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사년(癸巳年)과 삼재(三災)소멸
매년 새해가 시작되면 관습적으로 사람들은 한해의 소원을 빌고 액을 방지하고자 사찰이나 역술인, 신점 치는 무당을 찾아가 삼재소멸 기도나 부적을 하고 비방을 받아 온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삼재'(三災) 라는 말을 자주 들으면서 살아온 국민들은 새해 신년이 되면 삼재가 막연히 ‘나쁜 징조’라고 생각하고 각자 나름대로의 처방을 받으러 사찰이나 역술원 및 무속인을 찾아다닌다. 삼재는 정말 나쁜 운명의 징조인가?
인도(印度)의 범어(梵語)인 ‘Kalpa’(칼파)라는 말이 삼재의 근원이 되는데, Kalpa의 뜻은 무한이 긴 세월을 뜻하며, 불가에서는 이를 ‘겁(劫)’으로 표현하고 있다. 겁(劫)은 찰나와는 반대로, 인간이 상상해 낼 수 있는 가장 긴 시간의 단위로, 인간이 될 수 있는 우주의 기운이 사람으로 태어나게 하여 겁의 끝을 맺는데, 이 시기에 나타나는 세 가지 재해(災害)가 음양오행(陰陽五行)의 주기에 맞추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천살(天殺), 지살(地殺), 인살(人殺)의 세 가지 재앙이 삼재이다. 천살(天殺)은 천재지변으로 당하는 사고를 의미하고, 지살(地殺)은 교통사고나 각종 노상의 횡액을 말하며, 인살(人殺)은 각종보증이나 사기수에 고통당함을 의미한다. 삼재가 들면 자신에게 삼재팔난(三災八難)이 생긴다고 한다. 또한 삼재는 화재(火災)․ 수재(水災)․ 풍재(風災)를 말하기도 하며 팔난은 손재, 주색, 질병, 부모, 형제, 부부, 관재, 학업 등을 말하는데 이것을 합쳐 삼재팔난이라고 하며 삼재가 들면 삼년 동안 이러한 것들로부터 고통을 받는다고 한다.
삼재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합과 충의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 합에는 육합,삼합,방합 등이 있는데, 이 가운데 세 개의 띠가 합치는 삼합(三合)과 계절의 합인 방합(方合)의 원리가 삼재와 관련되어 있다. 삼합의 원리는 네 살 차이의 합으로 성립한다. 예를 들어 인오술(寅午戌)의 범띠․ 말띠․ 개띠, 해묘미(亥卯未)의 돼지띠․ 토끼띠․ 양띠, 사유축(巳酉丑)의 뱀띠․ 닭띠․ 소띠, 신자진(申子辰)의 원숭이, 쥐, 용 등으로 삼합이 성립된다.
방합(方合)은 봄이자 목의 기운인 인․묘․진(寅卯辰), 여름이자 화의 기운인 사․오․미(巳午未), 가을이자 금기운인 신․유․술(申酉戌), 겨울이면서 수기운인 해․자․축(亥子丑)을 말한다. 이렇게 합을 이해하고 나서 사해충(뱀과 돼지),인신충(범과 원숭이),묘유충(토끼와 닭), 진술충(용과 개),축미충(소와 양),자오충(쥐와 말) 등의 6년 차이로 서로 충돌하는 이론인 충(沖)의 원리를 이해해야 삼재의 원리가 이해된다.
이와 같이 합충의 원리로 이루어진 삼재는 계절의 합인 방합이 시작되는 첫글자와 상충하는 띠와 삼합의 관계에 있는 세 개의 띠가 삼년간 연속하여 온다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올 계사년은 남방의 화기가 강한 여름기운인 사․오․미(巳․午․未)의 뱀,말,양띠해가 삼 년간 전개되는 첫해이다. 뱀띠와 상충하는 띠 동물은 돼지이다. 돼지와 삼합되는 동물은 해․묘․미의 돼지․토끼․양이다. 따라서 돼지띠, 토끼띠, 양띠는 올해부터 3년간 들삼재,눌삼재,날삼재라 하여 삼재라는 운명적인 코드에 해당한다.
돼지띠, 토끼띠, 양띠의 삼재에 해당하는 인물들은 지금부터 3년간 주변사람들이나 부모 및 배우자로부터 조심하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고민에 빠지게 되고, 정말로 삼재 때문에 불행한 일이 생길까 노심초사하게 된다. 삼재 때문에 하는 일이나 사업에 걱정을 하여 망설이는 국민들이나 특히 돼지띠의 고3 수험생들이 많을 것이다. 이제부터는 삼재가 들었다고 절대 고민할 필요는 없다. 삼재라서 일이 꼬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일체유심조의 마음자세와 노력 및 천명을 기다리는 진인사대천명의 자세가 성공을 좌우하게 된다. 필자는 매년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하듯이 10년마다 주기로 찾아와서 3년 간 1천250만명의 국민을 근심으로 몰아가는삼재의 굴레에서 국민들이 빨리 벗어나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한다. 잘못된 이론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의식개혁부터 시작되어야 대한민국이 발전하고 행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