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중재안에 따른 예멘 권력이양과정과 지속적불안정 요인 연구 / 남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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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18. 4. 23.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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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 논문 이후에도,

2017년 살레는 암살되었고,여러 변화가 있는데, 각자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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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이슬람학회논총, / KCI등재 2015. 10

GCC중재안에 따른 예멘 권력이양과정과 지속적 불안정 요인 연구*

남 옥 정**

◁ 목 차 ▷

Ⅰ. 서론

Ⅱ. 다극화를 유발하는 정치사회적 불안요소

1. 만연한 부족주의와 부족동맹세력의 변동

2. 종파주의를 띤 정치정체성의 부상

Ⅲ. GCC 이니셔티브 주요 행위자들

1. 국제 사회

2. 범국민대화협의회(NDC)

3. 하디 신정부와 기존 엘리트 그룹

Ⅳ.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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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논문은 2012년 정부(교육과학기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14S1A2A3038348). ** 단국대학교 GCC국가연구소 연구교수

<Abstract>

Process of Power Transition according to GCC Initiative and Factors of Lingering

Security Uncertainties

Nam, Ok-Jeong Dankook University

Yemen has only achieved power transition through peaceful agreement among Arab countries which had affected by 'Arab Spring'. All social and political groups in yemen joined in this process with the exclusion sectarian and factions matters. Nonetheless, the internal situation in recent days is becoming more complex, security is threatened and insecure situation has been continued.

This thesis analyzed what are the structural factors which had derived from social infighting phenomenon through the implementation process of the GCC Initiative. Its implementation process has entirely exposed the structural problems inside Yemen. Consequently, it was because elite tribalism is widespread in every corner of society. Second, the international community has engaged actively in the internal affairs of Yemen and it has been caused markedly aspects of sectarian conflicts and proxy war. Third, it occurred as a result of defects of the GCC Initiative itself and unstable power transition.

※ Key Words : Yemen, Saleh, Hadi, al-Houthis, al-Hirak, GCC initiative

I. 서론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이후 아랍 국가들의 장기독재정권 몰락과정에서 발생한 세력공백의 틈으로 폭력적인 분쟁이 자라났고, 이를 대체하는 신정권들은 적절한 대안세력으로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가장 두드러지는 지역이 바로 예멘이다. 북부 예멘아랍공화국(Yemen Arab Republic)과 남부의 예멘 인민민주공화국(People's Democratic Republic of Yemen)은 민족적 동질성을 기반으로 식민지유산 청산과 빈곤 퇴치라는 공동의 과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통일정부’구성에 합의하고, 1990년 5월 22일 통일을 이룩했다. 1978년 북예멘 시절부터 시작된 알리 압둘라 살레(Ali Abdullah Saleh) 대통령의 장기 독재는 반대진영을 양산했으며, 권력 경쟁에서 밀려난 이들 가운데 반정 단체가 생겨났다. 2011년 1월부터 시작된 소규모의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내전양상으로 발전하자 국제사회가 곧바로 개입하여 권력이양을 뼈대로 하는 중재안을 제시하였다. 중재안에 따른 권력이양과정에서 내부적 갈등은 더욱 두드러졌고, 결국 2015년 1월 북부 쉬아파 반군으로 알려진 후티 세력이 중재안에 따라 대통령선거를 치른 정통의 정권인 하디를 전복하였고, 지금까지 불안정한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본고는 예멘이 결코 실현되기 어려워 보이던 남북 통합을 실현하는 한편, 최근에는 시민운동을 바탕으로 장기독재정권의 하야와 평화로운 권력이양이라는 대단한 결과를 도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지속적인 안보불안상태에 놓여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서 출발하였다. 불안정 요인을 분석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요구와 협약내용, 신 정권으로의 권력이양과정, 예멘의 집권세력들과 분리운동세력들의 협상 참여와 다양한 요구, 그 실현 여부 등을 고찰해봄으로써 문제를 야기하는 안보불안 요인들을 도출해 보고자 한다.

II. 다극화를 유발하는 정치사회적 불안요소

1. 만연한 부족주의와 부족동맹세력의 변동

예멘의 정치사회 환경은 부족주의를 빼곤 말하기 어렵다. 옥스퍼드사전은 “부족주의란 부족을 옹호하는, 혹은 부족들로 조직화된 국가라고 정의한다. 다시 말해서, 부족주의는 자신의 친구, 국가, 혹은 어떠한 사회집단들보다 더욱 부족에 충성도가 있는 사람들이 취하는 생각과 행동 방식을 좌우하는 좀더 대중적인 문화적 용어라고 말한다(oxforddictionaries.com). 이슬람의 등장 이후에도, 근대국가의 수립 이후에도 예멘의 부족주의는 전통적 구조 속에서 개인과 사회, 부족과 국가를 서로 연결하는 가장 강력한 사회 조직의 형태로서 유지되어 왔다. 특히 살레 전 대통령의 임기동안 부족주의는 황금기를 누렸다. 왜냐하면 그는 오스만통치시기 독립운동을 이끈 이맘 야흐야 빈 무함마드(Imam Yahya bin Mohammad, 1890-1904 오스만 치하시 독립운동 주도)와 이브라힘 알 함디(Ibrahim al-Hamdi, 1974-1977 대통령 재위)가 부족과의 동맹관계를 청산하고자 했던 것이 정치적 실수임을 목도했으며,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서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는 부족장과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하고 동맹관계를 맺느냐가 그의 정치미래를 성공적으로 이끈다는 점을 깨닫고 승리를 위한 선택을 하였다(al-Ahsab 2011, 46-55).

2011년 봉기 이전의 예멘 정권은 살레 전 대통령과 하쉬드 부족연맹의 대표격인 아흐마르(Al-Ahmar) 가문과의 동맹에 기초했다. 살레 가문이 속한 산한(the Sanhan)부족은 군부의 고위직을 장악하고 있었으며, 국내 식품무역업을 대부분 독점한 국영기업 YECO(Yemen Economic corporation)를 소유하고 이를 통하여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취해왔다. 정치적으로는 수십 년간 집 권당의 역할을 해온 국민의회당(The General Peoples' Congress, GPC)을 이용하여 영향력 있는 부족행위자들을 영입하고, 한편으론 잠재적 반대자들을 색출하는 채널로서 운영하였다(Salisbury 2011, 10).

하쉬드 부족연맹에서 수장의 지위로 영향력을 행사해온 아흐마르 가문은 예멘의 최대 기업인 알아흐마르 그룹을 세우고 원유, 텔레콤, 수출입, 관광시장 등을 점유해왔다. 사디끄 알아흐마르(Sadeq al-Ahmar)는 아흐마르 가문 10형제 중 맏이로서 현재 하쉬드 가문의 최고참이며, 막내 하미드 알아흐마르(Hamid al-Ahmar)는 뛰어난 사업가이자 정치가로 활동 중이다.

아흐마르 가문은 무슬림 형제단과 관련된 이슬라흐 정당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슬라흐는 1990년 남북예멘의 통일 이후, 북부지역의 엘리트들이 만든 정당으로서, 1997년부터 2011년까지 살레의 국민의회당(GPC)와 친 밀한 동맹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시민봉기 이후 살레 정권에 반대하는 5개 정당의 동맹체인 공동회합당(Joint Meeting Parties, JMP) 1) 과 함께 하기 시작 하였다.

살레 정권은 정치적인 이유로 전통적인 부족간 협상게임 자체에 개입함으로서 기존의 연맹관계에 끼어들어 새로운 동맹을 구축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다(al-Ahsab 2012, 8). 그러나 살레의 부족동맹과의 암묵적인 규칙은 살레가 개인적 야망에 보다 집중하면서 깨졌다. 엘리트 동맹간 최초의 균열은 2000년 초 살레 대통령이 자신의 아들인 아흐마드 알리 살레(Ahmed Ali Saleh)를 후계자로 삼고자 하는 의도가 가시화되면서 시작되었다. 살레의 전략은 그가 속한 가문에 권력을 집중시키고 엘리트 그룹 간 불화를 조성하여, 아들의 잠재적 경쟁자들을 물리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살레는 그가 집권한 이래로 꾸준히 그의 동반자였던 같은 가문 출신의 제1기갑사단장인 알리 무흐신과 거리를 두었다. 살레와 아흐마르 가문간의 균열은 2006년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면서 더욱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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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표적인 반정부연합인 JMP는 2002년 북부에 기반을 둔 부족, 이슬람주의 세력에서 출현한 이슬라흐당, 잔존한 남부예멘 지도자들로 이루어진 예멘사회주의당(Yemeni Socialist Party), 보수단체인 알하끄당(Hizb al-Haq), 통일당(the Unionist Party), 민중세력연합당(Popular Forces Union Party) 으로 구성되었다(trackingterrorism.org; Burac 2011, 17).

하미드 알 아흐마르는 공개적으로 살레가 이번 선거에서 패배해야 한다고 공표하였고 정부의 반대세력인 이슬라흐당에 대한 지지를 부족연맹 내부에서 최초로 주장하였다(Alviso-Marino 2009, 6). 한편으론 일부 부족 지도자들의 연합체가 생겨났다. 셰이크 사디끄 알 아흐마르(Sheikh Sadiq al-Ahamr)를 선봉으로 하는 예멘부족동맹(Yemeni Tribal Alliance)은 시민의 봉기를 후원하고, 예멘의 혁명을 수호하고 통합을 목표로 활동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친 민중봉기 후원동맹으로 자우프와 마랍 부족회의(Al-Jawf and Marab Tribal Meeting), 국가협력위원회(the National Cooperation Council), 중부지역자손회의(the Meeting of the Sons of the Central Region), 하쉬드 동맹(the Hashid Alliance)등이 출현 하였다(al-Ahsab 2012, 8). 한편, 예멘의 유력부족 중에서도 가장 큰 부족인 바킬(Bakil)의 지도자, 셰이크 아민 알 아키미(Amin al-Akimi)과 하쉬드 (Hashid)족의 지도자인 셰이크 압둘라 알 아흐마르(Abdullah al-Ahmar)는 지난 30년간 살레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동맹이었지만, 살레와의 사이가 벌어지게 되면서 평화적인 혁명을 지원한다고 선언하였다. 또한 아흐마르와 함께 가장 큰 동맹이었던 셰이크 마즐리 빈 압둘아지즈 알 샤리프(Majli bin Abdulaziz al-Sharif)와 셰이크 시난 아부라훔(Sinan abu-Lahum) 역시 살레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였다(al-Ahsab 2012, 9).

이러한 방식은 결국 예멘의 분열을 조장하고, 분쟁사태를 전쟁 양상으로 몰아갔다. 정부 입장에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자 각 부족장들을 규합하여 민족협의회(the National Conference)를 열고 그에 대한 부족들의 충성심을 요 구하였지만, 일부 대표부족의 지도자들이 참석을 거부하며 민족협의회 설립은 실패하였다. 살레 정권이 그의 통치권과 정권에 대한 부족의 충성심을 유지하고 싶어 했어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형태로 탈바꿈하는 다극화된 부족 동 맹은 정권의 전통적 지지연합을 흔들었다. 충성도 있던 부족지도자들은 살레의 반대편에서 있는 예멘부족회의(Conference of Yemen's Tribes)로 명명된 새로운 부족연합을 결성하였다(al-Ahsab 2012, 8). 결국 살레가 성공적인 미래를 위해 선택한 부족주의를 이용한 정치게임은 그를 패배로 이끌었다. 그렇지만 대표부족들이 살레와 극단의 위치에 서서 그와 등을 진 사태는 살레의 부족 동맹정책의 실패보다는 예멘 내 부족주의 시스템이라는 기본구조가 여전히 지배적으로 남아있으며, 살레 역시 전임 통치자들처럼 이를 극복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하는 것이 타당하겠다.

2. 종파주의를 띤 정치정체성의 부상

정치와 사회분야의 기득권을 지닌 엘리트집단은 분파 간 갈등을 유발하려는 의도로 종파주의를 조장하는 언행을 사용해왔다. 이 점은 최근의 예멘 상황을 순니파와 쉬아파 간 종파 갈등으로 보는 중요한 분위기를 제공했다. 그러나 엄밀히 살펴보면 예멘 내 지역 간 쟁투의 핵심은 정치권력과 자원에 대한 접근 문제가 주요했으며 이로 인해 발생한 갈등이 종파나 종교 갈등으로 비화되었다고 분석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1500년대 예멘은 오스만터키 제국의 영토에 편입되었다. 영국은 1839년부터 통일 직전인 1990년까지 151년간 항구도시 아덴을 포함한 남예멘을 식민 점령해 왔다. 제1차 세계대전 종전의 결과 오스만제국이 붕괴하면서 1918년 자본주의 체제를 지향하는 북예멘이 먼저 독립하며 사우디아라비아에 의존했고, 남예멘은 약 50년 뒤인 196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며 사회주의 체제를 받아들여 구소련의 지원을 받았다. 지리적으로 체제적으로 분단되었던 양측은 냉전이 종식되고 국경지역에서 석유가 발견되면서 상호공존과 협력을 위한 돌파구로 통일에 합의했다. 그러나 통일정부는 곧바로 많은 갈등들로 인해 내전상황에 돌입했고 1994년 북예멘을 중심으로 한 정부군이 남예멘 세력을 진압함으로써 남북 간의 갈등은 힘으로 봉합되었다(Ismail 2006, 23-25). 북예멘과 남예멘은 종교 문화적 차이도 존재했다. 남부지역은 순니파가 주민의 대다수를 차지하여 쉬아파가 소수에 해당했다. 사회주의를 기반으로 설립된 남예멘은 1부1처제를 채택하고 여성의 사회활동에 대한 제한이 없었지만 사회주의계열의 남예멘이 북예멘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통일되어 이슬람 전통을 헌법 이념으로 채택하면서 이슬람 문화가 지배하는 사회를 찬성하지 않았던 남예멘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었다(Ismail 2006, 25).

살레 대통령의 장기집권 기간 동안 친정권 세력과 반정 세력 간의 차별과 민중들의 억눌린 불만과 갈등은 쉬아파 반군으로 알려진 후티 세력의 등장으로 하디의 정부가 통제력을 상실하며 폭발하였다 2) . 1992년 예멘 북부지방을 기반으로 하는 자이드파 부흥 청년운동으로 시작한 후티(the Houthis) 운동은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시 친미 예멘 정부에 맞선 반정부 운동으로 확대됐고, 정부와 무력 갈등을 빚어왔다.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정치참여와 지역 균등한 경제개발의 요구, 자이드파 종교의 수호를 요구하며 6차례의 반 정부 전투를 벌여왔던 후티의 반발에는 종교적 차별과 경제적 소외라는 요소가 바탕에 자리하고 있다.

종파주의적 요소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또 다른 집단은 다수가 순니파인 유력부족가문들이다. 그들은 살레 정권동안 정부와 동맹관계를 유지해왔었다. 그런데 살레를 지원했던 하쉬드가문과 그 동맹인 아흐마르 가문은 살레의 퇴진을 요구하는 민중시위가 확산되던 2011년 6월 3일 반정부의 편에 서서 대 통령궁을 포격하였다. 부족가문은 민중봉기 이후 공식적으로 정부의 반대 입 장으로 전환함으로써 극단적인 입장을 취하였다.

군을 보유한 하쉬드 부족은 순니 이슬람주의세력과 오랫동안 연계되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들은 후티 세력의 성장을 달갑게 보지 않으며, 양측의 긴장감은 점차 폭력적으로 전환되었고, 사나(Sanaa)에서 북서쪽으로 52.9km 떨어진 아므란(Amran)의 지주인 아흐마르 가문과의 충돌횟수가 증가 했다. 2014년 봄, 후티운동은 사나 외곽까지 진격했고 수도 탈환을 앞두자 아랍의 봄 혁명 이후 최초로 아라비아 반도 내 쉬아파 주도의 정부가 들어서게 된다는 공포감이 고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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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예멘의 인구 2,300만 명 중 99.1%가 무슬림인데 65%의 순니파와 35%의 쉬아파 인구로 나뉘어 있다(CIA World Factbook, 2010). 순니파 중 50-55%는 샤피이 법학파를 따르고, 쉬아파 중 40-45%는 자이드파를 따른다(Wikipedia).

후티운동은 정치적으로 아흐마르 가문의 약화와 그 지지를 받는 이슬라흐당의 역내 영향력 획득 저지를 목표로 한다. 이러한 와중에 하디 대통령은 부족 간 중재를 촉진하기 위해 후티의 진격을 막기 위한 군사적 방식은 고려하지 않았다. 그 결과 2014년 4월 말, 후티세력은 정부와 협상에 나서기로 동의했다. 하디의 전략은 후티와의 협상으로 아흐마르 가문을 약화시키고, 그 이후에 살레와 그 지지자들 역시 약화시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레와 국민의회당(GPC)은 실각 위기에서 후티세력이 잠재적 동맹이 될 수 있음을 간파하였다. 자이드파가 인기 있는 지역이 살레의 지지 세력이 있는 수도권과 가깝게 위치하고 있으며, 살레 역시 자이드파에 속하고, 지역 내 2011년 봉기 이후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처한 후티 운동에 대한 동정심이 일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 번째 주요한 이슬람주의세력은 알카에다(Al-Qaeda of the Arabian Peninsula, AQAP)조직이다. 2000년 USS Cole 폭파와 2009년 암스테르담 발 디트로이트행 노스웨스트항공기 폭파음모사건, 2015년 파리 샤를리 엡도 사무실 공격에도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AQAP는 예멘의 중부와 남부지역에 거점을 두고 활동 중이다(Campbell, 2015). 예멘에 거점을 두고 아라비아 반도를 목표로 활동하는 알카에다 조직의 운용이 가능한 것은 지역부족의 비호를 받고 있기 때문으로 예상되고 있다(서정민 2009, 19).

후티처럼 쉬아파 반군세력으로 불리거나 혹은 알카에다처럼 순니파 무장세력으로 지명되거나, 정치적으로 자치권을 누리고 민병대를 소유한 이슬람주의 부족들이라고 할지라도 세 주요 이슬람 세력간의 무력충돌을 유발하는 요소는 예멘 내 정치권력의 획득과 자원에 대한 접근 문제라는 본질이 저변에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슬람은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한 외투에 불과하며 이슬람주의는 수단으로 이용되어 왔다.

Ⅲ. GCC이니셔티브 주요 행위자들

1. 국제 사회

아라비아반도 6개국으로 구성된 걸프협력회의(GCC)는 이웃국인 예멘의 치안부재 상황이 점점 악화되자 2011년 4월 10일 사우디 리야드에서 외무장관급 회의를 개최하고, 예멘이 내전상황으로 치닫는 악재를 차단하고 예멘 구성 원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GCC이니셔티브를 제안했다. GCC이니셔티브 는 살레 예멘 대통령이 조기 퇴진할 것과 부통령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방안을 뼈대로 하며, 야권이 참여하는 통합정부를 구성하고, 헌법 개정 및 총선과 대통령선거를 주관할 특별위원회를 발족시키는 방안이 포함됐다. 그 중재안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3) .

l 계약 당사자는 양대 정당으로서 NDC와 JMP를 의미한다.

l 기본 원칙

- 예멘의 안전, 안보와 통합을 이끈다.

- 변화와 개혁에 대한 예멘 국민의 야망을 성취한다.

- 평화적인 권력이양을 달성하고, 예멘에 혼란과 폭력의 유입을 막는다. 이는 국가적 합의 안에서 이루어진다.

- 양 측은 정치 및 안보의 긴장을 유발하는 모든 요소를 완화할 의무를 진다.

- 양 측은 모든 복수를 중단하고 공약을 실천할 의무를 진다.

l 이행 단계

- 계약 시작일부터, 공화국의 대통령은 여당 50 %, 야당 40 %, 기타 정당 10 %의 비율로 정치세력을 형성한다.

- 정부는 계약에 서명한 날로부터 7일 내에 구성한다.

- 신정부는 정치 및 안보의 모든 긴장 요소를 ​ 해소 할 수 있는 적절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 계약 체결일 이후 29일 내에, 야당이 참여한 의회는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에 대한 법적 면책승인을 발표한다.

- 계약 체결일 이후 30일 내에, 면책을 받은 대통령은 사임하고 의회가 살레의 사임을 승인한 뒤 부통령이 신임 대통령이 된다.

- 신임 대통령 (전 부통령)은 헌법에 의거하여 60일 내에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 신임 대통령 (전 부통령)은 신헌법 개정을 총괄하는 헌법위원회를 구성한다.

- 위원회 구성이 완료되면, 신헌법 개정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 국민투표에서 헌법이 받아들여지면, 헌법에 준하여 총선 시간표를 제안한다. 총선이 완료된 뒤, 다수의석을 차지한 승리당은 신정부 구성을 요청한다.

- 걸프협력회의(GCC)와 유럽 연합(EU), 미국은 이 계약의 증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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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 조항은    “Agreement on the implementation mechanism for the transition process in Yemen in accordance with the initiative of the Gulf Cooperation Council(GCC)를 요약한 내용으로 전문은 UN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함 (http://peacemaker.un.org/).

이 중재안이 합의에 이르기 위한 가장 중요한 협의조건은 바로 살레 대통령의 사면 여부였다. GCC는 예멘의 살레 대통령에게 그와 가족에 대한 면책 특권을 조건으로 퇴진하라는 압력을 가했으며, 미국과 유럽연합 역시 ‘평화로운 권력이양’을 위한 살레 퇴진을 요구해왔다(gulfnews June 23, 2011). 살레 측과 반대진영이 각각 절대 양보할 수 없는 타협의 마지노선으로 떠오른 협상조건이 중재안에 포함된 것은 살레 대통령 측에 유리한 조건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아랍의 봄 혁명을 겪은 튀니지, 리비아, 이집트의 대통령들이 하야 후 과정과 차별되기 때문이다. 살레 대통령은 인접한 국가인 사우디 아라비아와 미국이 펼치는 대(對)테러 정책의 강력한 동맹자로 존재해 왔다. 이 탓에 사우디 왕가는 예멘의 내정 불안에 신속하게 개입하였으며, 살레 측과 반군을 지원하는 아흐마르 부족 간의 협상을 계속 중재해왔다. 면죄부가 주어질 경우에 사퇴를 수용하겠다는 살레 측과 절대 타협은 없다는 반대 진영 측의 줄다리기는 예멘의 내전양상을 가중시켰다. 그럼에도 GCC중재안은 대중 시위가 발생한지 10개월만인 2011년 11월 23일 체결되었다.

살레 대통령의 퇴진 결정에 대해 미국과 유럽연합(EU) 각국은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3일 “예멘 국민을 위한 중요한 진전”이자 “역사적인 권력 이양 선언은 새로운 시작을 바라는 예멘 국민의 열망을 실현하는 일”이라고 평가했다(nbcnews.com, Nov. 23, 2011).

GCC이니셔티브의 중요한 외부조정자들은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오만, 쿠웨이트, 카타르 걸프 6개국과 유럽연합, 미국이었다. 예멘 외부의 국가들, GCC와 서방국가가 예멘의 조속한 권력이양을 주도한 것은 살레를 보호하기 위해서보다는 실각에 따른 예멘의 권력공백과 그로 인해 자국내 미칠 파장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실례로 살레 대통령이 치료차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난 2011년 6월 4일 예멘 사태 발발 이후 최악의 무력충돌이 주요도시에서 발생하였다. 수도 사나를 비롯한 주요도시의 치안이 붕괴되며 약탈이 일어났고, 이로 인해 정부기능이 마비되었다(thetelegraph, Jun 4, 2011).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은 예멘에 본부를 둔 아라비아반도 알 카에다 세력 등 무장 세력의 활동을 억제하기 위해 살레 대통령을 후원하여 왔는데, 권력공백을 틈타 무장 세력이 기승하게 될 것을 크게 우려했다(foreignpolicy, Jan 21, 2015).

하지만 무엇보다도 예멘 문제에 적극 개입한 가장 중대한 이유는 아라비아 반도에 시민혁명으로 정권이 교체되는 최초의 사례가 발생한다면 이는 여타 걸프지역의 국민들을 동요시킬 수 있으며, 이는 왕정체제를 유지하고 역내 안정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군주들이 바라는 바가 아니었다. 그러므로 권력공백으로 인해 걸프지역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 평화로운 정권교체를 적극 지원하고 중재에 적극 나선 것이다. 그 결과 2012년 2월 살레 대통령은 사임하고 부통령이던 압드 랍부 만수르 알 하디를 대통령으로 하는 2년 임기의 과도정부가 출범하였다.

2. 범국민대화협의회(National Dialogue Conference)

GCC이니셔티브는 범국민대화협의회(NDC)가 내부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개혁을 수행할 주체임을 명시했다. 범국민대화협의회(NDC)는 협정을 실행한 가장 중요한 주체들 가운데 하나다. NDC에는 그동안 소외되었던 여성과 청년, 후티와 남부운동 등 여러 신진 세력들이 신정부의 포괄적인 참여를 담당 할 새로운 사회행위자로서 참여해야 한다는 점이 전제된다. 그 목표는 다양한 경쟁그룹들을 모아 무력 분쟁과 내전해결을 위한 국제적 합의를 전달하고, 헌 법초안을 만들고, 2014년 2월 말로 예정된 과도기간인 2년 내 총선과 대선을 실시하는 것이었다(Schmitz 2014, 1). 이를 위해 2012년 12월 말까지 주요 정치단체들이 참여한 기술위원회(Technical Committee)를 구성하고, NDC의 목표에 맞는 절차를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 NDC에는 국민의회당(General People's Congress)과 그 동맹들, 이슬라흐당, 사회주의당, 나세르통일당 (Nasserite Unionist Party) 외 5개 정당인 아랍사회주의 바트당(Arab Socialist Baath Party), 예멘통일집회(Yemeni Unionist Congregation), 민중세력연합(Union of Popular Forces), 국민의회(National Council), 알하끄당(Al-Haqq Party)이 참여한다. 또한 남부운동, 후티그룹, 독립 청년, 여성, 시민사회기구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그 외에도 2012년 설립된 예멘 최초의 살라피주의 정당인 라샤드당(Rashad Union Party), 바킬 부족 출신이자 남부 지역을 대변하는 정의개발당(Justice and Development Party) 등 포괄적인 사회구성 과정에 경쟁적인 엘리트 그룹들을 통합하여 참여시키는데 성공했다. 협의회는 총 565석 중 GPC가 112석, 이슬라흐당이 50석을 차지하고 있어서 여전히 기존의 엘리트들에 의해 지배되었다. 의석 중 50%는 남부지역, 30% 는 여성, 20%는 청년들에게 배당되었다(Saif Hassan 2014, 52-53). 기술위원회(Technical Committee)는 2012년 7월 대부분의 NDC 주체들이 참여한 가운데 중립성과 합법성을 바탕으로 구성되었다. 결성된 기술위원회는 예멘 내부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풀어야 할 중대한 ‘20가지 점’(20 points)을 지적했는데, 이 중 11개가 남부 문제와 관련되었다. 남부 문제는 남부의 영토분쟁, 강제 전역한 군 장교들과 국가 관료들 복직과 보상, 정치범의 석방 등에 대한 해결 요구다. 정치경제적으로 주요한 변화를 요구하는 이러한 제안들은 히라크 남부 분리주의운동(al-Hirak al-Janubi)에 의해 주도되었다. 북부지역 강제점령에 대한 시위와 시민 불복종 운동으로 2007년 시작된 남부운동(Hirak)은 GCC중재안을 거부하고 NDC에 최종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통합된 예멘’이 NDC의 최종목표가 되어서는 안되며, 그들의 요구사항들은 범국민대화협의회(NDC) 내에서 절대 합의가 이루어 질 수 없기 때문이다(Saif Hassan 2014, 53-54).

국가 자원인 석유와 가스가의 70%가량이 남부지역에 매장되어 있는데, 많은 남부인들은 1990년 남북예멘의 합병 결정을 실수로 생각하며, 결국 이로 인해 예멘에는 1994년 두 달에 걸친 내전을 겪었다. 남부분리주의자들은 남부지역의 긴장감이 증가하는 이유는 북부 지도자들 일부의 비타협적 태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덴 대학의 법학교수 무함마드 빌 가이쓰(Mohammed Bel-Ghaith)는 불공평한 처사에 대하여 왜 히라크가 대화를 받아들이겠는가? 남부 사람들은 그들의 권리를 되찾을 때까지 투쟁을 계속해 나가고 대화를 거부해야 한다고 말한다. 남부문제 실무단(working group)는 GCC이니셔티브 와 UN결의안이 예멘의 통일유지를 보장한다는 규정에 반대하는 남부지역주의자들의 자결권과 남부국가 회복요구를 오랫동안 지속해온 남부운동처럼 실행가능한 타협을 구하는 위중한 문제들에 직면해왔다. 즉, 주요한 이슈인 남부문제의 솔루션은 진정한 연방제 아니면 내전이라는 극단적인 양자선택안 만이 남았다.

결과적으로 예멘 정부는 국내 대부분의 정파와 부족을 망라한 565명의 국민대표가 참여하는 범국민대화를 2013년 3월 18일 출범시켰지만 2013년 12 월 남부 분리주의 세력의 회의 참석 거부로 파행을 겪었다(IRIN, 6 Nov, 2012).

범국민대화협의회(NDC)가 다양한 도당 및 사회운동그룹을 모으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결과를 수용하는데 있어서 희비가 엇갈렸다. 독립 청년층은 과도적 사법제도와 통신 부문의 개혁과 같은 매우 진보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함 으로써, 강경파인 국민의회당(GPC)과 대치하였다. 왜냐하면 그들의 요구부문은 구 엘리트들의 이익과 직접적으로 맞닿아있는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남부 운동그룹들의 대표들의 요구는 대부분 무시되었다.

연방제는 예멘이 당면한 다양한 분쟁, 특히 히라크와 분리주의자들의 분쟁에 대한 솔루션으로 떠올랐다. 연방제 요구와 분리를 원하는 지역의 문제는 곧 권력과 자원 분배의 분쟁이었다. 세 개 엘리트 도당들은 예멘 수도인 사나에서 권력을 놓고 경쟁하였다. 이는 단지 정치 엘리트들이 북부지역에 저항하는 것보다 1990년 이전의 국경선에 걸친 북부지역이 석유가 매장된 곳이기 때문이다.

범국민대화협의회(NDC)는 남부지역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 없이 진행되었고, 이로 말미암아 대중의 신뢰는 추락하였으며 에멘 전역에 걸쳐 폭력사태가 증가하였다. 하디 대통령은 2013년 12월 말 남부지역에 대한 솔루션에 동의 한다는 모든 정당 서명한 서류를 제출했다. 그러나 연방제의 형태는 차후에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논쟁적인 6개 지역의 해결책을 채택한 범국민대 화협의회(NDC)외의 위원회를 설립했다.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하여 범국민대화 협의회(NDC)는 이슈가 되는 문제는 피해가고, 하디의 동맹이 선호하는 솔루션을 암시하였다.

솔루션의 진행은 두 가지 중 하나로 채택될 수 있다. 앞서 지적한 세 엘리트 그룹들이 필요한 이득을 취하는 방식과 하디그룹의 국제사회의 지원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그렇지만 이 솔루션들은 대부분의 도당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후티그룹은 반대의사를 표명했으며 그 결정이 범국민대화협의 회(NDC) 외부에서 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일부 국민의회당(GPC) 강경파는 원칙에 어긋난 결론에 반대를 표명했다. 그렇게 해서 북부의 폭력적 투쟁과 남부의 저항은 지속되고 있다.

3. 하디 신정부와 기존 엘리트 그룹

1945년 예멘 남부 아비얀(Abyan)에서 출생한 압드 랍부 만수르 하디(Abd Rabbuh Mansur Hadi)는 1964년 사우디아라비아 군사학교를 졸업하고 영국 과 이집트 및 구소련에서 군장학생을 지냈다. 1994년 예멘 내전 당시 살레 정부의 국방장관으로 임명되며 정계에 진출한 뒤, 같은 해 10월 부통령이 되었다(Alarabiya, Feb 19, 2012). 2011년까지 살레의 뒤를 잇는 2인자였던 하디는 살레 하야요구가 빗발치는 시위가 예멘 곳곳에서 발생하자 국제사회가 제안한 GCC이니셔티브의 중요 행위자로 부상했다.

2011년 9월 12일, 살레 대통령은 GCC이니셔티브를 수용하기로 하고, 부통령인 압두 랍부 만수르 하디가 GCC이니셔티브에 참여한 당사자들과의 대 화에 중재의 역할을 담당하는 요청을 포함하는 대통령령 제24호 “살레 대통 령은 야권세력들과 함께 부통령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바에 대하여 대화를 실 시한다.”는 내용의 요지를 포함하는 칙령을 발표했다. 대통령령 제24호는 하디 부통령이 GCC회원국들이 주도하는 정권이양에 관한 협약과 여러 당파들 과의 대화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합법적 권한을 부여하는 권력이양 실행 메커니즘에 관한 구상을 담았다.

GCC로드맵의 첫 번째 단계로서, 국민의회당(GPC)와 공동회합당(JMP) 대 표들로 동등하게 구성된 임시정부가 2011년 12월 구성되었다. 이로써 2012 년 2월 21일 하디가 단독후보로 나선 대통령선거를 통해, 2012년 2월 27일 임시 대통령으로 취임하며 새로운 정치인생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합정부는 구성 시점부터 내부적으로 경쟁자의 정치적 영향력이 증가할 수밖에 없었고, 임시대통령 하디정권은 비슷한 정치력을 가진 엘리트 동맹 간에 새로운 양극체제가 구성되었다. 동시에 살레 전 대통령과 알리 무흐신 장군은 군대 내에서 그들의 영향력과 지위를 존속하였다.

하디가 GCC이니셔티브가 제안한 모든 정파를 껴안은 통합정부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군사개혁이 필요했다. 이러한 절차에 따라 안보기관이 군사 및 보안기구의 구조개혁을 위임받았으며, 안보기관은 국방부와 내무부 산하에 재편하고자 하였다. 구조개혁과정은 엘리트 도당간의 세력균형을 무너뜨리고, 암암리에 무장 군세력에서 살레의 관계자들을 제거하는 것을 목적으로 진행되었다. 결국 이러한 구조개혁은 살레 지지 세력을 약화시켰고, 반대로 하디 대통령과 아흐마르-알리 무흐신 동맹의 세력이 점차적으로 강화되었다.

하디 대통령은 2012년 12월 대통령령 제104호를 발표하였다. 이에 따라 예멘통합군 조직은 공군, 육군, 해군, 해안선 방위군, 국경수비대 및 특수작전 사령부와 미사일 방호사령부, 대통령수비대를 포함한 전략적보충군(Strategic Reserve Forces)의 5개군으로 재편되었다. 특히 전략적보충군은 공화국 수비대(Republican    Guard)로    교체되었다(BBC    Monitoring    International Reports, 2012).

하디는 예멘 UN특사 자말 베노마르(Jamal Benomar)의 군 개혁 이행에 책임과 지지를 얻었지만, 그의 군사개혁은 군대의 변화에 대하여 두려워하는 장교들과 군관계자들의 저항에 직면했다. 공화국 수비대를 책임진 아흐마드 알리 사령관에 대적하는 지위에 알리 무흐신 장군이 존재하였으므로, 하디는 보안기구에서 살레 지지자들의 자리를 없애기 시작했다. 2012년 8월 대통령령에 의해 아흐마드 알리 사령관이 군대에서 축출되었고, 알리 무흐신은 계급이 강등되면서 세력이 약화되었다. 하디는 아흐마드 알리와 알리 무흐신에 대한 군 영향력을 약화시킨 후에야 움직일 수 있었다. 그렇지만 주 에미리트 예멘 대사직을 수행했던 알리 무흐신은 군사부문 대통령 고문으로 임명되었다. 그는 공식적으로 군대에서 지위를 잃었지만, 간접적으로 많은 관료들과 그의 사 령관 시절 휘하에 있던 군에서 그의 영향력을 유지하게 되었다(ICG 2013, 14, 17).

군대개혁이 살레와 그의 지지자들의 영향력을 실추시키는 방향으로 실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살레 전 대통령 가문을 지지하는 군대 내 지지자들이 여전히 남아있으며, 아흐마드 알리가 통솔하던 부대 역시 여전히 아흐마드의 세력으로 존재하였다. 아흐마르 가문 내에서도 살레 부족의 지지에 대한 결함이 발생했지만 가문 간 혼인으로 결합되는 등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부족민들 가운데 일부와 국민의회당(GPC) 의원들은 여전히 살레의 지지자로 남았다. 또한 살레는 하디가 대통령으로 선출되기 전까지 국민의회당(GPC) 사무총장직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정당은 여전히 그와 그의 지지자들을 위해 정치동력으로서 움직여왔다. 그렇지만 점차 정당은 살레의 굳건한 지지자와 신임 대통령이 정당의 실권을 잡는 것을 선호하는 세력으로 양분되기 시작했다. 전자는 강경파인 ‘매’파로서 하디가 권력이양을 위하여 국제사회와 결탁하였다는 혐의를 받았다. 그들은 군사개편실행이 군대를 진정한 국가조직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하디 자신의 영향력 강화를 위해 사용하도록 조작 되었다고 보았다. 그 증거로서 그의 고향인 남부 아비얀(Abyan)주의 지지자 들을 무장시켰다는 점을 든다.

국민의회당(GPC)에서 하디와 지지자들을 다른 세력과 타협을 제안하는 온건파인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온건파 지지자들은 과거에 반대파와 협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들이 국제사회의 지원에 힘입어 공동회합당(JMP) 지 도자연합을 구성하는 것에 별로 놀라지 않았다. GCC중재안은 하디의 정치적 권력 주장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그리하여 정권이양협정을 맺은 이후 하디는 많은 것을 얻었다. 하디와 온건파는 GCC이니셔티브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로 서 전면에 나섰다(Transfeld 2014, 4).

아흐마르 가문, 알리 무흐신, 이슬라흐 정당은 세 번째 권력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아흐마르 가문은 군사개혁에 영향을 받지 않았을지라도 많은 국가요 직에서 살레의 지지자들의 자리를 사라졌으며, 이슬라흐 위원들도 교체되었 다. 잠재적으로 그들의 지속적인 권력유지를 위해서는 하디 정권이 자신의 지지자들로 국가기구의 요직을 채우고 통치권을 행사하며 더 많은 권력을 가지게 될 하디와 그 주변세력에 규합해야 한다. GCC이니셔티브 체결 이후, 아흐마르 가문과 알리 무흐신은 정치무대에서 직접적인 위상이 추락하였고 로드맵 이행의 당사자인 이슬라흐를 통하여 그들의 이득을 추구하고 있다 (Transfeld 2014, 4).

Ⅴ. 결론

예멘은 ‘아랍의 봄’ 혁명이 발생한 아랍국가들 가운데 유일하게 평화협정을 통한 정권교체를 이루어냈으며, 그 로드맵을 실천하는 과정에는 기존에 소외 되었던 종파와 정파를 초월한 모든 사회정치그룹이 참여한 쾌거를 도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적 상황은 더욱 복잡해지고, 안보는 위협적이며 불안해져왔다. 일시적으로 봉합되었던 사회적 내분현상이 다시금 도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들은 GCC이니셔티브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 요인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파편화를 이끄는 사회구조적 요인이 된 엘리트부족주의이다. 예멘은 부족주의 정서가 강한 곳이고 살레는 유력부족가문이 지닌 군사력과 지방장 악력을 이용하여 정권을 유지해 왔다. 그렇지만 살레의 정권이양이후에도 예멘 정치구조는 압드 랍부 만수르 알하디(Abd Rabbu Mansur al-Hadi)임시 대통령, 알리 무흐신 장군과 아흐마르(the Ahmar)가문 동맹, 살레 전 대통 령과 그의 지지자들이라는 3강 구도로 재편되었을 뿐이다. 신 엘리트그룹의 주안점은 그들의 경제적 이득과 권력이라는 기득권 유지와 공고화로서 살레 정권하에서의 목표와 다름이 없었다. 즉, 구엘리트와 신엘리트 집단의 최종 적인 정치적 목표가 일치한다는 것이다. 그들을 뒷받침 해줄 지지 세력들을 규합하기 위한 다양한 당파보호장치로 이용할 수 있는 국가 기구들과 자원에 대한 접근성을 지속적으로 독점하는 구조를 유지하고자 하는데서 예멘불안요인이 유발된다.

둘째, 예멘 내정에 적극 관여하는 국제사회의 압력과 이로 인해 두드러지는 종파분쟁과 대리전 양상이다. 2011년 4월 GCC국가를 비롯하여 UN과 US, EU 등의 국제사회의 후원 하에 위기해결을 위한 중재안인 GCC이니셔티 브가 발표되며, 예멘의 평화적 권력이양의 절차가 시작하였다. GCC이니셔티 브는 표면상 평화적 정권 이양과 살레 전 대통령과 하디 부통령, 부족 엘리트 와 군부 엘리트, 청년 운동세력 등 파편화된 경쟁 집단이 권력이양과정에 모 두 참여하고 세력균형을 맞추는 결과를 원했다. GCC 이니셔티브의 외부 후원자들은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최종 목표가 예멘에 민주화 이양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제조건들로서 남북예멘이 통합된 하나의 예멘으로 유지되기를 강요한 측면이 있다. 결국 일시적으로 봉합되었던 곪은 상처를 치유하지 않은 채 덮어버리는 일시적 처방으로 인해 공식적으로 출범한 하디 정부는 불안한 가운데 수립되었고 이에 불만을 가진 후티 세력의 성장을 낳았다. 알카에다는 IS뿐 아니라 후티세력까지 나타나게 되며 입지가 좁아졌고, 다양한 폭력을 유발할 소지의 극단주의세력들의 존재이유는 곧이어 종교적운동으로 치장되고, 더 나아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대리전으로 비화되면서 불안요인을 가중시키고 있다. 내부의 정치변동을 유발하는 외부자극과 억눌렸던 내부변화의 열망이 충돌한 것이다.

셋째, GCC이니셔티브의 결함과 이로 인해 불안정하게 성취된 정권이양이다. 권력이양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 집권여당이었던 국민의회당(GPC), 야권 동맹인 공동회합당(JMP) 등 17개 정당과 청년, 여성, 시민단체 등, 정파와 부 족을 망라한 565명의 국민대표가 참여하는 협상의 외부 중재자들로 이루어진 범국민대화협의회(NDC)는 GCC이니셔티브의 조속한 이행을 위해 출범하였다. 극심한 빈곤과 고실업상태의 지속, 만연한 부패로 지친 시민들은 GCC이니셔 티브를 추진하는 주체로서 정권이양이 논의되는 동안 구 엘리트들이 독점해 왔던 정치적 영향력을 약간이나마 누려보았다. 정치권력에 대한 접근의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협상의 주도자들은 구엘리트 세력과 구체제를 지원하는 GCC로드맵의 스폰서들뿐이었다. 시위의 장이었던 예멘 지역 곳곳의 거리는 이제 정치적 권력을 잃었다. 기존 엘리트들의 지위는 GCC이니셔티브가 정치권과 국가의 자원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재부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었을 뿐 결국 상충하는 정치세력들간의 화해라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였다. 공동회합당(JMP)와 엘리트들은 시위운동을 독립적으로 추가해나갔 고 많은 풀뿌리 운동주의자들은 기득권을 지녔던 정당과 엘리트들의 권력이양 과정참여에서 그들의 요구가 배제되었다는 점을 인식했고, 그 정권이양의 결과에 회의적일 수밖에 없었다. 하디 정권 역시 살레정권의 그때와 다를 바 없으며, 개혁의 기회가 그들에게 강탈당하는 것처럼 인식될 수밖에 없었다. 예멘은 '아랍의 봄'으로 정권이 교체된 아랍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협상’을 통해 권력 이양을 이뤘다. 그렇지만 GCC로드맵의 이행 과정 중 특히 정권이 양은 모든 사회, 정치 단체들의 요구를 수용하여 진행되기 보다는 기존의 엘리트 집단 내 권력쟁투를 가중시키는 상황으로만 표출되었으며, 로드맵의 이행 과정에서 민주화나 안정 중 어느 하나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내기보다는 예멘이 가진 다양한 불안정 요소를 적나라하게 표출하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중요한 외부 실행자인 GCC국가와 이니셔티브를 후원하는 미국과 영국은 우선적으로 국제사회와의 유일한 협상의 당사자로서 하디 정권의 신임을 되찾 아주는 것으로 예멘에 대한 개입을 중단하고, 신 정권이 권력이양과정에서 배제된 다양한 그룹들 간 합리적인 요구를 수용하며 신예멘을 이끌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 주제어 : 예멘, 권력이양, 살레, 하디, 후티, 히라크, GCC이니셔티브, GCC중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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