경우, 소화가 잘 되지않고 기침이 날때, 눈이 침침하거나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에도 써 왔으며, 풍증으로 운동신경이 마비되고 비만할 경우에도 많이 사용해 왔다.
또한 상지차는 탄수화물의 흡수를 억제해 주는 효능으로 내장비만 예방에도 효과적이고, 식욕을 억제하는 효능으로 끊임없이 먹어 대거나 야식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에게도 식탐을 줄여 주어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약초차로 인지도가 높아져 가고 있다. 식욕을 더욱 억제 할 필요가 있다면 상지차와 함께 둥굴레차를 번갈아 마시면 더욱 효과적이 된다. 상지차로 이런 효과를 얻으려면 단기간 보다는 2~3개월은 마셔야 한다는 것이 경험자와 전문가 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상지차의 하루 마시는 양은 20g 정도가 알맞고, 20g의 상지는 1회용 자판기 커피 종이컵으로 3/4정도 되는 양이다. 엷게 끓여 보리차 대용으로 해도 되고 밥 지을 때 밥물로 해도 된다.
<상지차에 감국을 띄워 우리면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상지차의 주된 효능을 정리 하면 간경(肝經)에 작용 하면서 (風)을 몰아 내어 경락을 소통 시키고 소변 배출을 쉽게 해 주는 효능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효능으로 팔이 아프거나 사지에 경련이 일어 나는 증상이나 풍습성 관절염에도 널리 사용 되어 왔다.
이 상지차에 감국을 넣어 우리면 상지차의 맛과 잘 어우러지고, 고혈압, 두통, 어지러움, 귀울음 등에 더 효과적인 약초차로 된다.
봄이 태동 하는 요즈음 아직 황량한 겨울 산이지만, 바스락거리는 낙엽소리와 이따끔 불어 닥치는 겨울바람 속에 간간히 묻어 나오는 봄바람을 벗삼아 뽕나무를 상면함은 곧 , 신선(神仙)과의 조우 아니겠는가?
[출처] 상지차~ 다이어트 차(茶)|작성자 잔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