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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SK석유화학 안전문제의 토론회 모습
SK인천석유화학 인근 주민들이 협의회를 발족하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8일 인근 주민과 시민단체들이 모여 벤젠과 톨루엔 등 위험물질 유출을 우려하는 기자회견 이후 나온 움직임인데 사실상 상반된 입장을 보여 안 그래도 골이 깊은 주민간 갈등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공장 인근 효성·원흥·동진·신광·대명·동남 아파트 입주자 대표와 석남동 주민대책위, 석남1·2동 주민자치위, 신현·원창동 주민자치 위원장 등 11개 단체들은 ‘SK인천석유화학 인근지역 주민 우려와 불편 해소를 위한 인근지역주민협의회’라는 이름의 협의체를 구성하고 14일 서구청 기자회견실에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번 협의체 구성은 주민 간 분열을 막고 안전문제에 대한 생활 우려와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위한 협의는 물론 장기적으로도 주민소통 창구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 밝혔다.
이어 “제3자 검증에 주민이 참여해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특정 정치 세력이나 단체의 개입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전한 뒤 “SK 측은 보다 전향적으로 주민 안전을 전제한 협의와 협상을 해야 할 것”이라 촉구했다.
이 같은 협의회 출범에 대해 SK석유화학 관계자는 “주민마다 의견이 나뉘었던 것이 협의체로 단일화된 것은 환영한다”며 “협의체와 적극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들 협의체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과 안전문제를 화두로 던진 ‘화학물질 감시 인천네트워크’의 소속 인근 주민들 그리고 중립적 시민단체 등과 소통 과정이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번 협의체 구성에 있어서 아파트 입주자 모임 중 금호어울림아파트 등은 빠져 있으며 신광아파트는 입주자협의회와 비대위의 뜻이 다르고 다른 아파트들 역시 주민들 간에도 생각이 다른 만큼 하나의 협의체로 인정할 수 있느냐는 것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특히 8일에 있었던 ‘화학물질 감시 인천네트워크’의 기자회견 내용 이후 SK석유화학 측이 “신뢰할 수 없는 자료로 언론플레이를 하지 말라”며 반박 자료들을 내놓은 이후, 특정 협의체 구성에 즉각적이고 빠른 환영의 메시지를 보낸 일련의 행로는 이 협의체를 '주민들의 뜻이 하나에 담긴 통일된 메시지'로 보는 것이 맞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는 정황이다.
SK석유화학 인근의 한 주민은 “나를 비롯해 이들 공장에 반대하는 사람들 그 누구도 협의체 구성에 대한 사전 메시지나 이야기를 들은 바 없다”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아마 SK석유화학 측에서 불러 모은 주민들과 입을 맞추고 구성이 그럴듯하게 만들어지니 저렇게 발표한 게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단체 회원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었던 단체의 주장을 요약하면 그 단체 회원들이 자체적으로 벤젠과 톨루엔, 나프타 등 위험물질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공신력을 위해서라도 지자체 차원에서 투명하며 정확한 결과를 공식적으로 조사해 발표해 달라는 것으로 정리된다”면서 “시와 SK 등이 그것을 믿을 수 있는 자료인지를 반박하는 언론 플레이를 펼치지 말고 정확하고 투명하게 현장조사를 진행해 발표하면 되는 간단한 일을 크게 만들고 있다”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 8일에는 인천지역 환경단체들과 시민단체, 금호어울림 및 신광아파트 입주자들로 구성된 ‘화학물질 감시 인천네트워크’가 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SK석유화학 공장이 들어선 이후 벤젠과 톨루엔 등 위험 발암물질들이 대기 중에 유출되는 것을 포착했는데 정확히 현장조사를 진행해 시민들에게 공개하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14일자 기준으로 환경운동연합이나 녹색연합 등 지역 환경단체의 입장은 아직 공식 발표되지는 않았다.
지난 8일 '화학물질 감시 인천네트워크'가 SK석유화학 문제로 인한 대기오염 가능성을 제기하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