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심 (從心) / 이수야
마음 가는 대로 따르다.
바깥으로 향하는 마음이 이제사
천천히 돌아 안으로 향한다.
말이 통하고 따뜻하게 나를 반기는
내 안의 멋진 친구
그와 마주앉아
훌훌 벗어던진다.
자신 속으로 깊이 들어가
진정한 나와 더불어 살아간다.
순수하고 영롱한 빛의 세계에서
이래서 늙음이 좋구나.
2024.7.17.
맡기다
이수야
경쾌한 고전 음악 음률에 따라
내 안에서 울리는 감정의 진동에
자연스레 몸을 실었다.
그 흐름 속에
몸을 맡기고 마음이 쉬는 곳에 두었다.
아랫배에 둔 마음
그리 애쓸 필요 없는 것을
이미 이대로 충분한 것을
들숨 날숨에 따라 춤추고
알아서 들어오고 나가는 숨에
나를 맡겼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구름이 달을 따라가는지
달이 구름을 따라가는지
그저 그대로
나도 함께
흐르는 대로 따라가 본다.
새 옷 한 벌
이수야
여태껏 살아오면서
무엇이 옳은 것인지.
몰랐어요,
아직도
헤매는데
무엇이 바른길인지
그래서 모른다고.
그랬더니,
아주 살짝 알려줍니다.
네 앞에 보이는 것, 들리는 것,
그것만 믿으라고.
생각과 느낌,
헌 옷을 벗어버리고.
새 옷 한 벌,
저 건너편에 걸려 있으니
망설이지 말고 다가가서 입으라고~~
(제발 네가 비틀리지 않기를.
자신의 길을 흐리지 않기를.) 삭제하면 좋을것 같아요.
2024.8.10
감포의 물결
이수야
이글거리는 감포 바닷가
따스한 모래 위에 잠시 발을 멈추니
차가운 바닷물 내 발끝을 감싼다
쉼 없이 밀려오는 잔잔한 파도
뾰족했던 자갈들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세월의 손길로 둥글게 빚어낸다.
물결은 바람에 몸을 맡기고 춤을 추는 듯
나는 마음을 풀어 고요함 속에 잠기니
눈앞 바다만큼이나 깊고 푸른 평온이 깃든다.
이 순간,
세상은 더없이 아름다워
감포의 물결처럼 잔잔한 마음을 써 내려간다.
2024.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