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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 독서지도, 독서시간확보와 방법및 도서목록
-중고등 독서지도 어렵죠, 애들이 시간이 없다고 야단이고 독해력 높히기도 어렵고요-
*어린이 독서지도에 비해 어려운 중고등 독서지도
다양한 그림책과 동화책으로 책을 좋아하는 어린이가 되도록 하는 일은 비교적 쉬운 일입니다. 그러나 홈스쿨링을 해서 시간이 많더라도, 중고등 나이의 아이에게 독서지도를 하는 일은 어려운 일입니다.중고등 아이들은 독서할 시간이 없다면서, 공부해야 한다고 책을 멀리합니다. 어렸을때 책을 좋아했던 아이도 이러할진대 책과 친해진 경험이 없는 아이들은 오죽하겠습니까.
어린이 독서를 뛰어넘는 청소년 독서는 깊이도 있어야 하고, 독해력을 바탕으로 해서 이해력도 높아져야 하며, 책과 책을 연결하는 추론력도 생겨야 가능합니다. 어렵다고 생각되는 책을 인내심 있게 읽어내는 정신노동을 해내야 하는 것이지요. '정희진처럼 읽기' 에서 ‘독서는 읽기라기 보다는 정신노동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말이지요. 중고등 청소년들이 속단속결로 초스피드로 글자만 읽거나, 책따로 나의 삶따로인 듯 ‘따로 읽기’를 하는 것도 안타깝습니다. 이범이 얘기 했듯이 수능에서도 요구하는 독해력, 추론력은 폭넓고 깊이있는 독서력을 기본으로 하는 것인데 말이죠.
*중고등 독서지도, 독서시간 확보가 최우선
지난 5개월 동안 홈스쿨링 하는 아이들에게 매일 3시간씩 독서시간을 넣고, 근 4백여시간의 독서시간을 확보하였습니다. 일단 중고등 독서지도의 방법으로 집중적인 독서시간 확보를 최우선순위로 두었습니다. 홈스쿨링 하는 아이들이라 가능했지만, 아이들을 설득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진도학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그동안 독서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며 근 일여년을 기다려 오면서 왜 독서가 중요한지를 강조하는 책을 읽혀가는 것 부터 시작했습니다.
*독서지도방식은 독서문답식 독서토론으로
독서문답식 독서토론중인 아이들
중고등 독서지도에 있어서, 고민해야 할 두번째 지점은 어떻게 책을 읽힐 것이냐는 방법의 문제입니다. 호불호와 독서편식이 심한 아이들이 대부분이고, 책을 좋아하지 않게 되면서 독서 이해력이 낮아진 이 아이들에게 어떤 책을 어떤 방법으로 읽히느냐가 문제로 대두됩니다.
독해력과 이해력이 낮기때문에 무조건 많은 책을 읽힌다고 높아지는 것도 아니더란 말이지요. 독서문답을 통해서 오독과 오해를 줄여나갈 수 있었습니다. 독서문답 문제를 처음에는 제가 출제했는데요, 정신 노동으로서의 읽기라는 저의 능력만 향상되어가는 것을 느끼면서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생각을 유도하는 문제와 디테일하게 알아야 할 문제를 5대 5 비율로 출제하도록 지도했습니다.
홈스쿨링 하는 아이들이 비록 서툴더라도 그대로 독서문답식 독서토론 방식을 진행해왔습니다. 자기가 낸 문제의 답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해서 다른 아이의 답을 채점을 하는데 문제가 생기더라도 기다렸습니다. 문제가 너무 세세해서 그것까지 알 필요가 없는 문제를 내더라도, 깊이가 없이 돈키호테식의 기발하고 엉뚱한 생각으로 후르륵 웃고 넘어가 버리더라도 기다렸습니다. 속단속결로 독서문답이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는데, 정정해주면 눈이 풀리면서 관심 없어 하는 아이들도 있는 그대로 보면서 지나치지 않으면 기다렸습니다.
점차로 문제가 좋아지고 있는데요, 특히 신입 홈스쿨러의 생각문제가 참신해서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말을 안 하거나, 못하던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자기의 의견을 개진하고 있고요. 근거를 가지고 말해야 한다는 것을 중요하게 알고 있고요. 정확하게 이해하지 않고 독서문답식 토론에 참가하는 것은 무척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도, 생각없이 툭툭 던져대는 말은 토론의 깊이에 별로 의미가 없다는 것도 알아가고 있습니다.
*도서목록
1) 살아있는 교과서 시리즈(사회와 과학)
그동안 독서문답식으로 토론했던 책은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의 자연적, 사회적 조건을 이해 할 수 있도록 ‘살아있는 지리교과서’및 ‘한국사 교과서’를 독서문답식으로 토론했습니다. 이제 한국사가 끝나면 합리적이고 탐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살아있는 과학교과서’를 하려고 합니다.
2) 생각의 탄생 시리즈(철학, 역사, 문학, 예술을 아우르는 인문학)
‘생각의 탄생 시리즈’로 그리스 인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중세인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르네상스인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낭만주의자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사실주의자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라는 책으로 생각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배우고 있습니다. 생각이 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는 것을 알아 가는 과정중에 있습니다.
3) 들려주는 시리즈(철학/경제)
특히, 호불호가 강한 아이들은 자신이 직접 고른 철학및 경제 분야를 해왔습니다. 주로 ‘하버마스가 들려주는 의사소통 이야기’ ‘리쾨르가 들려주는 해석이야기’ '러셀이 들려주는 지식 이야기‘ ’E.H 카가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 ’거꾸로 경제학자들의 바로 경제학‘ ’카너먼이 들려주는 행동경제학 이야기‘를 선택했습니다.
4)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리베르 시리즈 / 민음사 세계명작 시리즈외 자유선택(문학/개인의 관심사)
독서문답식 토론을 하지 않지만 중고등 홈스쿨러가 해야 할 필수 독서가 있는데요.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리베르 시리즈’로 한국단편소설, 한국 고전 소설, 한국대표 수필, 세계 단편소설을 일주일에 3시간을 읽어야 하고요, 스스로 책을 찾아서 읽는 시간이 3시간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민음사 세계명작 한 권은 스스로 선택하여 기본으로 읽고, 나머지는 관심 있는 분야를 스스로 찾아서 읽습니다. 이 시간도 일주일에 3시간이 확보 되어있습니다.
*책과 책을 드디어 연결하기 시작하다
아이들의 독서일기를 읽어보니, 줄거리만 주구장창 쓰던 독서일기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드디어 책과 책을 연결하고요. 시대배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감을 잡아가구요.자신과 책을 연결하여 사고하는 것도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자아~ 한 번 보시죠.
1) 안톤 체홉의 ‘사랑에 대하여’와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연결하다
주인공들은 서로 사랑하지만 사회적 시선 때문에 고백을 망설이다가 결국 이루어지지 못하고 슬픈 이별을 맞이한다. 사랑이란 건 한번 빠지면 빠져나오지 못하는 개미지옥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사회통념에 신경쓰지 않고 사랑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 작품의 작가는 그렇게 생각한다.
갑자기 이 책을 읽으니 우리나라 소설인 ‘사랑방손님과 어머니’가 떠오른다. 그 책속에 주인공들도 사회적 시선과 통념때문에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이런 것에서 벗어난다면 보다 자유로웠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하지만 막상 내가 그 입장에 놓인다면 나또한 적극적으로 사회적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비극적인 이별을 맞이할 것 같은 생각 든다..ㅠ-홈스쿨러씀-
2) 19세기와 21세기에 공통으로 흐르는 문제점을 보다
안톤 체홉의 ‘우수’라는 작품이 만들어진 시기가 19세기 정도인데 오늘날 21세기에도 해당되는 내용이여서 좀 깜짝 놀랐다. 오늘날 현대인들도 자신의 일을 하는데 바쁘게만 살뿐 남이 무엇을 하든 관심이 있지 않고 오로지 자신과 관련된 일에만 관심을 가질 뿐이다. 이렇게 되다보면 사회가 더욱 고립되어지고 세상이 참 이상하게 돌아갈 것 같다.
그리고 스마트폰이 나오고 나서 사람들은 서로 같이 있으면서 말을 하기보단 휴대폰만 쳐다보는 세상이 되었다. 인간에겐 고독(solitude)의 시간도 필요하지만 이런 고립이 심각하면 함께 살아도 함께 살지 않는 듯 하는 모순적인 사회가 될 것 같다.-홈스쿨러 씀-
3) 루신의 ‘고향’을 읽고, 길은 개척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되다.
"희망이란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땅위에 난 길이나 마찬가지이다. 원래 땅에는 길이란 없고,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게 곧 길이 되는 것이다"
아마 여기서 말하는 희망은 변화한 중국의 모습을 말하는 것 같다. 이 문구가 나에게도 참 많은 깨우침을 주는듯하다. 나는 항상 남들이 가는 길을 똑같이 가려는 즉 이미 만들어진 길을 가려는 경향이 있는데, 길은 원래부터 있는 게 아니라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게 곧 길이 된다고 했으니 개척해나아가야겠다.ㅎ-홈스쿨러씀-
4) 후안 발레라의 ‘이중의 희생’을 읽고 나의 관점의 오류에 대해 생각하다.
나도 가끔 도냐푸와나 부인처럼 내 감정에만 충실히 하면서 나의 관점으로만 세상을 판단 할때가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내 스스로가 오해등을 불러일으켜서 내 스스로 내 발목을 잡는 꼴이 된다는 생각이 든다. -홈스쿨러씀-
5) 이효석의 ‘산’을 읽고, 자신의 고립에 대해 생각하다.
이 작품에서 산이 의미하는 것은 각박한 현실의 일시적 도피처인 것 같다. 중실이 산에 들어가 살지만 필요한 것을 사기 위해 마을로 내려온다. 이부분이 뜻하는 것은 사람이 혼자 살 수 없고 공동체와 더불어 살아야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렵다고 피할게 아니라 사람은 공동체와 어울려 사는 동물이므로 두려워하지 말아야겠다.-홈스쿨러씀-
6) 황순원의 ‘학’과 모파상의 ‘두 친구’를 연결하다
성삼이는 국군이고 덕제는 인민군 협력자이다. 성삼이가 덕재를 호송하는 동안 덕제와 어렸을적에 했던 일들을 떠올린다. 학사냥 하던 것이 떠올라 학사냥을 핑계로 덕재를 풀어준다.
세계단편소설에서 읽었던 '두친구' 라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이이야기는 학과 다르게 친구우정사이와 도덕적 갈등인데 학은 사상와 이념을 초월한 순수한 우정과 대조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사냥'이 의미하는 것은 덕재와 성삼이의 우정회복을 뜻하는 것 같다.-홈스쿨러씀-
7)제인 오스틴의 ‘이성과 감성’을 읽고, ‘낭만주의자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와 연결하다
'이성과 감성'이라는 제목처럼 이 책은 '이성'과 '감성'에 대하여 탐구를 하고 있다. 그리고 각각 엘리너를 이성, 메리앤을 감성의 대표 인물로 설정했다. 제인 오스틴은 책을 통하여 이성과 감성, 그 어느 한쪽으로 치우칠 때의 문제점을 책에서 말하고 있다.
책 뒤의 작가 연보를 봤는데 이 소설이 18세기 말~19세기 초에 완성된 것을 발견했다. 시대적 상황과 연결해보면 이성과 합리에 대한 반발로 낭만주의가 서서히 생겨나던 시기에 만들어진 소설인데 혹시 극낭만주의를 염려해 극 F(감정)의 조심을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극'은 언제나 좋지 않다. 나는 완전 메리앤 만큼은 아니겠지만 T(사고)보다는 F지수가 훨씬 높으니 항상 감정이 너무 과한지, 너무 이성적인 생각은 하지 않는지 생각해봐야겠다.-홈스쿨러씀-
8)구토설화와 도미설화를 읽고, 중세와 르네상스로 종횡무진 달려가다^^
구토설화는 거북이와 토끼가 서로 속고 속이는게 인간 세태에 대한 풍자라는데 정말 맞는 것 같다. 이렇게 풍자한 것을 읽으니 재미있고 더욱 와닿는다. 르네상스 시대 사람들이 에라스무스의 <우신예찬>을 봤을 때 이런 느낌이었을 것 같다. 구토설화는 인도의 용원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한다. 이게 신라 선덕여왕 때 지어진 설화인데 아마 이 때 인도랑 무엇을 하고 있지 않을까? 나의 추측이다.
도미설화는 관탈민녀설화라고 한다. 중세시대의 초야권이 생각났다. -홈스쿨러씀-
9)라캉이 들려주는 욕망이야기를 읽고, 자신을 칭찬하다.
자기 자신을 만드는 건 자기 이해와 그것을 표현할 줄 아는 능력이라는 것이 인상깊었다.
내 자신을 잘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아 기분 좋은 독서였다. -홈스쿨러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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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읽은책이 점차 많아져서 그런지 최근들어 책과 책을 연결하면서 뉴런이 확장되는 듯한 느낌을 가끔 받아요.ㅎㅎ
독서지도방향을 가르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줌마 글을 읽고 과거 처음 풀꽃에 들어왔을 때 썼던 독서일기를 읽으면서 현재 것과 한 번 비교를 해봤어요. 정말 다르더군요 ㅋㅋ 머릿속에 축삭돌기가 많아진 것인지, 대뇌의 기능이 발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제 스스로에게 기분이 좋네요^^ 이제 재미도 많이 생겼는데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 아직 본격적인 독서를 한지가 2달째라 그런지 많이 부족한데요, 앞으로 독서를 통해서 양분을 쑥쑥 흡수하겠습니다!
저의 문제는 제 삶과 연결하지 않는 따로 읽기인 것 같아요...고치도록 노력해야겠어요
이제 책과 책같이 연결이 되니 그동안 독서를 한 것이 먼지가 되진안아서 다행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연결을 해서 읽겠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이쁘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