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머물고 싶은 곳, 살고 싶은 곳에 대한 꿈을 꾼다. 우리는 그곳을 ‘이상향(理想鄕)’이라고 부른다. 괴로운 현실에서 벗어나 환상적인 공간으로, 때로는 현실을 개선한 대안적인 세계로 나타난다.” 7월 29일 용산구 서빙고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산수화 이상향을 꿈꾸다’ 특별전이 열렸다.
이인문의 강산무진도는
백성들은 각자 성실히 살아가고 군주는 백성들을 덕으로 다스려 자연과 사회가 어루러진곳은
儒家에서 꿈꾸는 최고 이상 국가이다. 강상무진도가 보여주는 이상향의 세계이다.
위 그림은 작자명과 이름은 알 수 없으나 한 겨울 산 속의 눈내려 나무에 쌓인 절경과
작은 집에서 한가로이 세속을 떠나 유유자적하는 노인의 모습이 한가롭다.
<삼공불환도>
18세기 조선 화단에서 쌍벽을 이룬 이인문과 김홍도의 대작 산수도가 모처럼 대중에게 공개됐다. 이인문의 강산무진도와 김홍도의 삼공불환도(三公不換圖)에서 조선 시대 문인들이
꿈꾸었던 이상적인 나라와 개인의 삶의 모습이 아름다운 산수로써 구현된 것을 볼 수 있다.
삼공(三公) 이란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을 말하는 것으로 자연과 벗하는 삶을 벼슬과 바꾸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상향’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오랫동안 널리 애호되었던 회화 주제 가운데 하나다. 이번 전시는 이상향을 그린 한·중·일의 정통 산수화를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국립박물관 소장 이인문(李寅文)의 강산무진도(江山無盡圖)를 비롯하여 삼성미술관 리움,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중국 상해박물관, 일본 교토국립박물관 등 국내외 주요 박물관에서 소장한 산수화 총 109점이 선보였다.
<귀거래도>
귀향과 전원생활의 기쁨을 노래한 도연명의 귀거래사(歸去來辭)는 은거를 꿈꾸는 문인들의
이상이 되어 수많은 문학과 회화 작품의 주제가 되었다. 대표적인 귀거래도중 하나인 이 작품은 복고적 청록 양식이 자연친화적이고 탈속한 도연명의 詩景과 조화을 이룬다.
문지명의 소상팔경도
이번 전시회에서 눈길을 끄는 일본의 ‘마지막 문인’이라 불리는 도미오카 뎃사이의 무릉도원도와 봉래선경도가 짝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교토국립박물관에 소장된 대형 병풍이다. 현실과 경계를 이루는 험준한 산을 지나면 목가적 분위기로 묘사된 도원(桃園)의 전경이 드러나 있다.
뎃사이 작품 무릉도원 1
뎃사이 작품 무릉도원 2
전체 전시 작품 42점은 국내에 처음 전시되는 중국과 일본의 명작들이다. 상해박물관 소장의 문징명(文徵明) 등 중국 산수화 대가의 작품이 포함됐다. 특히 시인 도연명의 귀거래사를 그린 귀거래도(歸去來圖)는 일본의 마지막 문인으로 불리는 뎃사이의 대작이다.
<낙원 8곡병-개인소장> 이 그림은 백남순이 그린 작품으로 1920년대 활동했던
여류 서양화가로 친구에게 준 결혼 축하선물이다. 이 작품은 19세기 서양에서 유행한
낙원을 주제로 하였고, 누각과 서양식 건물들을 섞어 배치하였다.
김나영 박물관장은 “이번 특별전에서는 동아시아 회화의 큰 흐름 속에서 옛사람들이 상상했던 이상향의 모습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예로부터 아름다운 산수는 평화와 풍요를 누릴 수 있는 이상적인 장르로 인식되었습니다”고 했다. 이번 특별전 “산수화, 이상향을 꿈꾸다”는 9월 28일까지 열린다. <입장료 없음>
글, 촬영 및 편집 - 竹泉 -
아래사진은 옆 전시실에서 전시되고 있는 신라 유물들을 몇 장 촬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