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정맥의 이번 구간은 용인대학교가 있는 하고개에서 출발해 양고개까지 이어진다.
날씨가 더운데다 용인시 시내를 지나가는 탓에 등산화신고 아스팔트길을 걷느라 고생이 심했다.
결국 발가락에 물집이 잡혀 후반부엔 제대로 걸을수가 없어 절뚝 거렸다.
고도표
50000 지형도
25000 지형도
위성
등로 초입에 부아산 안내판이 친절하게 서 있다.
거리가 멀진 않지만 지난번 내려간 접속지점까지 와야 오늘 정맥구간이 시작된다.
산의 모양이 어린애를 업은 모습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인 부아산
멀쩡해 보이지만 벌써 땀에 흠뻑 젖었다.
이름모를 도로도 가로 지르고...
이미 맹하를 지나 성하의 계절답게 녹음은 푸르름을 넘어섰다.
오늘은 도로를 여러번 지나야 한다.
첫번째 도로인 42번 국도 차량 통행이 많다.
하지만 통과할 곳을 찾기 힘들어 위험을 무릅쓰고 무단횡단을 감행...
뒤쪽이 정맥능선인데 건널곳이 안 보인다.
무단횡단후 주요소 뒤로 정맥이 이어진다.
용인시는 역시 재정이 튼튼한갑다.
거의 스타디움 수준으로 보이는데 실내체육관이란다.
누군가 이쁘게 조성한 석탑
울타리까지 쳐 놓은걸 보니 사연이 있는 모양인데...
화운사입구
메주고개
메주고개에 관해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
지금의 삼가리 근방에 아주 가난한 부부가 살았다. 이들은 비록 가난했지만 매우 부지런하고 부부의 정도 두터웠다. 아내는 남의 집 부엌일과 바느질일을 도와 양식을 구했으며, 남편은 다른 사람의 농사를 도와 새경을 받았다. 본성이 부지런했던 이들 부부는 한시도 쉬지 않고 일하면서 언젠가는 자신들의 농토에서 양식을 수확할 꿈을 가졌다.
부부는 몇 해 동안 열심히 일을 하여 자그마한 땅이나마 밭 몇 평을 갖게 되었다. 부부는 무엇을 먼저 심을까 의논한 끝에 콩을 심기로 하였다. 콩을 잘 거두어 해마다 남의 집에서 얻어먹던 간장, 된장을 만들어 먹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 해 콩농사가 아주 잘 되어서 아내는 자신의 힘으로 가꾼 콩으로 메주를 만든다는 벅찬 기쁨에 열심히 메주를 만들었다. 만들어 놓은 메주를 수 없이 번갈아 세면서 일하던 아내는 쇠파리 한 마리가 메주 위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아내는 기분이 상해 만들던 메주를 내던져 놓고 쇠파리를 잡기 위해 나무주걱을 내리쳤다. 그러나 쇠파리는 잽싸게 다른 메주로 옮겨 앉고, 정성스럽게 만든 메주는 엉망이 되었다. 더욱 화가 난 아내는 쇠파리를 잡을 생각에 메주가 엉망이 되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무주걱을 휘둘렀다.
쇠파리는 메주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날아갔으나, 아내는 포기하지 않고 뒤따랐다. 맨발인 채 쇠파리만 뒤쫓던 아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지금의 멱조현을 넘었다. 이쯤 이르자 쇠파리도 지쳤는지 더이상 날지 않고 한 발쯤 떨어진 곳에 앉았다. 아내는 '이제는 꼭 잡으리라'는 생각으로 몸을 던졌다. 그러나 이번에도 쇠파리를 놓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차!” 하는 소리를 질렀다. 이 때문에 지금의 아차지고개라는 이름이 생겼다.
아차지고개에서도 쇠파리를 잡지 못한 아내는 몸만 더럽힌 채 포기하고 돌아왔다. 쇠파리를 쫓느라 힘을 다 써서 아내의 발걸음은 자연 어정어정거렸다. 지금의 어정이라는 이름도 아내의 걸음걸이가 어정어정거렸다는 데서 붙여진 것이다. 집에 당도한 아내는 분함을 이기지 못해 잠도 이루지 못하였다. 멱조현을 메주고개라고 부르게 된 것은 바로 이 아내가 메주를 만들다가 쉬파리를 쫓아 넘었던 고개라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도시 경전철 철로로 가로막혀 한참을 돌아 건너가야 한다.
카메라를 넣은 케이스가 땀에 완전히 젖어 렌즈가 희뿌옇다.
온 몸을 포함 배낭등 마른 장비가 없어 닦지도 못하고....ㅠ.ㅠ
석성산
산행이 그리 힘든 구간은 아니지만, 날씨 때문에 여간 힘겨운게 아니다.
온 몸과 옷이 전부 땀에 절어 걷기가 불편하다.
한강은 지금의 서울인 조선의 도읍지 한양을 꿰뚫는 강이다.
지형이 높지 않아 예로부터 인구가 많고 문화와 문명이 발달한 곳이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레 도시가 발달하여 한남정맥은 이처럼 도시를 가로지르게 된 것이다.
정맥길의 특징은 한반도의 가장 큰 10대강을 중심으로 흐르는 산길이란 것이다.
따라서, 큰 강 유역에 발달한 부락과 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처럼 상전벽해로 변한 정맥은 고스란히 정맥의 역사인 것이다.
소금기 머금은 사진....^^;;
고속도로 무단횡단으로 사고발생하면 아마도 보상이 필요없지 않을까...
살기 힘들지 싶은데, 본인이 죽고나서 보상이 무슨 소용일까...
좀전에 42번국도를 무단횡단 나로서는 여간 찔리는게 아니다....^^;;
에버랜드로 가는 요금소
도로공사를 하느라 파헤쳐진 맥길을 찾아가느라 애먹는다.
재미난 이야기를 품고 있는 할미산성
아직 육군의 유해발굴부대가 발족되기 전에 발굴한 모양이다.
삼가 가신 님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차지고개
본격적으로 시내길을 걷는다.
이곳은 길찾기가 매우 힘들다.
지도와 트랙 모두를 이용해 잘 살피며 맥길을 찾아야 하는데, 역시 제대로 된 선답자 트랙이 짱이다.
큰 도로인데다 차량통행이 많아 무단횡단은 감히 꿈도 못꾸고 이리저리 길을 찾아 간다.
아스팔트를 많이 걸어 발이 몹시 불편하다. 하지만 우야게쓰~~
도심 아파트단지 뒷산이다보니 숲과 운동시설이 잘 꾸며져 있다.
다시 아파트 사이 도로로~~
한남정맥길 한복판에 세워진 신릉중학교와 신릉초등학교
자라는 아이들이 한남정맥의 정기를 받아 훌륭하고 건강하게 성장하길 빌어주며 지나간다.
얘들아~~
그 학교에 다니는게 큰 복이란다....
양고개에 위치한 운전면허 시험장
접근거리가 멀고 산행시간이 작지 않은 녹녹한 산행거리라 하마트면 해 떨어지기 전에
마치지 못할 뻔 했다. 목욕시간을 줄이고 저녁식사를 건너 뛰었음에도 부산에 도착하니
버스와 지하철은 간발의 차로 막차를 놓쳤다.
바람직한 일은 아니고, 자주 있어선 안되겠지만 한두번이야 어쩔수 있겠는가.
GPS 실트랙
한남4(하고개~양고개)20160724.gp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