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도 참패...땅에 떨어진 '내셔널 타이틀' 한국오픈의 자존심

[홀인원]

흥행도 참패...땅에 떨어진 '내셔널 타이틀' 한국오픈의 자존심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노승열이 한국오픈 4라운드 18번 홀에서

힘차게 드라이브샷을 날리고 있다.

안개 때문에 대회가 사상 처음으로 월요일인 27일에 끝나게 되면서 노승열은 우승 가능성을 남겨둔 가운데 대회가 끝나는 것을 지켜보지 못한

채 27일 다음 일정을 위해 짐을 꾸려 출국해야 했다. 

제공 | KPGA

‘내셔널 타이틀’ 한국오픈의 체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회 사상 처음으로 대회가 월요일에 막을 내리면서 김이 푹 빠지게 된 것은

짙은 안개 탓이니 인력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흥행 면에서도 참패였다.

지난 해 한국오픈 4라운드에는 1만8000여명의 갤러리가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을 가득 메웠다.

대회 기간 동안 방문한 총 갤러리 수는 3만5000여명에 달했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밝힌 갤러리 수는 토요일인 25일 7000여명, 일요일인 26일 1만5000여명이었다.  

체감 수치는 실제 갤러리 감소폭보다 훨씬 컸다.

올 해에는 주말 내내 선수들을 따라 홀을 도는 갤러리들의 물결을 볼 수 없었다.

가장 많은 인기를 누렸던 노승열(23·나이키골프), 양용은(42) 등이 속한

몇몇 조에만 한 무리의 갤러리들이 몰렸을 뿐 예년처럼 북새통을 이룰 정도는 아니었다.

26일에는 끝까지 기다려도 챔피언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갤러리들이

관심 선수들의 경기 장면을 잠깐 지켜본 뒤 교통 체증에 시작되기 전에 일찌감치 골프장을 벗어났다.

덕분에 TV 중계 화면에는 홀 주변의 풍경이 평일 경기처럼 한산해 보일 정도였다.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이 벌어진 남촌 컨트리클럽 18번 홀 주위로

시즌 마지막 메이저 챔피언이 탄생하는 순간을 지켜보기 위해 몰려든 갤러리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제공 | KLPGA

같은 기간 경기도 광주의 남촌 컨트리클럽에서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이 열렸다.

KB금융 스타챔피언십도 KLPGA 투어의 메이저대회였지만 대회 관계자들은 노심초사했다.

대회 장소가 지난 해 인천 스카이72 골프장에서 남촌 컨트리클럽으로 바뀌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래도 골프장까지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주차장도 부족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한국 남자 골프의 자존심’이 걸린 한국오픈과의 정면대결 양상까지 띠고 있어 부담은 더 컸다.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효주가 대회 마지막 날 8번 홀에서

수많은 갤러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티샷을 하고 있다. 

제공 | KLPGA

그러나 KB금융 스타 챔피언십은 25일 1만명이 넘는 갤러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4라운드가 진행된 26일에는 무려 2만3000여명의 갤러리가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국내 유일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인 하나외환 챔피언십에 버금가는 규모다.

 왕복 시간을 충분히 계산해 20분 간격으로 셔틀버스를 배차했지만 갤러리들을 감당할 수 없어

셔틀버스 수를 3배까지 늘렸다.

경기를 마친 뒤에도 2시간 이상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갤러리들이 줄을 지었을 정도였다.

마지막에는 갤러리들의 불편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직원들의 개인차량까지 동원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홍순상과 양용은이 나란히 페어웨이를 걷고 있다.

한국오픈 출전 선수들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았던 선수들이지만

그 뒤를 따르는 갤러리 수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 

제공 | 코오롱한국오픈

같은 날 ‘극과 극’의 장면이 연출되면서 ‘내셔널 타이틀’의 자존심은 땅에 떨어졌다.

흥행 참패의 가능성은 상존해 있었다.

한국오픈은 국내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이고

해외 투어에서 뛰고 있는 스타 플레이어들에게는 외면을 받고 있다.

 김형성(34·현대자동차), 김경태(28·신한금융그룹),

황중곤(22·혼마) 등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KPGA 투어 시드 우선 순위 60위 이내의 선수 17명이 불참했지만

그 빈 자리는 다음 순위 선수들이 물려받지 못했다.

국내 선수들의 입지가 좁아진 것 뿐만이 아니다.

심지어는 원아시아 투어의 외국인 선수들에게도 인기없는 대회가 됐다.

원아시아 투어의 톱 클래스 선수들에게 외면을 받으면서 대회 출전권은 이름없는 하위권 선수들에게로 줄줄이 넘어왔다.

시기의 문제였을 뿐 언제고 닥칠 일이었다는 얘기다.

게다가 이번에는 내로라는 우승 후보들이 대부분 오버파를 헤맸고 3라운드까지 무명 선수들이나 아마추어들이

리더보드 상단을 차지하며 레이스를 주도한 바람에 대회에 대한 주목도가 뚝 떨어졌고

내실을 다지기 위해 값비싼 해외 초청선수를 줄인 탓에 갤러리들을 유입할 수 있는 원동력이 더 줄어든데다

날씨까지 외면했으니 대회 조직위원회로서는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한편 27일 속개된 대회 4라운드에서는 김승혁(28)이 최종합계 2언더파 282타로

노승열(23·나이키골프)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카만]

구구절절 맞는 말입니다. KPGA 일년 개회사 14개 그중 홍상삼 3억대회도 있는 현실과 최경주 Invitational은 골프장 어렌지가 안되어 순천까지 가는 마당에 얼마나 많은 갤러리가 접근하겠습니까! 그게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KLPGA도 방심은 금물입니다. 갤러리아 없는 대회는 대회가 아니거든요. 항상 긴장하시고 갤러리을 위한 아이디어가 뒤따라야 함을 명심해야하거든요. 몇몇 클럽은 문제가 많습니다.

[백만장자]

동감....수고하세요!! 홀인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