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행품 중에서
2. 문수보살이 지수보살에게 대답하다
(1) 이익을 위하여 법을 물음을 찬탄하다
저때에 문수사리보살이 지수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착하도다 불자여, 그대가 이제 많이 요익케 하고 많이 안은케 할 바로 세간을 애민히 여겨서 천상의 사람들을 이롭게 하고 즐겁게 하고자 할새 이같은 뜻을 묻나이다."
(2) 마음을 잘 쓰면 큰 공덕을 얻는다
"불자여, 만약 모든 보살이 그 마음을 잘 쓰면 곧 온갖 수승하고 묘한 공덕을 얻어서 모든 부처님 법에 마음이 걸림이 없으며, 과거 미래 현재의 모든 부처님의 도에 머물며, 중생을 따라 머물러 항상 버리고 여의지 아니하며, 저 모든 법 모양을 다 능히 통달하며, 온갖 나쁜 것을 품고 모든 선한 것을 구족하며 마땅히 보현의 색상 제일과 같으며, 일체 행과 원이 모두 구족하며, 온갖 법에 자재하지 않음이 없으며, 중생의 제2도사가 되리라."
(3) 마음을 잘 써서 수승하고 큰 공덕 얻음을 게송으로 답하다
"불자여, 어떻게 마음을 써야만 능히 온갖 수승하고 묘한 공덕을 얻겠는가."
① 집에 있을 때에 마음 쓰는 법
불자여
보살이 집에 있을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집의 성품이 공한 줄을 알아서
그 핍박을 면하기를 원할지어다
부모를 효성으로 섬길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부처님을 잘 섬겨서 온갖 것을 보호하고 공양하기를 원할지어다
처자가 모일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원수이거나 친하거나
평등히 하여 길이 탐착을 여의기를 원할지어다
만약 모욕을 얻었을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욕심의 화살을 빼어버리고 구경에 안은하기를 원할지어다
즐거운 놀이로 모일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법으로써 스스로 즐기고
놀이가 진실이 아님을 알기를 원할지어다
만약 금실에 있을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성인의 지위에 들어가서 길이 더러운 욕망을 없애기를 원할지어다
영락을 걸칠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모든 거짓 장식을 버리고 진실한 곳에 이르기를 원할지어다
누각에 오를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정법 누각에 올라서 온갖 것을 철저히 보기를 원할지어다
만약 보시하는 일이 있을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온갖 것을 능히 버리고 마음에 애착함이 없기를 원할지어다
여러 대중이 모일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여러 가지 모인 법을 버리고
온갖 지혜를 이루기를 원할지어다
만약 액난을 만날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뜻을 따라 자재하여 행하는 것이 걸림이 없기를 원할지어다
②출가해서 계를 받을 때에 마음 쓰는 법
.......중략
크고 작은 스승께 나아갈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스승을 잘 섬겨서 선법(善法)을 익혀 행하기를 원할지어다
출가하기를 구하여 청할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물러가지 않는 법을 얻어서 마음에 장애가 없기를 원할지어다
세속의 옷을 벗을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선근을 부지런히 닦아서 모든 죄의 멍에 버리기를 원할지어다
수염과 머리털을 깎을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길이 번뇌를 여의고 구경에 적멸하기를 원할지어다
가사를 입을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마음이 물들지 아니하고 큰 신선의 도를 갖추기를 원할지어다
바르게 출가할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부처님같이 출가하여 온갖 것을 구호하기를 원할지어다
스스로 부처님께 귀의할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불종(佛種)을 이어 융성히 하고 위없는 뜻을 펴기를 원할지어다
스스로 법에 귀의할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경장(經藏)에 깊이 들어가 지혜가 바다와 같아지기를 원할지어다
스스로 승보에 귀의할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대중을 통솔하고 다스리되
온갖 것에 걸림이 없기를 원할지어다
계율을 받아 배울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계율을 잘 배워서 온갖 악을 짓지 말기를 원할지어다
아사리의 가르침을 받을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위의를 갖추어서 행하는 것이 진실하기를 원할지어다
화상의 가르침을 받을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남[生]이 없는 지혜에 들어가 의지할 데 없는 곳에 이르기를 원할지어다
구족계를 받을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모든 방편을 갖추어서
가장 수승한 법 얻기를 원할지어다
③좌선 (座禪) 할 때에 마음 쓰는 법
만약 당우(堂宇)에 들어갈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위없는 당에 올라가서 편안히 머물러 움직이지 않기를 원할지어다
만약 상좌(床座)를 펼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선법을 열어 펼쳐서 진실한 모양 보기를 원할지어다
몸을 바로하고 단정히 앉을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보리좌에 앉아서 마음에 집착하는 것이 없기를 원할지어다
가부를 맺어 앉을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선근이 견고하여 흔들리지 않는 지위를 얻기를 원할지어다
선정을 닦아 행할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정(定)으로써 마음을 조복하여 구경에 남음이 없기를 원할지어다
만약 관(觀)을 닦을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실상과 같은 이치를 보아서
길이 어기거나 다툼이 없기를 원할지어다
가부좌를 풀고 앉을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모든 행법이 다 흩어져 멸함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기를 원할지어다
④ 행하고자 할 때에 마음 쓰는 법
발을 내려 머무를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마음에 해탈을 얻어서 편안히 머물러 움직이지 않기를 원할지어다
만약 발을 들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생사의 바다를 벗어나
뭇 선법을 갖추기를 원할지어다
아래옷을 입을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모든 선근을 입어서 부끄러움을 갖추기를 원할지어다
옷을 정돈하고 띠를 맬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선근을 살피고 단속하여 하여금 휘어지거나 잃지 않기를 원할지어다
만약 윗옷을 입을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수승한 선근을 얻어서 법의
저 언덕에 이르기를 원할지어다
승가리(僧伽梨)를 걸칠 때에는
마땅히 중생이 제 1위에 들어가서 움직이지 않는 법 얻기를 원할지어다
..... 중략
(4) 마음 쓰는 법을 인하여 이익 얻음을 찬탄하다
"불자여, 만약 모든 보살이
이와 같이 마음을 쓰면 온갖 훌륭하고 미묘한 공덕을 얻어서 모든 세간과 모든 하늘과 마와 범천과 사문과 바라문과 건달바와 아수라와 그리고 온갖 성문과 연각들이 능히 움직이지 못하리라."
=정행품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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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 현수품 (賢首品)
1.문수보살이 현수(賢首)보살에게 수행의 공덕을 묻다
그때에 문수사리보살이 흐리고 어지러움이 없는 청정한 행의 큰 공덕을 설하고 나서 보리심의 공덕을 나타내보이고 계송으로 현수보살에게 물었다.
"내가 이제 이미 모든 보살을 위해서 부처님의 옛적에 닦으신 청정한 행을 말했으니
어지신 이도 또한 마땅히 이 모임 가운데서 수행의 훌륭한 공덕을 연설하소서. "
2. 현수보살이 게송으로 대답하다
(1) 부처님의 청정한 덕을 찬탄하고 대답할 것을 허락하다
그때 현수보살이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훌륭하도다 어진 이여,
자세히 들으소서
저 모든 공덕 헤아릴 수 없어
내가 이제 힘을 따라 조금만 말하리니 마치 큰 바다의 한 방울 물과 같으니라
(2) 발심 (發心)의 덕을 찬탄하다
만약 보살이 처음 발심함에
맹세코 부처님의 보리를 중득하려 하면
그 공덕 끝이 없어서
헤아릴 수 없고 같을 이 없는데
어찌 하물며 한량없고 끝없는 겁에
지위와 바라밀을 갖추어 닦은
모든 공덕은
시방의 온갖 모든 여래께서
다 함께 칭양(稱楊)해도 다함이 없네
..... 중략
카) 여섯 광명이 육진(六塵)의 청정을 나타내다
....(중략)
또 광명을 놓으니 이름이 법청정(法淸淨)이라
능히 일체 모든 털구멍으로 하여금 다 묘법의 부사의를 연설하여
듣는 중생이 다 기쁘게 깨닫게 하나니라
인연으로 나는 것은 남[生]이
아니며
모든 부처님의 법신은 이 몸이 아니며
법의 성품이 항상 머묾이 허공과 같아서
그 뜻을 말할새 빛이 이와 같으니라
이러한 등의 광명문(光明門)이 항하의 모래와 같아 그 수가 한량 없어서
다 큰 선인의 털구멍을 좇아 나와서 낱낱이 업을 지으니
각각 차별하도다
타) 일체의 터럭도 그와 같다
한 털구멍에서 놓은 광명이 한량없고 셀 수 없어 항하의 모래수와 같거늘 모든 털구멍이 다 또한 그러하니
이것이 이 큰 선인의 삼매의 힘이니라
파) 광명의 인연과 불 수 있는 한계를 나티내다
그 본래 행한 대로 얻은 광명이
저 숙세의 인연과 함께 행한 자를 따라서 이제 광명을 놓은 고로 이와 같으니 이것이 이 큰 선인의 지혜가 자재함이니라
지난 옛적에 복업(福業)을 함께 닦으며 사랑하고 즐거워하고
능히 따라 기대하며
그 지은 바를 봄도 또한 다시 그러할새
저가 이 빛에서 다 얻어 보나니라
만약 온갖 복업을 스스로 닦으며
모든 한량없는 부처님께 공양하며
부처님의 공덕에 항상 원하고 구함이 있으면
이것이 이 광명의 열어 깨우치는 바니라
비유컨대 소경이 해를 보지 못함이 세상에 해가 없음이 아니니
모든 눈 있는 자가 다 밝게 보아서 각기 힘쓰는 바를 따라 그 업을 닦는 것과 같으니라
대사(大士)의 광명도 또한 이와 같아서 지혜가 있는 자는 모두 다 보고
범부와 외도와 소견 좁은 이들은
이 광명에서 능히 보지 못하나니라
마니궁전과 연(輦)을 묘한 보배와 신령스러운 향기로써 장식하니 복덕이 있는 자는 자연히 갖출 것이요
복 없는 자는 능히 처(處)할 곳이 아니니라
대사의 광명도 또한 이와 같아서 깊은 지혜가 있는 자는 다 비추거니와 외도나 소견이 좁은 범부나 어리석은 이는
능히 이 광명을 보지 못할지니라
하) 광명의 이익을 나타내다
만약 어떤 이가 이 광명의 차별을 듣고 능히 청정하고 깊은 믿음과 이해를 내면 길이 일체 모든 의심의 그물을 끊어서 빨리 위없는 공덕의 깃대를 이루리라.....
아) 삼매의 불가사의함을 다 맺다
이 이름이 한량없는 공덕자의 장애가 자재하여 헤아리기 어려움이니
시방의 일체 모든 여래가 한량없는 겁에 설하여도 다함이 없나니라
(12) 깊은 뜻을 비유로써 나타내다
① 비유로써 비유할 수가 없음을 말하다
모든 여래가 다 한 가지로 설하시되 중생의 업보가 헤아리기 어려우며 모든 용의 변화와 부처님의 자재하심과 보살의 신력(神力)
또한 헤아리기 어려우니
비유로써 나타내보이려 해도 마침내 능히 이것에 비유할 비유가 없거니와
② 지혜로운 이는 비유로써 알 수 있음을 말하다
그러나 모든 지혜 있고 총명하며 달통한 사람은 비유로 말미암아 그 뜻을 아나니라
③ 성문(聲聞)들의 신통을 들어서 비유하다
성문(聲聞)의 마음은 8해탈에 머물러서 가지고 있는 바의 변화하여 나타냄이 모두 자재하여 능히 한 몸에서 많은 몸을 나타내고 다시 많은 몸으로써 한 몸이 되게 하며
허공 가운데서 화정(火定)에 들고 행(行)ㆍ주(住)ㆍ좌(坐)ㆍ와(臥)가 다 허공에 있으며
몸 위에선 물을 내고 몸 아래는 불이며
몸 위에선 불을 내고 몸 아래는 물이라
이와 같이 모두 한생각 가운데서
갖가지로 자재하여 한량없으나
저들은 큰 자비를 구족하지 못하여 중생을 위해 불도를 구하지 못하도다
오히려 능히 이 사의하기 어려운 일도 나타내거든 하물며 큰 이익 자재한 힘이겠는가
2024.8.16. 정행품, 현수품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