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회 CPA 합격수기
경영학과 11학번
안녕하세요.
저는 2017년 cpa시험에 (2016년 1차 합격, 2017년 2 유예생)으로 최종합격한 경영학과 4학년입니다.
이글이 현재 회계사 시험 시작을 고민하거나 준비하는 후배님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1. 동기
2011년도 학교에 입학하였을 때 저는 꿈이 없었습니다. 재수를 하였지만 좋은 성적을 얻지 못하였고 반수를 생각하며 학교에 정을 붙이지 못하였습니다. 덕분에 1학년 1학기는 학사경고까지 받았었습니다.
그러나 좋은 친구들도 많이 만나고 cc도 해보면서 학교에 조금씩 정이 들었고 제가 4년 동안 다닐 학교이기에 아껴야겠다는 마음도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일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가게 되었고, 군대에서 저의 꿈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운이 안 좋게도 최전방에 배치 받은 덕분에 제가 진정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은 꽤 많았습니다.(군대 여건이 좋지 않아 공부할 시간은 보장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일 년이 넘는 시간동안 인터넷으로 정보도 얻어가며 틈틈이 고민 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 회계사였습니다. 행정고시는 솔직히 자신이 없었고, 다른 공무원에는 매력을 느끼지 못하였습니다. 그렇다고 나중에 대기업을 준비하기에는 불확실성이 너무 클 것 같았습니다. 수학 관련된 과목을 어느 정도 잘 했었고, 재무관리 공부에 흥미가 있어서 세무사보다는 회계사가 나을 것 같아서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그렇게 2013년 겨울 저는 무조건 회계사가 될 것이란 목표를 세우고 전역을 하게 되었습니다.
2. 수험생활 및 팁
저는 그냥 수험생활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작성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최대한 솔직하게 작성하였으므로 이러한 저의 이야기를 통해 여러분과 비교해 보고 그냥 조금 참고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13년 12월 전역을 하고 처음 간 도서관은 너무나 낯선 곳이었습니다. 군 생활 동안 톱질과 낫질 페인트칠 등 정말 몸 쓰는 일만 하다온 저의 뇌는 생각보다 딱딱하게 굳어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도서관에서 세 시간 이상 잠만 자다가 온 적도 허다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적응의 동물인지 공부에 조금씩 적응하게 되었지만 그해 겨울 저는 겨우 회계원리 인강을 중간정도까지 밖에 듣지 못하고 복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복학을 하고나니 생각보다 공부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재수강할 과목은 너무 많았고 동아리 임원을 맡게 되어 더욱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친구 선후배들과 술 마시며 노는 일은 역시 꽤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2016년 1차를 목표로 하였기에 심적인 여유는 있었습니다. 2014년도는 학점요건만 채우며 워밍업을 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렇게 한학기가 가고 여름방학 때 틈틈이 공부하여 중급회계와 원가회계 인강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2학기에 복학하였고 동아리 활동과 너무 많은 학점신청 덕분에 수험공부는 하지 못하였습니다.(틈틈이 세법개론 책을 읽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세법 인강은 너무 졸려서 10강의를 채 듣지 못하여 시험 준비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2학기가 지나고 겨울방학 때 세법개론과 경제학 기본서 공부를 일회독정도 하였습니다. 다행히 토익과 학점요건은 충족하여 15년도 1차 시험에 응시할 수 있었습니다.
수험장 분위기를 느끼기 위하여 경험상 본 시험은 저의 안일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9시간의 지루한 시간동안 답답할 정도로 무거운 공기와 사람들의 진심어린 한숨소리를(15년도 1차가 어려운 편이었습니다)들으며 정말 간절하게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시간과의 싸움인 1차 시험에서 짧은 시간에 정확한 답을 집어내려면 공부하는 매 순간에 몸에 문신을 새기듯이 집중하여 공부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수험장을 나오며 일년 후에는 꼭 합격해야겠다는 다짐을 하였습니다.
그래도 2014년에 어느 정도 인강을 들어놓은 덕분에 15년도 2학기부터 휴학하자는 계획을 세우고 15년도 1학기는 계속 다니게 되었습니다. 학교 수업은 중급회계, 고급회계 등 최대한 cpa와 관련된 과목을 수강하였습니다.
그리고 항상 학교에 9시까지 등교하고 저녁 9시 30분까지 수업을 제외한 모든 시간은 도서관에서 cpa공부를 하였습니다. 학점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중간, 기말고사 5일 정도 전부터는 학교 공부에만 집중하였습니다.
그렇게 일 학기가 끝나고 여름방학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디서 공부할지를 결정할 시기가 되었습니다. 작년부터 계속 중앙도서관에서만 공부를 했던 저는 도서관이 익숙하였고 1차 시험이 6개월 정도 밖에 남지 않아 공부장소를 바꾸는 것은 조금 위험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혼자 도서관에서 공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사실 재수를 할 때는 재수학원을 다녔었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혼자 공부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최대한 모든 에너지를 공부에만 쏟을 수 있었고, 제가 원하는 시간에 쉴 수 있다는 점은 공부 흐름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어느 정도 좋아하고 남에게 쉽게 휩쓸리는 저 같은 스타일의 사람은 혼자 공부하는 것이 외로움만 잘 극복할 수 있다면 단기간에 합격할 수 있는 괜찮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1차 시험을 준비할 때 간단한 팁은 우선 다이어리를 매일 작성하였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그날 공부한 것들을 작성하였는데 한 달 정도 작성하다보니 하루 동안 몇 시부터 몇 시까지 무엇을 할지가 규칙적으로 정해졌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많지는 않아 각 과목별로 객관식 책은 한권만 5번을 보기 위하여 계획을 세웠고 실제로 한권만 다독하였습니다. 이때에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 책에 단원마다 있는 요약된 이론 내용은 10번 정도 반복하여 읽었습니다.
하루 공부시간은 본격적으로 1차를 시작했을 2015년 10월부터 2016년 2월 1차까지 평일은 7:30정도에 착석하여 9:30까지 공부를 하였습니다. 밥은 거의 학식을 먹었고, 담배를 피지 않아서 밖에도 거의 나가지 않았습니다. 휴식은 중간 중간 스마트폰을 보거나 가끔 친구를 만나 담소를 나누는 정도였습니다. 밤에 집에 도착해서는 30분정도 간단한 근력운동 후 야식을 조금 먹고 휴식 후 체력이 되면 30분정도 더 공부한 후 잠이 들었습니다.
토요일은 저녁 5시까지 정도만하고 일요일 오전이나 오후까지 휴식을 하였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집이 조금 멀어서 통학이 편도 1시간 10분정도 걸렸는데 지하철에서는 세법이나 상법 등의 암기과목 서브노트를 틈틈이 읽었습니다.
그렇게 규칙적으로 생활 한 끝에 다행히 1차를 합격하게 되었고 2차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3월 초에는 정말 막막했습니다. 저의 경우는 2차를 고려하지 않은 1차를 붙고 보자 전략이었기 때문에 2차 연습서는 거의 보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15년도 8,9월에 원가심화와 재무회계 2차 강의, 회계감사 동차강의를 수강만하고 복습은 한 번도 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왜 이때 회계감사 강의를 들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덕분에 회계감사를 동차 때 넘기기는 했지만 현명한 사람이라면 세법 연습서 공부를 더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래도 동차를 꿈꾸어서 5과목을 모두 가져가는 전략을 선택하였습니다. 그래서 인강은 회계감사유예강의 하나만 들었고 나머지 과목은 연습서 한권만 3회독을 하고 들어가자는 전략을 세웠습니다.(참고로 만약 시간을 되돌린다면 세법은 버리고 4과목만 할 것 같습니다. 동차기간에 체력적,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습니다. 2차 연습서를 거의 보지 않고 1차를 합격한 동차생 이라면 욕심을 조금 버리고 전략적인 접근을 추천합니다.)
객관식과 주관식 공부의 차이는 생각보다 엄청났습니다. 한 문제를 풀었을 때의 체력소모의 차이도 너무 컸고 상상 이상으로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연습서 한권씩만 보려고 정한 덕분에 필수, 동차문제 위주로만 2.5회독 정도 하고 2차 시험장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운이 좋아서 16년도 2차 시험은 재무관리를 제외하고 쉽게 나온 편이었습니다. 저의 전략은 2차는 답이 틀려도 풀이에서 부분점수를 많이 준다고 들었기 때문에 모든 과목에 풀이를 정성껏 쓰려고 연습했었고 시험장에서도 풀이작성에 상당한 공을 들였습니다.
그래서일까 상대적으로 어려웠던 재무관리, 원가회계, 회계감사를 합격한 2유예가 되었습니다. 세법과 회계 유예가 되었는데 아마 2016년도 2차에서 가장 쉬웠던 과목들이었습니다. 쉬웠기 때문에 풀이에 대한 부분점수가 적었고 답의 정확성이 낮아서 떨어진 것 같았습니다. 그만큼 저의 실력이 많이 부족했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가 유예가 된 쉬웠던 두 과목이 내년에 어려울 것이란 예측을 해서 저는 두려운 마음에 최대한 보수적으로 준비를 하였습니다. 강의도 강사를 바꿔서 수강해 보았고, 각 과목별로 연습서는 2종류 이상 최대한 전수로 풀었습니다.
본격적인 유예공부는 겨울 계절학기가 끝난 1월 중순부터 시작하였습니다. 오전 10시정도에 도서관에 도착하여 저녁 8:30까지 공부하였습니다. 그리고 일찍 집에 가서 운동을 꾸준히 하며 동차기간에 약해진 체력을 회복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토요일은 스터디를 하였는데 세법, 회계 두 과목을 오전 오후에 모의고사 분량만큼 1회씩 푸는 방식이었습니다. 일요일은 풀로 쉬었습니다. 도서관에 가는 시간은 많이 줄었지만 틈틈이 지하철에서 서브노트는 반복하여 읽으면서 최대한 감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여러분이 3과목이하 유예생이 되실 경우 스터디에 들어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도 유예생 때는 스터디를 하였는데 실전처럼 모의고사를 풀어볼 수 있고 자칫 해이해질 수 있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다른 사람의 관점을 보며 조금 더 시야를 넓힘으로써 어떤 문제를 만나도 풀 수 있겠는 자신감이 생기고 이를 통해 보다 불합격의 확률을 낮출 수 있었습니다.
유예생활 때는 학교생활도 병행하였는데 2016년 2학기(24학점), 17년도 1학기 7학점(싸강 5학점)을 수강하였습니다. 저유예생의 경우 1학기를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2차 시험과 기말고사 일정이 별로 차이가 나지 않으므로 최대한 시험에 집중할 수 있게 아주 조금만 신청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렇게 10개월 정도의 유예생활을 하였고 올해 2차 시험에서 최종 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
3. 향후 계획
저는 이번에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에 12월 입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감사업무를 해보고 싶어서 선택한 회계사이기에 우선 감사부서에서 열심히 감사를 배울 생각입니다. 감사뿐만 아니라 다른 재무나 텍스 관련 업무 등 해보고 싶은 것은 많은데 아직 아무것도 몰라서 막막합니다. 우선 여러 잡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습니다. 그렇게 몇 년간 열심히 일하며 향후 커리어 계획을 세울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 영어공부도 틈틈이 하고 꾸준히 자기계발을 하고 싶지만 맘처럼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일단은 꾸준히 운동을 통해 체력관리도 하고 잘 버텨볼 생각입니다.
혹시라도 들어오실 때 까지 제가 다니고 있다면 이메일 주세여 밥 사드릴게요. 아직 동문을 만나지 못해서 조금 외롭습니다.
p.s 끝으로 수능과 cpa를 통해 두 번의 수험생활을 했던 학생으로서 그 두 시험을 준비할 때에 가장 큰 차이점 하나를 말씀드리며 끝마치겠습니다.
오늘 하루에 나의 모든 것을 쏟아 냈는가에 관한 것입니다.
수능을 준비할 때의 저는 다음날을 두려워했습니다. 오늘 너무 무리해서 내일 힘들면 어쩌나 하는 마음으로 그냥 적당히 공부하였습니다. ‘수험생활은 장기전이므로 하루하루를 버티면 되겠지’ 라는 마음가짐으로 공부하였습니다.
회계사 시험을 준비할 때는 오늘하루가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살았던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를 버티되 정말 최선을 다하는 가운데에서 버티려 했습니다. 수능은 실패를 했었는데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당장 내일이 시험이라는 간절한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를 공부했던 것이 쌓이고 쌓여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혹시나 이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제가 수능 때 했던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적어봅니다.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하다보면 그날이 올 것이고 그 하루에 또 최선을 다하면 합격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