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전기로 열연공장의 운명이 ‘누가 한보철강을 인수하느냐’에 따라 결정나게 됐다.
전기로 열연공법(CSP)이란 철광석을 투입하는 기존 공법과는 달리 고철을 원자재로 사용, 열연코일을 생산하는 공법으로 한보철강이 지난 96년 충남 당진 공장내 A지구에 국내 처음으로 설립했다.
그러나 지난 98년 열연코일 가격이 급락해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가동이 현재까지 중지돼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한보철강매각에서 강력한 인수대상자중 하나인 INI스틸-하이스코 컨소시엄이 회사인수에 성공할 경우 이를 재가동하기 위해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NI스틸컨소시엄이 A지구 열연공장을 재가동할 경우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효과가 기대되며 포스코가 지배하다시피 하고 있는 국내 열연코일 공급시장에도 일대 전기를 맞게 된다.
연산 180만t 규모의 A지구 열연공장 재가동에는 1000억원의 신규자금과 500여명의 인력 투입 등 막대한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경쟁업체인 포스코-동국제강간 컨소시엄의 경우 양사가 열연공장 재가동을 둘러싸고 아직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포스코는 전기로 열연생산 기술에 대해 경제성 측면에서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반면, 동국제강은 A지구 열연공장 재가동 의지가 확고해 서로간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포스코가 직접 A지구 열연공장을 가동할 뜻은 없지만 동국제강이 A지구 열연설비를 갖게 될 경우 현재 포스코의 고객사인 연합철강에 대한 공급물량이 빠져나가는 등 시장잠식을 당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에 A지구 열연공장에 대한 소유권을 동국제강측에 쉽게 내줄 가능성 또한 높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A지구 열연공장이 재가동될 경우 연간 500만t의 열연코일 수입시장을 대체할수 있다”며 “A지구의 열연공장 재가동의 열쇠를 어느 쪽이 쥐느냐에 따라 국내 철강산업의 판도가 변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