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3582] 劉方平(유방평) 7절- 月夜(월야)
원문=唐詩三百首 6卷 七言絶句275.
月夜(월야) - 〈달 밤〉 劉方平(유방평) 更深月色半人家 경심월색반인가 北斗闌干南斗斜 북두난간남두사 今夜偏知春氣暖 금야편지춘기난 蟲聲新透綠窗沙 충성신투녹창사
깊은 밤 달빛이 인가의 반을 비추는데 북두성은 가로지르고 남두성은 비껴 있네 오늘밤 유난히 봄기운 따뜻함을 알겠으니 벌레소리 처음으로 푸른 비단 창을 통해 들리네 [通釋] 밤 깊어 달빛이 기울며 인가를 반쯤 비추는데, 이때 북두성은 하늘에 가로지르고 남두성은 서쪽에 비껴 있다. 이미 한밤이 지난 것이다. 오늘밤 나는 봄기운이 유난히 따뜻하다고 느끼는데 과연 비단 창을 뚫고 벌레소리가 들려온다.
역주1> 月夜(월야) : 제목이 ‘夜月’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역주2> 劉方平(유방펑) : 洛陽(낙양:지금의 河南省 洛陽市) 사람이다. 天寶(천보)에서 大曆 연간에 활동하였으며, 시와 그림에 뛰어났다. 초년에 출사한 적이 있지만 30여 세에 관직을 버리고 潁陽에서 은거하며 黃甫冉‧李頎 등과 교유하였다. 그의 詩作은 대부분 山水, 鄕愁, 閨怨, 寄贈을 읊은 작품들인데, 경치를 묘사한 작품은 淸麗하고 恬淡한 특징이 있다. 《全唐詩》에 그의 시 1권이 기록되어 있고, 《唐才子傳》에 小傳이 있다.
역주3> 更深月色半人家 : ‘更’은 밤을 初更에서 五更까지로 나눈 시간단위이다. 여기서 ‘更深’은 날이 샐 무렵에 가까워진 때를 말한다. ‘半人家(반인가)’는 깊은 밤에 달이 서쪽으로 비껴서 庭院(정원)의 반만 비추고 있음을 말한다.
역주4> 北斗闌干(북두란간) : 새벽 가까운 때에 北斗星이 저물며 하늘을 가로지른 모습이다.
역주5> 新透(신투) : ‘初透(초투)’와 같은 의미이다. 偏知(편지) : 치우쳐졌음을 앎. 綠紗(녹사) : 초록색 비단. ----------------
[集評] ○ 뜻을 묘사한 것이 깊고도 세미하여, 음미해보면 시를 쓰기 위해 심사숙고한 것이 遼遠(요원)함을 느낄 수 있다. ○ 경치를 묘사한 것이 그윽하고 깊어서 머금은 情이 말 밖에 넘쳐난다. [解題] 이 시는 깊은 밤 잠 못 이루는 시인이 느낀 봄의 정취를 묘사한 작품이다. 28자 안에서 시인은 특유의 민감함으로 景物(경물)의 변화를 섬세하게 느끼며, 봄이 왔음을 깨닫고 있다. 첫 구는 제목을 드러냈다. 시인이 창 앞에서 바라보니 은백색의 달빛이 뜰의 반 정도를 비스듬히 비추고 있었다. 밤이 깊어 달빛이 서쪽으로 기울자 정원에 그 빛이 비치는데 절반은 밝고 절반은 어두운 모습이다. ‘半’이란 글자를 쓴 것이 매우 섬세하다는 평을 듣는다. 달빛으로 말미암아 시인의 시선은 정원으로부터 하늘로 옮겨간다. 짙푸른 밤하늘 속에 뭇별이 빛나고, 사람의 주목을 끄는 北斗七星은 이미 가로지르고, 南斗六星도 점점 서쪽으로 기운다. 별이 자리를 옮겨가는 것은 바로 야심한 시각의 특징적인 풍경이다. 달밤에 관한 이 같은 묘사는 상투적이지 않고 독창적인 느낌을 준다. 시인은 깊은 밤 잠을 이루지 못하기 때문에 대지에 봄이 돌아오고 만물이 소생하는 느낌에 민감한 것이다. 3‧4 두 구는 문장 순서를 도치해 썼다. 본래 찌르찌르 우는 벌레소리를 들은 후에 봄이 따뜻해졌음을 아는데, 도리어 먼저 따뜻한 기운을 느끼고 다시 비단 창을 통해 들리는 벌레소리로 봄이 이미 인간 세상에 틈입(闖入)했다고 했으니, 시인의 놀라움과 기쁨의 情이 종이 위에 생생하다. ‘今夜偏知春氣暖(금야편지춘기난)’은 이전에는 느끼지 못하였음을, ‘蟲聲新透綠窗紗(충성신투녹창사)’는 이전에는 듣지 못하였음을 설명한 것이다. 유방평이 은사(隱士)였기 때문에 그가 묘사한 봄밤은 편안하고 고요하다. 그윽하고 아름다운 것이 그의 심경과 닮아 있는 듯하며, 화취(畵趣)와 정취(情趣)를 동시에 느끼게 해준다.
본 자료의 원문 및 번역은 전통문화연구회의 동양고전종합DB(http://db.juntong.or.kr)에서 인용된 내용입니다. --------------- 당시삼백수에는 <월야>라는 제목하에 두 개의 시가 있습니다. <두보>의 <월야>는 아내에 대한 그리움을 전하고 있고 <유방평>의 <월야>는 달밤의 정취를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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