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담화의 꿈 )
우담바라와 풀잠자리.
혼자 상념 속에 창문을 바르고 바닥 청소를 하다 보니 달마대사 그림이 삐딱하게 계신 게 아닌가. 똑바로 해드릴려고 일어나 액자를 붙잡는 순간 내 눈에 들어 온 명주실보다 더 가는 줄기에 핀, 그 우담화 여섯 송이, 이게 웬일이지……, 달마님 족자 위에 가지런히 피어 있는 그 풀잠자리 알 너무도 신기했다.
작년에 그렇게 내 가슴을 태우게 했던 우담화가 내 방에 어떻게 ……, 방충망도 없어 문도 열어 놓지 못하는데 언제였을까.
아, 그 청계산 관악산 문수동자가 보은으로 나투었는가. 관음의 화신인가 달마님의 화신인가. 달마도 관음도 풀잠자리도 모두가 부처인데.
마침 노인들이 쓰던 돋보기가 있어 자제히 들여다 본다. 잠자로 꽁지 같은 잎을 벌리고 있는 신비의 극치……, 상서로운 일 부처님 감사합니다. 아침에 그 무지개 타고 오셨나.
모두들 우담화가 맞다고 한다. 천이삼 지이삼 인이삼 합육생을 의미하는 6수의 우담화인가.
하늘도 음양이 있어 상 중 하 6수(數), 땅도 음양이 있어 상 중 하 6기(氣), 사람도 음양이 있어 상 중 하 6격(格) 합육생의 6수는 화합으로 상생을 일러주니 우담화는 화합의 꽃 ‘평화의 꽃’ 상생의 꽃임을 달마님을 통해 깨우치노라.
잠깐 서울에 다니러 와서 머물 새도 없이 다시 내려오려는데 사무실 방문 앞에 떨어져 있는 풀잠자리, 두 날개는 뒤로 세우고 두 날개는 양 옆으로 하고 발 하나도 떨어지지 않은 채 비행기 모양을 하고 있었다. 나를 기다리다 굶어 죽었는지 어미는 서울에서 알껍지른 산중에, 알 수 없는 의미를 되뇌이며 바쁜 걸음 주워서 작은 그릇에 소중히 담아 놓고 나왔다. 문도 꼭꼭 잠겼는데 그렇게 들어갔지 괴이한 일이다. 진자풍술2편천년의땅241쪽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