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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물 작성법> 문제2) 한국, 중국, 일본 간의 문화적, 경제적 교류가 점차 활발해질수록, 이 국가들 사이의 정치적, 군사적 긴장도 점차 강해지고 있습니다. 교재 11장 및 여러 자료를 참고하여 이러한 상황을 묘사하고 이 지역에서 전쟁의 가능성을 낮추고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하시오. (25점) Ⅰ. 서론(序論) 현재 아시아는 '아시아의 세기'라는 담론 속에서 정치, 경제, 문화 등 여러 영역에서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중국, 일본은 아시아 경제 성장의 주요 축을 형성하며 상호 간의 경제적, 문화적 교류를 활발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제공된 자료에서처럼, 아시아는 전 세계 인구와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며 도시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통합과 인적 교류의 증대에도 불구하고, 이들 국가 사이에서는 과거사 문제, 영토 분쟁, 안보 우려 등으로 인한 정치적,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심화되는 '아시아 패러독스'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정치·안보적으로는 갈등이 지속되는 이 상황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Ⅱ. 본론(本論) 한국, 중국, 일본 사이의 복합적인 관계는 경제적 상호의존과 정치·군사적 긴장이라는 양면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습니다. 첫째, 심화되는 경제적·문화적 교류세 국가는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으며, 교재 자료에서처럼 아시아 경제 성장의 주요 동력으로서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경제 파트너입니다. 무역 및 투자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인적 교류 역시 관광, 유학, 비즈니스 등으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대중문화 교류도 활발하여 서로의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제적, 문화적 교류는 상호 이익을 증진시키고 민간 차원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경제적 상호의존성은 전쟁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둘째, 해소되지 않는 정치·군사적 긴장활발한 교류 이면에는 깊은 역사적 상처와 영토 문제, 그리고 강대국 간의 전략적 경쟁 구도 속에서 발생하는 안보 불안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과거사 문제(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인식 차이는 국민 감정을 자극하며 정치적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습니다. 독도(다케시마),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 등 영토 분쟁도 잠재적인 충돌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미국과 중국 간의 전략적 경쟁 심화는 동북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각국의 군비 증강을 부추기며 예측 불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셋째, 평화 유지를 위한 방안 모색이러한 상황에서 전쟁의 가능성을 낮추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층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첫째, 과거사 문제에 대한 진솔한 반성과 용서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영토 분쟁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군사적 충돌 대신 대화와 외교적 해결 노력을 우선해야 합니다. 셋째, 안보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다자 안보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군사 정보 교류 및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넷째, 경제·문화 교류를 더욱 확대하여 상호 이해와 평화의 이익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시민 사회 및 미래 세대 간의 교류를 강화하여 풀뿌리 차원의 우호 관계를 증진시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Ⅲ. 결론(結論) 한국, 중국, 일본은 경제적, 문화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동시에 역사 문제와 안보 불안으로 인한 정치적, 군사적 긴장이라는 '아시아 패러독스'를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긴장 상황이 고착화되거나 악화될 경우 동북아시아의 평화는 물론 세계 전체의 안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경제적 교류의 긍정적인 측면에 안주하지 않고, 과거사의 진정한 화해, 대화와 외교를 통한 갈등 해결, 다자 안보 협력 강화, 그리고 인적·문화적 교류 확대를 통한 상호 이해 증진 등 다방면에 걸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아시아의 세기'가 진정한 평화와 번영의 시대가 되기 위해서는 역내 국가들의 성숙한 외교와 시민 사회의 지속적인 노력이 절실합니다. Ⅳ. 나의 견해(見解) |
<요점정리> 1. 아시아의 세기, 아시아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탈냉전과 세계화 속에서 아시아는 인구, 경제 등에서 글로벌 중심으로 부상하며 '아시아의 세기'가 예측됩니다. 특히 경제 성장이 두드러져 세계 GDP 비중이 크게 늘 전망입니다. 그러나 아시아는 내부 다양성이 크고, 경제 통합과 달리 안보 긴장이 지속되는 '아시아 패러독스'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복합 위기 시대에 아시아를 새롭게 이해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아시아의 다양성과 아시아주의 (들) 아시아는 세계 중심으로 부상했지만, 서구의 타자화 시선과 내부의 극심한 다양성으로 인해 하나의 지역으로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지리적, 역사적, 문화적 차이가 매우 큽니다. 식민지배 극복 과정에서 '아시아주의'가 등장하여 아시아의 내재적 정체성과 연대를 모색했으나, 이는 다양하고 때로는 민족주의적, 패권적 성격을 띠기도 했습니다. 아시아를 이해하려면 서구 관점을 넘어 복합적인 내부 상호작용과 갈등, 연대 노력을 함께 살펴보아야 합니다. 3. 아시아의 긴장과 통합: '아시아 패러독스'와 '아시아의 아시아화' '아시아의 아시아화'는 아시아의 부상을 역내 다양한 행위자 간 교류 강화 및 통합 심화 과정으로 봅니다. 산업, 금융, 인구 등 여러 영역에서 상호작용이 활발해지며 아시아가 유기적인 사회구성체로 변모한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군사·안보적 긴장, 특히 강대국 간 경쟁으로 인한 '아시아 패러독스'는 여전히 해결 과제입니다. 아시아화는 글로벌 생산 분업의 확산, 초국적 노동시장 형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나타나지만, 동시에 저임금, 저복지 문제가 지속되는 복합적인 양상을 보입니다. 4. 새로운 아시아를 한국에서 바라보기 한국은 부상하는 '새로운 아시아'에 대한 독자적 시각 정립이 중요합니다. 기존 동북아 중심의 '동아시아 담론'은 한계가 있어, 동남아 등 아시아 전역을 포괄하는 '메가아시아'적 접근이 제안됩니다. 한국인은 아시아인 정체성이 높으나, 실제 호감도는 개선 여지가 있습니다. 복합적인 아시아를 새롭게 인식하고 이해하는 것은 글로벌 변화를 이해하고 한국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
1. 아시아의 세기, 아시아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냉전의 종식과 글로벌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아시아는 세계 무대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아시아의 세기(The Asian Century)' 담론은 정치, 경제, 문화, 인구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아시아의 글로벌 비중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음에 주목하며, 21세기를 '아시아의 시대'로 예측해 왔다. 최근 수십 년간 아시아의 인구통계학적, 경제적 성장 추세를 고려할 때, 19세기를 유럽(특히 영국)의 세기, 20세기를 미국의 세기라고 부를 수 있다면, 21세기를 '아시아의 세기'로 상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현재 아시아의 글로벌 비중은 여러 측면에서 상당히 커졌다. 다른 지역들과 비교해보면 그 중요성은 더욱 분명해진다. 전 세계 202개 국가 중 4분의 1이 아시아에 위치해 있으며, 아시아의 영토 면적 또한 전 세계의 거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전 세계 인구의 60%가 아시아에 거주하고, 세계 명목 GDP의 38%, 구매력(PPP) 기준 GDP의 46%가 아시아에서 생산된다. 더욱이 아시아의 빠른 성장은 앞으로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탈냉전 이후 지난 40년간 아시아의 경제적 성장은 다른 지역에 비해 빠르게 이루어졌으며, 2011년 아시아개발은행(ADB)의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2050년까지 경제, 인구, 도시화 측면에서 아시아 지역의 비중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전 세계 GDP에서 아시아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50년까지 빠르게 증가하여 52%에 이를 전망이다. 1700년대 아시아는 전 세계 GDP의 약 60%를 차지했으나 이후 빠르게 감소해 1950년대에는 10% 중반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빠르게 증가해 2020년 현재 30%를 넘어섰다. (p.261) 보고서는 2010년 대비 향후 40년간 그 비중이 두 배 이상 증대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산업혁명 이전 300년 전에 누렸던 세계 경제에서의 지배적 위상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특히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한국, 태국, 말레이시아 등 일곱 국가가 경제성장의 주요 축을 형성하면서, 향후 40년간 아시아 내 총GDP 성장의 91%와 전 세계 GDP 성장의 53%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도시화 측면에서 아시아의 도시화는 지속적으로 빠르게 진행되어 2018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도시인구의 절반이 아시아 지역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국제연합(UN)이 발간한 「세계도시화 전망(2018년 개정판)」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의 도시인구는 1950년 17.5%의 도시화율에서 2018년 49.9%를 거쳐 2050년에는 66.2%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p.262) 또한 전망에 따르면, 1,000만 명 이상의 메가시티들이 아시아 지역에 집중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부터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223개의 1,000만 명 이상 메가시티가 증가할 때, 아시아의 메가시티는 155개로 전 세계의 3분의 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아시아의 세기'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많은 과제들이 남아있다. 근본적으로 아시아는 단일한 정체성과 지역성을 가진 하나의 통합된 지역이라기보다는, 내부적으로 이질적이면서도 다양성을 지닌 복합적인 지역들의 집합에 가깝다. 사실 '아시아'라는 용어 자체도 아시아 내부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는 유럽과 미국 등 서구 지역에서 자신들과는 다른 비유럽, 비서구권을 지칭하며 사용한 '타자적 관점'에서 유래한 표현이다. '아시아'를 지칭하는 명칭은 고대 그리스의 '오리엔트'부터 다양한 호칭과 기원을 가지고 있으며, 아시아 지역 내 많은 사회에서 '아시아'의 범위와 이해, 상상은 매우 다양하고 차이가 크다. 한국의 경우에도 '아시아'는 아시안게임, 아시안컵 등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나 정치·외교·경제 등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활용되어 왔다. 이러한 맥락에서 글로벌 질서가 변화하고 높은 불확실성을 지닌 '복합 위기'의 시대를 맞이한 지금, '아시아'를 새롭게 이해하고 인식하며 상상함으로써 세계적 변화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혁신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p.263) 더욱이 유럽은 경제적 통합에서 시작해 점차 정치적, 사회적 통합으로 나아가며 '유럽의 유럽화'를 이어온 반면, 아시아는 경제적 통합이 진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군사·안보적 긴장이 계속되어 '아시아 패러독스'로 알려져 왔다. 과연 아시아는 과거의 갈등을 극복하고 지역 내 인적교류와 경제적 통합을 통해 평화와 공존, 공동 번영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까? 전 지구적 변화 속에서 논의되는 '아시아의 세기'와 관련해 한국은 어떻게 이해하고 대응해야 할까? 이 장에서는 아시아의 다양성 속에서 펼쳐지는 아시아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과 현실, 쟁점들을 차근차근 살펴보고자 한다. (p.264) 2. 아시아의 다양성과 아시아주의 (들) 아시아는 서구 주도의 근대화 과정에서 끊임없이 타자화되어 왔지만, 현재와 미래적 관점에서 볼 때 최근 아시아의 변화는 매우 주목할 만하다. 아시아의 정치경제적 성장, 역내 교류와 통합의 심화, 연대의 확장 등 다양한 차원에서 아시아는 점차 더 구체적인 하나의 단위로 변모해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현재 아시아 지역 내 사회적 주체들과 단위들이 서로 연결되고, 이를 호명하고 상상하는 다양한 담론 속에서 아시아가 하나이자 여럿인(one or many Asia(s)) 실체로 드러난다고 본다면, 아시아를 둘러싼 서구 중심적 시선을 넘어 새로운 이해와 상상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하지만 아시아가 진정한 하나의 지역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실체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담론적 구성물로서 '아시아'라는 지역성 또는 지역상(지역에 대한 이미지와 상상 등)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실 아시아를 바라보는 시선들은 상당히 다양하고 상이하게 형성되어 왔다. (p.264) 한편으로는 아시아를 하나의 지역으로 통합하려는 노력에 주목하는 시각이 있다. 반면에 다른 한편으로는 아시아 내부의 다양성을 강조하며, '아시아인'이라는 개념이 허구적이라고 보거나, 내외부의 구조적·주체적 한계로 인해 '아시아의 세기'는 이미 지나갔고 기회를 상실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더욱이 동양, 유라시아, 아시아-태평양, 인도-태평양, 아프로-유라시아 등 다양한 지역 용어들이 사용되어 왔음을 고려하면, '아시아'라는 명칭 자체가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있다. 이처럼 복잡한 맥락 속에서 아시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아시아의 내부적 다양성을 하나로 묶는 담론들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구성되어 왔는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리적 관점에서 아시아는 하나의 지역이라 부르기 어려울 만큼 거대한 대륙이며, '지리적 우연'이라 불릴 정도로 정의하기 쉽지 않다. 아시아는 유라시아 대륙에서 유럽을 제외한 나머지 전체를 포괄하며, 그 결과 지리적으로 광대하고 내부적 차이가 매우 크며 각 사회의 발전 격차 또한 극심하다. 아시아 내부에는 동북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서아시아 등 다양한 소지역들이 존재하며, 이 지역들 간의 문화와 구성원(인종) 차이는 유럽이나 아메리카와 비교했을 때 너무나 현격하다. 역사적 관점에서 아시아는 서구와는 다른 역사적 경로를 통해 발전된 여러 문명들의 집합체로 이해된다. 세계 인류의 4대 문명 발상지가 모두 아시아와 인근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의 문명, 동남아시아의 해양문명, 인도 중심의 전통 문명, 서아시아의 이슬람·아랍 문명권과 페르시아 문명권 등 각 지역의 문명권이 고유하게 발전해 왔다. 더욱이 아시아의 거대한 지리적 범위만큼이나 아시아 지역 내 문명들은 유럽이나 아메리카에 비해 훨씬 더 다양하게 발전했기 때문에, 아시아 전체를 아우르는 단일한 문명권을 찾기는 극히 어렵다. (p.265) 비록 시대에 따라 지역 간 문명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지만, 현재의 관점에서 아시아를 아우르는 보편적인 정체성이나 공통점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의 다양성 속에서 공통점을 발견하고 하나의 지역으로 통합하거나, 아시아인들 스스로 지역적 정체성을 찾으려는 다양한 노력이 계속되어 왔다. 유럽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립하며 하나의 지역으로 통합되어 가는 과정에서 아시아를 타자화하고 식민지화하면서 아시아를 하나의 지역으로 상상하고 구축해 갔다. 동시에 아시아인들도 유럽의 식민지배를 극복하는 탈식민화 과정에서 유럽과 다른 아시아의 정체성을 모색하고자 노력했다. 더욱이 탈냉전과 세계화 과정에서 아시아 내부의 교류와 경제적 통합이 심화됨에 따라, 과거 서구의 시선과 양자 관계 속에서 분절되었던 다양한 아시아들을 넘어, 아시아를 하나의 지역으로 접근하고 정치·경제·사회적 통합과 자체적 정체성을 찾으려는 새로운 시도들이 등장하고 있다. 아시아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들, 이른바 아시아주의(들)은 크게 오리엔탈리즘적 관점과 범아시아주의적 관점으로 나눌 수 있다. 한편으로는 서구의 시각에서 아시아를 타자화하고 지역학적 관점에서 아시아를 상상하며 동양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생산해 왔던 오리엔탈리즘 관점이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아시아 지식인들이 서구의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탈식민화를 추구하면서 아시아(인)들의 내재적 정체성과 제3세계, 비동맹으로서의 아시아를 만들어 냈던 범아시아주의적 관점들이 존재한다. (p.266) '아시아'라는 명칭은 초기부터 유럽의 발견과 발명 과정에서 비서구 유라시아 지역으로 점차 확장되어 왔으며, 유럽의 자기 정체성 형성 과정과 맞물려 19세기 이후 인종과 식민주의를 통한 타자화 과정을 거치면서 새로운 담론적 구성물로 재탄생하기 시작했다. 또한 19세기 서구 열강의 식민주의와 제국주의 침략이 본격화된 이후, 범아시아주의는 아시아 지역 엘리트들이 반식민주의적 개혁 및 혁명 운동을 펼치며 상호작용하는 중요한 인식과 실천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동북아시아 지역에서는 16세기 마테오 리치가 최초로 아시아를 '아세아(亞細亞)'라는 용어로 번역하여 소개했고, 서구 열강의 침입과 함께 19세기 중·후반 이후 '동방', '동양', '동아' 등 다양한 용어로 아시아(와 자신)를 재해석하고 상상하기 시작했다. (p.267) 아시아의 자기 인식 과정은 단순히 일괄적으로 규정하기 어려우며, 각 시기와 지역에 따라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게 전개되었다. 이 과정에서 서로 엇갈리고 때로는 통합되면서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효과들을 만들어냈으며, 여러 가지 한계점들도 드러냈다. 특히 한국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지역의 아시아주의, 이른바 '동아시아 담론'이 널리 발전해 왔지만, 대부분의 담론이 동북아시아의 범위에 국한되어 아시아를 전체적이고 포괄적으로 이해하고 상상하기에는 제한적이었다. 더욱이 20세기 전반기에 유행했던 아시아주의 담론 중 '아시아는 하나다', '서구에 맞선 아시아의 연대'를 주장했던 일본의 탈아론과 홍아론이 대동아공영권으로 이어지면서 (동)아시아 역사에 매우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했고, 현재까지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역사적 상처를 남겼다. 따라서 강대국들의 이익으로 환원되는 아시아주의 담론들 또한 여전히 주의 깊게 경계해야 할 필요가 충분히 있다. 아시아를 하나의 지역으로 이해하고 담론적으로 구성해 왔던 아시아주의들을 논의할 때는 그 다양성과 차이로 인해 매우 논쟁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를 논의하기 위한 출발점으로서 아시아(인)의 '아시아의 발견'을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특징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아시아는 동-서(East-West) 간 구분과 아시아 내부의 다양한 상호작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형성되어 왔다. '아시아', '오리엔트', '동방', '동양', '동아', '극동' 등 수많은 용어들은 모두 관계적 개념으로, 아시아(또는 동양)에 대한 유럽(또는 서양)의 우위라는 비대칭적 관계 속에서 구성되어 왔으며, 그 비대칭적 권력을 정당화하는 데 기여해 왔다. 진보와 정복은 유럽의 이름에, 낙후와 피정복은 아시아의 이름에 부착되어 아시아 각 사회에 유입되면서, 자아와 타자의 개념과 맞물려 그 의미가 변화해 왔다. 또한 근대화, 국민국가, 문명화 등 서구에서 생산된 지식과 개념들은 아시아 지역에 대한 식민과 정복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되기도 했지만, 동시에 정치, 경제, 문화 측면에서 아시아의 해방과 탈식민, 주도적 근대화의 출발점을 제공하기도 했다. (p.268) 둘째, 아시아주의의 형성은 다양한 아이디어와 이데올로기가 국경을 초월하여 생성되고 유통되는 흐름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왔다. 극동 챔피언십 게임(1913~1934년, 2년마다 개최), 아시안계 이벤트, 아시안컵 등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행사들, YMCA와 신지학 교의 선교활동 같은 종교·문화적 초국적 실천, 일본의 식민·전쟁·제국 협회, 마하보디 소사이어티, 기독교에 대한 성찰을 위한 아시아 시민사회 간 연대와 협력 등 다양한 흐름들이 '아시아'의 이름으로 전개되어 왔다. 셋째, 아시아주의는 아시아 사회 내에서 다양한 의미를 지녔으며, '아시아'라는 개념은 시기와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기능을 수행해 왔다. 아시아주의는 아시아 내 연대를 촉진하기 위한 초국적 프로젝트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개별 국가와 민족의 민족주의, 심지어 패권적 주장을 촉진하고 정당화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특히 1930~1940년대 일본의 제국주의가 대동아공영권을 주장하며 일으킨 전쟁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에도 아시아주의라는 개념을 통해 지역적 영향력 확대와 지역 패권을 주장하고 정당화하려는 중국(중화) 중심적 또는 인도 중심적 시도들이 종종 발견된다. 물론 이러한 민족주의적이고 때로는 맹목적 애국주의적인 프로젝트들이 반(反)제국주의적인 아시아의 지식인과 정치인들에 의해 거부되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넷째, 아시아주의는 일정 부분 가정된 아시아 공동체의 다양한 요소들에 의존하여 발전해 왔다. 인종적·문화적·종교적 근접성(또는 동질성)과 지리적 인접성, 역사적 경험의 공유 등 다양한 요소들이 아시아주의를 촉진해 왔으며, 우리에게 익숙한 '동(북)아시아' 역시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한국·중국·일본 등의 지리적 인접성과 문화적 근접성, 역사적 경험의 공유를 통해 상상되어 왔다. 아울러 아시아 내부의 지리적 인접성과 역사적 경험들은 제국주의, 식민주의와 밀접하게 연관되면서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의 수탈당한 인민들과 연결되곤 했고, 제3세계, 비동맹 등의 개념들과도 연결되었다. 이런 점에서 아시아라는 지역적 또는 대륙적 전략은 '냉전', '북-남(North-South)', '제3세계' 등 글로벌 차원의 사회·경제·문화적 개념과 때로는 경합하고 긴장을 야기하기도 했다. (p.269) 다섯째, 아시아주의자들이 항상 서구에 대항하여 아시아의 연대를 주장하면서도 아시아 내부의 긴장과 분열을 간과한 것은 아니었다. 아시아의 지식인과 풀뿌리 활동가들은 아시아 내부에 깊이 뿌리내린 분열을 인정해왔으며, 미래의 통합된 아시아를 위해서는 다양한 지역에 존재하는 균열과 위계, 트라우마, 사회적 불평등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특히 동북아시아의 경우, 아시아 시민사회의 연대를 위해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과 침략 관련 전쟁범죄 및 과거사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었고, 아시아 여성들의 젠더 문제에서도 내부의 다양한 경험을 다루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p.270) 3. 아시아의 긴장과 통합: '아시아 패러독스'와 '아시아의 아시아화' 아시아주의자들이 아시아를 '하나 또는 여럿'으로 담론적으로 (재)구성하고 있지만, 현실에서의 아시아는 매우 복합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근본적으로 이는 아시아가 과거 서구 주도의 냉전 세계질서 속 양자 관계 중심 질서를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전 지구화와 탈냉전의 흐름 속에서 아시아 내외부가 연결되고 통합된 단위로 재구성될 것인지의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우선 '아시아의 아시아화'(Chang, 2014) 개념은 현재 '아시아의 부상'을 단순히 세계질서 변화 속 일부 아시아 국가의 정치경제적 성장으로 이해하기보다는 더욱 내부적 역동성의 변화에 주목할 것을 제안한다. 즉, 산업, 금융, 교육, 인구, 사회, 정치, 문화, 생태 등 다양한 영역에서 개인, 집단, 지방, 도시, 국가 등 아시아 내 다양한 행위자와 단위 간 상호작용과 교류가 급격히 강화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p.270) 이에 따르면 아시아의 급속한 성장 과정에서 역내 교류와 통합이 국가, 사회, 기업, 시민사회 차원에서 매우 활발해지고 있으며, 더욱 유기적인 사회구성체로 변모하고 있다. 과거 서구에 의해 인위적으로 구분되었던 아시아가 처음으로 실질적인 정체성을 확립해가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개인부터 사회, 산업, 커뮤니티, 도시, 민족/국민국가, 하위지역, 아시아 전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회적 주체들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초국가화되고 있으며, 이를 '아시아화(Asianization)'로 특징지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냉전 시기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으로 대표되는 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아시아 내부의 갈등 또한 심화되고 있다. 한반도 핵 위기와 대만해협 문제가 지역을 넘어 국제적 이슈로 부상하고 있으며, 남중국해, 홍콩, 미얀마, 인도-중국 국경,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군사·안보적 긴장과 정치·외교적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 미·중 간 갈등이 심화되어 '신냉전'이라 불릴 만큼 긴장이 고조되면서, 아시아 지역이 양분되고 지정학적·지경학적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시아 패러독스(Asian Paradox)' 논의는 바로 이러한 현상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냉전 종식 이후 전 지구화는 전 세계적 차원의 경제적 교류와 연결성 증대가 경제적 번영과 평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었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경제적 교류의 심화와 통합이 정치적 통합과 제도화(유럽연합)로 발전한 반면, 아시아에서는 경제적 교류와 상호의존이 정치적 긴장 완화로 연결되지 못했다. 이러한 현상을 '아시아 패러독스'로 설명해왔다. (p.271) '아시아 패러독스' 논의는 로버트 매닝이 1993년에 처음 제기한 이후 아시아 내외에서 활발하게 논의되어 왔으며, 특히 동아시아의 긴장과 갈등이 고조되면서 '동아시아 패러독스'로도 불리게 되었다(Manning, 1993). '상업적 평화론'은 경제협력의 확대와 경제적 상호의존이 갈등을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아시아도 유럽과 유사한 평화체제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반면, '아시아 패러독스'는 경제와 안보 간의 괴리를 지적하며, 경제적 상호의존이 반드시 군사적 충돌을 감소시키지 않고 오히려 때로는 갈등을 촉발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아시아 패러독스'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경제적 상호의존을 통해 아시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아시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지정학적·지경학적 전략은 오히려 경제를 안보에 종속시키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을 시작으로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미·중 간 전략적 경쟁,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정책,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 일본의 아프로-유라시아 전략, 일본과 미국 등의 인도·태평양 전략, 러시아의 대유라시아 전략과 신방정책, 인도의 동방정책 등 강대국들의 아시아 전략은 '아시아의 부상'을 자국의 이해관계에 활용하려는 의도가 뚜렷하다. 이러한 강대국들의 전략은 아시아의 여러 국가들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재편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p.272) 물론 현재 아시아 지역의 정치·안보와 경제 이슈는 훨씬 더 복잡하고 단순히 극화되고 있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이하 '아세안')은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좌우되지 않고 지역 내 협의를 통해 나아가는 '아세안의 길(ASEAN Way)'을 줄곧 강조해 왔으며, 아세안과 한·중·일 간의 관계는 또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또한 중앙아시아는 전통적으로 러시아와 미국, 중국 등 강대국 간 힘겨루기 속에서 복잡한 행로를 걸어왔고, 아시아 공동체 논의와 아세안의 주요 국가 및 지역과의 ASEAN+N 전략 등은 현재까지 단순히 미국 주도의 진영과 중국-러시아 등의 진영으로 나뉘어 있지 않다. 여기에 인도 등 남아시아의 경제발전 전략과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서아시아 국가들이 자원 기반 경제를 탈피하고 더욱 민족국가적 개발을 시도하면서 아시아와의 경제적 연계를 강화하고 있는 점은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아시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들을 더욱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또한 현재 유럽의 제도적 통합이 최소 100년, 최대 400~500년에 걸친 역사적 경험을 통해 내부적으로 통합 재건의 과정을 거쳤음을 고려할 때, 지금 당장 '유럽연합'에 비견할 만한 '아시아 연합'을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다. (p.273) 현재 지역 내 통합의 흐름을 통해 아시아를 하나의 유기적인 사회적 구성체로 인식하고 상상해 볼 가능성과 조건은 충분히 검토할 만하다. 아시아가 실질적으로 '아시아화'하고 있다고 보는 '아시아의 아시아화' 논의(장경섭·윤종석·허철학, 2023: 11~23)는 아시아가 부상함과 동시에 내부적으로 통합되고 심지어 재구성되고 있음을 지적하는데, 그 역사적 맥락과 배경, 주요한 측면을 간략히 살펴보겠다. 우선 아시아화의 역사적 맥락과 배경 측면에서 냉전과 탈냉전 시기를 세 단계로 나눠 볼 수 있다. 첫째, 탈식민적 세계화로서의 아시아화다. 과거 아시아는 유럽과 미국의 영향력 아래 신식민주의적으로 분할 관리되는 정치·경제적 실체들의 집합체였다. 냉전기 아시아 자유진영 각국의 외교 관계는 지역 내 다자적 관계가 아니라 미국과 동맹국 간 양자 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수레바퀴의 중심과 바퀴살(hub and spokes) 같은 구조였다. 이러한 비대칭적 양자 관계 속에서 각 국가는 유럽·미국과의 역사적 관계를 배경으로 유럽·미국을 모방하거나 대항하는 방식으로 근대화를 추구해 왔다. 분명 여러 아시아 민족과 민중들은 수평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탈식민적 해방을 추구해 왔고, 그 과정에서 반둥회의, 제3세계론 등이 활발히 논의되었다. 또한 동남아시아의 경우 '아세안'이라는 지역기구를 통해 모든 국가를 포괄하는 초보적 지역공동체를 형성해 왔다. 그러나 유럽·미국과는 다른, 아시아적 가치와 제도, 자원에 기반한 진정한 의미의 '아시아의 아시아화'를 이뤘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둘째,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와 동반된 탈냉전은 서방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희석시키고 아시아 국가 간 사회·경제적 교류와 협력을 촉진하고 확산시켜 왔다. 소련 및 동구권 등 현실사회주의의 몰락 직후인 1991~1992년은 중앙아시아 등 여러 국가의 독립과 아시아 내 동서 진영 간 외교 관계가 재편되던 중요한 시기였다. 한국 역시 '북방외교'의 결과로 소련, 중국, 베트남, 중앙아시아 등 구공산권 국가들과 외교 관계를 수립하고 경제협력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기 시작했다. (p.274) 이 과정에서 중국과 베트남은 개혁개방을 통해 먼저 경제적으로 발전한 사회들과 주요한 무역 파트너이자 외국투자자로 자리 잡았다. 재구조화로서의 아시아화에는 세 가지 주요 특징이 있다.첫째, 글로벌 생산과 분업의 (동)아시아 지역 내 확산을 통한 세계적 경제의 아시아화이다. 냉전 시기 일본, 싱가포르, 홍콩, 대만, 한국의 경제적 부상이 개별 국가의 부상이 아니라 '동아시아의 지리적 부상'이라는 특징을 가졌던 것처럼, 탈냉전기 중국과 베트남, 최근 아세안 주요 국가들의 경제적 부상은 동아시아 전반의 산업화와 아시아 및 세계적 경제의 재구조화와 긴밀히 연관된다. 21세기를 전후하여 중국은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변모했고, 이어서 베트남과 동남아의 주요 국가들이 새로운 산업화의 중심지로 변화하고 있다. 더불어 국경과 공간적 거리의 물리적 장벽을 넘어 부품 공급과 조립/생산, 구매와 소비가 이뤄지는 조직·기술적 혁신을 통해 '글로벌 가치 사슬'이 부상하면서 광범위한 초국가적 산업재편을 가져왔다. 이 과정에서 더 많은 국가들이 상품과 서비스의 다부문, 다단계 생산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 아시아 경제권을 중심으로 새로운 국제 노동분업 체제가 탄생하고, 아시아 역내 경제의 상호연계와 통합이 촉진되어 왔다. 이 과정에서 아시아 역내 대다수의 사회 주체와 단위가 자발적으로 초국적 실체로 변모하는 새로운 상황, 즉 '아시아의 아시아화'가 촉진되기 시작했다. 지역, 주체, 단위에 따라 매우 상이하지만, 크게 여덟 가지 측면에서 개략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가장 중요한 집단적 효과로 경제발전과 자본주의 산업화를 통한 '통합적 산업자본주의'의 측면이다. 국가 간 관계를 넘어 더 다양한 현지(local) 관계에 기반하여 초국적 경제 관계와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고, 중앙·지방 정부, 기업, 노동자, 농민, 상인들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아시아화된 산업자본주의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기 시작했다. 둘째, 자본의 초국적 이동과 더불어 아시아 역내 노동의 이동이 빈번해지고 일상화되면서 아시아는 '초국적 거대노동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p.275) 산업화된 아시아 사회에서는 자본 유입 지역으로 상대적으로 빈곤한 지방과 사회의 노동력이 유입되면서 경제 발전을 촉진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20세기적 '나쁜' 노동 관행인 저임금, 저복지, 저인권 문제가 지속되며, 사회 내부와 아시아 전반의 억압적인 사회적 조건을 시간적, 공간적으로 연장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셋째, 해외유학생을 포함한 아시아 역내 교육 교류와 통합이 두드러지고 있다. 서구를 따라잡기 위한 압축적 제도화와 경제발전은 공교육의 성공적 활용에 기반하는데, 송출국과 수용국 간 사회경제적 상호작용에 비례하여 최근 아시아 학생들의 역내 유학이 큰 규모로 확산되고 있다. 이를 통해 특히 상위 인적자본 수준에서 아시아의 거대한 초국적 노동시장이 형성되고, 장기적으로 아시아 지역의 세계시민사회적 플랫폼과 자유주의적 공동체 형성의 토대가 마련되고 있다. 넷째, 아시아 역내 인구 불균형과 '아시아화된 사회 재생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는 국가별로 매우 다양한 인구구성을 보이지만, 동아시아 사회의 가족, 인구, 노동력 사회 재생산 위기와 맞물려 초국적 결혼, 가족 돌봄, 가사관리 등의 측면에서 이주여성을 매개로 한 초국적 사회재생산 단위로 재편되고 있다. 다섯째, 최근 '한류'를 비롯해 기존의 홍콩, 일본 문화와 최근의 중국, 태국 문화 등이 아시아 역내에 확산되면서 아시아 대중문화가 급부상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미디어와 플랫폼의 발전에 따라 아시아는 생산과 소비 차원 모두에서 '글로벌 대중문화의 수용지'에서 '새로운 글로벌 대중문화의 활기찬 허브'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여섯째, 아시아는 개발공동체 및 위험공동체로 변모하고 있다. 아시아 전역의 대규모 산업화를 통해 산업화된 사회, 개발도상국, 주요 자원 공급국 간 다양한 형태의 실용적·전략적 상호작용이 지속되는 '개발공동체'가 형성되어 왔다. 더불어 이러한 개발 과정을 통해 다양한 생태·환경적, 사회적 위험이 전례 없이 초국화되는 '위험공동체'로서의 아시아화가 촉발되고 있다. (p.276) 일곱째, 범아시아적 사회운동과 시민사회로서의 아시아화가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아시아화 과정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는 이주노동자의 권리, 결혼이주여성의 사회적 보호, 환경 안전과 보존 등을 비롯하여, 최근 미얀마 군사정권의 쿠데타, 홍콩의 반중 운동 등 반권위주의적 시민운동에 이르기까지 과거에 비해 더욱 강화된 국제적·초국적 사회연결망과 시민운동들, 다양한 지역사회적 이니셔티브들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여덟째, 아시아 내의 다양한 디아스포라적 기반을 토대로 해외동포 커뮤니티의 아시아화가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 내부에는 중국인, 인도인, 한국인 등 범아시아적·범세계적 디아스포라 기반이 존재해 왔고, 전 지구화 및 산업화 과정에서 조선족 및 화교 등 해외동포의 인력과 자본은 결정적인 파트너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아시아화의 다양한 측면들은 앞서 언급한 여덟 가지 측면을 넘어서지만, 이러한 변화들이 지속적이고 누적적으로 작용하여 더욱 복합적이고 복잡한 양상으로 '새로운 아시아'를 만들어낼 것임은 분명하다. 또한 아시아 역내의 개인, 가족, 사회집단, 계급, 산업, 지방, 국가 등 다양한 수준과 단위, 지역에 따라 매우 다양하면서도 상이한 활동범위와 이해관계, 그 결과들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측면들을 모두 고려할 때, 우리는 비로소 '새로운 아시아'의 전체적인 모습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p.277) 4. 새로운 아시아를 한국에서 바라보기 '새로운 아시아'가 형성되고 있는 현재, 과연 한국에서 우리는 어떻게 이를 바라봐야 할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아시아를 바라보는 시각은 매우 다양하고, 수많은 담론들이 고유의 역사성과 지역성, 국가성을 반영하며 발전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닐 것이다. (p.277) 아시아가 과거와는 다른 모습으로 더욱 구체화되어 다가오는 현실에 직면하여, 우리만의 독특한 시각과 접근 방법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아시아를 정의하고 그 정체성을 규명하는 담론은 단일한 관점이 아니라 다양한 담론들의 복합체로 형성되어 왔으며, 우리가 가진 인식론적 한계에 대해서도 깊이 성찰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한국에서 오랫동안 논의되어 온 '동아시아 담론'이 수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새로운 아시아'를 온전히 이해하는 데는 여전히 한계가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국내에서 전개되었던 '동아시아 담론'은 1990년대 탈냉전과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개별 국가의 경계를 넘어 '동아시아'라는 '지역(region)'에 주목하며, 변화하는 국제 정세에 대응하고 자신들의 경험을 성찰하기 위해 '동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상상하고, 고안하며, 실천과 실험의 장으로 탐구해 왔다. 이 과정에서 동아시아 담론은 한반도의 문제를 단순한 남북 간 갈등을 넘어 동아시아적이고 글로벌한 차원의 문제로 제기했으며, '동아시아'를 하나의 방법론으로 삼아 국가의 틀을 초월하는 인식론적 실천을 통해 동아시아 내 수평적 교류와 자기 성찰적·비판적 사고에 크게 기여해 왔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동아시아 담론이 쇠퇴하게 된 배경에는 한·중·일 간의 긴장 고조뿐만 아니라 담론 자체가 지닌 한계도 존재했다. 특히 "왜 동아시아여야 하는가?"와 "무엇을 위한 담론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은 현재의 글로벌 질서 변화와 더불어 아시아 전반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으며, 인문학적 통찰과 규범적 성격을 넘어 사회과학적·지역학적 이해와 함께 국가, 기업, 사회의 측면에서 새로운 인식론적·방법론적 혁신으로 이어져야 한다. 여기서는 '새로운 아시아'를 바라보는 하나의 방법으로 '동아시아'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확대하고 '메가아시아'적 접근방식을 제시하고자 한다. 기존 한국의 아시아 인식이 한반도 중심적인 '동(북)아시아'의 외연적 확대나 경제적 실리에 기반한 실용주의적 접근에 집중되었다면, 현재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아시아'에 대응하여 아시아의 다양한 지역과 국가, 사회를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가운데 한국의 위치와 시각을 재정립해야 함을 제기하고자 한다. (p.278) 다음으로, 현재 출현하고 있는 '새로운 아시아'의 현실과 한국 사회 내 '아시아'에 대한 변화하는 인식들을 다시 검토하고 재구성해볼 필요가 있다(윤종적·최경희·황의현, 2022). 최근 한국 사회의 온라인 검색 트렌드를 보면, '동남아'에 대한 관심이 '동북아'나 '동아시아'에 비해 훨씬 높다. 이는 최근 한국의 정부, 기업, 사회가 외교·안보적 이해, 경제적 실리, 사회문화적 교류 측면에서 '동남아'에 대한 관심을 크게 높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존 '동아시아' 담론이 주로 한반도 중심의 한·중·일을 대상으로 했던 것과 달리, 현재는 '동아시아'의 지리적 범위를 동북아를 넘어 동남아까지 확장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일본과 중국이 '동북아'라는 지역 명칭을 한반도 또는 한국과 관련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동아시아'의 지리적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동남아와 동북아 지역 간 경제적, 인적 교류가 크게 확대되고 있어 단순한 외연 확장을 넘어 내용적 심화도 요구된다. 물론 한국의 대중적 차원에서 아시아에 대한 인식과 정체성은 더욱 다층적이고 복합적이다.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의 '한국인의 아시아 인식' 설문조사(2021)에 따르면, '나는 아시아인이다'라는 응답(92.2%)이 '나는 한국인이다'(96.3%)와 거의 비슷할 정도로 높고, '나는 세계인이다'(78.5%)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한국인들 사이에 아시아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상당히 자리 잡혀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이는 정서적 동질감보다는 보다 단순한 소속감의 의미로 해석되며, 한국인의 아시아 국가에 대한 호감도는 압도적 1위인 미국이나 다른 서구 국가들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에서 '새로운 아시아'를 새롭게 인식하고 이해하며 상상할 수 있는 사회적 토대는 상당 부분 마련되어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p.279) 우선 아시아인에 대한 호감도를 살펴보면,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북아와 동남아 지역에 대한 인식이 높고, 다른 아시아 지역은 지리적 거리에 따라 호감도가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구체적으로, 아시아인에 대한 호감도(58.2°C)는 북아메리카인(63.2°C)보다는 낮지만 유럽인(37.7°C)보다는 높다. 아시아 지역 내에서는 동북아인(57.1°C), 동남아인(53.7°C), 중앙아시아인(47.9°C), 남아시아인(45.7°C), 서아시아인(43.3°C) 순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다른 지역보다 아시아 개발도상국에 더 많은 원조를 제공하는 것에 찬성하는 비율(60.9%)이 반대(22.1%)보다 두 배 이상 높다는 점에서, 향후 한국 사회의 아시아에 대한 관심과 실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새로운 아시아'를 어떻게 이해하고 인식할지, 그리고 전략적·정책적·학술적으로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동북아', '동아시아', '환동해권', '환황해권' 등 다양한 지역 명칭을 통해 정치·외교·안보, 경제·통상·무역, 사회·문화, 역사·사상 등 다차원적 이슈와 교류·협력 경험을 다루고 있다. 중앙 정부, 지방 정부, 기업, 시민사회, 개인 및 사회집단 등 다양한 층위에서 복합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아시아를 하나의 거대한 지역으로 바라보며, 대륙과 해양 간, 동북아시아,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남아시아, 서아시아 등 소지역 간 교류와 연결을 비교적이고 통합적인 시각에서 총체적으로 접근하는 '메가아시아적 접근'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과거와 달라진 점은 한국 사회의 관심과 인식 범위가 크게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기존의 동북아시아 역내 국가를 넘어 동아시아로, 나아가 아시아 전역으로 공간적 범위가 넓어졌다. 최근 한국의 관심은 중국을 넘어 동남아, 인도로 확장되고 있으며, 이슬람 금융, 군사 안보, 사회문화적 측면에서는 서아시아 지역까지 의식적·무의식적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일본의 '인도 태평양 구상',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 미국과 인도, 러시아 등 강대국들의 다양한 아시아주의가 공존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한국도 그 맥락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p.280) 우리는 아마도 다시금 '아시아의 본질은 무엇인가' 혹은 '아시아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준비해야 할 시점에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다양하고 복합적인 아시아를 단일한 단위로 정의해야 할 근본적 이유는 없지만, 현재 아시아 내부의 교류와 통합이 진행되고 다양한 아시아주의가 구상되고 실천되는 과정에서, 기존의 실용주의적 접근이나 규범적 성찰을 넘어서는 '새로운 아시아'에 대한 상상과 인식론적, 방법론적 혁신이 절실히 요구된다. 아시아는 여전히 '(재)발견'되고 '(재)구성' 중이다. 적어도 단기간에 유럽과 같이 하나의 통합된 지역으로 발전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특정 주체나 목적 없이 단일한 흐름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이고 다양한 흐름들이 공존하는 연속선상에서 담론적, 현실적 실천들이 펼쳐질 것이다. '지역'이란 본질적으로 확장되고 축소되며, 새롭게 형성되기도 하고 때로는 사라지기도 한다. 또한 '아시아'에 대한 인식은 서아시아 지역 등에서는 동아시아 지역과 상당히 다를 수 있으며, 반드시 '아시아'라는 틀로 묶일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아시아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인식하고 이해해야 하며, 어떤 실천을 만들어 갈 것인가의 문제는 전 지구화와 세계 질서의 변화를 상상하는 데 여전히 중요하다. 지금까지 설명한 내용은 이를 위한 준비 작업의 일환으로, 다양한 토론과 혁신적 논의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라며, 여러 강의와 토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내용을 갱신하고자 한다. (p.2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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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1학기 기말과제물(온라인제출용)
세계의 정치와 경제(2-1)
문제1) 한국 사회의 저출산 현상의 여러 대안 중 더 많은 이주민을 받아들이자는 주장이 점점 힘을 얻고 있습니다. 교재 6장과 7장 및 여러 자료를 참고하여 현재 이주민 정책과 제도의 한계와 앞으로 이러한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하시오. (25점)
문제2) 한국, 중국, 일본 간의 문화적, 경제적 교류가 점차 활발해질수록, 이 국가들 사이의 정치적, 군사적 긴장도 점차 강해지고 있습니다. 교재 11장 및 여러 자료를 참고하여 이러한 상황을 묘사하고 이 지역에서 전쟁의 가능성을 낮추고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하시오. (25점)
- 작성분량: A4 기준 4매 내외(표지 및 참고문헌 등 제외)
문제2) 한국, 중국, 일본 간의 문화적, 경제적 교류가 점차 활발해질수록, 이 국가들 사이의 정치적, 군사적 긴장도 점차 강해지고 있습니다. 교재 11장 및 여러 자료를 참고하여 이러한 상황을 묘사하고 이 지역에서 전쟁의 가능성을 낮추고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하시오. (25점)
<Tip>
교재 11장 요점 정리하고, ↑ (위에) 문제를 잘 읽고, 이 지역에서 전쟁의 가능성을 낮추고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술(나의 견해) 하세요.^^
문제2) 한국, 중국, 일본 간의 문화적, 경제적 교류가 점차 활발해질수록, 이 국가들 사이의 정치적, 군사적 긴장도 점차 강해지고 있습니다. 교재 11장 및 여러 자료를 참고하여 이러한 상황을 묘사하고 이 지역에서 전쟁의 가능성을 낮추고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하시오. (25점)
↑ (위에) 문제를 잘 읽고, 이 지역에서 전쟁의 가능성을 낮추고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술(나의 견해)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