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는 4세 남아
얼굴은 수박처럼 둥글게 붓고, 부종 때문에 두 눈은 뜨지 못하고, 눈꺼풀은 붉게 짓무르며 눈물이 배어 있고, 입술은 붓고 두껍게 뒤집혀, 애벌레 두 개를 늘어놓은 것처럼 보인다.
배는 만삭의 부인처럼 팽만하고, 복수가 충만하여, 배꼽이 절인 매실 크기로 돌출해있다.
얼음주머니에 물을 가득 담아 매달아 놓은 듯 부어오른 음낭, 포피 끝부분도 부풀어 올라 반짝반짝 빛이 난다.
어머니가 말하는 환자의 기왕증은 작년에 심한 피부병에 시달려 다양한 치료를 했지만 낫지 않았다. 쉽게 감기에 걸리고, 한 달에 2번 정도 편도염을 일으켜 앓아눕는다.
그런데 이 완고한 피부병이 나았다고 생각될 무렵부터, 온몸에 부종이 나타나서 급성 신장염으로 진단되고, 부종은 일단 좋아졌지만 감기에 걸릴 때마다 반복해서 나왔다.
그리고 올해 5월에 심한 감기에 걸려 편도가 붓고 부종도 심했기 때문에, 시나가와(品川) 병원에 입원시켰다.
입원 후 부종이 전신으로 퍼지고, 심한 두통, 구토, 경련이 일어나면서 눈이 보이지 않게 됐다.
가장 두려운 요독증이 일어났기 때문에, 병원에서도 이런저런 치료를 해줬지만 호전되지 않아서, 앞으로 1주일 정도의 목숨이라며, 의식불명의 빈사 상태로 자택에 데려왔다.
완전히 포기하고 오늘내일 죽음을 기다리고 있자니, 차츰 부종이 사라지고 시력도 의식도 회복되어, 신기할 정도로 기운이 나고, 얼핏 보기에는 기적적으로 나은 것처럼 생각되었다.
7월 한 달은 집 안에서 일어나 있을 정도로 호전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8월 초에 다시 부종이 나타나서 근처의 내과 의사에게 소변이 잘 나오는 주사를 맞았다.
하지만 부종은 계속 심해지기 때문에 주치의는 강한 이뇨 주사를 놓아보자고 하면서 이것을 시도했다.
그 전부터 어머니는 매일 주사를 맞아도 소변이 나오지 않고 계속 붓기만 하니, 한약이라도 먹여보자고 생각하여, 가까운 한약방에서 병세를 말하고 조제해 달라고 했다.
그리고 이것을 마시게 한 것이 바로 그 강한 주사를 맞은 것과 같은 날부터였다.
한약을 3일간 먹였지만 역시 소변량은 많지 않다. 오히려 부종은 점점 더 심해져서, 지난 1주일 사이에 앞서 말한 것처럼 보기에도 처량한 상태가 되고 말았다.
내과 의사로부터 파란 주사로 소변은 나올 텐데 나오지 않는 것은 한약 등을 먹었기 때문이라고 심하게 호통을 치므로, 한약도 주사도 모두 그만뒀다.
현재 소변량은 1회 겨우 50cc 정도. 1일 여러 번으로 총 300정도 밖에 나오지 않는다.
대변은 묽고, 소량씩 4회 정도이다.
목에 가래가 끓고, 천명이 들리며 더위 때문인지 자한(自汗)이 난다.
맥은 열이 없는데도 긴삭(緊数)으로 양맥이다.
하지만 부종의 상태는 말랑말랑 홍시처럼 연하고, 누르면 쉽게 함몰되지만 좀처럼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는 허종(虚腫)이다.
흉부의 청진에서 「라」음은 없지만, 늑막강의 반 이상에 축류액(蓄留液)이 있고, 호흡음은 소실하고, 탁음을 나타내고 있다.
호흡 곤란이나 동계 등은 적고, 복부는 북과 같이 둥글게 팽만.
심하(心下)는 그다지 딱딱하지 않다· 허리둘레는 68cm였다.
설태는 없고 축축하며 구갈도 그리 심하지 않다.
진찰을 마치고 이 환자의 예후를 어떻게 알릴까 궁리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죽은 사람처럼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반듯이 누워 있던 환자가 실눈을 희미하게 뜨더니 벌떡 일어나 옆에서 장난감을 만지작거리던 젖먹이 아이의 손에 쥐고 있던 장난감을 빼앗더니, 우는 듯한 표정으로 씩 웃었던 것이다.
체력은 아직 있다. 맥은 양맥이다. 부종에 양맥을 보디는 것은 아직 치료 가능성이 있다.
다음 날 아침, 약을 섭취할 때, 가져갔던 소변을 검사했더니 혼탁한 황갈색으로, 시약을 1방울 떨어뜨리자, 계란의 흰자를 삶았을 때처럼 흰 응고가 되어 추락했다. 심한 단백뇨이다.
위령탕, 보기건중탕, 목방기탕, 장원탕, 분소탕 등을 고려했으나 결국 실종으로 보고 분소탕을 주기로 했다.
‘복령・백출・창출 각 2.5, 진피・후박・향부자・저령・택사 각 2.0, 대복피・축사인・목향・등심초 각1.0, 지실・생강 각 0.5’ 1일량.
물 500cc를 넣고 250cc로 달이고, 거품을 제거하고, 매 식전에 3회로 나누어 따뜻하게 복용한다. 이것은 어른 양인데 그대로 주었다.
투약 후 10일 이상이 지나도록 아무런 연락이 없어서, 이제는 절망이었나 하며 왕진 시 환아(患児)의 모습이 간혹 뇌리를 스쳤다.
그런데, 2주째에, 어머니가 시험관에 넣은 소변과 복약 후 소변량표를 가지고, 그 후의 경과를 보고하려 내원했다.
이에 따르면 약을 복용한 지 3일째부터, 지금까지 300cc였던 것이 400, 600, 900으로 점차 증가하고, 현재는 그 무서울 정도의 붓기는 거의 없어졌다고 한다. 매우 반가운 보고였다.
《야카즈 도오메이(矢数道明)》
출처 :
https://sites.google.com/view/dokutoru/%E3%81%B5%E6%BC%A2%E6%96%B9%E5%87%A6%E6%96%B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