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서론
행정구역상 경상남북도 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사용되는 언어를 경상도 말 또는 경상도 방언이라고 한다. 방언을 세속에서는 사투리라고 하기도 하나, 방언이라 할 때와 사투리라 할 때는 어감상 감정적 차이를 지니고 있다. 사투리 하면 비표준적인 말, 시골말, 또는 속되고 야비한 말이라는 느낌을 가지게 한다. 언어학적으로는 방언이라는 말을 쓴다. 방언이라고 할 때는 두 가지 측면에서 사용되는 수가 있다. 하나의 개별언어의 하위분류로서의 방언이요, 다른 하나는 표준어에 대립되는 변종으로서의 방언이다. 보통 경상도 방언이라고 할 때는 이 두 가지를 뜻하는 일이 있으나, 언어학적으로는 전자의 입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경상도 방언은 한국어를 공통기어로 하는 한 하위부류의 언어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
같은 한국어를 모어로 하는 사람이라도 다른 방언권에 속하는 사람이 이 지역에 들어왔을 때는 다른 방언권에 속하는 언어들과는 다른 몇가지 특징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첫째, 어감상으로는 투박하고 딱딱하면서도 거센 말투라는 인상을 받게 될 것이다.
둘째, 지역이나 계층에 따라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측면이 있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보다 진취적이고 융화적인 측면을 그 말투에서 간취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경상도 방언에서 나타나는 음운적 특징을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Ⅱ.본론
1.이중모음의 간소화
⑴상승 이중모음의 간소화
경상도 방언에서 이중모음이 단모음으로 간소화되는 현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이중모음 체계를 활음의 종류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한다.
1)상승 이중모음
①w계 : wi(위), we(웨), wæ(왜)
w (워), wa(와)
②y계 : ye(예), yæ(얘), y (여)
ya(야), yu(유), yo(요)
2)하강 이중모음: (의)
이제, w계열부터 살펴보자.
ⓐ귀신→ 기신 ⓑ방귀→ 방구
ⓒ관광→ 간강 ⓓ돼지→ 대지
ⓔ쥐→ 지 ⓕ확실→ 학실
ⓖ궤짝→게짝, 기짝 ⓗ최고→ 체고, 치고
보기를 요약하면 ⓐ∼ⓕ까지는 활음탈락만 있는 경우이고 ⓖ,ⓗ는 활음탈락 및 모음상승이 일 어난 형태이다. 특히 ⓒ'관광'의 둘째 음절은 표준어에서도 활음탈락이 일어나는데, 이는 연속 해서〔+round〕발음이 어렵기 때문인 듯하다. 또 we(웨)의 경우는 활음탈락만 있는 경우와 활 음탈락 및 모음상승이 일어난 두 가지 형을 보여주는데〔+고유어〕라고 생각되는 경우만 모 음상승을 일으킨다.
다음으로 y계 활음의 이중모음이 간소화되는 것을 보자.
ⓐ계산→ 게산, 기산 ⓑ계집→ 기집, 지집
ⓐ는 활음탈락의 발음과, 그 후에 모음상승이 있는 두 가지 발음을 보인다. ⓑ는 활음탈락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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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음상승된 발음과 그 후 구개음화가 적용된 발음을 보여준다.
ⓒ뺨→ 뺀대기
'뺨'이 '뺀'으로 바뀐 것은 〔pyam〕→〔pyam〕→〔pæm〕의 모음합체의 결과이다. 여기에 '따귀'에서 변한 '대기'가 첨가된 형태이다.
ⓓ혀→ 세
〔hy 〕→〔hy 〕→〔se〕
구개음화 및 모음합체
이상의 y계 이중모음의 변화를 요약하면 먼저, 활음탈락만 있는 경우가 있고, 활음이 'ㄱ'음과 합쳐져 구개음화되는 예가 있는데 이는 경상도 고유한 음변화이다. 또, 활음이 핵모음과 합체되 는 경우도 있고, 'ㅎ'음의 경우는 구개음화와 모음합체가 동시에 일어나기도 한다.
⑵ 하강 이중모음의 간소화
하강 이중모음은 의 하나밖에 없으며, 이는 표준어에서도 그 음가가 매우 불안정하다.
ⓐ띄다→ 띠다 ⓑ잔듸→ 잔디
경상도 방언에서는 고유어나 한자어에 관계 없이 는 〔i〕로만 실현된다. ⓐ,ⓑ는 표준어에서 도〔i〕로 실현되며, '잔디'의 경우는 표기도 바뀌었다.
경북 '의성'의 지방명은 타향 사람들은 '이성'으로 발음하지만 당해지방의 사람들은 '으성'으로 발음한다. 그 실제 발음되는 음가는 〔 s ŋ〕으로 이는 아마도 고유한 지명을 한자어로 轉寫 (전사)하는 과정에서 이중모음의 한자어 '義成(의성)'으로 옮긴 듯하며, 일반적인 경상도 방언의 변화에 예외가 아니다.
요약하자면 〔 〕의 경우 경상도 방언에서는 결코 실현되지 않고, 모음은 탈락되고 활음이 핵모음 〔i〕로 실현되며 예외는 결코 발견되지 않고 있다.
경상도 방언의 이중모음 간소화는 음절구조 간소화의 일환으로 그 간소화는 대체로 몇가지 규칙이 체계적으로 일반적으로 적용되어 생긴다. 전설모음 상승과 k음의 구개음화 등은 경상도 방언의 고유한 규칙이다. 단모음화는 고유어에 더욱 가까운 어휘에서 이루어지며 생소한 어 휘들은 의식적으로 노력하여서만이 이중모음으로 실현시킨다.
2. 구개음화 현상과 강음화 현상
(1) 구개음화 현상
구개음화란 구개음이 아닌 자음이 뒤에 오는 모음‘ㅣ’나 반모음 ‘j’의 영향을 받아 구개음으로 바뀌는 현상을 구개음화라 한다. ‘밭이→바치, 같이→가치, 굳이→구지’등이 그 일례이다. 구개음화 현상은 국어의 변천해 가는 하나의 큰 경향이요, 또 전역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경상도 방언의 특색이라고 지적하기 어렵다. 그러나 중앙어에서 아직 구개음화하지 않은 낱말까지 구개음화해 나가는 강한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til/ 길
/til/-〔경기〕안성,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함남〕전부
/hj / 형
s -〔경남〕다수, siŋ-〔경남〕소수
s ni-〔경남〕소수 sε-i-〔경남〕소수 se-i-〔경남〕소수
/kiːm/ 김
/tim/-〔경북〕〔경남〕전부
/him/ 힘
im- 〔강원〕〔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전부
/kiwa/ 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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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iwa- 〔경북〕소수, 〔경남〕약간 t i-a-〔경남〕소수
t εː-〔경북〕소수, 〔경남〕약간 t εwa-〔경북〕〔경남〕소수
/kimt i/ 김치
t imt i-〔경남〕전부
(2) 강음화 현상
우리말에 있어 어음은 차차 강한 발음으로 변해 왔다. 강음화 현상은 이조 초기 또는 그 이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해서 이조 중기 이후 강하게 나타나 오늘의 된소리 또는 거센소리로 표기되는 많은 어휘가 그 결과 형성된 것이다. 현재도 새로이 강음화 현상은 진행되고 있으며 그 예는 경상도, 전라도를 중심으로 한 방언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현재 표준말에서 평음으로 되어 있는 많은 어휘가 방언에서 강한 발음으로 나타나는 것이 많다. 서울을 표준삼은 표준말에선 아직 강음화 하지 않은 낱말이 지방 방언에선 강한 음으로 바뀌어져 가고 있다. 그리고 그 지역적 분포를 보면, 경상남북, 전라남북이 가장 심하다. 강음화 현상도 우리말의 전반적인 변천 방향이 되기 때문에 이 지방 방언의 특색이라고 말할 수는 없으나, 경상도 방언에선 다른 지방보다도 가장 강하게 나타난다. 그리고 같은 경상도 방언이라도 경남이 경북보다 강하게 나타난다.
/pngε/ 번개
p’ngε-〔경북〕〔경남〕소수
/tuk/ 둑
t’ukbaŋ-〔경남〕소수
/kombo/ 곰보
k’ombo-〔경북〕약간, 〔경남〕소수
/kult’uk/ 굴뚝
k’uːlt’uk-〔경북〕소수 k’ult’k-〔경북〕〔경남〕소수, k’ult’k-〔경북〕소수
/ hi / 혀
s’e-〔경북〕소수, 〔경남〕약간 s’et’εgi-〔경북〕소수
s’ε- 〔경북〕〔 경남〕소수 s’ø-〔경북〕〔경남〕소수 s’i-〔경남〕소수
3. 비모음화
비모음화란 비자음이 자기 주위의 모음들을 비모음화시켜고 자신은 탈락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그 동화주에 따라 n-비모음화와 ŋ-비모음화로 나누어진다.
n-비모음화의 경우 /n/의 후속 모음이 /i/일 경우에만 실현된다는 점에서 ŋ-비모음화와 차이를 보이지만, 이 두 비모음화는 하나의 규칙으로 통합될 수 있다. 그러나 통시적으로는 이 두 비모음화는 그 발달과정이 분명히 다르다. 즉 n-비모음화는 경상도 지역어의 역사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했었던 구개음화의 일종으로 나타나고, ŋ-비모음화는 국어 자음중 독특한 역사를 가진 /ŋ/의 특성과 경상도 방언 화자들의 발음 습관이 이루어낸 합작품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같은 비모음화는 다른 지역어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음운현상으로 경상도 방언의 독특한 특징 중의 하나로 인정된다.
(1)비모음화와 자연부류 /m, n, ŋ/
비모음화규칙의 동화주는 비자음 /n/과 /ŋ/이다. 국어의 자음 음소 목록에서 [+nasal]을 가진 것으로는 /m/, /n/, /ŋ/의 셋이 있고 이들은 다음과 같은 동일한 음운론적 행동(phonological behavior)을 보이는 자연부류(natural class)이다.
a.. 〔+cons -cont〕 → [+nas] / _____ [+nas]
b. kuŋmul (국물) toduŋnom (도둑놈)
tannin(닫는) ammun (앞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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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항상 동일한 음운과정을 밟은 것으로 기대되는 세 개의 비자음이 비모음화 규칙에서 행동의 통일을 보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조음운동의 관점에서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즉 /n/과 /ŋ/의 조음에는 혀의 고저, 전후 등의 자질이 깊이 관여하므로 자연히 조음상 전후의 모음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지 않을 수 없고, /m/의 경우에는 조음시에‘혀의 위치’자질이 비관여적이기 때문에 전후 모음과의 긴밀도가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다.
같은 비자음인 /m/이 /n/, /ŋ/과 자연부류를 형성하지 못하는 국어 음운론의 다른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먼저 국어의 음절 구조상 어두에서 /n/과 /ŋ/이 분포상의 제약을 받는데 비해(/n/의 경우 /i/모음 앞에서만 - 이점은 비모음화와 동일하다.) /m/은 그런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데서도 나타난다. 또 유성음화, 귀착, 자음동화 등에서 자연부류를 형성하는 파열음 /p, t, k/ 중 /m/과 조음위치가 같은 /p/만이 구개음화에 참여하지 않는 것도 같은 방식으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김재민(1977)은 이상과 같은 설명에 합치되는, 실험음성학적 관찰을 보고하고 있다. 음성학적 실험을 통하여 모음간 자음의 지속 시간을 측정하였는데, 그 결과에 의하면 양성 폐쇄음인 /p/가 /t/나 /k/보다 긴 폐쇄지속시간을 가지고 있고(김재민, 1977ː19, 그림2), 전후의 모음 환경에 따른 폐쇄지속시간의 차이에 관한 실험에서도, 다른 자음들은 환경에 따라 상대적으로 큰 차이를 보였으나 /P/의 경우에는 차이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하여 김재민은 양순음 /P/를 발음할 때는 입술과 턱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앞뒤에 오는 모음의 조음기관인 혀와 관계가 없다는 발성기능 때문인 것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m/은 비자음동화와 같이 다른 자음과 영향관계를 가지는 음운과정에서는 /n/, /ŋ/과 동일한 행동을 보이지만, 모음과 관계되는 비모음화와 같은 현상에는 참여하지 않는 것이다.
(2)비모음화의 본질
①‘n-비모음화’에 대한 통시적 고찰
n-비모음화는 통시적으로, 구개음화의 일종인 /i/ (j) 앞의 n-탈락과 관련된 현상이다. 영남지역의 문헌어에 대한 통시적 음운연구인 백두현(1990)은 구개음화과정의 하나로 /i/ (j) 앞의 /n/탈락 현상을 들고 있는데, 그 예를 어두와 비어두로 나누어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여튼 몰애(淺沙), 여튼 우물, 열도다
㈁어두: 일웬날(七日), 여 진 , 일오 , 염불, 잇지 말라(不忘)
㈂비어두: 왕나의 전뎌 송씨러이, 주검은 큰 니리이, 그을 보이, 아일 블不], 아이�殆�,
삼연(三年), 일염(一念), 남예(男女),
위에서 ㈀과 ㈁의 어례들은 역사적으로 /n/탈락이 완벽하게 종결되어 현대어에는 /n/의 흔적이 남아 있지 않은 예들이며, 비어두 위치에서 /n/탈락현상을 보이는 ㈂의 예들이 더 관계가 깊은 예들이다.
㈂에 대한 백두현의 설명을 보면,“중부방언에서 i앞의 n탈락은 어두에서만 일어났지만, 경상방언에 있어서는 그 적용환경이 확대되어 비어두에서도 이변화가 일어났을 뿐 아니라, 고유어는 물론 한자어도 비어두의 n탈락을 보여주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하고, 이 예들은 “n이 완전히 탈락한 것이 아니라 인접 모음을 비음화시킨 상태의 표기라고 봄이 옳다.”고 하여 비모음화의 통시적 증거를 제시해 주고 있는 것이다.
현재에도 이 방언의 n-비모음화는 /i/앞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앞에서 보았듯이 n-비모음화는 구개음화의 일종인 어두‘/i/ (j)앞의 n탈락’현상이 이 방언에서만 확대 적용되어 비어두에서도 나타난 결과로 볼 수 있다.
요약해 보면, 경상방언에서 특히 생산적이었던 구개음화의 결과 이 방언에서는 어두 및 비어두에서 /i/ (j)잎의 /n/이 탈락하게 되었는데, 이때 어두의 경우에는 흔적을 남기지 않은 채로 그 과정이 완료되었으나 비어두 위치에서는 /n/이 [+nasal]자질을 인접 모음들에 넘겨주고 자기는 탈락하는 과정이 비모음화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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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ŋ-비모음화의 본질
ŋ-비모음화는 공시적으로는 n-비모음화와 동일한 음운과정으로 통합될 수 있겠으나 그 발달과정이나 동기는 완전히 다른 것으로 보인다. 즉 ŋ-비모음화는 국어 음운론에서 /ŋ/의 특수한 역사와 경상도방언 화자들의 발음습관이 이루어낸 합작품인 것이다.
국어에서 형태소 경계가 음절 경계와 일치하지 않을 때 음절 짜임새를 맞추기 위해 나타나 ‘소리 이음의 법칙’이 있는데 이는 /ŋ/의 경우에는 통하지 않는다. 즉 현대국어에서 /ŋ/은 음절의 끝소리로만 기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어 음운사에서 /ŋ/은 원래 음절 첫소리나 끝소리 어느 위치에든 올 수 있었던 것이, 후대로 오면서 음절 끝소리로만 날 수 있도록 변화를 입었다.
그러나 경상도 방언에서는, /ŋ/이 어중에 올 경우 그 /ŋ/을 다음 음절의 초성으로 발음하는 습관이 그대로 유지되었고, 그 결과 인접모음을 비음화시키는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그래서 ŋ-비모음화는, 후속 모음이 /i/일 때 한해서 실현되는 n-비모음화와는 달리, 모든 모음을 비모음화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4.움라우트
움라우트란 뒤에오는 모음 'ㅣ'나 'j'의 영향으로 그 앞의 모음 ㅏ,ㅓ,ㅗ,ㅜ'등이 'ㅐ,ㅔ,ㅚ,ㅟ'로 바뀌는 현상을 말한다. 한편으로 ㅣ역행동화라 한다. '손잡이-손잽이, 먹이다-멕이다, 토끼-퇴끼, 속히-쇡히, 죽이다-쥑이다, 학교-핵교, 구경-귀경'등이 그 예다. 좀더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면,
⑴ a. muteki(무더기) - mudigi(체언)
b. celita(저리다) - cirida(용언)
c. pem(범) + i(비칭접미사) - pimi
d. pep(법) + i(주격조사) - pibi
e. mek(먹) + i(명사접미사) - migi
f. pep(법) + ita(술어조사) - pibida
g. cuk(죽) + ita(사동접미사) - cigida
h. nekknek(넉넉) + hi(부사화접미사) - ne nik i
i. koki(고기) - kigi
j. hola i(호랑이) - hor i
k. tulumaki(두루마기) - turum gi
a,b는 형태소 내부에서 움라우트가 실현되는 보기이며, c-h는 형태소 결합시에 형태소 경계선을 넘어서 실현됨을 보여주고 단어의 음절수가 2음절, 3음절, 4음절일 떄 어느 경우에도 가능함을 보여준다.
또 위의 예들을 보면 움라우트는 역행동화이며 i모음이 바로 앞의 음절만 움라우트시킨 다는 점에서 제한적이다.
⑵ a. aki(아기) - ægi
b. api(아비) - æbi
c. c api(차비,준비) - cæbi
d. pocaki(보자기) - pojægi
a-d의 예들은 선행의 a음이 다른 음절의 i의 [-back]자질을 전파받아 비음으로 바뀐 예들이다.
⑶ a. pelita(버리다) - perida
b. elita(어리다) - erida
이 예들은 선행의 e음이 후행의 i음의 영향으로 e가 되는 예이다.
⑷ a. namphy n(남편) → n mphin
b. ka py n (강변) → k bin
c. saky (사경) → s gi (s 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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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hakkyo (학교) → h k o
a∼b의 예들은 후행의 모음이 이중모음으로 그 첫음이 활음 y이며 이는 [thigh, -back]로 최소 자질표시가 되지만 움라우트와 2중모음 간소화에서는 [-back]과 똑같이 작용한다.
⑸ a. s mi (성미) → si mi
b. nut ki (누더기) → nudigi
c. c lita (저리다) → cirida
첫음절의 모음이 둘째 음절의 모음의 [-back]를 전파받고 그 자신의 자질은 삭제되어 후행 모음과 똑같이 되는 완전동화의 예이다.
⑹ a. k lhita (끓이다) → k irida
talhita (닳이다) → t rida
b. m khita (먹히다) → mikhida
caphita (잡히다) → c phida
c. olmkida (옮기다) → i gida
kulmkida (굶기다) → ku gida
a는 h탈락, b는 h합체, c는 lm의 l탈락이라는 규칙만 제외하면 다른 움라우트와 같은 규칙이 된다.
5. 성조
경상 방언의 성조에 대해서는 이설이 많다. 액센트(pitch) 로 보는 이와 성조(tone)로 보는 이로 대립되고 있다. pitch론자에는 그 단계를 둘(高ː低), 셋(高ː中ː低)또는 그이상으로 분류하는 이로 나뉘고, tone론자에도 〔高ː低高ː低〕의 3원소로 나누는 이와,〔高ː低〕2원소로 나누되 상승조를 이 두 원소의 결합이라 설명하는 이가 있다. 또, 고저와 함께 음장을 설명하는 이도 있다. 여기서는 성조설을 따르되 〔고ː중ː저〕의 3원소를 설정하기로 한다.
성조는 〔高ː 中ː 低 〕의 세 단계가 대립된다. /3/(고)은 짧고 /1/(저)은 길게 발음되는 것이 일반적이나, 장단(長短)은 잉여적 자질(redundant feature)이다. 동일한 두 음소의 연결이 장모음 또는 장자음으로 실현되나, 이들은 그 사이에 성조의 차이와 음절의 경계가 있다. ‘먹-’(食)의 명령형〔murura〕는 때로 〔mu:ra〕로도 나는데, 이는 /mu³-u² -ra¹/의 실현이며, 〔t εp i:da〕(피동)은 /ca¹-p i²-i³ta¹/의 실현이니,〔t εp ida〕(사동)은 /ca³-p i²-ta¹/ 와 성조로써 구별된다.
성조의 유형은 다음과 같다.
① 단음절 체언
저조(低調) 중조(中調) 고조(高調)
/m l / 말(語) 말(斗) 말(馬)
/son / 손(孫), 손(損) 손(手) 손(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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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m / 밤(栗) 밤(夜) -
/p l / 발(簾) 발(足) -
/pε / 배(倍) 배(舟), 배(腹), 베(布) , 배(梨)
/ki / 게(蟹) 귀(耳 ) 기(旗)
/mil / 밀(蠟) 밀(小麥) -
/pi / - 비(雨) 비(碑)
/nun / 눈(雪) 눈 (眼) -
/c o / - 초(燭) 초(醋)
② 2음절 체언
중고조 : /palam/ 바람(風) , /nuns p/눈썹(眉), /namul/나물(菜)
고중조 : /han l/ 하늘(天) , /nala/나라(國), /kεki/고기(魚)
고고조 : /poli/파리(蠅), / moku / 모기(蚊) , /εmi/어미(母)
저중조 : /salam/사람(人), / cicip /계집(女), /imca/임자(主)
③ 3음절 체언
중고증 : /k'amaku/까마귀(烏), /k'osali/고사리(蕨), /t ŋt li/등(背)
고중중 : /j t lε/여드레(八日), /ahlε/아흐레(九日), /ac mε/숙모(叔母)
고고중 : /halεpi/할아버지(祖), /mucikε/ 무지개 (虹) /tok'εpi/도깨비(鬼)
저중중 : /k muli/거머리 (蛭)
④ 성조의 변동
중조의 1음절 체언에 조사 ‘에’(中調)가 연결되면 체언은 고조로 변한다. 그리고 조사‘조차, -까지, -부터, -만은’이 연결되면 체언의 중조는 고조로, 고조는 중조로 변한다.
중고중 → 고고중 : son(手)coc a , sonk'aci, sonput
고고중 → 중고중 : son(客)coc , cip(家)coc
/c o/는 〔醋〕(고조), 〔燭〕(중조)의 뜻이지만 〔산다〕란 동사가 연결되면 성조가 반대가 된다.
c oka c osaonn
醋 … 고중 → 중고고중
燭 … 중중 → 고고중중
단음절 체언 둘이 합성할 때도 본래의 성조가 달라진다.
고 + 고 →중고 : sulcip(酒家), k oŋp t(豆田)
중 + 고 →고고 : nonpat(田沓), anp'ak(內外)
중 + 중 →고고 : nunmul(淚), sonpal(手足)
⑤ 용언의 성조형
용언의 성조형은 활용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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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결론
이상으로 경상도 방언의 대표적인 음운적 특징을 살펴 보았다. 이를 요약하면,
1. 개개 자음음소의 사용빈도에서 볼 때 중앙방언보다 격어나 비음의 빈도가 높다.
2. 구개음화의 현상이 중앙방언보다 더 진행된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3. 경상도 방언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성조를 지니고 있는 점이다. 물론 이 성조는 경상도 방 언 내부에서도 지역에 따라 여러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어쨌든 성조를 지니고 있다는 그 자체가 경상도 방언에 있어서의 가장 중요한 특징소로 기술될 수 있을 것이다.
4. 자음체계에 있어서 중앙방언에서는 ㅅ에 대립하는 ㅆ이 있으나, 이 방언에는 그것이 없다.
이 외에 문법의 측면에서도 세부적인 많은 특징을 열거할 수 있으나, 특히 음운체계의 차이, 음 운변화의 차이가 경상도 방언의 형성의 중요한 작용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
_참고문헌_
한국학 논집, 1989, 경상도 방언의 원류와 그 특성, 계명 대학교
논문집 13호, 1992, 경상도 방언의 이중모음 간소화 연구, 장삼식, 금오공과대학
논문집 14호, 1993, 경상도 방언의 움라우트에 관한 연구, 장삼식, 금오공과대학
문학과 언어 제 14집, 1993, 비모음화에 대하여, 이문규, 문학과 언어 연구회
한국 방언학, 한국방언학회, 영설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