至氣論(지기론)..지기에 대하여 한 번 더 깊이있게 헤아려보십시다. 대신사 부친 근암공께서는 퇴계학파(주리론을 주장하는 학파)의 맥을 이은 유학자인데, 대신사께서는 지기일원론을 펴셨으니 집안에서 철저히 배척당하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포덕165년11월9일 .부암 심고
대신사께서는 우주의 근본 실재인 ‘지기’를 설명하여 말씀하시기를 <至지라는 것은 지극한데 이르는 것이요 氣기라는 것은 허령이 창창하여 모든 일에 간섭하지 않음이 없고 모든 일에 명령하지 않음이 없으며 모양이 있는 것 같으나 형상하기 어렵고 들리는 듯하나 보기는 어려우니 이것은 또한 혼원한 한 덩어리 기운이니라>고 하였다.
至氣는 <지극한 기>로서 보통의 기가 아니라 ‘영묘한 혼원의 일기’라는 것이다. 이러한 <지기>는 음양이 갈라지기 이전의, 따라서 형상 이전의 순수한 一氣(일기)를 말한다. 한국 性理學(성리학)의 理氣說(이기설)은 세계에 자랑할만한 높은 수준의 학설이지만 主氣說(주기설)과 主理說(주리설)의 논쟁은 끝이 없을 정도로 대립되어 왔는데 至氣說(지기설)은 단순한 氣(기)도 아니요 理(리)도 아닌 혼원한 일기로서 理氣(논쟁)의 종결과 한층 높은 경지에서 矛盾一致(모순일치)의 조화를 보여준 것이다.
여기서 <지기>는 <한울님>과 二位一體(이위일체)인 것을 알 수 있다. 한울님을 빛의 근원이라고 하면 지기는 빛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기는 곧 한울님의 기운인 것이다.
따라서 지기론은 서양철학에서 생각하는 유심론이나 유물론을 초월한 입장이다. 유심과 유물은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지기라는 실재의 양면표현에 불과하다고 보게 된다. 至氣 스스로는 단순한 氣도 아니요 理도 아닌 것과 같이 유물로도 볼 수 없고 유심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우주 만유의 근원으로 우주에 편만한 무궁한 조화의 능력을 지니는 일원적인 실재로 보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지기는 能物(능물) 能心(능심) 能動(능동) 能靜(능정)의 모순일치한 일원적존재인 것이다.
본래 우주를 心的一元(심적일원)으로 보든지 物的一元(물적일원)으로 보든 또는 物心二元(물심이원)로 보든지 그것은 보는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다하여 우리 생활과는 관계없는 문제로 돌릴 수 있으나 그 보는 입장에 따른 실천논리는 우리 생활에 서로 다른 영향을 초래하는 것이다. 말하면 유심으로 볼 때 우리 생활은 어느덧 정신적, 관념적, 向內的(향내적), 정체적 일방에 기울어지기 쉽고 또 유물로 볼 때에는 물질적, 현실적, 向外的(향외적), 극단적 고립으로 기울어지게 되며 양원으로 보는 입장역시 양자의 절충인 것 같으면서 모호한 主見(주견)에서 시세에 편승하여 편파적인 회색적 노선을 면치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지기일원으로 보는 입장은 어느 한편에 기울어짐이 없이 중심을 지키는 것이다. (길로 정경홍 선도사님 글)