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방비엥에서 만난 아이들
▶ 방비엥 골목길 풍경
|
|
|
|
▶ 방비엥 골목에서 노는 초등학생들
▶ 신부집 결혼식 전야제 잔치상
한 마을을 지나면서 보니 집 앞에 포장을 치고 음식을 차려 놓아 물어 보니 오늘 저녁 신부의 결혼식 전야제가 있는데 전야제엔 가족과 신부 친구들 외엔 참석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결혼식 전야제를 봤으면 좋겠는데 여자도 아닌 내가 끼어 들기엔 아무래도 무리다.
▶ 방비엥의 유치원 겸 초등학교
▶ 야간 특별 수업으로 영어를 공부하러 온 중학생
▶ 학교 입구는 공부하러 오는 학생과 바래다 주는 학부모로 혼잡하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조금 걷다보니 유아원 겸 초등학교 간판이 보이고 학교 앞은 오토바이와 자전거로 혼잡하다. 정문으로 들어가니 아이들 학교가 이제 끝났는지 하교하는 아이들, 학교 안으로 들어가는 아이들로 입구가 복잡하다. 학교 안 교실에는 16~7세 쯤 되어 보이는 세 명의 여학생들이 English-Lao 책을 보고 있다. 가까이 가서 영어 공부하러 왔냐고 물었더니 그렇단다. "초등학교 교실에서 영어공부를 하느냐? 왜 영어를 배우려 하느냐?" 등등을 물어도 쑥스러운지 고개를 돌리면서 웃기만 한다. 같이 사진 찍으면 안 되겠느냐고 물어도 한사코 피한다. 볼펜과 사탕을 하나씩 주고 공부 열심히 하라는 말을 남기고 교실을 나선다. 학교시설이 너무 열악하다. 책상과 걸상도 초등학생 체격에 맞춰 작고 낡았고 칠판에 글씨를 쓰면 보일까 싶을 정도로 오래되었으며 교실 도색도 벗겨지고 물이 새 곰팡이가 피어 있는 등 교실 상태 뿐만 아니라 복도, 급식시설 등도 너무 누추하고 낡아 보인다 다른 교실을 들러 보니 15~6세 쯤 돼 보이는 학생들이 꽤 많이(15~20명) 수업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영어 초급반인 모양이다. 수업을 시작하려는지 종소리가 들려 바로 교실에서 나왔다. 학교를 나오면서 보니 교무실에 선생님 대여섯 분이 환담을 하고 있고 교무실 옆에는 컴퓨터 학습실도 보인다. 벌써 오후 7시가 다 됐다. 오늘 저녁은 모처럼 일행들과 한국식당에서 같이 저녁식사를 하기로 한 생각이 나 서둘러 리조트로 돌아 온다.
오후 7시 30분. 일행들과 함께 리조트를 출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한국식당으로 간다. 이미 어두워진 골목에는 평상을 내 놓고 라오스 인들이 가족들이 모기를 쫓으며 이야기를 하는 모습, 저녁식사를 마치고 설거지 하는 모습, 골목 가로등 아래서 뛰어 노는 아이들의 모습, 아이가 칭얼대는지 아이를 안고 나와 아이를 달래는 엄마의 모습 등 주민들의 저녁 일상이 눈에 스친다. 한국식당은 Family G.H를 겸하는 곳으로 45~6세 쯤 돼 보이는 사장님이 우리 일행을 문 밖까지 나와 반긴다. 식당에는 우리나라 대학생 배낭여행자 7~8명이 이미 식사를 하고 있다. 우리가 안내된 식탁에는 배추와 상추 쌈, 된장, 고추장, 김치 그리고 불판이 이미 진열되어 있고 주방 안에는 라오스 아주머니 한 분과 사장님이 된장국을 끓이고 밥을 하느라 분주하다. 잠시 뒤 사장님이 나오더니 원래 삼겹살을 준비하려 했으나 구하기가 어려워 돼지 불고기를 준비했는데 괜찮으냐며 머리를 긁적인다. 난 해외에 나오면 거의 한국 음식을 먹지 않고 음식 문화 체험도 여행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 생각해 현지 음식을 먹으려고 노력하는데 오늘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일행들이 모두 괜찮다고 하고 이어 불판 위에 돼지고기가 지글거린다. 내가 한국에서 준비해간 팩 소주 3개를 내 놓으니 일행들 눈이 동그랗다. 희망하는 분들에게 라오비어 잔에 소주를 조금씩 따라 드렸더니 고맙다는 인사가 쇄도 한다. 특히 혼자 온 40대 후반 여선생님은 좀 많이 줄 수 없느냐고 애교 아닌 애교를 부린다. 식사 도중 여행사 담당자(민선영)에 대한 불만이 쏟아진다. 배낭여행을 기획하면서 한 번도 현지에 나와 보지 않은 듯 여행에 대한 문의시 제대로 아는 것도 없고 항공편도 인천에서 오전 10시 출발하는 방콕 직항편이라고 하더니 인천공항에서 10시 40분 출발하는 홍콩 을 경유해 방콕으로 오는 경유 편으로 바뀌어 방콕에서의 첫 날 일정을 망쳤다는 등등의 불만이 폭주한다. 사실 나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귀국 후 여행사에 클레임을 걸 생각이었는데 모두 같은 생각이다. 길잡이 제이와 챨리는 자기 잘못도 아닌데 미안해 하며 자기들도 오후 1시 50분에 방콕공항에 도착하는 줄 알고 1시에 공항에 나와 기다렸는데 안 오기에 한국에 전화해 변경된 걸 알고 허탈해 했었다고 한다.
사실 나도 첫 날 예정대로 도착한다면 왕궁이나 국립박물관 등 1~2군데를 볼 생각이었다. 라오스 여행도중 방비엥이 마음에 들어 정착을 하게 된 사장님은 G.H와 식당을 인수해 한국인 배낭여행객들을 중심으로 사업을 시작했는데 아직도 부인과 자녀들은 한국에 있다고 하며 내일 방비엥을 떠나는 우리에게 기왕에 방비엥에 왔으면 최소 3~4일은 머물러야 방비엥의 맛을 알 수 있는데 일정이 너무 짧아 아쉬워 한다. 좌우간 식당에서 돼지 불고기와 된장국, 소주에 라오비어로 저녁식사(1인당 7만kip)를 마치고 라오비어 1병을 편의점에서 사 리조트로 돌아 온다. 아들과 리조트 방에서 술을 한 잔 더하며 아빠 엄마의 신혼시절 어려웠던 이야기를 들려 준다. 아들은 부모가 그렇게 어렵게 시작했는지 예상 못했다는 듯이 묵묵히 듣고만 있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 잠자리에 든다.
▶ 방비엥의 아침 거리
▶ 리조트로 가는 목조다리
▶ 계속되는 비로 물이 불은 남 송강
▶ 다리 건너 술집
새벽 5시에 일어나니 창 밖으로는 빗소리가 들리고 주변은 어두컴컴하다. 어제 정리하지 못한 여행기록을 정리하고 5시40분 아들과 함께 방비엥 시내 북부지역을 돌아보기 위해 리조트를 나선다. 송 강에서 피어 오른 물 안개가 강변의 집들과 산을 휘감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다. 게스트하우스와 식당, 기념품 가게가 대부분인 송 강 옆 거리를 따라 북쪽으로 10여 분쯤 걸으니 대나무 다리가 나타난다. 이른 새벽이 아니면 다리 건너는데 2,000kip을 내야 하는데 지금은 돈 받는 사람도 없다. 양 끝 시멘트구조물에 밧줄을 걸어 현수교처럼 만들었는데 교각은 나무이고 다리 상판은 대나무인 이 다리는 그리 튼튼해 보이진 않는다. 사람과, 자전거 오토바이 정도만 다닐 수 있는 다리를 건너는데 다리가 많이 출렁거린다. 그래도 수량이 꽤 많고 유속도 빠른 강에서 떠내려 가지 않고 버티고 있는 걸 보면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갖고 지은 다리인 것 같다. 다리 건너에는 풀밭 사이로 허름해 보이지만 어제 저녁까지 술을 팔았던 흔적이 역력한 술집(Bar?)과 빛 바랜 게스트하우스 등이 물 안개에 묻혀 잠들어 있다.
▶ 왓 탓 사원 대웅전과 사원을 청소하는 승려
▶ 왓 탓 사원 전경과 탓밧 나가는 승려들
다시 다리를 건너오니 좌측으로 시장 터가 보이는데 철거 중인 건물과 새로 짓는 건물로 어수선하다. 5분 쯤 더 걸어 Wat That 사원에 도착해 보니 후문으로 10여명 쯤 돼 보이는 승려들이 탁밧을 나가고 있다.
▶ 탓밧 행렬
탁밧 구경을 하고 사진도 찍고 싶은 욕심에 승려들 뒤를 따른다. 방비엥의 중심도로엔 이미 승려들에게 시주하기 위해 시민들이 돗자리를 펴고 무릎을 꿇은 자세로 쌀밥이나 꽃, 과자 등을 은색 그릇에 담아 준비를 하고 있다. 승려들이 지나가자 나름대로 정성껏 마련한 시주 물품을 합장인사와 함께 승려들에게 건넨다. 탁밧을 나온 승려들이나 시주하는 시민들 모두 아주 엄숙해 보여 가까이서 사진 촬영하기가 미안하다.
▶ 방비엥 아침시장에 나온 먹거리 들
돌아오는 어느 골목길에선 우리네 시골 할머니처럼 나이가 지긋한 여인들이 좌판을 깔고 채소, 죽순, 메기, 붕어, 땅콩, 개구리, 번데기 등을 팔고 있다. 간이 아침시장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