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교장선생님 그리고 후배 선생님!! 감사드립니다.
36년여 교육자로서의 생활을 마감하는 자리에 서 있으면서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사히 퇴임하게 된 것들이 모두 여러 선생님들의 덕으로 생각합니다.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선생님들과 함께하면서 후회스러운 점이 있었는가 하면, 또한 한편으로는 강남공업고등학교를 서울로봇고등학교로 특성화 추진하는데 있어 일조 했다는 뿌듯한 감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하나 밖에 없는 최초의 로봇고등학교 말입니다.
세상엔 ‘변하지 않는 진리’가 하나 있습니다. 그 변하지 않는 진리란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한다.”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모든 것은 변하게 되어 있습니다. 단지 변화의 속도 주기가 빠르고 늦음의 차이 밖에 없다는 거죠.
과거 10 여년 전으로 거슬러 가보면 공업고등학교에서 “전자과, 전자기계과”가 인기가 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 것도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한다는 논리에 적용되어 버렸습니다. 전화기가 발명되어 자석식 전화기에서 다이얼식 그리고, 버튼식으로 바뀌면서 삐삐라는 것이 출현했습니다. 핸드폰이 탄생하면서 음식 먹고 현금결재, 텔레뱅킹 또는 버스나 전철 요금 결재 등으로 사용된 지 이미 오래 되었으며 그 발전 속도는 너무 빨라 DMB폰, MP3폰, GPS폰 등 이름 기억하기 조차 바쁩니다.
잘 아시겠지만 주산학원과 양재학원이 없어진지 20여년 가까이 됩니다. 부산 상고, 선린 상고, 마산 상고 등의 상업학교가 언제부터인가 “상업고등학교”라는 간판을 내리고 “00 정보고등학교, 00관광학교”로 바뀌는 현실에서, 이러한 변화 몸부림은 우리들이 변화를 거부해도 우리들을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존재하게 만들었습니다.
변화와 관련해서 저는 때때로 “기업가의 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 왔던 사람입니다. 평범한 사람, 평범했던 교사라 하더라도 변화의 주역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변화를 감지하고 쫒아갈 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던 사람 중에 한 사람입니다. 그 실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세계의 경제 지수를 나타내는 단어 3가지가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맥도날드 햄버거 가격으로 각 나라의 경제 현황을 비교하는 “빅맥지수”가 있습니다. 햄버거 값의 비교에서 각국의 경제 상황을 파악하는 말입니다. 여기에 우리나라사람의 귀에도 익숙한 초코파이와 삼성의 애니콜이 들어 가 있습니다. 이른바 초코파이 지수와 애니콜 지수입니다. 초코파이는 세계 13개국에서 최고로 인기 있는 과자류입니다. 삼성 애니콜 핸드폰은 중국 사람이면 누구나 가지고 싶어 하는 물건입니다. 이처럼 빅맥지수보다 초코퍼이지수, 애니콜지수로 세계에서 한국의 기업이 위상을 떨친 것은 살아남기 위해 변화의 몸부림을 친 결과라는 겁니다.
이러한 변화 과정에서 공무원과 선생님은 과연 안전할까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됩니다. 학교는 과연 앞으로 얼마나 더 존재 가치가 있을까요? 여론은 공무원의 철밥통을, 선생님들의 여름방학과 겨울 방학을 질투하고 있습니다. 공무원연금과 관련하여 경제원론적인 이론을 투입시켜 연금삭감법안 통과를 서두르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저는 자괴감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최근 직업 선호도에서 공무원과 교사의 인기가 폭발하고 있는 현실은 “정년을 보장 받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러나 이 정년보장도 시대에 따라 변할 수 있는 변수라는 것에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요? 교육계의 교사가 지금까지 인기는 것은 학생들에게 가르칠 만한 꺼리가 아직까지는 있다는 것입니다. 사교육에 의존하는 지식 만능 시대에 인성 교육을 뒷전으로 두고 지식의 습득만을 추구하는 학부모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한국은 고도의 정보문명 선진사회로 들어 선 이후 인터넷에 의해 학생들에게도 정보가 공유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오히려 선생님보다 학생들이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문제로 대두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학생들이 교사보다 더 많은 학습정보를 자랑하는 사태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겁니다.
2013년 세계 3위 지능형로봇 강국으로 발전하여 총생산 30조원에 부가가치 생산 15조원에 이를 것이며 수출 200억 달러(2003년도 1억 달러) 고용효과 10만명으로 되어 세계시장 점유 15% (세계시장규모 약 2000억 달러)를 차지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놓고 있습니다. 이는 정부의 국가 정책입니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서의 지능형로봇산업은 5년 내에 상품화개발을 완료하고, 판매를 시작하며, 10년 내에 국가의 중요한 수종산업을 형성할 수 있는 로봇들로 구성되어 있는 산업을 의미 합니다.
선생님을 우리는 ‘티쳐’라고 합니다. 가르치는 일을 하시기 때문이죠. 국어 선생님, 영어 선생님, 수학 선생님 그리고 전문 교과 선생님 앞으로 얼마나 더 가르치실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얼마나 더 가르치는 teaching을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지능형로봇의 발달로 teaching에서 learning의 시대로 바뀔 것 같은 전율할 만한 위기감을 느낀 지 몇 년 되었습니다. 저는 로봇고등학교의 특성화 추진에서 일익을 담당하면서 티칭에서 러닝의 시대로 갈 것이라는 크나큰 변화를 감지하였습니다. 앞으로는 teaching 보다는 learning의 달인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교육부의 교육 정책의 방향은 티칭이 아닌 러닝쪽으로 가게 되지 않을까를 생각하면서도 이러한 방향이 한국 교육의 대안으로 채택되지 않을까를 상상해 봅니다.
앞에서도 국가 성장동력으로서의 지능형 로봇의 전망에 대해 말씀 드렸지만 이러한 변화의 시기는 10년도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예감입니다. 이 경우 선생님들께서는 “인성교육”만을 담당하는 수준으로 과거와는 달리 선생님들의 위상이 떨어 질 것을 염려 해 봅니다.
우리 로봇 고등학교는 이러한 시대적 소명을 가지고 태동했습니다. 우리들은 공무원신분으로 학생들을 올바로 이끌어 가야 할 막중한 책임과 좀 더 훌륭히 키워 한국을 먹여 살리며 한국을 빛낼 인물들로 만들어 가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저는 정년퇴임이라는 명목으로 이러한 굴레를 훌훌 벗어 버리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36년 간 정든 교직에 있으면서 앞만 바라보고 달려 온 것이나 아닌지 반성해 봅니다. 지금까지 무사히 교직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사랑하는 아내의 눈물어린 내조가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것을 저는 잘 압니다.
그동안 고작 아내를 향한 사랑의 표시는 어쩌다 참석하는 새벽기도에서 새벽기도 끝나고 아내의 손을 꼬옥 잡아 흔드는 정도의 사랑표시 밖에 하지 못했었습니다. 제가 학교 일로 힘들고 괴로울 때도 아내의 손을 꼬옥 쥐어 주고 교회문을 나서면서 사랑스런 아내에게 해주고 싶은 것들이 많았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을 의식하며 나 홀로 흘렸던 것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이젠 아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조금은 많아 진 셈입니다. 저에게는 이제부터 전개될 제 3의 인생까지 건강하게 무사히 오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과거에도 아내를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죽을 때까지 영원히 사랑할 것이라는 것을 여러분이 계신 자리에서 말씀드립니다.
모쪼록 황금돼지 금년 한해에도 선생님들의 가정에 모든 축복이 내리시기를 하나님께 기원 드리며 교장 선생님과 모든 선생님 가족 모두 건강하시고 뜻하시고 계획하신 일 모두 이루시기를 바라면서 퇴임사에 대신합니다.
감사합니다.
2007년 02월 12일
서울로봇고등학교 교감 박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