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해병대도 M9피스톨에 누구못지 않게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미의회는 해병대에 압력을 가해 더이상 M9에 대해서 이런 저런 불평불만을 하지 못하도록 입을 꽁꽁 틀어막아 해병대도 울며겨자먹기로 M9을 채용해야만 했다. 버뜨.... 해병대 최정예 부대인 포스리콘은 죽어도 M9 따위에는 에는 목숨을 맞길 수 없다고 판단, 결국 커스텀 1911피스톨을 직접 만들어 쓰기로 결정한다. 이 물건이 바로 1987년에 채택된 MEU 피스톨이다. 버지니아주 쿠안티코의 해병대 사격술훈련부대에 소재한 RTE(Rifle Team Equipment) 샵에서 커스텀 메이드된 물건인데 말이 좋아 커스텀 메이드 피스톨이지...
MEU 피스톨
놀랍게도 MEU 피스톨에 사용되는 프레임은 1945년까지 미군에 납품되었던 M1911A1용의 것이다. 이중 쓸만한 것을 골라 피드램프(프레임 내에서 탄이 올라오는 경사면)를 폴리싱 처리해서 일단 급탄불량을 줄이고, 슬라이드의 경우에도 초기에는 총의 코스트 다운을 위해 민수용 싸구려 1911용의 슬라이드를 납품받아 사용했으나 내구성 문제로 현재는 캐스피안과 스피링필드 아머리의 1911 슬라이드를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다.
저 부분을 갈아내면 급탄이 술술
비버테일 그립 세이프티, 양손잡이용 썸세이프티등등은 킹스 건 웍스(King's Gun Works)사의 옵션 파트로 교체되었다. 참조로 킹스 건웍스는 국내에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커스텀 1911 피스톨의 원조격에 해당하는 전통있는 커스텀샵이다. 바렐은 바스토(Bar-Sto)사 커스텀 파트가 쓰이고 있으며 바렐 부싱과 프론트 사이트는 킹스 건 웍스제품으로 슬라이드에 수직으로 끼우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불량품을 사용할 경우 사격중 충격으로 프론트사이트가 튕겨져 나가기 때문에 옆에서 밀어 끼우는 도브테일 방식의 프론트 사이트를 주로 사용하지만 킹스 건 웍스 제품은 이런 일이 없다나.
도브테일 방식의 프론트 사이트. 끼워지는 곳의 형상 때문에 도브 테일(비둘기 꼬리) 타입이라 부른다.
높이 솟구쳐 오른 리어 사이트는 RET 샵에서 직접 제작한 물건으로 슬라이드에 육각 나사로 고정되는 방식이다. 트리거는 비데키제 알미늄 3홀 매치트리거가 장착되어 있다. 트리거 압력은 4~5파운드로 조정되어 있으며 콜트 커맨더용 해머가 M1911A1의 스퍼 해머를 대치하고 있다.
콜트 컴뱃 커맨더(SCW 제품)
이젝션 포트는 원활한 탄피 배출을 위해 낮춰지고 홈이 패여 있다. 섬유재질의 리코일 버퍼도 장착되어 있는데 찬반 의견이 분분한 부분이기도 하다. 버퍼가 반동을 어느정도 흡수해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오래 사용하다 보면 버퍼의 부스러기들이 총 내부에 쌓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해병대에게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밥먹고 훈련하고 잠자고, 남은 시간에 이 터프한 친구들이 뭘 하겠나. 총이나 닦아야지.
또한 직선형의 메인스프링 하우징이 사용되며 랜야드 루프가 추가되어 있다. 랜야드는 병사들이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데 보통 전화선 코드를 케이블 타이로 고정시켜 쓴다. 터프함이 묻어나지 않는가?
MEU 피스톨 사격 장면
M1911A1 프레임을 사용하기 때문에 MEU 피스톨의 그립 프레임에는 체커링이 없어서 손에 물기나 피가 고여 있을 경우 반동 제어가 어렵다. 그래서 사용하는 것이 그립 부위 전체를 둘러싸는 크마이어(Pachmayer)제 러버그립 패널인데 MEU 피스톨의 기본옵션은 아니다.
패크마이어 GM-45/C 고무그립 장착 예. 실총에서처럼 패크마이어 그립은 별도 옵션이다.
몇몇 대원들은 그립에 별도의 테이핑 처리를 해서 사용했는데 델타포스들이 사용하던 커스텀 1911에서도 이런 해괘한 짓거리가 종종 보인다. 왜 이따우짓을?
테이핑 처리된 MEU 피스톨
델타포스나 포스리콘 쯤 되는 프로중의 프로들은 대부분 콕앤록(Cocked & Locked) 모드로 방식으로 1911을 휴대하고 다니는데, 위급순간 총을 꺼내서 섬세이프티를 내리자마자 사격할 수 있는 방식이다. 문제는 엄지손가락이 섬세이프티에 위치해 있을 경우엔 그립세이프티가 잘 눌려지지 않아서 격발이 안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아얘 그립세이프티의 기능을 확...죽여 버린 것이다. 탄창은 윌슨사의 7라운드 타입을 사용한다. 8라운드 탄창은 급탄불량 문제로 사용되지 않았다. 현재는 이런 문제가 해결되었지만 여전히 MEU 피스톨에는 7라운드 탄창이 사용된다.
MEU 피스톨의 명중률은 본격적인 레이스용 피스톨에 비해 떨어지나 CQB용으로는 충분한 명중률을 보인다. 사실 명중률 보다는 내구성 위주로 커스텀 되었다고 보면 된다. 물론 RTE 샵의 건스미스들의 실력으로 슈팅매치 그레이드의 튜닝도 가능하지만 이럴 경우 총의 각 부위가 매우 타이트해 지므로 신뢰성이 떨어지게 된다. 즉 명중률과 신뢰성에는 트레이드 오프 관계가 있는 셈이다. 명중률이 썩 좋진 않다곤 해도 20야드(약 18.3m)에서 3인치(7.62cm)의 집탄성을 보인다.
이라크전 당시 포스리콘 대원의 손에 들려 있는 MEU 피스톨
포스리콘 대원들은 6개월의 기본 훈련 기간동안 MEU 피스톨을 약 2만 ~ 4만발 가량 사격해서 완전히 숙달시킨다. 그러다 보니 MEU 피스톨 중에는 8만발 이상 사격한 물건도 흔한 편이다. 트러블이 생기면 RTE로 보내 부품을 교환한다. 이렇게 마르고 닳도록 쏴대기 때문에 부품을 교환할 때 다른 메이커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흔하다. 예를 들어 에드 브라운제 그립세이프티와 리코일 스프링 가이드, 노박 리어 사이트, 윌슨 익스트랙터, 노블린의 바렐, 바렐부싱, 바렐링크, 링크 핀, 실린더&슬라이드제 헤머, 시어, 디스커넥터...등등. 즉 현존하는 MEU 피스톨 중에는 위에서 언급했던 사양 그대로인 오리지널 MEU 피스톨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봐도 되겠다. 게다가 MEU 피스톨은 350정 내외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아마도 가장 희귀한 군용 피스톨이 아닐까...한다.
영화 더록의 한 장면. 포스리콘의 손에 MEU 피스톨 대신 M9이 들려 있다. 총이 모자랐던 듯.
반란을 주도하는 험멜 장군의 손에는 은장 거버먼트 모델이 들려 있다. 당췌 고증이...
지금까지 MEU 피스톨에 대한 스펙을 살펴보신 분들이라면 좀 애절한 총이라는 생각이 드실 것이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50년 이상 묵은 프레임에(그나마 이건 공짜인 셈이다) 민간용 1911 커스텀 파트를 덕지덕지 붙여 MEU 피스톨을 꾸미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기껏해야 600달러 수준이다. 한때 네이비실에 납품되었던 월슨 CQB모델이 2000달러에 달하는 고가 제품인 것을 고려하면 눈물이 날 지경이다. 왜그럴까?
윌슨 CQB
미 해병대는 타군에 비해 예산 편성에 있어서 늘 왕따인 것이야 잘 아실테고. 그런데 미국의 특수부대 편제를 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이 있다. 각 군의 모든 특수부대는(육군소속의 그린베레나 레인저, 해군 소속의 네이비 실, 공군소속의 특수전 항공대 등) 한해 예산이 50억 달러를 넘나드는 '특수전사령부' (SOCOM)에 배속시되어 있는데 유독 해병대의 포스리콘은 여기서 쏘옥 빠져 있다. 왜 그럴까?
바로 해병대 특유의 '곤조' 때문이었는데....
Part 2로 계속 |
첫댓글 고증은 틀려도 나름 괜찮았다는거... 하지만 콜트가 은장이라는게... 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